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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국민설명회’

 

“간첩을 만드는 것은 국가범죄 행위” 유우성씨 등 시민앞에서 설명회

15일 오후 청계광장서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국민설명회’

 
전지혜 기자·이병호 수습기자
입력 2014-03-15 19:42:24l수정 2014-03-15 19:47:23
국정원의 증거조작에 대한 심정을 밝히는 유우성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법학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 괴물을 어찌할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철수 기

 

서울 도심에서 국가정보원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규탄하고 해당 사건을 설명하는 국민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와 유씨의 변호인, <뉴스타파> 최승호 PD 등은 1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국민설명회-이 괴물을 어찌할까’에서 증거 조작 사건의 정황을 시민에게 설명했다.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의 사회로 유씨를 비롯해 민변의 장경욱, 양승봉 변호사, 최승호 PD는 무대에 올랐고 이야기 마당이 진행됐다. 박주민 변호사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돌고 있는 질문을 유씨에게 물었다.

박 변호사가 ‘어떻게 민변 변호사를 만나게 됐느냐’고 묻자 유씨는 “작년 1월 10일 긴급체포가 된 이후 8일 뒤 장경욱 변호사를 처음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 온 뒤 탈북청년과 남한청년이 같이하는 모임 ‘영한우리’ 회장을 맡고 있었고, 이 모임을 후원하는 천주교인권위원회 신부는 긴급체포로 행방불명된 유씨를 찾는 과정에서 민변에 연락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심경을 묻는 말에 “언론에서는 저에 대해 굉장히 왜곡된 뉴스가 나오면서 동생은 울면서 괜찮냐고 하는데, 사실 저는 괜찮냐는 말이 안 통하는 것 같고 그 이상으로 넘어가서 저 자신도 컨트롤이 안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계속 말씀드리는데 아마 재판이 끝나서도 계속 얘기할 것”이라며 “저는 간첩이 아니다. 백번 말하라고 하면 말하고 천 번 말하라면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남들하고 똑같이 평범하게 사는 게 이렇게 힘든 걸 몰랐다”며 “차라리 사람이 아니라 다른 걸로 사는 게 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왜곡되는 기사들이 저를 괴롭히지만 저는 국정원에서 20일, 검찰에서 30일 총 50일 동안 조사를 받았다”며 “사실 하나만 추구하며 왔고 저는 계속 진실만 따라서 갈 거다.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처럼 불행한 일이 벌어지질 않기를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렇게 명백한 사건 바로잡지 못하면 대한민국 자정능력은 기대할 수 없다”
 
유우성씨 백번 천번 말해도 간첩 아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 괴물을 어찌할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주민 변호사는 중국을 방문해 증거가 조작된 정황을 보도한 최승호 PD에게는 ‘국정원이 왜 유씨를 간첩으로 만들려고 했는지, 취재하면서 받은 느낌’을 물었다. 최 PD는 “제가 봤을 때는 (간첩 증거 조작)이 사건이 이거 하나밖에 없는 게 아니고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유우성을 왜 잡았느냐’ 이게 아니고 국정원이라는 기관 자체가 간첩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생존하는 기관이고 (간첩을)만들어 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는 게 진실”이라고 말했다.

양승봉 변호사는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 검찰의 책임을 묻는 말에 “공소 제기하고 유지하는 건 검찰의 몫”이라며 “비공개로 전개된 1심 재판 3~4개월 동안 치열하게 법정 공방을 벌였고. 검찰은 1심에서도 이미 조작되고 은닉된 증거를 제출했다.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들은 또한 이번 사건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양 변호사는 “저는 보수적이고 관공서를 믿는 사람이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국가기관이 ‘이런 허무맹랑하고 한 사람을 죽이는 짓을 하는구나’ 생각을 했다”면서 “이렇게 명백한 사건을 바로잡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자정능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경욱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이제 시작”이라며 “한국사회에 어떤 공포가 있고 (한국사회가)인간적인 양심조차 찾기 어려운지 하루속히 깨닫고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 수사권 함께 가진 것이 근본적인 문제”
영사확인서 조작하는 일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간첩 증거조작 사건 설명하는 유우성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 괴물을 어찌할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유씨의 변호인인 민변 김용민 변호사는 증거조작 사건의 발단부터 최근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중국 화룡시를 방문해 3개의 문서가 조작된 정황을 파헤친 과정을 설명하면서 “검사와 국정원은 문서를 만드는 나라에서 위조됐다고 하는데 그것 말고 더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처벌과 관련 “단순히 사문서위조가 아니라 국가보안법상 날조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국정원장과 검찰 수뇌부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예상되며, 이는 집행유예가 안 되는 범죄”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원이 수사권을 함께 가진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아무도 통제받지 않고 어떤 수사가 이뤄지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국정원의 수사권은 더이상 인정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건의 국가범죄적 성격 분석’을 주제로 영사확인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며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서 영사확인서를 조작하는 일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간첩을 잡는 것은 동의하지만 만드는 것은 국가범죄”라며 “과거 간첩사건 속에서 자수 간첩이 등장한다. 제가 알기로는 이종수씨 사건도 그렇고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나왔다. 국정원 협력자가 법정에 와서 말하는 것에 시민사회 주목하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나라 수사기관의 요원인 사람이 일본 현지에서 임의로 수사하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있지만, 활동한 기록을 법원에 내 자진적인 신고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수사기관이 첩보로 증거도 아닌 걸 증거라고 내놓는 것은 공권력이 국제규범을 위배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번에 정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 “유우성 힘내라” “진실은 밝혀진다” 등 외쳐
 
부정선거 규탄하는 청년들

3.15 부정선거 54주년을 맞는 1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시국회의 주최로 선거조작, 간첩조작 남재준 해임의 요구 제 36차 시국촛불 집회 3.15부정선거 54년, 국가기관 대선개입사건 특검촉구 민주수호 국민대회에서 민주수호청년연석회의 청년들이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를 재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번 설명회는 민변과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참여연대, 민주당 국정원 특위, 서기호 정의당 의원 등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시민 300여 명과 민주당 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시민들은 “유우성 힘내라”, “진실은 밝혀진다”, “우리가 응원한다. 힘내라” 등을 외치며 유씨를 격려했다. 청계광장을 오가던 시민들은 간첩 증거 조작사건이 어떻게 걸음을 멈추고 설명을 듣기도 했다. 가족과 청계천에 왔다가 설명회를 보게 됐다는 박상훈(38)씨는 “국정원이 속이고 있는 건지, 국정원과 검찰이 속이고 있는지, 유우성씨가 우리를 속이는지 모르겠지만 만일 유우성씨가 희생양이라면 다시는 이런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무고한 사람들 이런식으로 모는 건 안된다. 철저히 진실을 파헤쳐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대선개입시국회의가 주최한 ‘3·15부정선거 54년, 국가기관대선개입 사건 특검촉구 민주수호 국민대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시민 1천여명(경찰 추산 350여명)이 참가했다.

시국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드러났는데 박근혜 정권은 진상을 은폐하고 부정선거를 없던 일로 하려 한다”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도 독립적 수사 보장되지 않으면 진상규명은 묘연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남재준 국정원장을 찍어내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면서 “관권 부정선거 시스템과 인물들이 유지된다면 이번 6.4 지방선거도 보나마나 뻔하다”고 말했다.

시국회의는 이날부터 4월 19까지 ‘관권 부정선거 및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것과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 방지 운동을 펼칠 것을 국민들에게 제안했다. 또한 야당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 특검 도입을 통한 진상규명에 힘쓰고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울먹이는 유우성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 괴물을 어찌할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국정원 강요 동생의 증언 동영상에 눈물 흘리는 유우성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 괴물을 어찌할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서 동생의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청년들 민주정의 바로잡자

3.15 부정선거 54주년을 맞는 1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시국회의 주최로 선거조작, 간첩조작 남재준 해임의 요구 제 36차 시국촛불 집회 3.15부정선거 54년, 국가기관 대선개입사건 특검촉구 민주수호 국민대회에서 민주수호청년연석회의 청년들이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를 재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부정선거 규탄 백만학도여 뭉쳐라!

3.15 부정선거 54주년을 맞는 1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정원 시국회의 주최로 선거조작, 간첩조작 남재준 해임의 요구 제 36차 시국촛불 집회 3.15부정선거 54년, 국가기관 대선개입사건 특검촉구 민주수호 국민대회에서 민주수호청년연석회의 청년들이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를 재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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