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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IS... 파리 이어 브뤼셀 테러 '공포의 유럽'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3/23 09:24
  • 수정일
    2016/03/23 09: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벨기에 수도 브뤼셀 공항·지하철역 연쇄 테러... 30여명 사망

16.03.23 07:46l최종 업데이트 16.03.23 07:4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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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머리기사로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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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국제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쳤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오전 8시께 브뤼셀의 자벤텀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두 차례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다. 공항 유리창과 천장이 산산이 부서졌고,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아비규환이 됐다. 이 폭발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96명이 다쳤다.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폭발 직전 공항 출국장에서 총성이 울리고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소 1차례 폭발은 미국 아메리칸항공 체크인 구역에서 발생했다.

공항의 수하물 보안 담당 직원은 "크게 다친 한 사람이 피 웅덩이에 누워 있었고, 근처에 있던 6∼7명은 다리가 완전히 부서졌다"라며 "모두가 극심한 공포에 떨며 공항 밖으로 뛰쳐나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공항 폭발이 자살폭탄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폭발 현장에서 자살폭탄용 벨트와 자동소총 등이 발견됐으며 수색팀이 불발된 폭탄 1개도 찾아내 안전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소방 당국은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전면 금지하고 공항을 폐쇄했다. 또한 공항으로 통하는 도로와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다. 유럽항공관제기구 유로콘트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브뤼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공항 폭발 직후 브뤼셀 도심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도 폭탄이 터지면서 20여 명이 사망하고 106명이 다쳤다. 말베이크역은 유럽연합(EU) 본부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날 공항과 지하철역 테러로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202명이 다쳤다. 하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중상자가 20여 명에 달해 총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IS "시작에 불과"... 추가 테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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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경찰이 공개한 브뤼셀 공항 테러 용의자 사진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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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날 영어와 불어로 성명을 발표해 브뤼셀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IS에 대적하는 모든 국가에 결과로 답했다"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알라의 뜻에 따라 모든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폭발은 파리 테러를 일으킨 주범 살라 압데슬람이 도주 4개월 만인 지난 18일 브뤼셀에서 체포된 지 4일 만에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국립 축구경기장, 공연장, 카페 등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하면서 130명이 숨지자 프랑스와 벨기에 경찰이 공조해 테러 주범들을 사살하거나 체포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압데슬람은 "경찰을 피해 숨어다니는 동안 브뤼셀에서 새로운 (테러)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만약 체포되지 않았다면 실행에 가담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곧이어 경찰은 공항 자살폭탄 테러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도했다. 공항 건물 안에 설치된 CCTV로 촬영한 사진에서 검은색 상의를 입은 두 남자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흰색 점퍼와 모자를 쓴 남성은 도주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테러범들은 공항과 지하철역에 사람이 많고 혼잡한 출근 시간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정부는 테러 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로 올리고 도심에 경찰을 전면 배치했다. 또한 국경을 전면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 직원들도 대피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국영 방송을 통한 생중계 연설에서 "맹목적이고 비겁한 테러에 당했다"라며 "(파리 테러 이후) 우리는 테러를 두려워했고, 오늘 바로 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라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했다.

벨기에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은 벨기에로 가는 교통편을 모두 중단했다. 또한 자국 내 주요 기관과 대중교통의 경계를 강화하면서 테러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국제사회, 대테러 연대 강조... 누리꾼들 '애도 물결'

국제사회는 일제히 브뤼셀 테러를 규탄하며 연대를 강조했다.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열린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맹목적인 폭력을 거듭 비난하며 신께 평화의 선물을 간청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IS에 의해 파리 연쇄 테러를 당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테러는 브뤼셀이 아닌 유럽 전체가 공격당한 것"이라며 "중대한 위협 앞에서 연대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쿠바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대국민 연설에서 "테러에 대응하려면 전 세계가 강력히 단결해야 한다"라며 "무고한 사람들이 잔인하게 살해됐고, 이번 테러를 일으킨 책임자들을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뤼셀 테러는 미국 대선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 국경을 완전히 폐쇄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국경을 폐쇄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이번 테러는 오히려 극단주의에 맞서는 국제사회를 더욱 단결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세계 누리꾼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러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파리 테러와 마찬가지로 "벨기에를 위해 기도하자"(Pray for Brussels)라는 해시태그와 게시물을 퍼뜨리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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