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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재단 최필립 이사장, 대선 뒤 사퇴한다고 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11/03 04:41
  • 수정일
    2012/11/03 04: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고 김지태 사장 둘째아들 김영우 회장... "4월부터 만나 대화"

12.11.02 18:48l최종 업데이트 12.11.02 18:48l
윤성효(cjnews)

 

 

박정희 정권 때 '부일장학회'를 강탈해 만든 '정수장학회(재단)'가 18대 대통령 선거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최필립 정수재단 이사장이 대선 뒤인 12월에 사퇴한다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우(70) 한생산업(주) 회장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 김지태 사장의 둘째 아들인 김 회장은 1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와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로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4월혁명 감사패'를 받은 뒤, 마산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단독 인터뷰를 했다.

'부일장학회'를 설립했다가 박정희정권에 빼앗긴 고 김지태 사장의 아들인 김영우(70) 한생산업(주) 회장은 "정수장학회가 진정한 사회공익재단으로 임무를 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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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올해 4월부터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대화를 해왔다. 내가 그 양반한테 부탁한 것이 있다. 그 양반은 나한테 12월에 그만둔다고 했다. 그러니까 대선 이후다"며 "대선 이후 정수재단 이사 두 명의 임기가 완료된다. 최 이사장도 그만둔다면 비는 자리가 3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최필립 이사장의 인품을 안다. 나는 최 이사장한테 우리가 천거하는 사람 한 두 명을 이사로 받아달라고 했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정수재단의 문화방송 지분 처분 문제에 대해, 김 회장은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씨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법을 바꾸어야 한다. 문화방송이 너무 나가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그냥 듣는 쪽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MBC 주식 처분 주장은 아이들 장난하는 이야기다.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주식을 처분한 뒤의 사용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안되는 것을 갖고 그 다음 단계까지 논의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아버지 재산인데 박씨 집안에서 관리"

김영우 회장이 이날 감사패를 받은 뒤 기자회견과 인터뷰 때 했던 주요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일장학회'를 설립했다가 박정희정권에 빼앗긴 고 김지태 사장의 아들인 김영우(70) 한생산업(주) 회장은 "정수장학회가 진정한 사회공익재단으로 임무를 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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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정수장학회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아버지 재산이 보다 투명하게 처리되었으면 한다. 개인에 의해 흔들리는 단체가 아니고, 진정한 사회공익재단으로 임무를 다해 나가길 바란다. 항간에는 영리나 사욕이 있어 재산을 가져갈 거 아니냐고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최근 부산고법에서 강탈이라는 결론이 났다. 우리는 사욕이 없다. 어떻게든 장학금 받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누구의 돈으로 공부하는지 알았으면 한다. 박근혜 후보는 돈 한 푼 내지 않았고, 그런데도 정수장학회를 이끌어 왔다. 장학금 받은 사람들이 자명(호) 김지태가 낸 돈으로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게 분하다."

- 정수장학회의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고 보는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 본다. 이사진 구성을 보면, 아버지가 재산을 냈는데 관리는 박씨 집안에서 해왔다. 자식을 낳은 건 아버지인데 기른 건 박씨 집안이다. 우리가 천거하는 이사진과 박씨 집안 이사진이 모여 새로운 제3의 이사진을 선임해서 공정하게 구성해 장학사업을 해나가기를 바란다."

- 이사진 구성에 참여한다는 것인지?
"떡 주기 전에 김칫국부터 마시면 안된다. 몇 명이 되든 이사진 구성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최근 새누리당에서는 고 김지태 사장이 '친일'을 했다거나 4․19 뒤 부정축재자였다고 주장했는데.
"최근 비열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강탈이 아니라고 우기다가 강탈이라는 사실이 인정되니까, 사실이 아닌 친일과 부정축재를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이 4․19 뒤 부정축재에 몰려 재산을 빼앗겼다고 했는데, 막 나가는 사람이다. 분한 마음에 고발할까 생각하다 선거 때까지 참기로 했다. 선거가 지나면 분명히 단죄할 것이다.

5년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혜훈 의원이 그런 말을 해서, 당시 이 의원을 만났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있음에도 용기있게 공개사과했다. 그런 점에서 존경한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해명해 주기를 바란다."

"박근혜 후보 직접 대화한 적 없어... 만나자 제안 여러 차례"

- 대선 앞두고 정수장학회가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한 소감은?
"5년 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그랬다. 그때 '경선후보검증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거기에 정수장학회 문제를 제기했다. 그때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박근혜 후보한테 굉장히 미안했다. 그때 경선후보검증위에 제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때부터 같이 하자고 했다. 이 문제가 다시 선거 때만 되면 불거질 것이 명약관화한 것이기에 그 전에 좋은 방안으로 하자고 여러 채널을 통해 이야기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되지 않았고, 대선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이다."

- 지금까지 박근혜 후보를 직접 만나 입장을 전달한 적은 없는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를 해본 적은 없다. 만나자는 제안은 여러 번 했다. 여러 채널로 했다. 어떤 사람이 저의 팔을 비틀어서 빼앗아 갔다고 해서 우리도 그 사람의 팔을 비틀어서 가져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놓으면 내 아들 때에 가서 불상사가 난다. 계속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아버지 때 20년, 저희 때 30년까지 총 50년을 기다려 왔다. 합당하고 누가 봐도 잘 해결했다고 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

-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로부터 '4월혁명 감사패'를 받았는데 소감은?
"아버지께서 부산일보 사장으로 계실 때 일이다. 김주열 열사의 사진이 신문에 실렸던 것이다. 그 뒤 아버지께서는 그 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셨다. 당시 굉장히 어려운 판단을 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다. 감사패 수여식에 다른 유족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제가 그 때 아버지로부터 그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있기에 직접 온 것이다. 반세기가 지나가도 잊어버리지 않고, 남의 일인데도 기억해 주는 분들이 있구나 싶어 고맙다."

'부일장학회'를 설립했다가 박정희정권에 빼앗긴 고 김지태 사장의 아들인 김영우(70) 한생산업(주) 회장이 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사)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백남해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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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람들이 고 김지태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정신없는 사람들이 허튼소리를 하는 와중에도 아버지의 공적을 인정하는 분들이 있고, 그런 운동도 있다. 특히 부산과 경남에서 그런 게 많다. 요즘 저희 쪽에 연락이 많이 온다. 주소를 묻는 사람도 있고, 무엇을 보내주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 고 김지태 사장은 국회의원도 지냈는데, 당시 기억에 남는 일은?
"2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3대 때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하다 국회에서 쫓겨 나셨다. 6․25 때 일화가 있다. 전쟁이 나니까 국회가 부산으로 옮겨 왔는데, 의원들도 쫓겨 왔다. 국회의원들이 부산에 거처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회사 사택을 내어주셨고, 국회의원 20명 이상이 생활했다. 당시 국회로 출근할 때 같이 차를 타고 갔다."

"기자는 편파적으로 한 군데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 아버지께서 방송과 신문을 하게 된 것은.
"4대 국회의원에 나섰다가 떨어지셨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하셨고, 언론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방송 장비를 사서 부산에서 방송사를 차리고, 윤전기를 사고 사옥을 짓고 했던 것이다. 언론은 돈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부산일보에 돈을 많이 썼다. 당시 '부일장학회'가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아 형편없었다고 하는 소리가 최근에 나왔는데,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때까지는 재산도 '등기제'가 아닌 '의사제'였다. 누가 몇 사람이 있는데서 어떤 재산을 누구한테 준다는 '의사'만 있으면 소유권이 넘어갔던 것이다. '의사제'는 조선시대부터 있어 왔고, '등기제'는 유럽에서 들어왔다. 그런 소리가 저한테는 상당히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대한 반박문을 준비해서 부산일보에 광고로 내려고 했다. 처음에는 광고를 내주겠다고 해서 문안도 수정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안된다고 해서 광고를 내지 못했다."

- 아버지의 언론관은 어떠하셨는지?
"기자든 언론사든 편파적으로 한 군데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기자들이 돈에 팔려서는 안 되고, 그러면 큰일 난다고 하셨다. 그때 부산일보 기자들한테 월급을 많이 주었다. 기자는 대한민국의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오랫동안 언론사를 했더라면, 저희들은 별로 상속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편하게 살지는 못하셨겠지만 대한민국 언론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와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는 '4.19혁명 기념패'를 3.15의거 당시 부부산일보 사장을 지낸 고 김지태 사장한테 전달했다. 사진은 이날 기념패를 대신 받은 고 김지태 사장의 아들인 김영우 회장이 마산 중앙부두에 있는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를 둘러보고 김영만 전 회장과 백남해 회장과 함께 한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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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 투자를 많이 생각하신 것 같은데.
"강탈 사건 직전에 해외여행을 하셨다. 그때 미국 NBC에 가서, 방송 시설을 국내로 가져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부산MBC 지분 65%를 갖고 있었고, 서울MBC를 창설하면서 전국 네트워크 계획까지 세우셨다. 공장 사람들을 시켜 땅을 확보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통신시설이 잘 돼 있지 않았는데, 통신 관련 장비를 갖추기도 했다. 그 무렵 아버지께서는 방송사 하나, 신문사 하나, 거기다 통신사를 하면 우리나라 언론을 바르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보았는지?
"올해 4월부터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대화를 해왔다. 내가 그 양반한테 부탁한 것이 있다. 그 양반은 나한테 12월에 그만둔다고 했다. 그러니까 대선 이후다. 대선 이후 정수재단 이사 두 명의 임기가 완료된다. 최 이사장도 그만둔다면 비는 자리가 3개다. 최필립 이사장의 인품을 안다. 나는 최 이사장한테 우리가 천거하는 사람 한두 명을 이사로 받아달라고 했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해왔다."

-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매각 이야기도 나왔는데.
"MBC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씨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법을 바꾸어야 한다. 문화방송이 너무 나가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그냥 듣는 쪽이었다고 판단한다. MBC 주식 처분 주장은 아이들 장난하는 이야기다.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주식을 처분한 뒤의 사용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안 되는 것을 갖고 그 다음 단계까지 논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를 어떻게 할 것 같은지.
"제일 좋은 방법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고 나서 '나는 바빠서 안 되니까 당신들이 하시오'라고 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당선이 안 되면 그 나름대로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나.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선하게 대하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든, 악한 사람이라도 선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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