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상호관세 서한을 공개하더니, 곧이어 방위비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 원)를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다. 무역과 안보 문제를 함께 묶어 일괄 협상하겠다는 뜻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미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 매입과 방위비를 맞바꾸는 방법을 제안한다. 트럼프의 100억 달러 요구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 중 일부로 미국 국채를 추가 매입하고, 그 이자를 방위비 분담금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추가 재정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양국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국채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매입으로 방위비 문제 푸는 법
미국 국채와 추가 방위비 분담금을 맞바꾸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한국은행은 4000억 달러(550조 2000억 원)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90% 가까이가 미국 국채 등 해외 증권이다. 여기서 300억 달러(41조 3000억 원) 규모의 5년 또는 7년 만기 미국 국채를 추가로 매입한다. 현재 시장금리 4.5%를 적용하면 매년 약 13.5억 달러(1조 9000억 원)의 이자 수익이 발생한다.
미국 국채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금융 상품이다. 따라서 원금 손실은 없고 이자율도 우리나라보다 높다. 게다가 최근 달러 약세로 추가 미국 국채 매입은 투자 관점에서도 유리한 선택이다. 물론 연간 100억 달러를 이자만으로 메우는 것은 아니다. 국채 이자와 함께 기지 건설, 국산 무기 공급, 회계 설계를 조합한 복합 구조로 해결한다. 구체적으로는 국채 이자 13.5억 달러에 더해 평택과 진해 기지의 인공지능 센터와 스마트 야드 건설, 국산 무기와 정비 서비스 공급 등을 미국 회계 기준으로 평가하고 5년 다년 계약으로 묶는다.
핵심은 미군 관련 추가 비용이 우리 땅에서 우리의 군수 관련 시설과 기지를 강화하는 쪽에 쓰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토지 이용 등 우리 국토 자산 이용분도 모두 미국 회계기준에 따라 계산한다. 이 경우 실제 우리가 추가로 내야 하는 현금은 현재 약 11억 달러(1조 5000억 원)에서 많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늘어나는 비용이 있더라도 추가적인 국가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국채 이자, 기지사용료, 국산 무기 판매 수익 등으로 충당한다.
이 방식의 핵심 장점은 세 가지다. 무엇보다 추가 재정 지출이 최소화된다. 외환보유액 내에서 자산 구성만 조정하고 기존 국방예산과 국산 무기 판매를 활용하므로 새로운 세금 부담이 거의 없다. 300억 달러 국채는 우리가 계속 보유하는 자산이고, 이자와 현물을 조합해 방위비로 활용하는 구조다.
이자 수익과 건설 사업이 고스란히 국내 산업으로 돌아온다. 주한미군 기지 설비 공사, 첨단 통신망 구축, 훈련 시뮬레이터 도입 등의 사업은 국내 건설, 정보통신, 방산 기업들이 수주하게 된다. 결국 방위비라는 정치적 부담이 실질적인 국내 산업 투자로 전환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관세 협상에서도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된다. 미국은 지금 국채를 사줄 나라를 절실히 찾고 있다. 우리가 300억 달러 규모로 국채를 추가 매입해 주면서 방위비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해 줬다면, 그 자체가 미국을 신뢰하고 재정 위험을 충분히 분담하겠다는 강력한 명분이 된다.
정치적 연출 효과도 뚜렷하다. 백악관은 '100억 달러 방위비와 300억 달러 국채를 동시에 제공하는 역대 최대 규모 협력'이라고 발표할 수 있다. 트럼프는 '사상 최대 동맹 기여'라는 승리 서사를 얻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추가 현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주한미군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자주 국방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가 비용을 감당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왜 지금 이 방법이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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