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바이든-시진핑 한미 정상회담 ‘북핵’ 논의 관심…미국과 중국간 발표 입장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15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은 두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장면이 실렸다. 9개 중 5개 신문(경향신문·국민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한겨레)은 두 정상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을, 4개 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일보)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 핵도발 관련 당부를 했다는 내용을 제목에 올렸다.
경향신문: 바이든·시진핑 “충돌은 피하자”
국민일보: 美·中 ‘대만 문제’ 충돌 관계 회복에는 공감대
동아일보: 바이든 “北에 핵실험 포기 촉구를” 시진핑에 ‘김정은 설득’ 요구했다
서울신문: 미중 정상 “충돌 피해야” 3시간 담판
세계일보: “충돌 않도록 협력” “발전 궤도로 돌려야”
조선일보: 바이든, 시진핑에 “北에 책임있는 행동 촉구해야”
중앙일보: 바이든, 시진핑에 “북 핵실험 말릴 의무있다”
한겨레: “갈등은 피하자” “관계 회복 기대”
한국일보: 바이든 “시진핑, 북 책임있는 행동 촉구해야”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고 미국이 밝힌 반면, 중국 외교부의 회담 결과 발표에 북핵 문제 언급은 아예 없었다. 국민일보는 “중국 외교부 발표에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져 있어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제 막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 입장에서도 북한의 7차 핵실험은 달갑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핵 위협에 반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확인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바이든·시진핑 ‘핵심 현안은 대만’ 재확인…북핵은 후순위)
세계일보는 “애초 공동 성명이 없을 것으로 선을 긋고 시작한 회담이다 보니 각자의 레드라인(한계선)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이라 설명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측의 힘에 의한 현상(現狀)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며 대립”했고, 시 주석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 국가의 근본적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우 미국은 두 정상이 ‘핵사용 반대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재개를 지지하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전쟁 관련해서도 양국 시각차가 확인됐다. (세계일보: 바이든·시진핑 “우크라서 핵사용 반대”…대만·인권문제 입장차)
한국일보는 이번 회담의 의미로 △미중 전략경쟁이 격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 대 중국ㆍ러시아 간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개최 △두 정상이 최근 국내 정치 측면에서 입지를 강화한 뒤 열리는 회담 등을 짚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사전에 논의하는 일반적인 회담과 달리 정상 간 담판 성격이 짙었다. 그렇지만 두 정상 간 대화를 계기로 미중 고위급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소통에 돌입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봤다. (한국일보: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게” G2, 강대강은 피했다)
‘강제징용’ 배상 논의…한국 정부 “기대감”, 일본 언론 “쉽지 않다”
한일 정상의 13일 정상회담 관련해선 ‘강제징용’ 관련 논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실무 및 고위급 협의를 병행해 빠르면 연내 돌파구 마련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리 정부 관측을 전했다. 다만 일본은 한국의 제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전하지 않는 등 “각론에선 여전히 소극적이란 게 걸림돌”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동아일보: ‘강제징용’ 해결 물꼬 튼 한일 정상…연내 돌파구 마련 기대)
한겨레는 양국 내부의 반대 목소리로 강제동원 배상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일본 언론 분석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일-한 모두 국내 반대론이 만만치 않아 합의를 이끌기 쉽지 않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배상 방안도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정식 회담에 나선 데 대해 자민당 보수파 등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총리가 일-한 관계 개선을 위해 어디까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산케이신문은 “연내 해결에 한발 다가섰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 일 언론 “강제동원 문제, 양국 반대론에 쉽잖아”)
대통령과 정무수석, 언론통제 논란 이어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대통령실의 언론통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는 14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는 9개 주요 종합일간지 중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 3개 신문이 지면 기사로 다뤘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취재기자(CBS, 채널A) 두 명만을 따로 불러 1시간가량 만났다. 이는 주요 신문 중 한겨레가 지면 기사화했다. 한겨레는 “전용기가 이륙한 지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 승무원이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두 기자는 전용기 앞쪽에 있는 대통령 전용 공간으로 갔다”며 “공사 구분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 사적 이용 논란이 거세게 일 조짐이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김건희 여사의 일정에 풀(대표) 기자 취재를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윤 대통령, 이번엔 전용기서 특정기자 2명만 따로 불러 면담)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의 경우 14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MBC 전용기 배제 관련 지적을 받고는 팔짱을 끼면서 “자꾸 공격하지 마시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시면 좋지 않으냐”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종합일간지 중에선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이 이를 지면에 다뤘다. 경기일보(민주 “좋게 생각합시다” 이진복 십자포화), 영남일보(이번엔 이진복…대통령실 또 태도 논란), 부산일보(MBC 배제 지적에 좋게 생각합시다…이진복 구설) 등 수도권·영남권 지역지도 이 수석의 발언 논란을 지면에 실었다.
한국일보 장인철 논설위원은 ‘윤석열 정권의 ‘잘난 바보들’’ 제목의 칼럼에서 “법적 하자 없고 미국도 그런다고 해서 끝내 MBC 탑승 불허를 밀어붙인 건, 그게 누가 벌인 짓이든, 국정에 대한 정무적 감각이나 민심 이해력이 매우 박약한 헛똑똑이들의 얼빠진 ‘헛발질’이라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도 그럴 것이, 당장 대통령 발언이 정확히 규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MBC 보도를 왜곡·편파로 단정하고 격앙하는 것부터 되레 대통령실의 신뢰도를 떨어뜨렸을 뿐이고, 설사 대통령 발언이 보도와 다르다는 게 실증됐다고 해도 굳이 MBC를 ‘왕따’시키는 게 국정에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 건지 도무지 납득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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