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드디어 ‘이 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차례가 왔습니다. 이 분은 제가 MBC PD수첩 있을 때 만든 ‘검사와 스폰서’를 통해서 유명해진 분이죠.”

뉴스타파는 지난 14일자 ‘총선에 뛰어든 ‘그때 그 사람들’’ 편을 통해 20대 총선 예비후보자들을 검증했다. 특히 사정기관에서 실세였던 이들의 출마가 도덕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증했다. 

그 가운데서도 MBC 해직언론인이자 뉴스타파 진행자인 최승호 PD가 말한 ‘이 분’이 관심을 모았다.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이다. 

   
▲ MBC PD수첩 검사와스폰서 편. (사진=뉴스타파, MBC 화면 캡처)
 

지난 2010년 4월 MBC PD수첩은 ‘검사와 스폰서’ 편을 통해 당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 감찰부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향응이나 성접대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한승철 전 감찰부장 역시 최근 안철수 신당에 영입됐다 영입 발표 3시간 만에 취소됐다. 

PD수첩은 부산․경남 지역 전․현직 검사 57명에게 성접대를 포함한 향응과 촌지를 제공한 한 건설회사 사장의 문건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방송을 진행했고 식당․룸살롱 등 관계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박 전 지검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접대 논란만큼이나 언론을 대하는 고압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전 지검장이 최승호 PD에게 “다른 사람을 통해서 당신한테 경고했을 거야. 그러니까 뻥긋해서 쓸 데 없는 게 나가면”, “네가 뭔데?”, “너 저기 무슨 PD야?”, “PD가 검사한테 전화해서 왜 확인을 하는데?” 등의 발언을 했던 것이다. 언론관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랬던 그가 6년여 만에 언론에 반성문을 썼다. 뉴스타파 제작진은 울산 남구갑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박 전 지검장을 직접 만났다.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예비후보자 점퍼를 입은 박 전 지검장은 “뇌물을 받고 그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을 통해서 혐의가 없는 걸로 정리가 됐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 뉴스타파 14일자 ‘총선에 뛰어든 ‘그때 그 사람들’’ 편. 박기준 새누리당 예비후보 모습. (사진=뉴스타파 화면캡처)
 
   
▲ 뉴스타파 14일자 ‘총선에 뛰어든 ‘그때 그 사람들’’ 편. 박기준 새누리당 예비후보 모습. (사진=뉴스타파 화면캡처)
 

박 전 지검장은 이어 ‘공직에 나선 것에 부끄러움은 없느냐’는 뉴스타파 질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면 다 부족한 점이 있지 않겠느냐”며 “제 나름대로 그동안 행정적인 책임도 졌고, 지난 4~5년 넘게 ‘성찰의 시간’을 통해서 제 나름대로 다듬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PD는 “제보자가 준 명단에 57명 검사가 있었는데 당시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가장 중심인물이었다. 그 사건으로 부산지검장 면직처분을 당했다”고 했다. 

당시 특검은 박 전 지검장은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고 지목했지만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려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박 전 지검장에 대한 면직처분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접대 사실을 인정했다.

최 PD는 “(박 전 지검장은) 수십 년 동안 스폰서와 가깝게 지내면서 후배 검사를 데려가서 스폰서를 받아 스폰서 문화를 확산시킨 가장 인물”이라며 “특검에서 무혐의 받은 것만 이야기하니까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포장이 됐다”고 쐐기를 박았다.     

6년 동안의 성찰을 통해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선거 직전이니 일단 조아리고 보자는 심산은 아니었을까. 아래는 미디어오늘이 다룬 ‘검사와스폰서’ 보도다. 2010년 MBC는 2016년 MBC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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