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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양극화없는 새로운 세상 주도할 것"

민주노총, 2020 세계노동절 대회 개최(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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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1  15: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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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은 130주년 세계노동절인 1일 '모든 해고금지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소득보장, 사회안전망 전면확대'를 핵심의제로, 취약계층 없는 '사각지대 제로시대' 전국민운동을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는 1일 민주노총은 '모든 해고금지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소득보장, 사회안전망 전면확대'를 핵심의제로 결정하고 취약계층없는 '사각지대 제로시대' 전국민 운동을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속에 전 세계 노동자가 전례없는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으며, 국내·국가간 이동이 두달 이상 멈춘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물경제의 붕괴는 최악의 경제위기, 고용대란으로 이어져 이미 또 다른 위기로 다가와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재난지원과 경제위기 대책에서 어느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당하지 않도록, 정부 정책이 특권적 소수를 위한 것이 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전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사건으로 희생당한 건설노동자, 이주노동자의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세계을 대비하기 위해 국제노총과 각국 총연맹에 '대표자 화상회의' 정례화를 공식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해고금지! 생계소득보장! 사회안전망 쟁취! 비정규직 철폐' 세계 130주년 노동절 기념대회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난시기에 노동절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와 민주노총의 실천가치와 방침을 담아 '민주노총 2020 메이데이 선언문'을 발표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선언문 낭독에 앞서 지난 29일 경기도 이천시 한익스프레스의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망사고에 또 2천만원 정도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사건을 덮는다면 노동자들의 희생은 계속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원청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해 중대재해를 일으킨 원청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을 이번에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마이너스 역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형 한국경제 위기는 전체산업과 지역으로 확산 기로에 있으며 영세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급격하게 고용위기에 빠져들고 있고 항공, 관광, 요식업 등을 시작으로 고용대란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경제난국 돌파 방안으로 한달전 제안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비상협의'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시 해고금지를 전제로 할 것 등에 대해서도 빠른 답변을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더불어 '고용보험법' 전면 재·개정과 입법화 이전 '한시적 실업기금' 조성을 통해 취약계층의 생존을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세계적 재난 앞에서도 자본은 또 노동자를 희생 제물로 삼아 돌파하려고 호시탐탐 탐욕의 발톱을 숨키고 있다. 국가권력도 부화뇌동하여 자본의 편에 서 있다"고 하면서, 50년전 자기 몸을 불살라 노동의 새 세상을 열어젖힌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13일 불을 붙이기 전 친구들에게 보낸, 유서가 된 그 편지를 낭독했다.

   
▲ 왼쪽부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상규 민중당 대표,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구의역 김군에게도 있었고, 김용균에게도 컵라면이 유품으로 있더니, 이천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마지막 점심이 컵라면에 찬밥 말아먹은 것이었다. 그렇게 일하다 화재폭발사고로 사회적 참사를 당한 이것이 130년된 노동절에 펼쳐진 현실이란 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절망스럽다"고 좀처럼 변하지 않는 노동자의 삶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도록 하여 기업주들이 사회적으로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강제하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 원청이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는 조치 역시 새 국회에서 더 미루지 않고 최우선으로 해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이 되기 위해 무얼해야 하는지 고민하겠다"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나라,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코로나19를 이유로 정리해고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법 보장, 기업살인법 제정 등 전태일3법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과거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김선동·김종훈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발의한 사실을 상기시키고는 "한국 노동정책의 역사는 끊임없이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를 양산하고 그들의 고혈을 짜내는 억압과 착취의 역사였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정부 여당의 특단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오후 2시부터 가맹조직과 16개 지역본부 주체로 서울 도심과 각 광역시도에서 '2020년 세계노동절대회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올해 노동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여 마스크 착용과 체온측정, 손소독을 한 뒤 별도 집회없이 2m거리를 유지하며 행진 중심으로 열렸다. 

민주노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ekctu)를 통해 오전 기자회견 실황을 오후 1시부터 녹화중계한 후 공동행동을 생중계했다. 오후 4시부터는 한국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지구 한바퀴, 연대를 노래하는 2020 메이데이 온라인 국제연대 콘서트가 열린다.

5.1 노동절 130주년 기념대회
2020 메이데이 민주노총 선언문(전문)

먼저 이천 폭발 사망사고로 희생된 노동자의 명복을 빕니다.
산재추방의 달 4월의 끝자락에 경기도 이천에서 38명의 건설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이 처참하게 희생되셨습니다. 10명은 중경상을 당했고 이중 9명은 신원확인도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현장이었다고 합니다. 빠르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망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가장 빠른 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민주노총은 돌아가신 고인 한분 한분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가족의 황망한 죽음을 바라만 봐야 하는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중경상을 입으신 노동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메이데이 노동절이 130주년이 되었습니다. 
메이데이는 130년전 1886년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한 미국노동자들의 처절한 파업투쟁을 기념하고자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각국의 노동자 대표들의 국제회의에서 5월 1일을 세계 노동절로 결정하였습니다. 메이데이는 이 땅의 압도적 다수인 일하는 사람 노동자, 자신의 노동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날입니다. 
한국은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에 의해 어용폭력 집단에 불과했던 대한노총의 창립기념일(3월 10일)을 메이데이 기념일로 하거나, 정권에 의해 근로자의 날로 명칭이 왜곡되어 왔던 아픈 역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세계노동자 한국노동자의 생일로, 정권과 자본의 모진 탄압의 역사를 뚫고 전진하는 자랑스런 노동자 단결과 연대, 투쟁의 정신을 새기고 알려나가는 날로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창립 25주년이 되는 2020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00만의 조합원과 함께 제1노총, 대표노총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 2020년 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가 전례 없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세계를 팬더믹으로 몰아 넣은 코로나19로 320만 명의 확진자와 23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을 막기위해 지금도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방역당국, 보건의료와 공공부문,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립니다. 이분들의 빛나는 노동과 헌신이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얼마나 큰 사회적 가치를 지녔는지, 협동과 연대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은 방역 수준에 그치고 있지 않습니다. 국내, 국가 간 이동이 두 달 이상 멈춘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물경제의 붕괴는 또 다른 위기로 다가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공급, 투자가 중단되어 경제위기로 치닫고 있고, 수출입 등 전 세계 공급사슬 또한 무너져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국제통화기금 IMF를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들이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고용위기라고 경고하고 있고 경제성장률 또한 마이너스 역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한국경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촉발된 한국의 경제위기가 전체 산업과 지역으로 확산 기로에 있습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급연차, 무급휴직, 권고사직, 정리해고”가 공식화 되어 영세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급격하게 고용위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항공, 관광, 요식업에서 시작되고 있는 3월에 22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는 등 고용대란이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전체 산업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데이 130주년이 되는 2020년 오늘, ‘메이데이 정신’을 되새겨 봅니다. 
코로나 19 재난 시기 민주노총은 핵심 의제로 “모든 해고금지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소득보장, 사회안전망 전면확대”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130년 전에 시카고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외치며 처절한 파업투쟁을 전개했던 그때의 그 절실함과 같습니다. 50년 전에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온 몸을 불살랐던 그 정신과 일치합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교섭을 통한 해결과 사회적 연대에 집중하면서 전사회적 투쟁을 준비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경제 난국을 돌파할 방안으로 정부에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비상협의’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시 해고금지를 전제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빠른 화답과 신속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민주노총은 5월 6월 연대와 협동의 장들을 마련하고, 해고금지와 생계를 보장하라는 국민적 여론을 조성하여 7월 4일은 전국의 노동자가 결집하여 10만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고용보험법,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개정 할 것을 다시 촉구하며, 입법화 전까지 ‘한시적인 실업 기금’을 조성하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청합니다. 민주노총 또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 할 것입니다.
583개의 시민, 사회, 종교단체로 이루어진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대안 사회를 위한 공조를 높이고, 취약계층 없는 ‘사각지대 제로시대’ 전국민 운동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이어야 합니다.
지금 세계는 ‘가치관과 경제체제, 그리고 사회문화 체제’의 재정립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파산 선고가 내려졌고 제국주의 글로벌 자본의 이윤착취 구조도 허물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세계 리더국가 지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염병 위기의 일상화 예고 속에 모든 국가가 각자도생, 자립의 길을 찾으며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비하고 있는 이때, 한국도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대안질서를 모색해야 합니다.

재벌 주도의 수출중심 경제 시스템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창의적 경제주체가 결합된 내수 중심의 자립적 경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금주도,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노동존중 경제정책이 더욱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사람중심의 새로운 노동존중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없는 새로운 세상을 주도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2,500만 노동자, 전국민의 힘과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민주노총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또 다른 불평등과 사회적 재앙이 파생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난 지원과 경제 위기 대책에서 어느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당하지 않도록 투쟁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특권적 소수를 위한 것이 되지 않도록 투쟁하겠습니다. 
지금의 재난시기에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하게 해달라며 자본의 탐욕을 대변하는 경총을 규탄 해 주십시오. 재벌이 1,000조원의 곳간을 열고 총수의 사재출현, 해고금지 선언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주십시오. 

전 세계 노동자에게 호소 드립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세계 변혁을 주도할 전 세계 노동자의 투쟁과 국제 연대에 함께 떨쳐 일어납시다. 민주노총은 국제노총, 각 나라 총연맹에 ‘대표자 화상회의’를 정례화하자고 공식 제안합니다. 

자랑스런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지금이 바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모든 노동자와의 계급적 단결, 사회적 연대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먼저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 모두가 두 손을 굳건히 잡읍시다. 하청, 파견, 일용, 특고 등 비정규직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을 통해 주체적으로 일자리를 지키고 근로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대투쟁 합시다. 
민주노총 100만 조합원이 어디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밉시다. 한국 사회 절대 다수인 이들 취약 계층 노동자의 생계와 고용을 위한 투쟁과 ‘함께살기 사회적 연대’에 다양하고 자발적인 선언과 방법으로 함께 합시다. 

메이데이 130주년 오늘 민주노총은 ‘2020년 5.1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 ‘사각지대 제로시대’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불평등·양극화가 없는 새로운 세상을 주도해 나갈 것임을 선언합니다.
- 비정규직과 미조직노동자, 사회적 약자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날 것임을 선언합니다.
- 계급연대, 사회연대를 실천 가치로 재정립하고 ‘명실상부한 2,500만 노동자의 대표조직’으로 굳건히 우뚝 설 것 임을 당당히 선언합니다.

2020년 5월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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