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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

[개벽예감 478]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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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정치국 회의에 정보자료가 통보되었다

2. 다시 포치된 국방정책과업들

3. 공식적으로 종결된 조선의 ‘전략적 인내’

4. 제국주의동맹에 맞서는 반미군사전선

 

 

1. 정치국 회의에 정보자료가 통보되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가장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2022년 1월 19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정세를 좌우하는 매우 중대사안들이 논의, 결정되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심층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은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이튿날 보도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한 <로동신문>의 보도내용은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다듬고, 간추린 내용이다. 그러므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한 보도내용을 건성으로 읽으면,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최근 백악관과 청와대가 각각 대변인들을 통해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 관해 언급한 발언내용을 보면, 그들은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정확히 파악할만한 유능한 분석관이 백악관과 청와대에 한 사람도 없으니, 그들이 운영하는 국가안보회의는 실상이 아닌 허상만 바라보면서 무모한 헛발질을 하고 있다.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이 전날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해 보도한 내용을 파악하려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언론보도 - “현 조선반도 주변정세와 일련의 국제문제들에 대한 분석보고를 청취하고 금후 대미대응방향을 토의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현 조선반도 주변정세”라는 말은 영토완정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한 현 정세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일련의 국제문제들” 가운데서 가장 중대한 국제문제는,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미국의 반로씨야적대행동을 저지하려는 로씨야의 예방전쟁(preventive war)이 임박한 현 상황일 것이다. 또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금후 대미대응방향을 토의하였다”는 말은 대미전략방침을 토의하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는 조선의 대미전략방침을 토의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언론보도 -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정치국 회의에) 통보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라는 말은 조선이 최근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미사일관련활동, 즉 미사일시험발사, 미사일검열사격훈련, 미사일검수사격시험을 의미한다. 그런데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금 미국은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을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걸고 든다’는 말은 트집을 잡는다는 뜻이므로, 최근 미국이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해 부당하게 트집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정당한 주권행사인 미사일관련활동을 두고 트집을 잡고 있는 미국의 행태를 구체적으로, 낱낱이 지적한 정보자료가 이번 정치국 회의에 통보된 것이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마음 내키는 대로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중국과 로씨야도 각종 미사일관련활동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유독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해서만 “지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라느니,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마구 떠들어대고 있다. 자기의 미사일관련활동은 무조건 정당하고,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은 무조건 불법이라고 우겨대는 미국의 해괴한 행태는 초등학생 수준의 판단력으로 봐도 생트집이 분명하다.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 5개국이 자기들의 미사일관련활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리고 수시로 계속하면서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만 금지시킨 유엔안보리 결의는 그 자체가 국제관계의 공정성을 해치는 편벽행위다. 유엔가입국들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시키는 국제법이나 유엔규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일 유엔안보리가 유엔가입국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시키고 싶으면, 전 세계에서 미사일관련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들부터 먼저 미사일관련활동을 자발적으로 금지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조선도 그들의 솔선수범에 상응하여 미사일관련활동을 자발적으로 금지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 중국, 로씨야를 상대로 미사일개발을 추진하는 미국이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므로, 조선은 미국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응하여 자기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계속하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 현실이 이런데도, 미국은 2022년 2월 4일 일본, 영국, 프랑스, 브라질, 아일랜드, 알바니아, 노르웨이, 아랍토호국련합 같은 얼빠진 추종국들을 부추겨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이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하는 중대한 긴장고조행위”라느니 뭐니 하면서 유엔본부 기자회견장에서 떠들어댔으니, 사리분별력이 없는 우매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2. 다시 포치된 국방정책과업들

 

언론보도 -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조선반도 정세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되여야 한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조선반도 정세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이라는 말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 조선이 정세완화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8년 4월 20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로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에 명시된 중대사안을 이행해온 것을 의미한다. 그 결정서에 명시된 중대사안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핵시험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을 폭파했으며, 2018년 4월 21일부터 지금까지 3년 9개월 동안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의 성의 있는 노력에 상응하는 선의의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으로 끌어올렸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기사에 이번 정치국 회의에 통보된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이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로 서술되었다. 

 

1)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수백 차례나 벌렸다.” 

2) “각종 전략무기시험들을 진행하였다.”

3) “첨단군사공격수단들을 남조선에 반입하였다.”

4) “핵전략무기들을 조선반도 주변지역에 들이밀었다.”

5) 조선을 “악랄하게 중상모독하였다.”

6) 조선에 대해 “무려 20여 차의 단독제재조치를 취했다.”

7) 조선의 “자위권을 거세하기 위한 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위에 열거한 미국의 일곱 가지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은 “미제국주의라는 적대적 실체가 존재하는 한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실증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이번 회의에서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되여야 한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인용문에 나오는 “결론하였다”는 표현은 정책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국의 정책 결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내린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을 이전보다 더 “철저히 준비”하고, 조선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군사력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정책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그런 정책적 결정이 앞으로 어떤 정세변화를 일으킬지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엄청난 정세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감할 수 있다. 

 

2)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U.S. imperialism)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69년 동안 조미적대관계의 경험이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이 반미대결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조선의 최고령도자는 미제국주의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조선이 반미대결국면에 다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 1월에 시작된 조선의 반미전면대결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 심각한 문제를 거론한 <로동신문> 보도내용을 아래에서 고찰하려고 한다.

 

언론보도 - 정치국은 2022년 1월 19일 회의에서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하였다. 

 

해설 - 남측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고, 북측에서는 자주 쓰이는 포치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조선말대사전을 찾아보면, 포치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나 집단에 과업을 주고, 그 과업을 수행하는 목적과 의의, 임무와 방도를 알려주어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짜고 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재포치”라는 말은 이전에 포치했던 어떤 과업을 이번에 다시 포치했다는 뜻이다. 매우 중대한 과업이므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매우 중대한 과업은 무엇인가?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를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하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2021년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하는 중에 제시했던 국방정책과업들을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것이다. 2022년 1월 6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당시 사업총화보고에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포치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과업

2)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는 과업

3) 초대형 핵탄두생산을 지속적으로 밀고나가는 과업

4) 사거리가 15,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제고하는 과업

5)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개발, 도입하는 과업

6)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업 

7)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하는 과업

8)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과업

9) 500km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과업

10)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위에 열거한 10대 전략과업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하였다는 것이다. “지체 없이”라는 말은 시간을 늦추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이번에 재포치된 10대 전략과업은 더욱 가속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최근 조선에서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미사일관련활동은 위에 열거한 10대 전략과업을 더욱 가속적으로 수행하는 일련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1월 중에 조선이 연속적으로 진행한 미사일관련활동을 날짜순으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선회기동능력 검증)

1월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활공도약비행과 선회기동의 결합상태 검증)

1월 14일 열차기동미사일 검열사격훈련 (철도기동미사일련대 전투준비태세 검열)

1월 17일 지대지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 (무기체계의 정확성 검증)

1월 25일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거리순항미사일체계 갱신상태 검증)

1월 27일 지대지전술유도탄 시험발사 (공중작렬탄 폭발위력 검증)

1월 30일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 (무기체계의 정확성 검증)

 

 

3. 공식적으로 종결된 조선의 ‘전략적 인내’

 

언론보도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2022년 1월 19일 회의에서 조선이 이전에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할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조선이 이전에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은 무엇인가? 그것은 조미정상의 정치회담 및 친서교환이다. 2018년과 2019년에 김정은 총비서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상봉과 회담, 그리고 친서교환을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추진하면서 그에게 ‘단계적 해결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의 저명한 탐사보도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가 2020년 9월에 펴낸, ‘격노(Rage)’라는 제목의 책을 보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인 2018년 9월 6일 김정은 총비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핵무기연구소와 위성발사구역을 완전히 폐쇄하고, 핵물질생산시설을 불가역적으로 폐쇄하는 것과 같은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는” 단계적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때로부터 10일 뒤인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히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신뢰구축조치에 선의의 행동으로 호응하기는커녕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고 외면했으며, 악의가 도사린 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2021년 8월 13일 미국의 조선문제전문가 로벗 칼린(Robert L. Carlin)은 미국의 유력한 외교전문지 <대외정책(Foreign Policy)>에 발표한 자신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폭로했다. 

 

“놀랍게도, 트럼프의 친서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신뢰구축조치에) 상응하여 미국이 어떤 조치들이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적으로 침묵했다. (What is surprising is that Trum's letters were all but silent on what steps the United States was prepared to take in return.)” 

 

“트럼프의 친서들은 경제제재완화로부터 출발하여 압박완화의 새로운 관계를 포함하는 북조선의 본질적인 목적들을 거의 완전히 무시했다. (Trump's letters almost completely ignored North Korea's own essential goals, including a new relation that would relieve the pressure - including from economic sanctions.)”    

 

선의의 신뢰구축조치를 제안했으나, 그 제안을 외면하면서 끝내 악의로 응답한 미국의 행태를 보면서도 오랫동안 인내해온 조선은 마침내 인내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대미정책방침이 토의, 결정된 것은 오랫동안 조선이 참을 만큼 참아온 ‘전략적 인내’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인용한,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그 동안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할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전략적으로 인내하는 동안 잠정적으로 중지했었던 모든 활동들을 이제부터 재개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부터 재개될 여러 활동들에는 미사일관련활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심각한 문제를 암시하는 징후는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에 관한 <로동신문> 보도내용에 들어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날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기관의 계획에 따라 진행”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연이어 벌여온 일련의 미사일관련활동은 국방과학원에 의해 진행되었는데,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에는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가 동참했다. 

 

제2경제위원회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직속기관인데, 시설규모와 근무인원이 어마어마하다. <신동아> 2015년 2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제2경제위원회 산하에는 50개소가 넘는 각 분야별 연구소들이 있고, 15,000명 이상의 우수한 연구사들이 그 연구소들에서 근무하고, 실험조수와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약 40,000명이 근무한다고 한다. 조선 각지에 있는 63개의 대규모 군수공장들은 제2경제위원회의 지휘 밑에 24시간 가동하면서 각종 첨단군사장비를 생산한다고 한다. 63개의 대규모 군수공장들이 24시간 계속 가동하는 것은 조선의 군수공업능력이 엄청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2022년 1월 27일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중요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도 그런 군수공장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의 언론매체가 보도한 사진을 보면, 그 군수공장 벽면에는 창문이 전혀 없고, 천장은 궁륭형인데, 창문이 없는 궁륭형 천장은 지하시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재포치한 다음, 1월 27일 국방공업의 중추기능을 담당하는 어느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것이다. 그날의 현지지도는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재포치하고, “지체 없이” 수행하려는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과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에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가 동참했을 뿐 아니라, 명칭을 외부에 밝히지 않는 어떤 다른 기관도 동참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화성-12형 발사가 검수사격시험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시험이었음을 말해준다. 만일 검수사격시험만 실시되었다면,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와 익명의 다른 기관까지 동참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날 진행된 화성-12형 발사에 관한 <로동신문>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은 국방과학원이 “미싸일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화상자료를 공개하였다”는 대목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이 우주공간으로 높이 날아가면서 지구를 멀리서 찍은 화상자료를 여러 장 실었다. 화성-12형이 도달한 탄도정점은 약 2,000km이었는데, 조선의 언론매체에 실린 지구화상자료는 약 1,000km의 고도를 날아갈 때 촬영한 것이어서 지구가 너무 멀리 보인다. 그보다 낮은 고도에서 추진체가 분리될 때 찍은 지구화상자료들도 당연히 있을 텐데, 그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암시하는가? 

 

화성-12형 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는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하기 위해 조선이 새로 개발한 고성능 촬영기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하게 될 고성능 촬영기의 성능을 이번에 판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1월 6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가 사업총화보고에서 포치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 중에는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과업과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과업이 포함되었다. 

 

2016년 9월 19일 조선은 정지위성운반로켓에 장착할 신형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는데, 그 시험에서 성공함으로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정지위성운반로케트를 확고히 개발완성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담보가 마련”되었다고 했다. 조선의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1차 5개년 계획이 추진되었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제2차 계획이 추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고성능 촬영기는 제2차 계획을 추진하는 기간에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올해 2022년 중에 고성능 촬영기는 성능판정을 거쳐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될 것으로 예견된다.

 

 

4. 제국주의동맹에 맞서 싸우는 반미군사전선

 

만일 조선이 올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미국은 조선의 군사정찰위성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고 생트집을 잡으면서 지금보다 더 첨예한 대결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군사정찰위성을 자유롭게 쏘아올리는데, 유독 조선의 군사정찰위성발사만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악의적인 행태에 대해 조선은 분노할 것이고, 그로써 일촉즉발의 충돌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위기상황을 예견한 조선은 대비책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이다. 위에서 이미 서술했지만, 그 중대사안을 다시 한 번 요약한다.

 

1)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한다. 

2) 조선의 존엄,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군사력을 더욱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행동으로 넘어간다. 

3)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첨단무기체계를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해 국방정책과업을 재포치한다.

 

위에 인용한 중대사안들은 조선이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함으로써 미국의 적대행동과 무력위협을 물리적으로 제압하려는 전투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야를 좀 더 넓혀, 지금 조선이 반미군사전선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이 구축하고 있는 반미군사전선은 어떤 것인가?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집단이므로, 조선이 그에 맞서 싸우려면 중국, 로씨야와 손잡고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은 세계적 범위에서 구축된 국제집단이므로, 그것에 맞서는 반미군사전선도 당연히 세계적 범위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조선, 중국, 로씨야 3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세계적 범위의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하는 중이다. 다음과 같은 세 방향에서 3국 반미군사전선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1) 미국의 핵무력이 조선, 중국, 로씨야의 핵무력보다 더 우세했던 지난 시기에는 3국이 제국주의동맹에 맞서는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은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아직 완료하지 못했지만, 조선, 중국, 로씨야는 각각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미국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했다. 조선, 중국, 로씨야는 극초음속미사일만이 아니라 다른 첨단무기체계들도 계속 개발하여 미국의 군사과학기술독점체제를 무너뜨렸다. 그로써 세 나라는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2) 조선, 중국, 로씨야의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던 지난 시기에는 세 나라가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광란적 공세에 맞서 싸우는 데서 세 나라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전면적으로 일치한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그처럼 전면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에, 세 나라의 전략적 협력이 비상히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이 유엔안보리에서 조선, 중국, 로씨야를 각각 겨눈 국제경제제재와 국제인권공세를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었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유엔안보리의 이름으로 국제경제재재와 국제인권공세를 남발하는 미국의 정치음모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조선, 중국, 로씨야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국제정치음모를 저지, 파탄시킴으로써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3) 조선, 중국, 로씨야에게 각각 절박한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지 않았던 지난 시기에는 세 나라가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세 나라는 반미군사전선의 세 방면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각 미국과 치렬하게 대결하고 있다. 이를테면, 조선은 통일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한 반미결전준비를 완료했고, 중국은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대만해방전쟁을 앞두고 있고, 로씨야는 반로씨야적대행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예방전쟁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이처럼 반미군사전선의 세 방면에서 일제히 대공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2022년 2월 현재 동아시아와 동유럽에서 전략적 협력을 도모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가 반미군사전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전횡과 압제와 강박 밑에 전 세계가 짓눌렸던 불행과 치욕과 고통의 낡은 시대가 저물어가고, 새로운 자주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선민족은 또 다시 외국의 노예로서 암흑의 길을 결코 밟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하나이며, 우리 조국도 하나다.” 격정적인 이 문장은 1948년 4월 23일 남북조선정당사회단체대표연석회의에서 울려나온 우리 민족의 외침이었다. 민족의 절절한 외침이 산울림처럼 울렸던 74년의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통일공화국을 건설할 자주시대의 징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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