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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로켓발사장 증축, 북미대결전의 중심

북한의 로켓발사장 증축, 북미대결전의 중심
 
<분석과전망>유인우주선 발사를 위한 것인가? ICBM 발사를 위한 것인가?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8/02 [17:04]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 7월 29일 북한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로켓 지지대가 기존 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는 보도를 했을 때 일반 전문가들은 물론 한반도정세전문가들 역시도 깜짝 놀라야했다. 

일반전문가들은 곧바로 ‘은하9호’를 떠올렸다. 기존 로켓지지대는 30m이다. 2012년 4월과 12월에 각각 광명성3호 1호기와 광명성3호 2호기를 쏘아올렸던 은하3호를 장착했던 지지대였다. 은하3호의 크기가 30m인 셈이다. 

그러나 <38노스>보도에 따르면 증축된 지지대는 위로 3개 층이나 더 높아져 있었다. 총 50~55m였다. 7월 초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해 낸 결과라고 했다. 이는 증축된 로켓지지대에 장착될 로켓이 은하3호 보다 훨씬 클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에 은하 3호보다 큰 로켓에는 무엇이 있을 것인가? 그래서 전문가들이 상기한 것이 은하 9호였다. 은하 9호. 광명성 3호 2호기를 쏘아올리는 데 성공한 은하 3호에 대해서야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에 비하면 은하9호는 생소하다. 물론 일반인 입장에서다. 전문가들이야 특별히 접했고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은하 9호이다. 

“운반로케트 ‘은하-9’ 모형을 가리키시며 자세히 보았는가고 물으시였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2년 12월 광명성3호 2호기 궤도진입 성공 뒤 열린 발사 자축 연회에 참석하여 한 말이다. 2012년 12월 21일자 <노동신문>가 보도한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 연회에는 은하3호 그리고 그보다 큰 은하9호 모형이 설치되어 있었다. 은하 9호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전문가들이 아니어도 은하3호의 후속모델일 것 정도는 쉽게 짐작이 되었다. 9호라는 수치에서 확인되듯이 은하계열에서는 최고 발전된 로켓일 것이라는 추정도 누구나 했다. 은하 9호의 실체와 관련된 궁금증은 날로 커져 갔다. 그 즈음에 은하 9호와 관련될 법한 뉴스가 주목을 끌었던 것은 당연했다. 

북한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것에 우선, 전문가들은 남다른 주목을 돌렸다. 전문가들이 기억을 되돌려 재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기사를 찾아내 주목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2012년 4월 은하3호에 광명성3호를 장착해 쏘아올린 현장을 취재한 뒤 북한 관계자와 인터뷰를 한 기사였다. 가까운 앞날에 정지위성을 발사하게 될 것이지만 “전망적으로는 유인우주비행선까지 쏘아올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 대목에서 전문가들은 은하9호를 인공위성의 최고 발전 형태인 유인우주선과 등치시킬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은하 9호는 유인우주선. 물론 조심스러운 태세로였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추론이 맞을 수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2013년 2월 초였다.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은하 9호를 타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은 북한 남성이 장거리 로켓 ‘은하 9호’로 쏘아 올린 유인우주선 ‘광명성 21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은하 9호의 실체는 그렇게 확인되었다. 물론 확정 수준은 아니었다. 여전히 추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기 보다는 극히 대중적인 방식을 빌려서 암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의 우주개발계획이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쾌하게 확인되었다. 

북한이 2013년 연초에 “단숨에 ‘은하 9호’까지!”라는 구호를 제기했던 것에서 전문가들이 확인하게 되는 것도 그것이었다. 

그러한 특별한 기억이 아니었다면 전문가들은 <38노스>의 서해 발사장 증축보도를 은하 9호와 연계시키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북한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로켓 지지대가 기존 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는 <38노스> 보도와 관련하여 일반전문가들은 은하 9호를 떠올렸지만 그러나 정세분석가들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정세분석가들은 <38노스>의 서해발사장 증축보도를 은하 9호와 연계시키면서도 동시에 올 들어 유난히 강화되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 훈련과도 밀접히 결부시켜서 바라보았다. 그럴 것이 <38노스>의 보도에는 로켓지지대를 높힌 것 그리고 도로를 확장한 것 말고도 특별히 주목을 끌만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KN-08’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시험 등이 감지됐다는 것이 그것이다. 결코 예사롭지 않은 정보였다. 

7월 30일에 북한은 발사체 4발을 평안도 묘향산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발사체사거리가 제각각이라고 하는 것이 유독 주목을 끌었다. 특히 발사지점이 해안지역이 아니라 내륙지점이라고 하는 것은 더 강조되었다. 아울러, 항상 그러하기는 했지만 항행경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오발사고나 오착사고에 대한 염려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에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북한의 자신감이 읽히는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다들 입을 모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한 것은 북한이 올해 들어 왜 로켓발사훈련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날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무려 16번째였다. 이때까지 발사한 총 수 만 해도 100발이 넘는다. 정확히는 7월 30일 현재 102발이다. 우리군당국은 발사체의 종류와 관련하여 방사포와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 프로그 로켓 등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이중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는 7번 시험발사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로켓발사시험을 두고 흔히 있는 일반적인 군사훈련이라고만 볼 수 없게 하는 특징들이다. 

결국 정세전문가들은 <38노스>의 서해 발사장 증축보도를 북한의 연속적인 로켓발사시험훈련은 같은 맥락으로 보아야한다고 했다. 


유인우주선 개발사업과 ICBM 개발사업. 동창리 서해발사장 증축공사를 두고 내놓고 있는 일반전문가들과 정세분석가들의 입장은 이처럼 서로 약간씩은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겉으로 보면 그럴 뿐 본질에 있어서는 같다. 북한의 미사일로켓 능력을 높이는 활동이 적극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해발사장 증축공사에서 확인되는 북한의 로켓 능력의 강화는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면과 군사적인 면 두 가지 측면을 다 포괄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인공위성 그리고 일반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유인우주선 발사를 향한 노력의 일환으로 된다. 그렇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38노스>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ICBM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결국 북한의 서해 발사장 증축공사는 어떻게 접근하든 결코 단순할 수 없는 사안으로 된다. 북미대결전의 중심으로 진입해보면 사람들이 군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북미대결전의 양상을 응축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 서해 발사장 증축 공사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를 북한이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민간정보기관에 의해서 흘러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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