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권 박사의 베프'라고 불리는 황OO씨를 수소문했다. 영월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황OO씨는 영월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맞다"라면서 "지역에서 많이 알려진 인물이고, 평소 권성동 의원과의 친분을 자랑한다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영월에서 '황 회장'으로 불렸다.
12일 <오마이뉴스>는 황씨의 사무실을 수소문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황OO씨가 맞는지'부터 묻자 그는 "나는 황OO이 아니고 김성동이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경식이 권성동에게 48억을 줬다는 현장에 있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질문하자 그는 재차 "아니라니까 왜 그러냐"라면서 자리를 피했다.
기자가 따라 붙으며 '권성동' 이름을 언급하자 멈춰선 그는 "아니라니까 왜 이래요. 이 양반아. 엉뚱한 사람을 잡고 날 왜 이렇게 못 살게 굴어"라고 화를 냈다. '황OO씨 아니냐'고 재차 묻자 그는 "아니라니까 내가 김성동이지 황OO이냐"라고 외친 뒤 택시를 타고 떠났다. 이후 영월의 한 카페에서 황OO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내가 황OO이 아니라는데, 당신이 뭔데 나를 취재하냐. 계속 이러면 고발하겠다. 어떻게 여기까지 알고 왔느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과거 언론보도 사진과 현장 촬영 영상을 대조한 결과 그는 황아무개씨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이에 영월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와 주변 인물에게 교차 확인한 결과 해당 인물은 황아무개씨라는 답변을 받았다.
조경식 전 부회장의 증언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주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48억 원이라는 돈이 건네진 것이 사실인지, 조 전 부회장은 48억 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자금 전달이 사실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 조경식 전 부회장과 권성동 의원의 매개 역할을 한 황아무개씨가 알고 있는 사실은 무엇인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북송금 사건에 이재명 대통령과 이화영 전 부지사를 무리하게 끼워 넣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황OO씨도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라고 자신이 아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될 일이다.
민주당은 대북송금 사건 조작기소 의혹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특위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검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조경식의 증언대로 거액의 돈과 야당 정치인에게 누명을 씌우는 대가로 정치권과 검찰이 결탁해 사건을 조작했다면 이것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대의 조작기소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KH그룹은 조경식 전 부회장에 대해 "당사 임원이 아니다"라면서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조 전 부회장의 증언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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