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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수해 복구에 “이권 카르텔” 거론… 한겨레 “억지”

  • 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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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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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이권·부패 카르텔 보조금 폐지해 피해 보전하겠다는 대통령

한겨레 “수해 정략적 목적에 이용만 하려 들어”… 한국 “여권서도 비판”

여·야 정치권도 수해 막말 파문… 중앙 “몰지각한 행보를 되풀이”

윤석열 대통령이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을 당부하면서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이 재난 상황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언론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국민 혈세는 재난으로 인한 국민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면서 카르텔을 거론했다. 이번 수해에 대한 정부 사과는 없었으며, 이권·부패 카르텔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같은 날 국민의힘 최주호 부대변인은 <특정 이념 카르텔들의 근거 없는 무분별한 보조금 수령, 반드시 타파해야 한다> 논평을 내고 “평화, 통일, 장애를 명분으로 지원 받고선 정치 투쟁 깃발을 드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권·부패 카르텔을 시민단체 보조금으로 해석한 것.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아침신문들은 19일 지면에서 이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경향신문은 5면 <재난 앞 대통령의 ‘공감 부족’… 여야 막론한 쓴소리 빗발> 보도에서 “정부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도 없이 이권 카르텔을 지적하고 수재민을 만난 현장에서 산사태를 가볍게 인식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했다.

▲7월19일 경향신문 5면.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이 재해 현장에서 공감 부족으로 지적 받은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여기서 그렇게 다 죽었다는 거지?”라고 말한 것을 거론했다. 경향신문은 “담당 검사가 현장에 온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7월19일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4면 <尹 “이권 카르텔 보조금, 수해복구 투입” 野 “재난 정치적 이용”>에서 “정치 편향성을 띠거나 활동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집행된 것으로 드러난 노동 및 시민단체 보조금이나 태양광 발전 분야 등이 일단 대상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정치 보조금 전부 삭감’ 발언에 대해 ‘이권 카르텔에 쓰이는 보조금을 제로(0)로 만들면 예산에 여유가 생긴다. 이를 우선적으로 수해에 쓰자는 것이라며 장관들에게 이권 카르텔로 새고 있는 세금을 싹 끌어모으라는 지시’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7월19일 한국일보 4면.

한국일보는 4면 <“이권 카르텔 보조금 전부 폐지해 수해 복구에 투입”> 보도를 내고 “윤 대통령이 수해 복구를 강조하면서 이권·부패 카르텔 논란을 꺼낸 것을 두고 여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에 너무나 인색하고 남 탓만 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염치가 있다면 수많은 생명들을 잃은 이 참사에 또 카르텔을 들먹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7월19일 한국일보 사설.

또 한국일보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다”고 말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수재민 고통 헤집는 정치권 일각의 ‘재난 정쟁’>에서 “과거보단 덜하지만 정쟁에 매몰된 정치인들의 눈에 고통받는 국민들의 모습이 들어오는지 의심스럽다”며 “같은 참사를 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재난 살인이라고 가세했다가 빈축을 샀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폭우 당시 골프를 친 것이 알려지자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벼든다”고 말해 국민의힘이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장 인터뷰를 하면서 견인차 통행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한국일보는 “재난 때마다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되는 이유는 진정성 부족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며 “습관적으로 서로를 향한 네 탓 공방에만 몰두하다 보니, 재난 상황도 ‘정쟁의 장’으로 여기는 고질이 반복되는 셈이다. 정치권은 구태에서 벗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부터 찾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19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카르텔’·‘4대강’, 최악 수해에도 국민 갈라칠 궁리만 하나> 사설에서 “대통령 자신이 여러 차례 이권 카르텔로 지목해온 민간단체에 대한 국고 지원을 이번 수해를 계기로 모두 없애겠다고 전격 선언한 것”이라며 “참으로 기발하다. 각종 재해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이미 발생한 재난에 대해선 정부가 가능한 자원을 신속히 투입해 구조와 복구, 지원에 나서야 한다. 당연히 재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해 복구 재원과 민간단체 보조금 폐지를 곧장 연관시킨 대통령의 발상과 발언은 너무나 조악하고 억지스럽다”고 했다.

한겨레는 “수해와 보조금 지급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윤 대통령은 마치 이참에 ‘미운 놈 때려잡자’는 식으로 다짜고짜 ‘보조금 전부 폐지’를 선전포고하듯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평소 자신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민간단체 보조금 지급을 끊기 위해 수해라는 국민적 재난을 이용하려는 것처럼 비친다”며 “수해를 비롯한 재난은 국민 누군가의 슬픔, 절망으로 귀결된다. 그런 국민에게 힘이 돼주지는 못할망정 되레 정략적 목적에 이용만 하려 든다. 지난해 수해 때 그렇게 원성을 사고도 얻은 교훈이 전혀 없었단 말인가”라고 강조했다.

▲7월19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최악 물난리 속 정쟁·막말로 국민 공분 부른 정치권>에서 “참사와 아픔을 정쟁에 이용하려 들거나, 몰지각한 행보를 되풀이한다면 어느 국민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 순방 당시 ‘대통령이 지금 당장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그 (수해)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한 대통령실의 인식 역시 안이하고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밖엔 없었다. 재난·안전의 컨트롤 타워를 자임해 온 윤 대통령의 약속과도 상충할 뿐”이라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조중동의 서로 다른 시각

▲7월19일 조선일보 칼럼.

후쿠시마 오염수 안정성 논란과 관련해 정 반대를 바라보고 있는 칼럼이 나왔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과도한 공포로 규정한 조선일보, 오염수가 안전하긴 하지만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중앙일보 그리고 일본 정부의 설명 책임을 강조한 동아일보 칼럼이다. 한삼희 조선일보 선임논설위원은 칼럼 <‘생각의 감옥’에 갇히면서 과학을 적 만들었다>에서 오염수 방류가 한국 국민에게 미칠 영향은 의미 없는 수준이라면서 “특정 정치 진영 사람들은 방류수가 위해를 갖다줄 수 있다는 생각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삼희 논설위원은 “화제가 저출산, 대학입시 같은 거면 점잖게 토론이 가능하다. 의견이 달라도 정서적 갈등을 겪지 않는다. 반면 4대강, 광우병, 오염수처럼 정치화된 쟁점이라면 대립 견해를 표출하면서 친밀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영국 원로 과학자를 향해 ‘돌팔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를 ‘깡통 보고서’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IAEA 대표에게 ‘100만유로 받았냐’고 고함쳤다. 그들에게 과학은 적이 돼 버렸다”고 밝혔다.

▲7월19일 중앙일보 칼럼.

예영준 중앙SUNDAY 국장 역시 칼럼 <공포 부추기고 과학은 삼키는 정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을 ‘공포마케팅’으로 규정했다. 예 국장은 “오염수 방류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게 최선”이라며 “차악으로 택한 방법이 방류다. 해양 환경과 생태계, 더 나아가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사실상 결론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믿느냐 안 믿느냐, 혹은 받아들이느냐 안 받아들이느냐의 선택이 우리에게 남았을 뿐, 현실적으로는 막을 수단이 없다”고 했다.

예영준 국장은 “문제는 과도한 공포”라면서 “‘공포’ 마케팅에 맞서려면 ‘안심’ 마케팅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정부·여당의 대응은 안심과는 거리가 멀다. 노량진 횟집에 가서 수조 물을 마시는 것은 공포 마케터들의 그것에 비해 한참 하수의 퍼포먼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공포마케팅이 정부·여당의 무능마케팅과 어우러지면 공포지수는 더욱 상승한다. 그렇게 쌓인 공포가 또 한번 과학을 삼킬 수 있다”고 했다.

▲7월19일 동아일보 칼럼.

반면 이상훈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은 칼럼 <일 ‘오염수 소통’ 더 극진해야 한다>에서 일본 정부의 설명 책임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 특파원은 “한국 국민은 후쿠시마 상황이 어떤지, 도쿄전력이 한국에 사과했는지 잘 모른다. 일본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일본이 한국과 소통을 제대로 진지하게 하지 않아서”라고 지적했다.

이상훈 특파원은 “후쿠시마 사고와 오염수에 대한 일본 측 설명은 주한 일본대사관이나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가야 겨우 찾아볼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과학적 근거나 국제 기준만으로 오염수 방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법적 절차는 진작에 끝났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직접 어민을 만나 설명한다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를 왜 못 믿느냐고 윽박지르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이상훈 특파원은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과 부정적 이미지에 민감하다고 한다. IAEA 검증에 한국을 적극 참여시키고 한국 정부 시찰단을 받아들인 까닭”이라며 “그렇다고 사고를 일으킨 일본의 설명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에게 기울이는 노력 일부만큼이라도 들여서 한국 국민에게 정중하고 진지하게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NS 채용공고 게시글 갈무리.

‘법적 기자’ 아닌 조선NS 직원들 “조선일보, 더러움의 외주화”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 <조선일보의 반칙, 기자인 척 기자 아닌>을 통해 조선일보의 온라인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온라인 대응팀 조선NS를 자회사로 두고, 이곳 기자들에게 온라인 기사를 소화하게 하고 있다. 조선NS 기자들의 기사는 포털에서 조선일보 이름으로 노출된다.

▲7월19일 한겨레 칼럼 갈무리.

이에 대해 김준일 대표는 “문제는 조선엔에스가 언론사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 회사는 정기간행물 등록도 하지 않았다. 단순 서비스업체다. 그래서 별도 홈페이지도 없다. 다른 회사 경력기자 출신인 조선엔에스 직원들은 조선일보 외주를 받아 주로 조선일보 홈페이지와 지면용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선 조선NS를 찾아볼 수 없다. 김 대표는 “이들은 법적으로 기자가 아니기에 소위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포털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기자 페이지’가 주어져 있다”고 했다.

김준일 대표는 “언론계 암묵적인 룰은 기자는 언론사에 소속돼 기사를 쓰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임시직이든 정규직이든 ‘언론사’에 소속된 것은 변함이 없었다”며 “기자가 아닌 사람이 쓰는 것은 칼럼이나 오피니언으로 분류됐다… 자회사라 하더라도 엄연히 인터넷신문 언론사 소속 기자였다, 그런데 ‘기사는 기자가 쓴다’는 이 관행을 자칭 1등 신문 조선일보가 깬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일 대표는 조선NS 직원들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사를 도맡아왔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조선NS 직원들이 쓴 기사는) 소위 정규직 공채 출신 기자들이 쓰기 꺼리는 기사들이다. ‘위험의 외주화’ 혹은 ‘더러움의 외주화’의 언론 버전”이라며 건설노조 간부 분신자살 사건 관련 기사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법적으로 기자가 아닌 직원이 조선일보 기사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이 정상적인가? 조선일보의 자정을 기대해본다”며 “자정하지 못한다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나서서 제재해야 한다. 한국 저널리즘과 포털 뉴스 생태계의 건강함을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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