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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장관대행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의안 상정 안 돼”

국회 대정부 질문서 답변

고경주기자

수정 2025-02-12 21:39등록 2025-02-12 21:17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케이티브이(KTV)갈무리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실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안건에 대해 의안번호 배정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흠결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고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비상계엄 선포 안건의 의안번호가 몇번이냐’고 묻는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의안번호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의안이 상정되면 대통령실이 의안번호를 요청하게 된다. 고 직무대행은 “만약 부여됐다면 ‘2122번’이어야 되겠지만 의안으로 상정이 안 돼서 부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행안부 의전담당관은 지난해 12월4일 오전 4시께 대통령실로부터 계엄해제안에 대한 의안번호 배정을 요청받았다. 앞서 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국무회의도 선행되었을 거라고 보고 이 직원은 의안번호 ‘제2122호’를 비우고 해제안에 ‘제2123호’를 부여했다. 행안부는 이후 계엄 선포안의 사후 처리를 위해 대통령 비서실에 계엄 선포 안건 제출을 요구했으나, 대통령실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행안부는 비워뒀던 ‘제2122호’에 ‘군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에 고 직무대행을 향해 “의안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것은 결국 의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국무회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고 직무대행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지금 재판에 중요한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얼버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증언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를 “정식 회의로 보기 어렵다”고 답변한 것을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도 “회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평상시 국무회의의 절차나 형식이 되지 않았다”(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조사에서 당시 회의에서 안건 제안, 제안 이유 설명, 안건 토의, 의결 과정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무회의로 보기 힘들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가 실질적으로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고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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