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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개혁, 사람이 문제" vs 한동훈 "다수당 대표라고 죄 못 덮어"

추가 기소 앞두고 기싸움…이재명 "요즘 전쟁 아닙니까"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2.09.16. 08:15: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같은 날 서로를 겨냥해 날선 말들을 주고 받았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다 추가 기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호 비난전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5일 오후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사법개혁 중요하다. 요즘 보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과연 그게 제도만으로 되느냐"면서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운영을 엉망으로 하면 순식간에 무너진다"며 "결국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한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가 통과시킨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법무부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들고 나온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나아가 "그래서 선거가 중요하다. 아무리 제도를 잘 만들어도 악의를 가지고 악용하면 소용없다"면서 "(개혁의) 시점과 강도와 비중이 중요한 것 같다.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소아성기호증 아동성범죄자 치료감호 확대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범죄 수사를 받던 사람이 다수당 대표라고 해서 있는 죄를 덮어달라고 하면 국민이 수긍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정적 제거', '야당 탄압'으로 규정한 데 대한 반발인 셈이다.

이어 "없는 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안 된다는 걸 제가 당해봐서 잘 안다"면서도 "있는 죄를 덮어달라는 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제가 당해봐서 안다'는 말은, 이른바 채널A 사건으로 2년간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동훈 탄핵론'에 대해서는 "다수당이 힘으로 탄핵하겠다고 하면 그 절차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면서 "정치가 국민을 지키는 도구여야지, 수사받는 정치인을 지키는 도구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민주당을 비판했다. 자신이 '이 대표 탄압 시나리오'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는 말에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한 검경 수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쟁'이라는 말로 지금의 상황을 표현했다. 그는 "요즘 전쟁 아닙니까. 우리는 사실 전쟁할 생각이 없는데"라며 "우리는 역사와 국민, 국민 중에서도 집단지성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원들을 향해 "고통받아서 정신병으로 평생을 보내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은 지금도 있고, 총 맞고 고문당하고 탄압을 당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뭐 그런 것을 갖고 우리가 힘들다고 하면 되겠나.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소아성기호증 아동성범죄자 치료감호 확대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 달 출소하는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에 대한 관리 방안도 발표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당 소통의 문제와 관련, 홈페이지를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개편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당원이면 누구나 플랫폼을 이용해서 대표와 시도당에 (의견을) 말하고, 정책 토론, 정책 투표, 책임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채널A 방송은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을 찍느니 차라리 윤석열을 찍겠다'는 글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쓴 친문 성향 당원들이 시도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우리 당 후보의 낙선을 야기하는 중대한 해당행위"라며 제명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측은 이 방송에 "당원게시판에 쓴 글이 해당행위로 판단돼 제명 조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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