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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인 3대 컴맹’… 누군가 봤더니

 

 
 
임병도 | 2021-02-04 08:28:3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산업부가 공개한 파일명에 있는 v가 대통령을 뜻하는 vip라는 주장을 펼쳤다가 컴맹이라는 소릴 들었습니다.

얼마 후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오 예비후보처럼 컴맹이라는 지적을 받은 정치인 관련 게시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누가 컴맹으로 선정됐는지 알아봤습니다.

오세훈, v는  ‘버전’(version) 대신, 대통령을 뜻하는 ‘브이아이피’(vip)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오 예비후보는 산업부 내부 문건 ‘180514_북한지역원전건설추진방안_v1.1.hwp’을 거론하며 “문건 제목의 ‘v'라는 이니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 ‘v’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도 칭해 왔음을 알고 있다”며 v가 문재인 대통령을 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문서 파일명에 나오는 ‘v’는 보통 ‘버전’(version)을 말합니다. 컴퓨터로 문서를 작업해본 사람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오 예비후보는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v 관련 패러디 댓글 중에서)
◇ V3: 안철수의 대권 도전 3번을 의미?
◇ VIPS: 대통령이 가는 식당
◇ V Live: 대통령 라이브 방송
◇ V-Log: 대통령 기록물

오 예비후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v 관련 패러디 댓글과 컴맹이라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오 예비후보는 <‘V’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V는 VIP가 아니라) 버전(VERSION)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 예비후보는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달라”고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은재, “MS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샀나”

정치인 중에서 컴맹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인은 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2016년 10월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은 교육청이 MS 오피스와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일괄구매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당시 이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과의 설전을 통해 “MS오피스를 MS에서 샀다”고 문제제기 하는 컴맹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이 전 의원 입장에서도 조금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프로그램 관련 질문이 아니라 MS오피스와 아래아한글 중 아래아한글 프로그램 수의계약을 문제 삼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질의한 것은 분명합니다. MS오피스는 총판뿐만 아니라 파트너사가 있어 공개 입찰이 가능했지만, 한컴은 총판 단 한 곳뿐이라 입찰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이 전 의원이 제대로 질의를 하려면 산자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한컴이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독점 판매하고 있는 한컴을 문제 삼았어야 합니다.

‘MS오피스’사건으로 이 전 의원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해명했지만 여전히 ‘컴맹’의 대명사로 남아 있게 됐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 된 이 전 의원은 집사로 활동한 경력을 내세워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했지만, 불교 생활이 드러나면서 또 컷오프 됐습니다. 나중에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중종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전 의원은 대검찰청 앞에서 혈서로 ‘윤석렬 사수’를 쓰는 행사를 열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피가 아닌 포비돈 요오드였습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이 전 의원은 정치인으로 사실상 퇴출됐습니다.

정형근, 증거 자료로 디스켓이 복사된 종이를 선보이다

2003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송두율 교수가 간첩이라며 새로운 증거로 디스켓 사본을 제시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기자들이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정 의원은 디스켓을 종이에 인쇄한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정 의원은 디스켓을 복사해오라니 진짜 종이에 복사해 온 전형적인 컴맹의 모습을 보여준 셈입니다.

정형근의 디스켓 복사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을 역임한 인물이자 고문 혐의 피소만 10건을 받은 인물입니다.

정형근은 노덕술, 이근안에 이어 3대 고문왕으로 불릴 정도로 고문과 강압수사로 허위자백을 받아내는 데 탁월했습니다. 조작 간첩 사건의 대명사였습니다.

고문으로 간첩을 조작해내던 안기부 요원이 국회의원으로 변신해 국회에서 간첩 증거라며 디스켓이 복사된 종이를 내미는 모습은 한국의 정치인이 비상식적이며 반헌법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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