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청년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청년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행하는 '2026 국제한반도포럼' 2일차 세션이 23일 9시 30부터 열렸다.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여성 평화외교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4세션에서는 한정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한정숙 이사장은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 여성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그는 "남성이 전쟁을 하고 여성이 수습해서 평화를 이루는 것이 법칙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생물학적 원리 아래서는 인류는 영원히 전쟁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여성의 평화 능력을 확장해서 전 세계 시민들이 폭력에서 평화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24년 말, 내란 세력을 저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2030 여성에 주목했다. "한국의 여성, 특히 젊은 여성들은 빛의 혁명으로 내란을 저지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재확립하는 주역이 되었다. 이제는 2030 여성들이 평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여성들의 참여 속에서 남북여성청년축제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2030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평화농장 운영도 제안한다. 그래서 평화경제가 실현되는 꿈을 우리 함께 꾸어보자"고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여성 평화외교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2 토론회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여성 평화외교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2 토론회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토론 패널로 참가한 김수지 럿거스대학교 교수는 평화를 실현하는 데 있어 여성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2016년 UN 여성기구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단순히 여성을 포함한다고 해서 평화와 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여성들이 그 과정에서 실제로 행사한 영향력에 있다. 다시 말해 평화프로세스에 포함된 여성의 수를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여성의 참여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4는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가 진행을 맡고, 한정숙 이사장과 김정수 한반도 평화포럼 부이사장이 발표를, 손미희 전 615여성본부 상임대표, 여지연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 김수지 교수 등이 토론 패널로 참여했다.

세션 5는 '북·중·러 삼각관계와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이 사회를 맡고,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과 김상범 교수가 발표를, 카브쉬 앤드리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페이 얀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연구원과 박소혜 북한대학원대학교 심연북한연구소 연구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 그 어느 시기와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북중러 삼극관계는 대안적 국제 질서를 얘기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국 주도의 단극, 유니폴라 국제질서가 아닌 멀티폴라, 다극화된 국제질서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했다. "소위 말하는 브릭스라든지 상하이협력기구(SCO)라든지 유라시아 협력이라든지 글로벌 사우스와의 전방위적 협력, 이것이 이제 제도화된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는 과거의 진영 논리에 갇힌 채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 정치의 한복판에서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어느 정도 관리하고 새로운 관계 모색이 필요하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블록화와 같은 것들을 피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어쨌든 북한이 이미 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의 관계를 계속 적대적이거나, 과거와 같은 진영 논리로만 접근하면 지역의 진영화가 가속하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상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존 평화 담론과 통일 정책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민족주의적인 통일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 그리고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고민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을 반영해서 우리가 통일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한 북한의 강경한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보면 북한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이후로는 한미 관계를 핵동맹이라고 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한에서 오랫동안 고위직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남한에 와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을 하는데 북한이 대응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현실적인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 참수작전같은 것들은 빼야한다는 것.

특별세션으로 운영된 청년과 통일부 장관의 대화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특별세션으로 운영된 청년과 통일부 장관의 대화 [사진-통일뉴스 서영빈 기자]

오후에는 '청년과 통일부 장관과의 대화'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참석한 청년 패널이 남북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하면 정 장관이 현장에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청년의 시각으로 통일부에 대북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대화에는 동국대와 고려대 북한학과 재학생,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박사수료생 등 국내 여러 대학생과 석박사 연구과정 학생등이 참석했다.

박우혁 동국대 북한학과 재학생은 "통일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를 위해 남북연합 방안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역대 정부의 공식적 통일 방안인 은 평화적, 단계적, 점진적 3원칙에 의해 진행된다. 1단계는 화해·협력 단계다. 싸우고 다투고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악수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면 다음 단계로 남북 연합으로 가자는 것이다. 남북 국가연합이다. 세번째로 법적, 제도적 통일은 그 다음 세대에게 맡기자는 것인데, 역대정부가 공식적으로 계승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평민당 대표였던 김대중 총재의 3단계 통일방안(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는 국가연합 단계로 명시돼 있었다. 이를 포괄하기 위해 남북연합이라고 두루뭉술하게 개념화했다. 좀더 분명하게 남북 국가연합 단계로 설정하고 갈 필요가 있다. 이게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 속에서 통일부가 생각하는 남북연합의 발전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조상원 동국대 북한학과 재학생은 "현재 김정은 정권은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조차 우리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분야로 접근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정 장관은 먼저 "결국 지금 중요한 것은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신뢰가 깨져 있다. 과거 1년에 몇 만명이 방북을 하고, 몇십만 명이 오고 가고 그랬다. 금강산관광을 200만 명이 다녀왔고, 개성공단에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루 12번 들어갔다 나오고 했다. 남쪽의 엔지니어들이 2,000 명 가서 상주하고, 북쪽의 노동자 5만5,000 명이 옷도 만들고 화장품 케이스도 만들었던 역사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황무지로 변해버렸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무너진 신뢰를 쌓아 올릴 것인가? 역시 '선이후난'(先易後難)이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접촉을 늘려가야 한다. 이를테면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넘어서서 대화할 수 있는 종교가 있다. 또 얼마 전에 여자 축구팀도 오지 않았나. 종교, 문화, 체육, 학술 이런 쪽에서부터 하나씩 숨통을 틔워나가는, 대화의 길을 넓혀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승준 가천대 동양어문학과 재학생은 청년들이 통일보다는 일자리나 주거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더 관심이 많다며, "통일이 청년들의 일자리와 산업, 경제활동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정동영 장관은 이에 "우리는 80년 동안 해양으로만 진출했다. 바다로 보면 일본이, 미국이 있다. 동남아도 있다. 그러나 대륙으로는 막혀 있다. 북으로 가면 철조망과 지뢰밭이 있어 지나갈 수 없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만난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합의한 것은 길을 다시 잇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서 해양으로 가는 게 아니라 북을 거쳐서 만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한쪽으로는 해양으로, 한쪽으로는 대륙으로 갈 수 있다. 오늘까지도 북쪽은 막혀 있지 않는가. 이걸 뚫어내는 게 청년한테는 큰 의미가 있다. 무대가 달라진다. 배낭 매고 서울역 가면 베를린, 파리, 런던, 중앙아시아, 모스크바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면 청년들의 기회가 넓어진다. 미래가 넓어진다. 일자리, 주거가 거기서 열릴 수 있다"고 희망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청년 일자리의 해법은 바로 통일이 된 뒤에 있는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단계에서, 남북 연합으로 가는 단계에서, 대륙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개성공단이 한 개 두 개 만들어지면서 청년의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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