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에서 '부정선거론'은 당연히 선을 그어야 할 주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러지 않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에 대해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여론이 많은 상황이고, 또 부정행위를 우려하는 분도 많은 상황"이라며 박수민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반복했다.
그러면서 "현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투표 절차와 방법·제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고도 언급했다. 다시 말하지만 외견상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 발언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본질 흐리기이자 여론 호도이다. 지금 문제인 건 선거제도의 신뢰성이 아니다. '부정선거론'을 누가 왜 주장했으며 정치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다.
어떤 기관도 제도도 완벽할 수는 없다. 감시와 견제, 보완과 개혁이 계속해서 필요한 이유다. 돌아보면 헌법재판소라고 늘 옳은 결정만 하지 않았고, 선거제도에 문제점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제대로 문제를 찾아내서 수정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은 재판관의 사소한 과거 행적이나 캐묻고, 정상적인 탄핵 심리 과정에 대해 딴지 걸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출처의 주장을 '여론'으로 모호하게 왜곡하여 위험한 이들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탄핵 국면은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행위로 촉발된 사회 불안을 잠재우고 훼손된 국가 체제를 회복해야 하는 시기다.
지금 국민의힘은 멀쩡한 헌법 기관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정치가 수용해선 안 될 주장들을 의회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이 안정과 회복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국가 체제 파괴 행위로 보이는가.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하루하루가 불안할 지경이다.
70년 쌓아온 것이 물거품 된다. 지금 국민의힘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아무리 지지율 상승에 넋이 나가도 정치를 하겠다면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공당으로서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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