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채 해병의 2주기 기일이다.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던 채수근 당시 일병이 순직한 지도 어느덧 2년이 흘렀다. 그의 2주기를 맞아, 해병1292기 동기로서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아직도 많은 전우들이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채수근 해병과 같은 날 입대한 동기다. 당시 우리는 슬퍼할 틈도, 위로를 받을 시간도 없었다. '귀신 잡는 해병'이 아니라 '귀신 만드는 해병'이라는 국민의 분노와 비판이 먼저 해병대를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휘관들은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언론에 흔들리지 마라"는 말만 반복했다.
채해병의 순직 원인과 수사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앞에 번번이 좌절됐다. 장병의 죽음보다 체면을 우선시한 그 후한무치한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였다는 사실은, 국가와 국민만을 믿고 헌신했던 해병대의 자부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 사이 우리는 모두 전역했고, 2025년 6월 정권이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첫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은 다시 통과됐고, 대통령은 즉각 이를 공포했다. 7월 2일 마침내 이명현 특별검사가 수사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실 안보라인에선 'VIP 격노설'이 확인되는 양상을 보인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격노설을 부인했던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크게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이제 '설'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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