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권이 폐지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며 성과를 인정해달라고 했다. 중수청의 수사 범위는 당초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축소됐다. 중수청이 맡게 될 6대 범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방위사업범죄, 마약범죄,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다. 기존 9대 범죄에 포함돼 있던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대형참사 범죄는 빠졌다. 검찰개혁추진단은 "다른 수사기관과 중복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사들이 주장했던 '수사사법관' 명칭도 '수사관'으로 일원화됐다.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은 3월 3일 정부안으로 올라와 있으며, 3월 중순 국회 처리가 예상된다.
보완수사권과 전건 송치, 쟁점은 어디에
가장 첨예한 쟁점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이다. 보완수사권을 전면 인정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무력화된다는 게 당내 비판 의견이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김용민 의원 등은 "이름만 바꾼 수준"이라며 검찰총장 명칭 존치, 검사 동일체 원칙 유지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 넘어온 경우 등 예외적 상황에서 제한적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왔다 갔다 하다 공소시효를 놓칠 수 있다"며 제한적 허용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전건 송치 문제도 뜨겁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까지 모두 공소청에 넘기면, 공소청이 경찰 수사에 과도하게 관여한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외부 견제 장치가 없으면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묻힐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검찰개혁 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박찬훈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한다"는 소신을 밝히며 사퇴했다. 진보 법학자로 꼽히는 박 교수마저 전면 폐지에 반대한 것은, 이 쟁점이 진보·보수 구도로 단순히 나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3월 11일 대한변협 공개 토론회, 16일 추진단 종합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3월 중순 국회 처리 후, 상반기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이때 보완수사권의 구체적 범위가 결정된다.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다.
김어준, 총리 때리기에서 대통령 비판으로
김어준은 그동안 검찰개혁안의 후퇴 책임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집중시켜왔다. 정청래 대표를 개혁의 깃발로, 김민석 총리를 후퇴의 주범으로 설정한 구도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직접 "내 의견만이 진리라는 태도는 실패의 원인"이라고 SNS에 쓰면서, 정청래·김어준 대 김민석이 아닌, 정청래·김어준 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김어준은 대통령의 입장을 "객관 강박"이라 규정하고, 보완수사권 논의를 "레드팀 자행"이라며 대놓고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검찰 개혁은 민주당의 깃발이자 상징"이라며 대통령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입법권으로 조율하겠다"며 국회 주도권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민석 총리 측 시민단체에서는 김어준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고, 김민석 총리는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이므로,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난다. 한편 김민석 총리는 전북 익산에 전세집을 계약하고 4월 이사 계획을 밝혔다. 호남 권리당원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8월 전당대회를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신안군 고이도, 포락지가 아닌 바다에 6만 평 허가
뉴탐사는 정청래 대표 특보인 박우량 전 신안군수의 또 다른 의혹을 취재했다. 신안군 고이도에 약 6만 평(19만6000제곱미터) 규모의 땅이 '포락지'로 인정돼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가 났는데, 이 땅은 포락지가 아니라는 것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포락지란 원래 육지였던 땅이 천재지변 등으로 바닷물에 잠긴 토지를 말한다. 포락지로 인정되면 국가가 매입하고,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거쳐 개발 행위가 가능하다. 그러나 원래 바다였던 곳에 돌담을 쌓아 경계만 만든 땅은 포락지가 될 수 없다.
뉴탐사가 확인한 1967년, 1986년, 2002년, 2023년 항공사진에는 돌담 안쪽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물길이 혈관처럼 남아 있었다. 육지였다면 돌담 안으로 바닷물 물길이 들어올 수 없다. 현장에서 만난 60년 거주 주민도 "여기는 한 번도 염전이거나 논·밭이었던 적이 없다. 바다하고 물 빠지면 갯벌"이라고 증언했다. 같은 신안군 안좌면 한우리에 있는 실제 포락지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진짜 포락지에는 염전이나 논·밭의 사각형 칸 흔적이 남아 있지만, 고이도에는 돌담 사이로 바닷길만 나 있다.
목포대 갯벌연구소의 거짓 증명
포락지 인정을 위해서는 전국 13개 지정 기관의 증명 조사가 필요하다. 고이도 포락지 증명은 목포대학교 갯벌연구소가 맡았다. 갯벌연구소가 제출한 보고서 결론에는 "해안면 상승에 따른 해안 침식, 방조제의 붕괴에 따른 염전 지역의 침수 등으로 기존의 염전 및 해안 육지의 일부가 공유수면으로 편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 항공사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연구 책임자인 장모 교수는 올해 3월 1일 퇴직했고, 뉴탐사의 수차례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이모 연구원은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 교수님을 통해 듣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신안군 일대에서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의 어민 피해 보상 용역을 도맡아온 이재O 박사의 해양수산자원연구소가 SM E&C라는 태양광 업체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박사는 "포락지 조사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지역에서는 이 박사가 용역의 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파다하다.
하루 만에 난 허가, 소관 부서도 아닌 곳에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는 전국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까다로운 절차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포락지를 토지로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이 조성 후 토지 감정평가액보다 적은 경우에만 경제적 가치가 인정돼 허가가 난다. 고이도 인근 포락지의 평당 가격은 3만~6만 원 수준이다. 6만 평에 최대 단가를 적용하면 토지 가액은 36억 원이다. 그런데 태양광 사업체가 신안군에 제출한 방조제 건설 매립 비용 예산서는 82억 원이었다. 용역비까지 합치면 100억 원에 달한다. 시행규칙상 허가가 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이 허가가 하루 만에 났다. 더 이상한 점은 소관 부서다. 신안군 분장 업무에 따르면 공유수면 관리 업무는 해양수산과에서 하되,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는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태양광 사업을 위한 공유수면 허가는 신재생에너지국 태양광과 소관이다. 그런데 2023년 이 허가를 내준 곳은 해양수산과였다. 당시 해양수산과 과장은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고 인정했다. "서류가 완벽해서 했을 것"이라고만 답했고, 나머지는 "기억이 안 난다"를 반복했다. 해양수산과가 속한 섬안전개발국 국장은 뉴탐사의 4~5차례 전화를 받지 않았다.
7700만 원에 산 바다, 월 수억 원 수익 예상
이 땅은 1967년 처음 토지대장에 지번이 부여됐다. 2019년 3월 추모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당시 공시지가 기준으로 매수 금액은 약 7700만 원이다. 추씨는 "경매로 나온 큰 건이 드물어서 받았다. 가보지도 않고 경매받았다"고 했다. 포락지도 아닌 땅을 보지도 않고 7700만 원에 산 뒤,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가 하루 만에 떨어졌다. 여기에 20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면 월 3억~4억 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조성 비용 100억 원을 감안해도 2~3년이면 회수되는 구조다.
태양광 사업을 맡은 SM E&C의 이용O 대표는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합법적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박우량 전 군수의 동생인 박우득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스스로 "바깥에서는 내가 바지사장이고 박우득이 진짜 주인이라는 소문이 돈다"고 먼저 꺼내기도 했다. 현재 이 공사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미실시를 지적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박우량 전 군수는 뉴탐사의 문자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사면 이후 올해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공천 사무 원칙을 강조하며 "비리 전력자는 단 한 명도 공천을 못 받는다"고 했다. 4무(無)의 '무'는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는 "최대한 걸러내겠다"고 말을 바꿨다. '없다'는 것과 '최대한 걸러내겠다'는 건 다르다. 최대한이라는 단서가 붙는 순간 예외가 허용된다. 박우량 전 군수는 여전히 정청래 대표의 특보 직함을 달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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