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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범국민행동 '그래도 촛불은 계속된다'

12차 범국민행동 '그래도 촛불은 계속된다'23일 천주교 시국미사, 28일 대학생대회 합류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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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4  14: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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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차 범국민행동의날이 13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3만명의 시민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그래도 촛불은 계속된다'

13일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2차 범국민행동의날' 대회에서는 '특검으로 진상규명. 박근혜대통령이 책임져라'는 기존 구호와 함께 '그래도 촛불은 계속된다'는 새 구호가 나부꼈다.

새 구호앞에는 추석명절을 앞둔 분위기를 반영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국정원 OUT'이라는 참신한(?) 글귀도 선보였다.

하루 종일 먹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비가 흩뿌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최측 추산 3만명(경찰 3천명 추산)의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가족 단위로 또는 연인끼리 서울광장 잔디밭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 등 이른바 'RO조직원들에 의한 내란음모사건'이 신문지면과 방송화면에 등장한 이후 첫 촛불집회였던 지난 달 31일 서울역앞 10차 대회와 지난 7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11차 대회가 각각 2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데 비하면, 추석 명절을 앞둔 총집결 대회라는 명칭이 어색할 정도로 참여 시민의 숫자나 열기, 동력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이날 오후 채동욱 검찰총장이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감찰지시에 전격 사퇴한 사건이 앞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재판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민주당과 청와대가 합의한 16일 3자회동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그리고 국정원발 내란음모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이며 정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서울광장에 몰려 들었다.

   
▲ 대회를 주관한 국정원 시국회의를 대표해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민주당에 오는 16일 박근혜대통령과의 3자회동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과 해체 수준의 국정원 개혁안을 받아올 것을 주문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근용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의 사회로 열린 대회는 당초 예정된 오후 7시를 훌쩍 넘겨 8시 10분 전에 시작돼 10시 무렵에 끝났다.

앞선 두차례의 대회에서처럼 정당 대표연설은 배제하고 사전에 접수한 시민 자유발언과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국정원 시국회의 대표자 연설을 중심으로 대회는 진행됐다.

시국회의를 대표해 연단에 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당일 오후 있었던 채동욱 검찰총장의 전격적인 사퇴를 거론하며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이를 압박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감찰지시와 그 윗선의 의도를 비난하고, 향후 국정원에 의해 자행된 대선 개입 정치공작에 대한 재판 진행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석운 대표는 "오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에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임한 일이 있었다"라며 "과연 이 순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하고 "황교안 장관은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던 인물"이라며 "황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당장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또 민주당이 청와대와의 3자회동을 16일 갖기로 합의한 데 대해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과 해체 수준의 국정원 개혁'을 회동 성과로 가져올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참가시민들에게 이를 독려하는 격려의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국정원 등 집권세력과 한 통속이 돼 악의적인 보도를 일삼고 있는 조선일보과 KBS, MBC 등 공영방송을 거론하며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비난하고 "민족의 명절 추석에도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며 "촛불이 들불되고 들불이 횃불될 때까지 국정원이 망친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촛불이 지킨다, 진실이 끝내 승리한다"며 대회 참가 시민들을 독려했다.

   
▲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아내인 윤소영씨가 자신의 승용차에 누군가 페인트로 '간첩'이라고 휘갈겨 쓴 사진을 들어보이며, '내란음모사건' 이후 자신과 가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대회에는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중인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아내인 윤소영씨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이재화 변호사 등 5명의 시민이 자유발언을 했으며, 이광철 변호사가 대회 말미에 무대에 올라 20분간 국정원의 대선개입 공작 전말에 대해 슬라이드를 곁들인 강의를 했다.

윤소영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남편의 구속을 전후해 마녀사냥식 종북몰이에 자신과 어린 자녀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하소연하며 사건의 진상규명과 시민들의 격려를 호소했으며, 이재화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권영세 주중 대사, 김무성 의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피고인으로 해 국정원법, 공직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가상 공소장을 낭독하기도 했다.

   
▲ 대학생시국회의에 참가한 각 대학 대표자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오는 28일 학생대회를 연 후 촛불집회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또 김혁래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대학생시국회의 대표자들이 이날 무대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이달 28일 대학생시국회의가 주최하는 학생대회를 열고 촛불집회에 합류하겠다고 약속해 참가시민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오는 23일에는 최근 각계의 시국선언을 주도하고 있는 천주교 사제들과 신도들이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주관으로 시국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 왼쪽부터 '다함께'활동가, 광주에서 온 시민, 윤소영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조 김중남 위원장, 이재화 변호사, 이광철 변호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가수 백자씨와 밴드 타카피의 공연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로 구성된 노래패와 부천에서 온 기타모임 '띵까띵까', 그리고 촛불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국정원감시단 유앤탁 등이 공연 및 퍼포먼스를 통해 참가시민들을 위로, 격려했다.

   
▲ 국정원 사망을 호기롭게 표현한 국정원 감시단의 퍼포먼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특히 국정원감시단은 "대선개입 정치공작을 공안통치 공작으로 덮으려는 최근 국정원의 행태는 그들 스스로 이미 무덤을 파고 있다는 것"이라며, 상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14일 국정원 사망에 따른 발인과 노제, 장례식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해 참가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국정원 시국회의는 두달 반 정도 진행되고 있는 11차 촛불대회까지 시민모금을 통해 총 1억 9천여만원이 모금됐으며, 무대 구성 9천여만원을 포함해 지출액이 1억6천9백여만원이라고 회계보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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