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분열적인 역사관"(이만희 원내대변인 논평), "국민 편가르기"(장능인 대변인 논평)라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도 "철지난 빨갱이라는 말을 되살려내 오히려 거꾸로 색깔론을 부추기는 형국"(이종철 대변인 논평)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언론도 가세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는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르지 못하는 나라'라는 도발적 제목의 칼럼을 통해 "표현의 자유까지 갈 것도 없다,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를 수 없는 나라는 북한과 다름없는 전체주의 국가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위 기념사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과반 이상은 '빨갱이-색깔론은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언론과 보수 야당의 주장이 먹히지 않는 형국이다.
<오마이뉴스>는 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5명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Q.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은 100주년 3.1절 기념사에서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 경찰 출신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다"면서 색깔론을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와 같은 문 대통령의 인식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1%가 동의한다는 뜻을 밝혀, 32.3%에 그친 반대 응답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를 훌쩍 넘는 22.8%p 차이로 앞섰다. (모름/무응답 12.6%) 특히 '매우 동의한다'는 응답이 36.8%나 기록해 동의의 강도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하는 편 18.3%, 반대하는 편 14.2%, 매우 반대 18.1%)
"매우 동의" 36.8% 〉 "반대하는 편" 14.2% + "매우 반대" 18.1%
▲ 3.1절 기념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1절 100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 권우성 |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지역과 성, 연령층에서 동의 응답이 반대 응답보다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의 59.7%, 여성의 50.7%가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역별로 동의 응답은 광주/전라가 75.4%로 가장 높았고, 이후 부산/경남/울산(58.3%), 서울(57.2%), 경기/인천(51.4%)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7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고, 이어 30대(69.0%), 50대(49.7%), 20대(47.4%) 순이었다. 60대는 동의 42.5% - 반대 39.4%로 동의 답변이 앞섰지만 오차범위 안이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지층에서 각각 89.8%, 83.4%, 73.2%로 압도적인 동의 의사를 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반대한다는 응답이 72.3%로 일방적으로 많았다. 바른미래당 지지층의 경우 동의 50.6% - 반대 49.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응답자의 이념성향별로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의 83.7%가 압도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중도층도 56.4%가 문 대통령의 인식을 지지했다. 보수층만 58.7%가 반대 의사를 밝혀 27.8%에 그친 동의 답변을 크게 앞섰다.
극심한 이념 대립을 경험했던 우리 현대사에서 '빨갱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색깔론은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때론 가족과 지인의 생명까지 빼앗는 공포의 주홍글씨였다.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높은 지지는 이 주홍글씨가 친일잔재로서 청산되는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 방식은 무선 전화면접(10%)과 자동응답(ARS) 무선(70%)·유선(20%) 혼용방식이었으며,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선정했다. 총 7759명에게 접촉해 최종적으로 505명이 응답을 완료, 응답률은 6.5%였다. 2019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통계 보정이 이루어졌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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