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북-미 핵대결 정세에서 박그네의 운명은?

북-미 대결 정세에서 박그네의 운명은?
세계인? 역사? 아이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서프라이즈 / 시다의검 / 2013-02-16)

 

1.프롤로그

방학이라고 뒹굴뒹굴 TV만 보는 아이들이 영 못마땅해서 리모콘을 숨긴지 오늘로 보름이 지났다.
어제 마신 술을 핑계로 아침도 거르고 늦잠을 즐기려는데 갑자기 터져 나오는 비명소리.
“으아아앙~ 아아~ 나빠써어~ 저~엉 마~알~ 으아! 으아아~!”
큰아이다. 무슨 일이지? 용수철 튕기듯 몸을 일으켜 아이 방으로 달려갔다.
초등학교 2학년, 만혼에 그것도 4년이나 지나서 태어난, 첫 딸애가 온방을 떼굴떼굴 울고 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저~ㄴ 두우~ 화니 나빴어~ 주거야 돼~”
뭐라고? 누구?
“전두환! 광주! 살인자! 나쁜 놈! 쏴 주겨야 되는 데에~ 으앙~”
내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잠시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볼을 꼬집었다. 얼얼하다. 그렇다면?
아이의 책상을 보았다. 아! 역시..
책상에는 강풀의 ‘26년’ 제 3권이 놓여있다.
더 이상 볼게 없다고 책 좀 사달라고 조르던 아이가 엄마 아빠의 책장을 넘봤구나.
그 중에서 만화인 책을 골라 읽었구나. 그게 하필 강풀의 26년이라니??
우선 아이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그리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했다.
달래고 달래주었다.
아이는 책을 좋아한다. 아니 집에서 책 읽는 거 외에는 달리 놀게 없다
그런데 첨으로 아이는 악인이 떵떵거리고 잘 사는 스토리를 알게 된 거다.
작년 당연히 문재인의 승리를 장담하며 반 아이들도 다 문재인 팀이라고 자랑하던 아이다.
박그네의 당선 결과를 아직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아이의 의문을 달래주고 있던 중에 더 큰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태를 어찌해야 하는가?

이 어리고 착한 딸래미에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어두움과 그 속에 숨겨진 삶의 처절함을 어찌 말해야 하는 가? 장미와 무지개로 가득한 아이의 세상에 그것은 폭풍보다 무섭고 지진과 해일보다 끔찍한 것인데...온갖 괴물과 좀비로 가득한 리얼한 현실의 상자가 이렇게 열렸다.


2.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작년 12.12 광명성 극궤도 위성 발사에 대한 유엔의 대북규탄결의에 대한 북의 공세적 대응이다.

할 테면 해보라. 우리는 간다. 북의 선언은 미국만을 겨냥한 게 아니다. 이로써..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자 5대강국인 미, 러, 중, 영, 불의 핵 독점 체제가 깨졌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전후 체제의 패권적 질서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누구도 그 어떤 강국도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선 북에 그 어떤 실질적인 제제 조치를 가할 수 없다.

북한을 선봉장으로 이란도 핵무장을 선포했다. 북과 이란은 사실상 반서구 반제 동맹국이다. 어느 한쪽이 공격을 당하면 다른 쪽이 응징하기로 이미 맹세한 상황이다. 만일 북이 미러, 중, 일의 합동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의 사막에서 유럽으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북의 백두대간 능선 따라 미사일 사일로가 미, 일, 중, 러의 전략거점을 향해 포문을 열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쿠바의 밀림에서도 무언가가 용트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17세기 신대륙 침략으로 시작된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지배전략은, 양차 대전을 통해 독일과 일본을 패전국으로 밀어내고 신식민지 간접지배전략으로 외피를 뒤집어 쓴지 2세대 만에 그 토대가 뒤흔들리고 있다. 이제 세계체제자본주의는 내재적 축적의 한계에 도달하여 전쟁이냐 내부 식민화(수탈 강화)냐의 기로에 서 있다. 전쟁은 이제 불가능하다. 제국주의간의 전쟁은 이미 오래전에 불능이고 식민지 수탈전쟁도 이제 불능이다. 그렇다면 자기 진영 내부의 수탈체제 강화가 불가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그것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하다.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자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를 위협할 자해행위다. 그러나 법칙처럼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스스로 환골탈퇴? 불능이다. 왜? 전두환과 이명박그네들을 보라. 그들이 그들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처지도 12.19 개표 쿠데타로 미국의 하위 수탈체계에 더욱 더 포섭되어 버렸다. 미국의 하청 국가인 일본의 하청 국가! 그것이 이명박 집권 5년 동안 추진되고 박그네가 쫓겨나기 전까지 강제될 이 나라의 저주받은 운명이다.

이명박을 지지한 걸 후회한다면서도 박그네는 달라! 세뇌당한 줄도 모르고 박그네를 찍은 이 땅의 순진한 필부들에게 이러한 정세의 전개가 가져다 줄 충격은 내 딸아이의 그것과는 질을 달리할 것이다. 그제서야 땅을 치고 통곡한들 소용이 없으리니 부디 삶의 끈을 놓지 않기를..


3. 그러나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김대중이 제시하고 노무현이 개척했으며 문재인이 약속했던 그 길이 유일한 우리의 生路였다. 아니 미국과 국내의 지배세력에게도 대북 화해와 협력의 길만이 유일한 연명의 출로였다.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은 바로 그것이었다.

돌아보면 미국은 1994년 북한과의 제네바 합의를 준수했어야 했다. 두 개의 경수로 발전소와 중유와 식량의 제공 그리고 추가적인 경제협력의 약속은 손쉬운 해결책이었다. 6.15 남북정상의 공동성명으로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정착하려는 그 역사적 기회는 그러나 클린턴의 우유부단과 플로리다 개표부정으로 고어를 떨어뜨린 미국의 지배세력이 어리석은 부시를 내세우면서 흔들렸다.. 그리고 벌어진 9.11 사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침략, 그리고 부시의만용이 빚은 악의 축 선포와 이란과 북한에 대한 압살 책동... 그걸로 평화적 질서의 구축은 끝났다. 그때가 좋았겠지. 수퍼 파워 미국의 강철 근육질이 사실은 녹슬고 있었는데, 러시아와 중국도 절절 매던 그 살벌한 단일 패권국 미국의 전성기는 그 걸로 끝났다.

김대중의 처절한 노력으로 간신히 유지되던 북미 협상국면은 부시의 제네바 합의 파기와 적대 발언으로 인한 북의 2002년 NPT 탈퇴로 파국을 맞았다. 이후 북의 지하 핵실험, 연이어진 위성로켓 발사로 본격적인 북-미간 핵 대결의 시대가 열렸다.

북의 연이은 공세에 밀리고 중국과 연계해 6자 회담을 주도한 노무현 정부의 노력으로 잠시 미국의 비둘기파들이 나서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이 어쩌면 미국으로선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른다. 이 성명에서 합의한 대로 미,일이 북과 수교하고 에너지등 경제협력을 추구하고 주한미군의 지위 문제를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가 진전을 보았더라면 작금의 미국이 패권을 상실할 정도의 핵확산 위기는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부시정권은 전혀 9.19 성명의 합의 사항을 이행할 의지가 없었다. 심지어 방코 델타 은행을 통한 북에 대한 금융제재를 단행하고 테러지원국 해제도 해태하여 북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다. 급기야 9.19 성명은 물론 노무현의 10.4 선언도 이후 이명박의 先 핵포기 정책이 본질인 비핵평화 3000을 빌미로 무산시키기에 이른다.

혹자는 오바마와 국무장관 클린턴의 불개입정책은 이명박의 정책과는 달라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동하면 충분히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그러나 이명박그네 정권은 독자적 정책의 수립과 집행의 권한 자체가 없는 꼭두각시 정부가 맞다. 이명박은 태생부터 그렇거니와 BBK로 발목이 잡혀서 미국과 다른 이견을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고로 이명박 집권 기간에 벌어진 모든 대북 정책과 대북 관련 사건들은 미국과 한 통속으로 기획하고 연동된 것들이다. 2010년의 천안함 침몰사건도 연평도 포격사건도 단순한 남북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간의 국제적인 성격의 사건인 것이다.

이렇게 북미간에 평화로운 협상을 통한 한반도 평화의 길은 더욱 요원해 졌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된 책임의 90% 이상이 미국의 패권유지에 목맨 우둔함이 초래한 약속위반, 합의파기에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국과 그에 빌붙은 국내 미일 추종세력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박그네를 내세워 무엇을 하려는 가? 한반도에 국한된 국지전이 가능하다 보는가? 공멸의 범위는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을 건너 캘리포니아를 거쳐 네바다. 시카고, 텍사스, 뉴욕에 까지 이를 것이 이제 명확해 졌거늘 무슨 꼼수를 피우려 하는가?

처음 북-미간 핵협상의 수위는 한반도 북쪽의 비핵화였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내용이다.

미국이 이 합의를 깨고 한반도 전쟁의 위기를 겪고 재합의한 2006년 9.19 공동성명의 수위는 한반도 권역의 비핵화였다. 그런데 그 놈의 주한미군 지위변경에 걸려 미국이 이 합의 이행을 지연시킨 결과 이제는 해결의 수위가 한반도 범위를 넘어서 버렸다. 이제 북의 요구사항은 세계적 차원의 동시적 비핵화와 이를 위한 미러중과의 군축회담이다. 6자회담은 영구히 폐기되었고 세계 군사 강국간의 4자회담을 축으로 한 세계 정치질서의 재편을 요구하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폐지 또는 재편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인 실행 절차가 된 것이다.

이렇게 300년 역사의 신생국이자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패권국이자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수호해온 자본주의 수호자 미국이 동북아의 초라한 변방 스탈린 독재국가의 저돌적인 도전과 협박에 무너져 내리는 역사적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 1991년 소련의 붕괴에 버금가는 대사변이 일어나는 것인가?


4. 미국의 지배세력에게 어떤 선택의 길이 남아 있을까?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이 결국 자기들에게도 유일한 출로임을 이제라도 알아야 한다.

한반도의 운명은 한민족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1987년 전두환, 노태우에게 직선제 개헌을 받으라고 강권한 미국이다. 양김 분열을 유도하고 엄청난 사건을 일으켜서 노태우 당선의 국민적 수용의 명분을 제공한 것 또한 미국이다.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각된 부정 개표함을 사수하려던 수천의 학생, 시민들을 강제진압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신문, 방송이 침묵하고 양김도 침묵하고, 온 국민이 좌절과 한탄에 빠져 시름에 앓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절망의 벽도 madeinUSA.

그 후로 35년 후 유사한 과정으로 내세운 2013년 박그네를 통해 위에 상기한 현재 한반도 정세의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저 현상 유지? 무엇을 위한 현상유지인가? 얼마나 지속가능한 현상유지?

문재인은 선거기간 도라산에서 역대 통일부 장관들과 함께 남북이 상생협력하는 경제 공동체 구상을 발표하였다. 평화체제 구축을 넘어서 공동 번영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인 것이다. 이곳의 자원과 인력 과학기술 그리고 자본의 결합으로 세계적인 경제무역의 생산, 유통, 소비지가 될 수 있다. 세계의 미래는 이 곳에 있다. 여기에 미국도 참여할 수 있다. 단 미국이 무력적 패권을 버리고 정상국가가 된다는 전제에서.. 지금까지처럼 지배자로 막후의 실력자로 한반도에 지속적인 개입을 하려한다면 물론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자꾸 U.S.A는 몰려가고 있다. 필요하다면 쥐와 닭을 팽해서라도 말이다.


5. 에필로그

 

딸아이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한마디 한다. 전두환은 악마야 악마. 인간의 탈을 쓴 악마!

위로의 뜻으로 동조하는 말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 아이가 곧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전두환을 구국의 영웅으로 떠받드는 적지 않은 무리들을 발견할 때 받을 2차 충격을 생각해서 보다 적절한 답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박그네를 통해 위대한 보수혁명을 떠벌이고 있는 한 때는 진보를 말하던 저 변0재와 같은 무리들을 어찌 상대해야 할 지도 함께 고민해야 하겠다. 그리고 이 巨惡의 체계를 어찌하지 못하는 아비의 삶에 대해서도 변명 꺼리도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오후엔 덕수궁 대한문 앞에도 나가야겠다.

 

시다의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