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15일 오후 4시 서울시청 동편 도로에서 680여 위의 영정을 모신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0_5812.jpg)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와 전국민중행동이 주관한 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15일 오후 4시 서울시청 동편 도로에서 680여 위의 영정을 모신 가운데 거행됐다.
시청 동편 도로에 제단이 설치되는 동안 열사영정단은 3시간 전부터 열린송현 녹지광장 사거리에 모여 사전에 정한 번호에 맞춰 차례대로 영정을 받아 행진을 준비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였지만 여느해와 달리 밝은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장의 주문을 듣고 환호했던 그 장소였기 때문일까, 과거가 현재를 도왔다는 강렬한 유대감으로 윤석열 파면에 이어 6월 3일 대선에서 내란세력을 심판했으니 이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는 희망에서였을까.
그렇게 6월 15일 과거에서 현재로, 또 미래로 이어지는 산자와 죽은 자의 거룩한 행진이 경복궁을 거쳐 광화문광장을 지나 서울시청으로 진행됐다.
1959년 평화통일을 주창하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사형당한 조봉암 선생을 필두로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1961.12.21), 전태일 열사(1970.11.13), 정유미 전민특위 공동사무국 사무총장(2008.7.26),김정부 6.15해외위원회 부위원장(2014.8.6), 김용균 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 산재열사(2018.12.10) 등의 영정을 든 가족과, 동지들이 앞장서고 680여 위의 영정을 든 참가자들이 뒤를 이었다.
![열사들의 영정을 든 영정행진단이 광화문광장을 거쳐 서울시청을 향해 행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3_537.jpg)
1시간의 도심행진끝에 도착한 서울시청 동편 도로.
△해방 후 4.19혁명을 지나 1970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삼선개헌 이후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전도환 군사정권에서 1987년 6월항쟁 △1988년 노태우정권에서 1997년 김영삼정권 △김대중정권의 IMF 신자유주의 공세와 노무현정권 △2008년 이명박정권과 촛불항쟁 △2013년 박근혜정권과 촛불항쟁 △2017년 촛불항쟁 이후 문재인정권 △2022년 윤석열 정권.
한국 현대사의 갈피마다 민주주의, 생존과 존엄, 평화, 통일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숱한 열사들이 빼곡하게 자리잡아 내리 살펴보는 듯하다.
제단에 1시간 동안 영정을 순서대로 모시고 정리한 뒤 오후 4시 정각에 시작된 추모제에서 '열사정신계승청년학생실천단'(열정단)을 대표해 여섯명의 청년들이 힘차게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어떠한 세력이 정당하고 당당한 그리고 평화로운, 불의에 굴하지 않는 우리의 행진을 가로막을 수 있을 것인가"라며, "드디어 새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야한다"고 다짐했다. "남의 힘으로 얻어진 해방공간에서 민족의 힘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벌어진 민족상잔의 아픔을 이제는 남북의 평화로 극복해야 하며, 반세기에 걸쳐 한반도를 지배했던 친일반민족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탓에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지 못한 한의 세월도 바꿔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반세기동안 민중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외세와 군부의 힘으로 민중을 탄압하고 민족정기를 말살했던 정권과 그 잔당들이 이어가던 정권의 낡은 유물들도 싹싹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평등한 세력이 불평등한 세력을 압도하고, 사회대개혁세력이 반개혁 세력을 압도하고, 평화통일세력이 전쟁세력을 압조하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거듭 되새겼다.
그리고 또 강조했다. "오늘 우리가 이러한 새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안위와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민중의 삶을 우선시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올바름을 위해 싸워왔던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열사의 죽음과 희생뒤에 이어진 유가족들의 투쟁과 열사를 기억하는 동지들의 변치 않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열사정신계승청년학생실천단'(열정단)을 대표해 여섯명의 청년들이 힘차게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4_96.jpg)
추모제 참가자들은 열사의 염원을 담아 △차별없는 평등사회 노동존중사회 건설하자! △일본군 성노예문제 해결, 과거사 진상규명, 민주유공자법 제정하자! △내란농정 청산하고 농업대개혁 실현하자! △노점단속 특별사법경찰 해체하고 노점상 생계보호특별법 제정하자! △차별과 혐오 조장하는 내란세력 끝장내고, 성평등사회 실현하자! △지금은 탈시설! 이제는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하자! △전쟁강요하는 주한미군 철거하고 종속적 한미동맹 해체하자! 극우내란세력 청산하고 사회대개혁 실현하자!라는 결의를 구호로 외쳤다.
![신학철 명예추모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5_1039.jpg)
백기완재단 이사장인 신학철 명예추모위원장은 "820위(온라인 추모관 http://www.yolsachumo.org/)에 이르는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는 없었다"며 "이땅의 자유와 정의를 위하여 분연히 일어나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진 영령들의 서서와 정신을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억하지 못하는 반역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성찰하고 투쟁하는 역사만이 부딪치는 진보의 역사를 만든다"고 하면서 "윤석열이 파탄낸 나라를 바로 세우고, 노동자·민중·시민이 열망하는대로 내란세력을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을 이룩해 광장에서 외쳤던 다시 만날 세계,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 할 역사적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6_1140.jpg)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작년 12월 3일 내란수괴 윤석열의 계엄선포 이후 올해 6월 4일 새 정부 출범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싸웠고 그 투쟁의 결과로 오늘 우리는 다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게 되었다"고 하면서, 다만 "열사들을 예우하기 위한 민주유공자법이 여전히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번 새 정부의 22대 국회에서는 꼭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숙원사업인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연대를 요청했다.
박정훈 고려대학교 재학생은 지난 1983년 6월 18일 강제징집 후 의문사한 김두황 열사를 추도하며, 국가폭력에 의한 여러 의문사를 조사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대독 조직국장)은 2018년 12월 10일 국회 앞에서 택시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불법 카풀 영업퇴출을 요구하며 분신, 사망한 고 최우기 열사를 생각하는 추모사를 보내왔고, 건설노조 사무처장인 강한수 양회동열사회 회장은 최근 경찰이 양회동 열사의 죽음과 건설노조에 대한 악의적 보도를 한 [조선일보]와 이를 근거로 혐오를 선동한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에 대한 수사중지, 불송치결정을 내린데 대해 비판하고는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공윤란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서울본부장은 거대 투기자본인 MBK의 횡포에 맞서 홈플러스를 지킬 수 있도록 청문회 개최 촉구 국민동의 청원 참여를 요청하고, 김소연 빈민해방실천연대·전국철거민연합 사무처장은 "노점상을 범죄자 취급하는 노점단속과 특별사법경찰없는 세상, 노점상이 담당한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점상 생계보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연대를 당부했다.
여기서 부르는 이 노래는 부드럽고 강하다
윤은성
겨울 지나고 우리는 다시 모인다.
살면서, 강변
둥굴고 따뜻한 조약돌의 시간이 있었단 걸
그것을 꼭 지키고 있었단 걸
우리들온 새삼스레 기억하게 된다.
지난 겨울엔 트랙터도, 작은 돌의 마음들도 거리와 광장으로 나오느라
밤잠을 잃은 채였고
단단하게 마음에 맺혀 굳어버린 노래들과
울음과, 그리움 같은 것이 바람과 함께 섞여
우리의 어깨 위로 부는 것을 목격했다.
물결을 닮은 노래 소리 듣고 바람을 맞으면서, 눈 맞으면서,
옆의 또 다른 돌들과 몸 부대끼면서, 데굴데굴 구르면서,
지나갔지만 다 지나가지 않은 아픈 속보들이
총성처럼 쏟아지는 것을 들었다.
당신은 자주 우는사람.
울고 또다시 웃음으로 되돌아갈 줄 아는 사람.
아픔을 몸 안에 묻어둔 당신은
광장에 선 몸들 곁에 다시 와 함께 선다.
배를 채울 것을 나누고, 자꾸만 더 든든해지라고
핫팩을 권하고, 모르는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당신도 굳은 채 한 계절을 보내었는지? 떨었는지?
그럼 우린 약해져서,
너무 많온 진실의 벽돌을 두드리고 깨느라고 주먹이 다 까여서, 목이 다 쉬어서,
눈물이 다말라서
여러 갈래의 표정들이 이제는 하나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단호한 얼굴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부르는 이 노래는 부드럽고 강하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건 오히려 기장 약한 것에서 온다고,
작은 것들이 모여서 서로의 신(神)도 보고
서로의 둥을 내미는 것이라고
내가 너라고 남겨진 너라고,
용기 내서 말하는 것이라고
이곳은 여전히 암담한데,
자꾸 누군가 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한강으로 모여드는 밤물결의 수만큼 많이도 들리는데,
시간은 계속 이어지고,
너무 크고 어두운 철벽의 높은 끝을 향해서
서로의 노래가 되고, 구호가 되는 것은
슬픔과 가난함이 변해서 사랑이 되어왔던 당신이 보내준 시간 때문인데.
우리는 광장의 시간이 기쁘게 끝을 보는 것도 서럽게 목격했다.
시간은 계속 이어진다.
여름에는 더운 습기로 가득한 거리와 폭우 한가운데에서,
겨울에는 추위에 대비하지 못하는 바닥에서,
봄에는 철로에서, 혼자 일하던 작업장에서,
하라면 해야 하는, 숨죽여 우는,
결국 또 다른 슬픔으로 흔적을 내고 마는 각자의 일상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구조신호조차 보내지 못하는
날들 속에서,
가족과 선생님, 나의 동생들아. 강아지야.
사랑이 많은 내 친구들아.
이제 막 날기 시작한 작은 새야.
골목길 누가 치우지 않은 작은 돌아.
언제든 행복한 웃음을 기억들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아끼는 사람들아.
푸른 잎 자라는 소리 가만히 들을 수 있던
먼지 먹은 아이들 뛰던 운동장아. 교실아.
살구 열매 익고 푸르던 강둑도 서늘해지면,
겨울보다 살벌하게 차가운 육중한 무기의 사람들이
약한 이들을 속이다가 뒷걸음질 치면,
그것 참 비열하다고 같이 옷을 줄도 알고,
눈물 마른 깊은 얼굴들 확인하면서
그 얼굴이 짓는 일그러지는 표정도,
심정을 감출 수 없는 몸짓도, 깃발도
계속 이어지는 세상도, 사회도,
서로를 보듬고 가는 목소리도,
결국 우리가 떠나며 남길 애정도, 당신의 아픔도
남아서 서로를 지키고 있다고,
남아서 서로를 붙잡고 있다고
끝없이 다잡는 마음으로 속삭인다.
그것을 믿는다고 서로에게 일러준다.
그 어떤 폭력도 이 사실을 부술 수 없다고, 지을 수 없다고.
진실한 작은 돌들이
상처투성이의 물 먹은 돌들이
정말로 서로를 지키는 걸 오래오래 봐 왔다고,
그것이 나이고,
그런 나는 너라고.

![헌화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47_1325.jpg)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06/213747_109339_56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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