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6.15일본위 청학협 “판문점 선언 지지 환영” 행진

한통련도 28일 “판문점 선언 열렬히 지지 환영” 성명 발표
  • 박명철 일본통신원
  • 승인 2018.04.29 13:42
  • 댓글 0
▲ 퍼레이드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호소하는 참가자들.[사진 : 박명철 일본통신원]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데 따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은 ‘판문점 선언을 열렬히 지지 환영한다’는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한통련은 성명에서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온 겨레에게 평화 통일의 확신을 안겨주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은 그동안 악화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 실현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했다”고 평가하곤 “판문점 선언을 전적으로 열렬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통령은 이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 해외의 8천만 우리 겨레의 거족적이며 단결된 선언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판문점 선언을 이행, 실천할 굳은 결의”를 표명했다.

또한 주변국과 관련해선 북미정상회담을 “남북공동의 힘으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곤 일본 정부에겐 평양선언 이행을 통한 북일 관계정상화를 촉구했다.

더불어 판문점 선언에 따라 “평화와 통일 실현을 향한 우리 겨레의 대행진이 드디어 시작되려 하고 있다”고 향후 통일운동을 전망하면서 “대행진에 모든 동포가 참여하도록 호소”했다.

한편 27일 저녁 ‘6.15일본지역위원회 청년학생협의회’ 참가단체인 재일한국청년동맹, 재일한국인학생협의회, 재일본조선청년동맹, 재일본조선류학생동맹, 재일조선학생위원회, 재일본조선청년상공회 회원들은 도쿄 신쥬쿠 역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렬히 지지 환영하는 재일동포청년학생들의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 김승민 공동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 김용주 공동대표가 판문점 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사전집회에선 6.15일본지역위 청년학생협의회 김승민 공동대표(재일한국청년동맹 위원장)가 주최자 인사에서 “지난해 10.4선언 10주년에 즈음해 같은 자리에서 평화통일을 호소하는 촛불행진을 했으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감회깊이 돌아보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고 판문점 선언이 발표됨으로써 우리 민족의 미래는 밝다. 통일이 온다”고 강조하면서 청년학생들이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자고 호소했다. 이어 김용주 공동대표(재일본조선청년동맹 위원장)가 판문점 선언을 낭독했다. 또 참가자들은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시간에 맞춰 막걸리로 축배잔을 높이 들었다.

퍼레이드에선 단일기와 함께 ‘남북정상회담 지지환영’,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조국통일”,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오가는 한국인이나 일본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마이니치신문과 시사통신 등 많은 일본 언론이 퍼레이드를 취재했다.

▲ 축배를 위해 준비된 막걸리
▲ 사전집회에 참가한 재일동포 청년학생들
▲ 축배잔을 높이 들었다

 

▲ 퍼레이드를 선도한 풍물패
▲ 단일기를 들고 행진하는 학생들

 

▲ 퍼레이드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호소하는 참가자들
▲ 퍼레이드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호소하는 참가자들

*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에서 보도된 퍼레이드 동영상

https://mainichi.jp/articles/20180428/k00/00m/040/164000c

* 시사통신사 인터넷판에서 보도된 퍼레이드 동영상

https://www.jiji.com/jc/movie?p=n000891

박명철 일본통신원  webmaster@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재인 “북미정상회담 성공 토대 마련” 트럼프 “판문점 선언 반가운 소식”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 조율...트럼프 “3~4주 내 열릴 것”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04-29 10:33:23
수정 2018-04-29 10:33:23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날 이뤄진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정상은 남북정상회담 성과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9시15분부터 10시30분까지 1시간15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청외대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했다. 특히 남북관계 발전에 큰 진전을 이룬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크게 기여했다는 데 남과 북의 두 정상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 사이의 '종전 선언'에 관한 합의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한미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들에 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내 생각에는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5~6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5월 중으로 특정한 것이다.

한미 정상은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서는 2~3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하며 각 장소의 장단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으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매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전화를 언제라도 최우선적으로 받겠다"며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가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노총, ‘삼성에서 노조하기’ 운동 돌입

노조가입 특별대책팀 구성, 삼성 전 계열사 노조가입 사업 펼쳐
▲ 사진 : 뉴시스

“25만 삼성 노동자들이여! 삼성에서 노조하자!”

민주노총이 26일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에서 노조하기’ 운동을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견에서 “삼성의 무노조경영은 폐기되고 종식돼야 한다”면서 “전자반도체, 중공업 등 제조업은 물론 유통서비스, 의료제약, 건설, 사무금융, IT통신 등 삼성의 전 부문 계열사에서 노조 할 권리가 보장됨을 알리고 노조가입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특별대책팀을 꾸려 삼성그룹 계열사의 노조 설립을 지원하고, 각 지역본부가 나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가입사업을 비롯한 조직 확대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먼저 “삼성이 노조파괴 범죄를 비롯한 반사회적 범죄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에서 공개된 것처럼 언론인, 정치인, 교수, 검찰, 국정원, 판사까지 삼성에 줄을 서는 등 모든 권력이 삼성으로 넘어갔다”면서 “삼성의 불법경영과 무노조 경영을 지탱해온 것은 권력과 자본의 더러운 유착”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구속도 촉구했다. 지난 2월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을 “경영세습을 대가로 한 뇌물공여 등 중대범죄를 ‘대통령이 이재용을 겁박한 사건’으로, ‘삼성을 힘없는 약자이자 피해자’로 둔갑시킨 사법적폐 판결”이라고 규탄하곤,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 시신탈취 공모, 가족 회유와 협박, 조합원의 일거수일투족 감시 등 자본의 힘과 권력의 비호 아래 자행한 무수한 노조파괴 범죄의 실상이 밝혀질수록 이재용의 책임은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며 “노조파괴 범죄의 실질적 최종 책임자인 이 부회장을 재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4년 5월 노조파괴 공작에 의해 염호석 열사가 목숨을 끊은 뒤 노조(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열사의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경찰이 장례식장에 들이닥쳐 열사의 시신을 탈취했다. 당시 삼성이 열사 부친에게 가족장을 치르도록 회유한 정황이 최근 검찰 조사 중 밝혀졌다.

민주노총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무노조경영 폐기’를 공식 선언하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뿐 아니라 삼성관련 모든 노조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4.17 직접고용·노조인정 합의는 단지 면피용 합의이며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에겐 “▲검찰의 엄정수사와 예외 없는 책임자 처벌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 근절 ▲노조 할 권리 전면 보장을 담아 반헌법적인 삼성의 무노조 경영 종식을 강제하고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회견은 삼성 서초동 사옥뿐 아니라 경기, 충북, 전북, 광주, 전남,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제주 등 전국 곳곳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와 삼성생명 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재중동포들 대북투자 적극 모색 시작

재중동포들 대북투자 적극 모색 시작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29 [01:3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진달래 3' 스마트폰, 만경대기술정보사에서 자체의 힘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자주시보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 북을 취재하고 돌아와 26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두번째로 출연하여 최근 변화 발전하고 있는 북의 생생한 모습을 소개한 진천규 해외언론인이 본지와의 대담에서 재중 조선족 사업가들이 대북투자를 모색하기 위해 대북 경제고찰단방문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진 기자가 중국에서 만난 대북 경제고찰방문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 조선족 동포는 그 첫 방문단을 사업을 2018년 5월 7일(월)부터 5월12일(토)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시작하게 되며 모집인원은 20명, 2,600위안(한화 약 45만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하기로 북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족 기업가회원들에게 띄운 모집 공고문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긴장이 해소될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주동적으로 대북투자를 준비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여 북과 협의하여 경제고찰단방문사업에 합의하였으며 일회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정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대북 경제고찰단 모집 공고문에서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해외동포사업국 산하 해외동포경제협력사무소, 조선대외경제성 등 해외동포권익을 보호해주는 국가 전문기관들과 조선 대외무역과 경제특구, 개발구들을 총괄하며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지하에 중국조선 족동포들의 조선에 대한 경제고찰방문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단체별 또는 개별적으로 수시로 진행할수있는 새로운 경로개척에 합의하였습니다."라고 밝혔는데 이번 경제고찰단방문사업이 북의 책임적인 단위의 지원 속에서 진행되는 일임을 짐작케 하였다.

 

그래서 단동에서 왕복 기차비, 숙박식, 식사비, 북에서의 모든 이동경비를 다 포함하여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5박 6일이라는 짧지 않은 고찰단 방문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는 결국 북도 해외동포들과의 경제교류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계획을 명백히 가지고 있으며 이미 추진 중에 있음을 시사한다.

 

남측 언론들과 기업가들은 남측이 북과 경협에 나서지 않으면 북은 영영 대외경제교류사업을 못할 것처럼 말하고 있고 이번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도 경제제재를 더는 견디지 못해 추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완전한 아전인수이다. 북미정상회담 후 국제적인 대북제재만 풀리면 주변국들이 북의 공항과 평양역의 문턱이 닳도록 많은 해외 사업가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 명백하다. 

오히려 대륙으로 진출할 기회, 북과 협력하여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유망한 업종을 선택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남측이 서두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북은 지난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확대회의에서 핵-경제병진노선 승리를 선포하고 핵무장력은 이미 완성했기에 이제는 경제발전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하였다. 핵무장력 강화에 집중했던 국가역량까지 다 경제분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가하고 있는 전방위적인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독자적인 힘으로 경제발전을 더욱 다그쳐 갈 것이고 제재가 풀린다면 대외교류사업도 함께 병행해갈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의 제재가 풀리지 않는다고 해도 이제 중국과 러시아 등은 북과의 교류협력사업을 발전시켜갈 것이다. 북중정상회담에서도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보았으며 러시아와는 이미 제재와 상관없이 경제교류를 계속 확대해오고 있었다.

 

따라서 북의 대외경제교류사업을 무조건 비약적으로 확대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절박한 쪽은 북이 아니라 남측이라는 것이다. 남측과 일본, 미국이 새롭게 세계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북에 대한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방문단은 여러 북의 기업소들을 방문할 뿐만 아니라 '평양은정첨단경제기술개발구' 현장방문도 진행할 예정인데 매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은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에너지소비형업종 관련 경협보다는 관광산업, 지식정보산업 등 친환경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와 합작을 진행할 생각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본지가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북에는 정보통신분야의 세계 최고의 과학자, 기술자 대군을 육성해놓고 있으며 현재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이미 맹활략을 하고 있다.

북은 스마트폰을 자체의 기술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삼성, 엘지도 구동프로그램 등 핵심기술은 미국 퀼컴사 등에서 거액의 로얄티를 주고 사오고 있는 상황을 놓고 보면 북의 정보통신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짐작이 된다.

 

▲ 외부단장을 마치고 외부조명까지 설치를 끝낸 평양류경호텔 야경, 100층이 넘는 이 큰 건물에 해외기업들 사무실이 속속 들어찰 것이다.     ©

 

또 하나 진천규 기자는 북 관계자에게 류경호텔 내부단장도 거의 끝나가고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 기업들에게 임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다음 방문에서는 류경호텔 내부도 취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투자 움직임을 좀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번 대북경제고찰단 모집 공고문의 일부 내용을 아래에 소개한다. 

 

,,,,,,,,,,,,,,,,,,,,,,,,,,,,,,,,,,, 아래 ,,,,,,,,,,,,,,,,,,,,,,,,,,,,,

 

[檀商]회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심양에 살고있는 ***입니다.

 

저는 지난 2017년 9월 연길에서 진행된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창립 10주년> 행사에 참가한 덕분으로 비록 짧은 기간이였지만 여러분들과 일부 면목도 익히고 교류할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으며, 아울러 여러분들과 지속적인 교류학습소통을 할수있는 이 모임(檀商会员微群)에 가입할수 있는 인연과 기회를 가지게 되여 매우 행운스럽게 생각합니다. 

 

(血浓于水)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던가요, 올해들어서 한국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 로 다행이도 조선반도 남북은 부지런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오는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남북정상회담, 5월 조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며, 김정은위원장의 성공적인 중국방문으로 조선반도 정세는 남북간의 주동적이고 지속적인 화해협력노력과 국 제사회와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으로의 문제해결의 대세와 큰틀을 굳혀가고 있 습니다.

 

이러한 바람직한 정세발전 속에서 아직 본격적인 경제개발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조선의 경제적 상업적 기회는 어떤것일지? 지금까지의 성공경험들과 실패의 교훈들은 어떤것인지? 저희 본인 못지 않게 여러분들의 관심사도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百闻不如一见)백문불여일견이란 말과같이 자기눈과 귀로 직접보고 듣고 느끼고 판단하는것이 그 어데서 무엇을 하든 필수적인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해외동포사업국 산하 해외동포경제협력사무소, 조선대외경제성 등 해외동포권익을 보호해주는 국가 전문기관들과 조선 대외무역과 경제특구, 개발구들을 총괄하며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지하에 중국조선 족동포들의 조선에 대한 경제고찰방문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단체별 또는 개별적으로 수시로 진행할수있는 새로운 경로개척에 합의하였습니다.

 

이는 중국 조선족동포여러분들을 위한 반(半公益)공익사업으로 장기적으로 진행해볼 계획입니다. 그럼으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성원협력을 부탁드리며 널리 리용 바랍니다.

 

제  1 차: 중국조선족동포경제고찰단 모집

 

날    자: 2018년 5월 7일(월)~5월12일(토) 기간: 5박6일

 

신청날자: 2018년 4월 18일까지,

 

모집인원: 20명(신청순서에 따라 만원까지) (매월 고찰단 조직계획)

 

고찰대상:성공적인 합영합작기업방문,분야별로 복장가공기업,식품가공기업,인쇄포장   

 

         기업,식당음식기업,기타 조선국영기업,평양시은정첨단기술개발구(현장방문)

 

         기타 대외경제성의 투자유치정책료해,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 신의주국제경 

 

         제지대 등 경제특구 및 개발구들의 투자정책소개청취료해 등,기타 해외동포

 

         권익보호 기관들과의 동포들의 경제활동관련정책 료해 등,

 

방문비용:단동-평양 왕복국제렬차비, 조선경내 5박6일간 숙박,식사,교통비,사증비,

 

         단동-평양 왕복국제렬차식사 등 포함,1인:2600원(RMB)

............(중간 생략)

2018년 4월 8일 심양에서

 

 

제1차 해외동포경제고찰단 일정(예견):

 

기간:  5월8일(화)출국~5월13일(일)입국, 5박6일

 

도착:  5월7일 단동 도착; 

      (늦어서 5월8일 아침 8시까지 단동도착)

 

출발:  5월 8일 8:30시부터 단동역에서 출국통관수속 10:00시 단동역출발.

      신의주통관수속후 점심식사 렬차에서 함(렬차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도착:  5월 8일 약17:30(평양시간) 평양역도착.

               18:20경 만수대동상인사 꽃다발 진정

               (시간에 따라 다음날 아침 갈수도 있음)

 

호텔: 락랑호텔 투숙

식사: 락랑호텔 식당, 원호위원회, 해동사업국 유관일군 및 안내 동석식사.

 

5월9일:

오전8:00: 평양화장품공장, 평양금컵식료품공장, 평양류원신발공장 

          (이중 공장위치 참관시간 등 편리성에 따라 1~2공장선택참관)

점심(12:00~13:30): 옥류관국수 혹은 북성식당(합영합작) 참관 및 식사,

오후(14:00): 평양문화인쇄공장, 평양문화인쇄박스공장 참관 (17:30까지)

저녁식사(18:00):평양문화인쇄공장 식당(공장사장 동석 및 창업사 청취교류)

        (22:00)호텔 돌아가서 간단한 총화회의 후 휴식.

 

 

5월10일:

오전8:00: 평양복장가공기업참관 2개 정도(해동사업국 제의에 따름)

점심(12:00~13:30): 옥류관국수 혹은 북성식당(합영합작) 참관 및 식사,

오후(14:00): 평양은정첨단경제기술개발구 현장방문 (개발구 담당일군 동승)

           개발구현장에서 구체적인 개발계획과 투자유치 정책 소개청취.

저녁(17:00~18:00): 락랑호텔: 대외경제성 일군들과의 유관경제정책료해청취.

식사(18:30~21:30): 락랑호텔 식당, 회의후 대외경제성일군들과 동석식사.

 

 

5월11일:

오전8:00: 평양강남경제개발구 방문(대외경제성 및 해동의 의견을 따름)

현장참관이 안되는 경우 평양시내 기타 해동에서 추천하는 기업참관.

점심식사: 평양시내 기타 특색료리집

오후: 원호위원회, 해동사업국산하 경제협력사무소/류경려행사 등 유관 담당일군들과 해외동포관련 유관경제정책들을 청취료해 교류 모임

저녁식사: 락랑호텔에서 원호 및 해동일군들과 동석

 

 

5월12일:

오전: 방안1: 평양시내 참관 개선문, 주체탑, 시간이 허락되는 조건에서 기 타 참관지 참관.

방안2: 아침 출발하여 서해갑문참관 및 도중 (?)경제특구 지점 확인 참관.

점심식사: 평양시내 특색료리집 

오후: 평양시내 참관 및 상점들에서 기념품 구매 

저녁식사: 원호 해동 유관일들과 총화 및 동석식사

 

 

5월13일: 오전8:30시 호텔출발 평양 단동행 국제렬차로 출발 귀국.

(본 일정은 대략 예정임)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판문점 선언' 나오자, 보수 세력 재뿌리기 시작됐다

'외눈박이 외교' 등 격한 표현, 근거 없는 '한미동맹 분열설'도

18.04.28 19:52l최종 업데이트 18.04.28 19:52l

 

'외눈박이 외교' '전면적인 안보 해체' '한미동맹 분열'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이 나오자마자 보수 세력의 흠집 내기가 본격화됐다. 이들은 '외눈박이 외교'나 '한미동맹 분열' 등 거친 표현으로 남북 정상회담 성과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부터 포문을 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 외눈박이 외교라고 규정했다. 그는 28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의 남북 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홍준표 "문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갤럽 및 포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갤럽 및 포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그는 "다시 한 번 남북문제를 미북간의 긴장 문제로 만들어 가고 있는 문정권의 외눈박이 외교를 국민과 함께 우려한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정상선언을 "위장 평화쇼"라고 일축했었다. 그는 "북의 통일 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 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 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회담 성과를 깎아내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없이 대북투자와 남북경협을 포함한 10.4선언을 이행하겠다고 했다"며 "그것은 결국 대북제재의 급격한 와해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에게 시간만 주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내용을 비판하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이를 삭제하기도 했다. 같은 당의 김성태 원내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한 것과는 정반대다.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는 비판은 사실 '트집잡기'에 가깝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는 향후 개최될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회담에 앞서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란 문구가 담겼다는 점에서 그 역할을 적절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외신들 반응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이 미래로 나아간다"(CNN), "새 역사가 이제부터 시작됐다"(로이터), "상상할 수 없던 장면"(BBC) 이라며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호평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 실현되면, 한미동맹 분열될 것"
 

 보수논객 조갑제 씨는 판문점 선언이 실행되면 국론분열과 한미동맹 분열 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보수논객 조갑제 씨는 판문점 선언이 실행되면 국론분열과 한미동맹 분열 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신상호

관련사진보기


'판문점 선언' 망국론도 나왔다. 보수논객인 조갑제 씨는 지난 27일 조갑제닷컴에 올린 영상을 통해 "판문점 선언이 실천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천되면 한국 안보는 위태롭게 되고 국론분열 심해질 것이고 한미동맹은 분열되고, 북한 핵폐기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한미 동맹 분열'은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호평하며,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다. 보수 세력이 문재인 정부 비판에 몰두한 나머지 한미동맹의 분열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 "북한과 남한,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화합과 번영,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평한 것과는 다른 해석이다. 

미국은 가만히 있는데, 보수가 오히려 한미동맹 분열 부추켜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보수 언론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이날 사설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는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는데도 북한에 너무 많은 것을 약속했다고 날을 세웠다. 

사설은 "이번 합의문은 너무나 형식적"이라며 "북핵은 우리 손을 떠나, 미북 정상회담만 쳐다보아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선 아쉬움을 남긴 반면 다른 사안엔 정부가 너무 많은 것을 서둘러 약속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 등과 같은 논리다. 

<동아일보>는 28일 발간한 신문 2면 제목을 '김정은, 선언문 공동발표서 비핵화는 한번도 입에 안올려'라고 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행해야 할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한 입장에 우리가 동의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오후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화 비핵화'를 언급한) 김 위원장의 육성이 있지만 별도로 다른 기회에 말하겠다"라고 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리더십 탐구] “자책” … 그날, 나올 수 없는 말이 나왔다

등록 :2018-04-28 07:00수정 :2018-04-28 21:01

 

 

2017년 신년사에서 “능력 못 따르는 자책”
‘무오류의 존재’ 수령 중심이던 선대 시대
34살 김정은 무오류 버리며 더 단단해졌다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웃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웃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대중과 직접 접촉 ‘스킨십’…“부귀영화 누리게”
‘이밥(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해당화관 철판요리, 과학자거리 고층 아파트’
중국식 경제개혁 진척, 장마당 7년새 200→469개

 

 

수령 카리스마 리더십 대신
시스템에 의한 리더십 태동
당 공식 의사결정체 부활

 

 

어찌 보면 김정은 리더십에
2018년 지금은 ‘봄’

 

 

 

2011년 12월28일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눈발이 날린 영하의 날씨에도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아버지의 운구 차량을 호위했다.

 

7년 전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은 춥고 침울했던 영결식 분위기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상징한다고 봤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대 후반으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데다 권력승계 기간이 짧아 권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까지 20년이란 권력승계 과정을 거쳤다. 김일성 주석 생전에 탄탄한 권력 기반을 다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3년 만에 권력을 승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1년 못 간다’ 예상 빗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뒤 국내 정보기관 등에서는 ‘정치 기반이 취약한 김정은 체제는 1년이면 붕괴된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더십이 취약해 고모부인 장성택 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이 실권을 행사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이런 예상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녔던 군대와 당, 국가의 주요 직책을 빠르게 승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1년 12월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됐고, 2012년 4월 노동당 제1비서,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추대됐다.

 

북한군 실세로 꼽혔던 리영호 총참모장은 2012년 7월 해임됐고, 수시로 군 고위 간부들이 교체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 간부 계급 강등과 복귀를 통해 충성 경쟁을 유도하고 군부를 장악했다.

 

 

2011년 12월 
춥고 침울했던 겨울 
20대에 닥친 권력이양 
“1년밖에 못 갈 것” 예상 깨고 
시간 갈수록 안정 기조

 

 

고모부 장성택 등
간부 140명 숙청했지만
김정일 시대의 7% 그쳐
군부 영향력 대폭 축소 
당·경제 엘리트 확대

 

 

북한 2인자로 꼽히던 장성택 행정부장은 2013년 12월 반당반혁명 혐의로 실각했다. 당시 장성택 부장 실각을 두고 ‘고모부까지 숙청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극단적 불안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았다. 엘리트들을 처형한 것을 볼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잔인하고 인격·능력 면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평가와 별개로 리영호, 장성택 등 실세로 꼽히는 인물들이 사라진 뒤 김정은 체제는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실각할 것이란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빗나간 것은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보여준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포악한 김정은’ 재평가 움직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을 객관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11일 발표한 ‘북한의 대남·대외 정책 전환과 김정은의 리더십 재평가’ 보고서에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북 정보 통제와 조작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매우 편향돼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김정은이 매우 미숙하고 포악한 지도자라는 부정적인 인상만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140명의 간부가 숙청됐는데 이는 김정일 시대 때에 비하면 7%에 불과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 당과 경제 엘리트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군부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됐으며 기업과 농장에서 중국식 경제개혁이 상당히 진척됐고 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이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고수를 강하게 주장하지만, 실제는 시장경제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는 분석(임을출 경남대 교수)도 있다. 주민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진 현실에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의 생활개선을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정권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2010년 200개이던 북한 장마당이 2017년엔 468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16살 때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16살 때의 모습. 연합뉴스

 

■ 대중친화적 연설 정치 ‘김정은 리더십’과 관련해 “권한이양적, 실리·계산적, 대중친화적, 자기중심적, 강성·폭력적인 특징”을 갖고 있고, 이러한 특징들이 “정책 추진 등의 면에서 비교적 일관성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논문(이상근 ‘김정은 리더십 연구: 김정일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2015)이 나온 바 있다.

 

대중과 직접 접촉을 꺼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중친화적인 연설 정치를 시도했다. 그는 대중에게 접근하고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권력승계 완료 직후인 2012년 4월15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가해 첫 공개연설을 하면서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이 김일성 주석 시대의 사회주의 부귀영화였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는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고, 미림승마구락부에서 승마를 하며, 해당화관에서 철판요리를 즐기고, 과학자거리의 고층 아파트에서 사는 것’으로 바뀌었다. 당에서 제시한 목표에 따라 개인을 희생시키던 김일성·김정일 시대 리더십과 달리, 김정은 시대 리더십은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소비의 개인화와 고급화 경향에 따라 대규모 유통시설이 늘어났다. 옷 등 고급 소비재와 외식업 분야 등이 급성장했다. 육류, 수산물, 신선 채소 등 식생활의 고급화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능력이 따르지 못해 자책’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약 1년 뒤인 2013년 3월 경제 건설과 핵 개발을 함께 추진한다는 ‘경제 건설,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공식화했다. 민생 경제 챙기기에 나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2017년 신년사)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북한은 혁명과 건설의 최고영도자로서 수령이 있는 수령 중심 체제다. 수령은 유일적 최고결정권을 지닌 무오류의 존재다.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자책’은 수령의 입에서 나올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령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리더십에서 정치 시스템에 의한 리더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듯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의 공식적 의사결정체를 부활했다. 그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2016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열어 당의 중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때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 개최 사실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봄기운이 완연한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밝게 웃었다. 2011년 12월28일 눈보라 치는 평양에서 아버지의 운구차를 따라 침울하게 걷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긴 겨울이 물러가고 봄날이 오는 것일까. 앞으로 사회주의 부귀영화, 체제 안정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그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권혁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 nur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42485.html?_fr=mt1#csidx5c181cd734cfc2c8a4d0ed0fb194bf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다"... 잡은 손 놓지 않은 두 정상

열두시간 대장정 마무리... 문 대통령, 김 위원장에 "백두산 트레킹 소원 들어달라"

18.04.27 23:23l최종 업데이트 18.04.28 00:07l

 

손 잡은 남-북 정상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은 리설주 여사, 오른쪽은 김정숙 여사.
▲ 손 잡은 남-북 정상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있다. 왼쪽은 리설주 여사, 오른쪽은 김정숙 여사.ⓒ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공동취재단 / 신나리]

김정숙 여사가 리설주 여사를 가볍게 포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시금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차에 올라탔다. 열두 시간여 동안 함께했던 남북 정상은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했다.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환송 행사가 27일 오후 9시 30분경 마무리됐다.

환송 행사는 손을 잡고 시작해 손을 잡은 채 끝났다. 평화의 집에서 만찬을 마치고 앞마당으로 나오는 길, 김정숙 여사가 리설주 여사의 손을 잡았다. 평화의 집 외벽에 봄이 피어오는 영상이 두 정상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는 동안,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았다. 마지막 사진이 나올 때까지 두 정상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결코 다른 적 없어요', <새 시대 통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손 잡고 가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보기 위해 손을 잡고 연단으로 가고 있다.
▲ 손 잡고 가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보기 위해 손을 잡고 연단으로 가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다시 봅시다' 포옹하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및 남측 인사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 '다시 봅시다' 포옹하는 김정숙-리설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및 남측 인사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기 전 포옹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평화의 집 장식한 '봄이 온다'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판문점 평화의 집 장식한 '봄이 온다'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박수 받는 남-북 정상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 박수 받는 남-북 정상 부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 공연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 달, 그리고 10여 년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어디가 계셨습니까?" (김영철 부위원장이 임동원 전 국정원장에게)
"얼굴이 아주 좋아지셨습니다." (문정인 특보가 김성혜 실장에게)

남북 참가자들은 평화의 집 3층 만찬장에서 만나 반가움을 전했다. 남측 공연단의 평양 공연에서 얼굴을 마주한 이도 있었지만, 잃어버린 10여 년이 지나고서야 만난 이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를 비롯해 남북관계자들은 각자의 반가움을 전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가수 조용필씨와 윤도현씨 등이 자리했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참석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의 소개로 제주 초등학생 오연준군이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독창했다. 리 여사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감상했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김 위원장은 손벽을 치며 리 여사를 바라봤다. 오군이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 여사가 노래를 따라부르다 문 대통령과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임동원 이사장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 임동원 이사장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 테이블에 앉은 조용필, 윤도현, 현송월, 탁현민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조용필, 가수 윤도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 한 테이블에 앉은 조용필, 윤도현, 현송월, 탁현민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조용필, 가수 윤도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평양냉면 긴급 수송작전' 판문각에서 평화의 집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가운데 북측 판문각에서 만든 평양냉면(옥류관) 사리를 4번에 걸쳐 평화의 집으로 가져 왔다.
▲ '평양냉면 긴급 수송작전' 판문각에서 평화의 집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가운데 북측 판문각에서 만든 평양냉면(옥류관) 사리를 4번에 걸쳐 평화의 집으로 가져 왔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귀중한 합의'... 끄덕이는 김 위원장

"이렇게 한자리에 앉기까지 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습니다. 서로 주먹을 들이대던 때도 있었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서러운 세월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뤘습니다."

문 대통령이 '귀중한 합의'를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나는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오며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서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을 더하자 다시,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찬 환영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만찬 환영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건배하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 건배하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라는 북측 속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겠습니까? 하지만 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닌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문 대통령이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라며 건배사를 제의했다. 

김 위원장, 연신 '문재인 대통령' 언급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그는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과 의지는 시대의 역사 속에서 높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며 연신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4월 27일은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멈춰졌던 시계의 초침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오늘 합의한 대로 수시로 때와 장소에 가림이 없이, 그리고 격식 없이 문 대통령과 만나 우리가 갈 길을 모색하고, 의논해 나갈 것입니다. (박수) 그리고 필요할 때에는 아무 때든 우리 두 사람이 전화로 의논도 하겠습니다. 평화롭고 강대한 나라라는 종착역으로 힘차게 달려나가야 합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문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많은 고심 속에 검토하시는 문 대통령님, 그리고 김정숙 여사님, 남측의 여러분들, 그리고 여기에 참가한 모든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잔을 들 것을 제안한다"라며 잔을 들었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승용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승용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8 남북정상회담특별취재팀]
취재: 황방열(팀장) 구영식 안홍기 유성애 신나리
오마이TV: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조민웅 김혜주
사진: 권우성 유성호 이희훈 
편집: 박수원 김지현 
그래픽: 고정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자유한국당의 리비아식 해법이 헛소리인 이유3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4/28 10:34
  • 수정일
    2018/04/28 10: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3. 아랍의 봄, 그리고 카다피의 최후

 

“후세인은 독재자이다.”

 

“카다피도 독재자이다.”

 

“둘 다 나쁜 놈이다.”

 

이 논리를 반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둘 다 나쁜 놈이고, 둘 다 이라크와 리비아를 철권통치했다. 이 둘이 죽자, 이라크와 리비아는 ‘지옥’으로 변했다.

 

19048_10401_829.jpg

 

카다피 시절 리비아는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실시됐다. 게다가 남녀공학이었다. 세속주의자였던(그렇다고 터키식의 완전한 세속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 독재자가 사라졌다. 덕분에 리비아는 지금 세 조각으로 나뉘어져 피 튀기는 내전 상태에 돌입했고, 유럽은 카다피의 부재로 ‘개판 5분 전’이 됐다.

 

아이러니한 게 카다피를 죽이겠다고 토네이도 전폭기, 라팔 전투기를 동원해 공격했던 유럽인데, 카다피가 죽고 난 뒤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그동안 카다피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걸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 주고 있었다. 카다피가 재스민 혁명에 의해 위기에 처했을 무렵 리비아 주재 유럽 대사들을 불러 모아 이 같은 경고를 했었다.

 

“이 정권이 몰락하면, 유럽은 아프리카 난민들로 인해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카다피의 말은 현실이 됐다.

 

‘재스민 혁명’에 관해서는 몇 번의 기사를 통해 소개를 했기에 넘어가겠다. 재스민 혁명 초창기만 하더라도,

 

“아랍의 봄”

 

“SNS를 통한 인터넷 민주주의 혁명”

 

“철옹성 같은 이슬람 문화권에 민주주의 봄바람이 불어닥쳤다.”

 

등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찬양했던 게 서방 세계 언론이었다. 정확히 7년 만에 중동 지역은 무간지옥이 됐다. 후세인도 카다피도 각각 자국의 얽히고설킨 정치, 민족, 종교 문제를 힘으로 억누르고 있었다(후세인과 카다피 모두 신정일치 사회를 막기 위해 종교의 정치 진출을 엄격하게 막았고, 그 결과 제법 ‘형태’를 갖춘 근대 국가의 모양새를 가지게 됐다. 독재정부란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재스민 혁명 이후 우후죽순으로 튀어나온 종교 지도자들이 ‘율법’을 내세워 국가를 통치하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방 언론이 말한 ‘민주주의 혁명’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물어보고 싶었다).

 

former-head-of-us-special-forces-bushs-war-in-iraq-created-isis-e1480805599214.jpg

 

2003년 당시 ‘아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명분’으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내세웠다. 그리고는 3가지 증거를 내밀었다.

 

첫째, 이라크의 WMD(대량살상무기)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

 

둘째, 이라크가 이제 생화학 무기를 넘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

 

셋째, 이라크와 알 카에다가 결탁을 해서 9.11 테러를 일으켰다

 

하나씩 논파해 보자.

 

첫째.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가 국제 사회에 위협이 될 거라는 주장

 

이미 한스 블릭스 UN 무기사찰단장에 의해 전쟁 전에 부정되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BBC에 비밀리에 이 대량 살상 무기의 허상을 폭로한 영국 국방부 소속 생화학 무기 전문가였던 데이비드 캘리 박사의 증언과 자살이었다. 당시 캘리 박사는 블레어 총리의 최측근이었던 엘러스테어 캠벨 공보수석이 ‘이라크는 공격 명령을 내린 뒤 45분 안에 생물, 화학무기를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영국 통합정보위 보고서에 삽입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캘리 박사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영국은 즉시 허튼 조사위원회(Hutton inquiry)를 구성했다. 캘리 박사의 죽음과 이라크 파병을 위해 블레어 행정부가 정보 조작을 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수사했지만, 허트 조사위는 블레어에게 면죄부를 던져주고 BBC 사장 해임이라는 결과만을 남겼다.

 

미국 역시 이 대량 살상 무기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CIA와 부시간의 일전이 있었다. 보복적 성격의 CIA 요원의 실명을 거론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CIA 측에서 대량 살상 무기의 존재 자체에 대해 불확실한 정보임을 알려줬었다. 한스 블릭스 UN 무기사찰단장이 수차례에 걸쳐 이라크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사찰을 실시하였지만, 성과가 없었다. 한스 블릭스는 2003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확인 사살을 하게 된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는 10년 전에 폐기됐다.”

 

부시는 단순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이 주장을 잠재웠다. 점령한 이라크 땅에서 UN 무기사찰단을 쫓아내고, 1천 5백 명의 전문가를 총동원해 2003년 6월부터 5개월간 강도 높은 대량 살상 무기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들이 찾아낸 건 몇 개의 농업 비료 공장과 비료 저장고, 그리고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라고 주장하는 종이 쪼가리 한 장뿐이었다.

 

둘째, 이라크가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거짓말

 

2003년 1월 28일 국정연설에서 공개된 부시의 거짓말은 그의 안보 보좌관인 콘돌리사 라이스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야 했다.

 

“이라크의 아프리카 우라늄 구입설을 제기한 부시의 1월 28일 국정연설은… 단지 한 문장 속에 들어간 16개의 단어일 뿐이다.”

 

미국은 끝까지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관련 거짓말을 생산해 냈지만, 번번이 그 거짓말은 들통나고 말았다. 일례로 미국은 이라크가 농축우라늄 방식의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증거로 고강도 알루미늄관의 수입을 제시하였지만, 그 알루미늄관은 로켓포에 사용하기 위해 수입되었던 것이다.

 

셋째, 911테러와 이라크의 연관성

 

침공 당시 미국, 아니 부시가 주장한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연관성에 관한 증거는, 911테러의 주모자 중 하나인 모하마드 아타(Mohammed Atta)와 이라크 정보국 관료가 체코의 프라하에서 접선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체코 정보국 당국이 그런 적이 없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리비아, 아니 카다피의 선택은 앞날을 내다본 탁견처럼 보였다. 미국은 없는 핵무기도 만들어 내 한 나라를 박살을 내는 국가였다. 이때까지 카다피는 몰랐다.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독재자의 선택지는 오직 하나뿐이다.”

 

라는 단순한 진리 말이다.

 

2011년 재스민 혁명이 리비아로 번졌다. 리비아 전역에 시위대들이 들고일어났다.

 

htm_2011082301474240004010-001.jpg

 

이 당시 카다피는 거의 극단에 가까운 조치들을 취했는데(‘회광반조回光返照’라고 해야 할까? 평소의 미친 짓이 이때가 되면 어떻게 손써 볼 상황이 아닐 정도로 변해 버린다), 유전을 폭파하겠다고 하질 않나, 감옥에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풀어줘서 리비아를 혼란으로 이끌고 가겠다고 하질 않나... 정상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리게 된다.

 

카다피가 가장 분노했던 존재는 바로 ‘방송’이었다. 아랍권 최대 방송사였던 알 자지라가 재스민 혁명을 부채질했다는 것에 분노했고, 여기에 발맞춰 아랍의 봄을 미화하고 부추긴 서방 언론들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국과 유럽이 나서게 된다.

 

당시 상황은 카다피에게 낙관적(?)이었다. 초반의 혼란을 수습하고 일어선 카다피는 시위대(얼마 안되어 시민군이 됐다)에 대한 무력 진압을 선택하게 됐고, 어느새 시민군으로 변한 이들을 무차별 학살하게 된다. 당시 리비아군의 숫자는 5만 명이 채 안됐지만, 그래도 ‘정규군’이었다. 기계화 장비가 있었고 편제가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공군’이 있었다.

 

하늘도 카다피를 버리진 않았다. 3월 11일 쓰나미가 일본을 덮쳤다. 전 세계 이목은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할지 말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카다피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겠다고 결심했다. 전 세계 이목이 일본에 쏠려 있는 그때 시민군을 몰아세우고, 내전을 종식 시키겠다는 거였다.

 

이때 미국과 유럽이 들고일어나게 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 등등이 힘 모아 뜻 모아 카다피를 공격한 거였다.

 

‘오디세이 새벽 작전(Odyssey Dawn)’이 시작됐다. 리비아 정규군은 미국과 나토 연합군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 무너졌다. 얼마간을 더 버티다가 결국 수도 트리폴리가 시민군의 손에 떨어졌다. 카다피는 나토군의 공습을 피해 2~3일에 한 번씩 자리를 옮기며 암울한 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카다피는 프랑스 라팔 전폭기의 폭격과 미국 무인기의 공습에 친위대와 호송 차량을 모두 잃고, 그 스스로도 부상을 당한다. 이때 시위대들이 카다피를 낚아챈다(시위대가 그를 권총으로 쐈다는 설과 폭격으로 입은 부상이 악화돼 죽었다는 설이 있지만, 중요한 건 아니다).

 

불과 5년 전 핵을 포기한 대가였다.

 

김성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리비아식 해법을 말했다.

 

20180426105644712_003_prev.jpg

 

리비아식 해법이 아닌 다른 해법은 자유한국당이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김정은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김성태의 발언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문재인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해 한국 내에서도 ‘의심’의 목소리가 있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지만, 이런 식의 접근이 통용되는 상황이 아니다. 진짜 협상력을 높여주려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야당도 담보해 준다는 초당적인 지지일 것이다. 북한에게는 10.4 공동성명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남한의 정치체제는 여당이 야당이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만약 자유 한국당이 집권한다면 어떻게 될까? 김성태의 주장이 현실화된다는 의미다. 그 말은 즉, 김정은의 목을 따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다른 해법은 없을까? 카다피의 몰락 이후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우크라이나였다.

 

1991년 12월 26일 갑작스런 소련 연방의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는 얼떨결에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이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176개의 핵미사일과 1,800여 기의 핵탄두가 있었다(같이 독립한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시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핵탄두가 있었다). 순식간에 세계 3, 4, 5위의 핵전력을 구축한 신생 독립국. 이때 순진한(?) 카자흐스탄과 벨라루시는 자진 반납의 길을 걸었지만, 우크라이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

 

“우리가 소련에게 짓밟힌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1922년 소련에게 강제 합병된 아픈 기억이 있었다. 문제는 이게 소련과 우크라이나만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란 점이었다.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생 독립국. 핵기술, 핵무기 유지에 대한 인력이나 관리 체제, 심지어 ‘돈’도 없었던 우크라이나에게 1800여 개의 핵탄두를 쥐여준다는 건 인류의 멸망을 재촉하는 길이란 ‘공통된 인식’이 유럽과 미국의 가슴에 피어오르고 있었다. 실제로 1986년에 있었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유럽은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지 않은가?

 

(결정적으로 가난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누군가’에게 팔아먹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농담이 아니라 예견된 현실이다. 독립 직후 가진 건 ‘무기’밖에 없었던 가난한 우크라이나는 자신이 가진 풍부한 ‘무기’들을 제3세계를 비롯해 무기가 필요한 모든 국가에 팔아넘겼다. 소련으로부터 분리독립하던 시절 핵무기 말고도 90만 명을 무장시킬 수 있는 현역용 장비, 물자와 100만 명 이상을 무장시킬 수 있는 전략 예비 물자가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있었다. 당연하게도 이건 우크라이나 정부의 소유물이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이걸 유지할 돈도, 인력도 없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순식간에 세계 최대의 ‘AK-47' 수출국이 됐다)

 

결국 1994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대 핵보유국이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전을 보장해 주고, 덤으로 4억 6000만 달러의 경제지원을 약속받았다(5억 불도 안되는 돈에 핵무기 1,800기를 다 넘긴 거였다).

 

우크라이나는 가지고 있던 핵무기를 전량 러시아에 넘겼고, 얼떨결에(!?)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게 된다. 당시 미국,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등을 토닥이며,

 

“너희들이 러시아로부터 핵위협을 받으면, 우리가 너희를 지켜주겠다.”

 

라고 약속했지만 20년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로 진격했고,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나섰던 나머지 네 나라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비핵화의 모범사례라며, 우크라이나 사례를 북한에 적용하자고 나선 전문가들을 뻘쭘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리비아식, 우크라이나식 해법은 답이 될 수 없다.

 

200715827_500.jpg

 

그 말은 즉, 김정은에게

 

“네 목을 따겠다.”

태그타이틀 , , , , , ,

 

라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재인-김정은, 한반도 대전환의 문 열다

[판문점 선언 해설] '완전한 비핵화' 명시로 북미정상회담 '길잡이' 대성공... 제목에 '통일' 들어간 첫 문서

18.04.27 23:38l최종 업데이트 18.04.28 00:27l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반도 대전환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1953년 7월 27일 이후 '언제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는' 휴전 체제였던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대전기를 만들었다.

1993년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이후 현재까지 한반도를 짓눌러온 북한 핵문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함으로써 돌파구를 만들었다. 또 올해 내에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 세계에 마지막 남은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열 수 있는 초석을 놓은 것이다. 

양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지금까지 나온 남북 합의문 중에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유일한 선언문이며, 제목에 '통일'이 들어가 있는 첫 문서이기도 한다.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CVID... 트럼프, 북한 뜻 알았기에 김정은 칭찬한 것" 

이번 선언은 ▲ 한반도비핵화 ▲ 항구적 평화구축 ▲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이날 회담의 3대 의제에 대해 매우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양 정상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데 합의하고 이를 직접 발표했다. 

이번 회담 전날까지, 양측은 합의문에 '완전한'이라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데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늘 양 정상의 직접 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북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측의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구두로 밝힌 내용을 명문화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야기 나누는 정의용-리수용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남-북 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 이야기 나누는 정의용-리수용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남-북 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들은 현재까지 어떤 합의서에도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 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 합의문에 김 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에게 말한 내용이 명시되는 것만으로도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됐다는 점에서 대성공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완전한'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미국 정부가 강조해온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clasmantlemen) 자체를 말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북한의 의중이 이 정도 수준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계속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표현에 동의한 것은 그가 이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기로 결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도 이날 합의 직후에 낸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 설명자료'에서 "이를 통해 본격적인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개시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뒷받침"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표현대로 한다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 '확실한 길잡이'가 됐다는 얘기다.

실질적 비무장지대화·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합의

두 번째 의제 '항구적 평화구축'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진전을 만들었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는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10·4 선언 4항을 이어받으면서도, 그 시점을 '올해'라고 못 박아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와 함께 ▲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화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를 위한 실제 대책 수립 ▲ 5월 내 장성급 군사회담을 시작으로 국방부 장관 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 수시 개최 등에 합의했다. 또 '단계적 군축 실현'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에도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가 원한 내용 모두 담았다... 우리에게 최선의 결과" 

세 번째 의제인 '남북관계 진전'분야에서도 ▲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 민족공동행사 적극 추진,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경기들에 공동 진출 등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 및 접촉 활성화 ▲ 8.15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 진행 등 이산가족·친척상봉 문제 협의 ▲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의 적극 추진 등을 합의했으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과 현대화 등의 성과를 냈다.

핵 문제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가 시행중이라는 점 때문에 경제협력 분야는 10.4선언 합의 내용과 철도와 도로 분야 정도로 한정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이번 합의에 대한 이행 의지도 적극 밝혔다. 정기 회담과 직통 전화 사용을 약속했으며,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담았다. 

실제로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정권의 힘이 가장 강력한 집권 1년 차이고, 김 위원장도 의욕이 왕성한 집권 7년차라는 점에서 1, 2차 정상회담에 비해 이행 동력도 강한 편이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목표했던 내용들이 다 담겨있다"면서 "우리로서는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7.4공동성명 + 남북기본합의서 + 6.15 선언 + 10.4 선언 

이번 합의는 과거 남북간 핵심 합의들인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의 내용을 망라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선언문 1항에 언급한 '자주통일'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서 남북이 합의한 3대 통일원칙의 하나다. 항구적 평화 정착의 방안들로 거론된  '단계적 군축 실현'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은 1992년에 나온 남북기본합의서의 핵심 내용 중 하나였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기본합의서의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가 원형이다.  6.15선언과 10.4선언은 아예 이번 합의문에 명시됐다.  양 정상은 이와 관련해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이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내용을 총괄해 합의문 서두에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고 선언했다.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영상 제공 : 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영상 편집 : 황지희 기자 ) ⓒ 황지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영주댐은 엉터리 댐, 허물고 원상 복구해야

김정욱 2018. 04. 27
조회수 766 추천수 0
 
내성천은 담수 능력 큰 ‘천연 댐’에 자정능력 뛰어난 모래강
지반 약하고 산사태 잦아, 수질개선용 영주댐에 썩은 물 고여
 
y3.jpg» 녹조로 초록색으로 물든 영주댐의 모습. 황선종 제공.
 
나는 1970년대 초 팔당댐을 만들 때 수리분야의 설계에 관여하면서 팔당의 물에 관심을 가졌다. 그때 팔당의 강물이 너무나 깨끗하고 좋았기 때문에 여기에 댐을 만들면 서울 사람들 정말로 좋은 물을 마시게 될 줄 알았다. 그리고 미국에 유학을 갔다가 몇 년 후에 돌아오니 팔당댐이 완공되어 있었다. 깨끗한 물을 기대하고 팔당을 찾았는데 녹조가 잔뜩 끼어 냄새가 나고 팔을 담그면 손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탁해진 물을 보고 놀랐다. 부영양화를 이론으로는 배웠지만 팔당의 물에 이렇게까지 부영양화가 진행되어 변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책임은 여기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지역의 농민들이 뒤집어썼고 분뇨로 농사짓다 발각된 사람은 감옥에 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껏 엄한 규제를 받게 되었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최근에 완공한 경북 영주시 내성천 영주댐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강이 인공화되어 옛 모습을 잃었는데, 우리나라 모래하천의 원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고 간주하여 보존의 가치가 크다고 인정되던 강이 내성천이었다. 회룡포, 선몽대, 무섬마을 등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들이 다 이 내성천을 끼고 있는 곳들이다. 내성천은 소백산의 부스러진 화강암에서 특별히 많은 양의 모래가 공급되면서 세계에서도 드문 모래강으로 알려졌다. 
 
y6.jpg» 고운 모래와 깨끗한 물로 희귀생물의 서식처요 어린이들의 좋은 놀이터였던 내성천의 옛 모습. 박용훈 제공.
 
유럽은 석회암과 편암이 많은데 일교차가 크지 않아 풍화된 점토는 가벼워 잘 떠내려가기 때문에 강바닥에 쌓인 모래가 많지 않다. 그래서 강들이 깊고 좁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화강암이 많은데, 큰 일교차로 인하여 풍화되어 모래가 많이 나와서 강바닥에 쌓이기 때문에 강들은 얕고 넓다. 소백산은 특히 화강암의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천둥만 쳐도 사태가 일어날 정도’로 흙이 잘 부스러져 내려 모래의 공급이 많은 지역이다. 
 
잘게 쪼개진 모래와 또 모래 사이에 낀 점토는 대개 음전하를 띠는데 전기적인 인력으로 콜로이드상의 유기 오염물질이나 광물질을 흡착하고 또 모래 사이의 틈으로 오염물질을 걸러준다. 그리고 모래 바닥은 수많은 생물이 사는 서식처가 되어 이들 생물이 여기에 걸러진 오염물질을 소화해 내기 때문에 물을 깨끗하게 한다. 그래서 극히 깨끗한 모래강에서 살 수 있는 흰수마자와 먹황새와 같은 희귀생물들의 서식처였고 고운 모래와 깨끗한 물로 인하여 아이들의 훌륭한 물놀이터가 되어 왔다. 
 
05640589_P_0.JPG» 내성천이 주 서식지였던 멸종위기종 어류인 흰수마자. 박용훈 제공.
 
이 모래의 수질정화 능력은 상수처리장에서 잘 활용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시는 물은 강모래에 한 번 쓱 걸렀다가 소독해서 각 가정으로 보내주는 것뿐이다. 나는 전에 실험에 쓰다 남은 큰 수조가 하나 있어서 이를 어항으로 쓴 적이 있다. 이 수조에다 강모래를 깊이 채우고 수초를 심어 물고기를 길렀는데 어항의 물은 한번 넣으면 몇 년간 갈아 주지 않아도 물고기들이 잘 살았다. 모래가 물을 잘 정화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 강바닥에 두껍게 쌓인 모래는 물을 저장하는 댐 구실을 한다. 강바닥 모래의 절반가량은 빈틈인데 여기에 물이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깨끗한 물이 저장된다. 그래서 내성천 사람들은 가뭄을 모르고 살아왔다. 강바닥의 모래만 파면 언제나 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래강 자체가 훌륭한 댐인데 여기에다가 또 댐을 짓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래서 이전에도 영주에 댐을 짓겠다는 계획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주민들이 가뭄이나 홍수대책이 필요한 곳이 아니라고 반대하여 짓지 못하던 것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밀어붙여 댐을 쌓았다. 수몰지구의 주민들은 고령의 농민들만 남아 있었는데 모두 눈물을 흘리면서 정든 땅을 떠났다. 
 
05386867_P_0.JPG» 2015년 수몰되기 직전의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모습. 뒤로 댐이 보인다. 영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영주댐의 목적은 지금까지 모든 댐의 공통적인 목적이었던 홍수나 가뭄 대책이 아니었다.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여기에 내성천의 깨끗한 물을 저장했다가 깨끗한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댐의 주목적이었다. 4대강 사업 자체가 물그릇을 키워 수질오염을 희석하고 또 하수처리장을 지어 수질오염 배출량을 대폭 줄여 물을 깨끗하게 하는 사업이라면서 또다시 깨끗한 물을 흘려보낼 댐을 만든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영주댐에 물을 담자 이 물에 녹조가 일어나 시퍼렇게 되었다가 또 녹조가 사라지면 시커멓게 썩어 분뇨 냄새가 나는 물이 되고 말았다. 댐의 상류에는 많은 축산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전에는 그 두꺼운 모래가 물을 맑게 하여 깨끗한 물을 만들었다. 댐을 짓고 난 후에 모래 공급이 끊어지면서 내성천에는 모래가 사라져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시커멓게 썩어 냄새나는 물이 흘러가면서 완전히 망가졌다.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도리어 수질을 악화시키는 오염원으로 등장했다. 
 
05386951_P_0.JPG» 영주댐이 건설된 뒤 내성천의 모래밭은 급속히 초지로 바뀌었다.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금강마을 앞 내성천 모습. 영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영주댐은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비난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앞으로 큰 물난리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댐은 단단한 암반 위에 세워야 하고 옆구리도 암벽에 걸쳐야 한다. 잘 지었다고 소개되는 세계 모든 나라의 댐들이 다 이렇게 지어져 있다. 그러나 영주댐은 바닥에 암반이 안 보일 뿐만 아니라 잘 부스러져서 적당하게 사면 처리를 한 흙더미 같은 곳에다 댐을 걸쳐 놓았다. 미국, 프랑스, 호주,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댐이 무너진 경험이 있는데, 무너진 댐들은 옆구리가 터져 무너진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연천 댐도 옆구리가 터져서 무너졌다. 이런 곳에다 댐을 세워서는 안 된다. 
 
또 하나 중요하게 지적할 것은 산사태가 일어나는 곳에다 댐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바욘트 댐은 산사태가 일어나고 지반이 약한 지역에 댐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지었는데, 이 댐을 짓고 난 뒤에 이 지역에 지진이 자주 일어났다고 한다. 댐에 담아둔 물의 엄청난 무게에 지반이 내려앉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이론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다가 1963년에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댐이 넘쳐 무너졌고 이로 한하여 하류의 5개 마을이 사라지고 2000여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y1.jpg» 영주댐 주변에는 산사태 흔적이 많다. 정수근 제공.
 
영주댐 지역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내성천을 모래 강으로 만들 정도로 적은 비에도 모래흙이 잘 흘러내리는 곳이어서 지금도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난 흔적을 많이 관찰할 수 있다. 이런 곳에다 다량의 물을 저장하면 물을 머금은 흙이 무너지면서 산사태를 불러올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바욘트 댐이 좋은 교훈이 되어야 한다. 
 
y5.jpg» 영주댐 지역의 사질토로 작은 비에도 모래가 쉽게 흘러내린다. 정수근 제공.
 
영주댐을 짓고 난 뒤 내성천에 모래 공급이 끊어지면서 교량들이 밑동이 드러날 정도로 강바닥에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래는 댐 안에 다 쌓이고 있어서 댐의 수명도 길지 않다. 영주댐은 엉터리 목적을 내세워 건설한 엉터리 댐이다. 허물고 원상복구 하는 것이 답이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판문점 선언 : 남북이 함께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 시대’ 개막

굳게 손 맞잡은 문재인-김정은 “더 이상 전쟁은 없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발행 2018-04-28 00:59:05
수정 2018-04-28 03:44:09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사진기자단
 
 

남과 북이 함께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 시대가 개막했다. 남북의 두 정상은 굳게 손을 맞잡고 65년간 계속된 '전쟁의 시대'를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끊어진 혈맥을 다시 잇고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금단의 선'이었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손을 맞잡고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경계를 허문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일명 '판문점 선언')을 탄생시켰다. 판문점은 이제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나게 됐다.

"더 이상 전쟁은 없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

남북의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엄숙히 선언했다.

특히 두 정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 선언'을 하기로 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인 한국전쟁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 선언은 정전 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 평화 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미국과 중국도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만큼, 남북은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측이 주동적으로 취한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폐기를 선언했다.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은 향후 개최될 북미정상회담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는 대목이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은 '불가침 합의'를 엄격히 준수하는 한편,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인 군축도 실시하기로 했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 남북이 함께 주도한다

이러한 판문점 선언에는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함께 주도해야 한다는 두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민족 자주'의 원칙이다. 이는 1조 1항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으로 명시됐다.

남북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핫라인)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를 두 정상이 직접 풀겠다는 것이다. 회담 정례화 차원에서 문 대통령은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한다.

앞서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이르게 된 것도 남북의 주도적 역할, 진정성 깃든 노력, 담대한 결단 덕분에 가능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순간부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끈기있게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전면 개선 의지를 피력하면서 김여정 특사를 비롯한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응원단·예술단 파견으로 화답했다.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세계 만방에 전하는 장이 됐다. 또 평창에서 불어온 봄바람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길을 열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사진기자단

10년간 꽉 막혔던 남북관계, 확 뚫린다

남북이 함께 새로운 국면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10년간 꽉 막혀 있던 통로를 확 뚫어야 한다. 이에 따라 1조 1항에는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의 내용이 담겼다.

남북은 올해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3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동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들을 연결하기 위한 대책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철도와 도로 연결은 남북 공동 번영의 기초가 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남북관계 개선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어떤 국제 정세 변화가 있더라도 흔들림이 없는 굳건한 바탕 위에서 진행돼야 한다. 선언에는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들이 명시됐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대표적이다. 개성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적 장소이다.

특히 두 정상은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선언과 같은 '모든 남북 선언과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하기로 했다. 남북 간 모든 약속들을 반드시 지킨다는 원칙을 확립한 것이다.

6.15를 비롯한 남북에 모두 의의가 있는 기념일에는 정부 당국,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한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경기에도 남북은 공동으로 참가하게 된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뿐만 아니라 신분, 계층을 넘어선 전민족적 단합이 기반이 돼야 한다.

군사긴장 완화:DMZ와 NLL을 평화지대로
군사 회담 등 대대적 남북대화 국면 열린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필수적이다. 남북 정상은 선언에서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일체의 상호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전단살포 등이 중지되고 그 수단이 철폐된다.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추진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대책도 마련된다. 또 남북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러한 군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사 당국자 회담을 자주 개최하기로 했다. 당장 5월에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게 된다.

군사 회담 외에도 향후 대대적인 남북 대화 국면이 펼쳐진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측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배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측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배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사진기자단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북정상회담 당일, 조선일보 “북핵 폐기 못하면 아무 것도 아냐”

[아침신문 솎아보기] 남북정상회담, 단판승부 요구하는 조중동… “정부발표 따르라” 방통심의위 월권 논란도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4월 27일 금요일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날 아침신문들은 1면에서 정상회담 소식을 다뤘다. 단계적 평화체제 구축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보수신문은 ‘단판승부’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중동은 일제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상회담 보도에 대한 사전 ‘권고문’을 배포한 데 대해 ‘언론통제’ 논란을 제기했다. 드루킹 논란을 계기로 네이버에 ‘아웃링크’를 요구하는 기사들도연일 쏟아지고 있다.

다음은 27일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다. 

“통일이여 걸어서 오라, 한 걸음 한 걸음 뒤따라 오라”(경향신문)
“이 길에서 평화가 시작된다”(국민일보) 
“9시30분 판문점, 비핵화 첫발 뗀다”(동아일보) 
“분단 넘어서 평화 새길로”(서울신문) 
“분단 5cm 벽 넘어... 남북 평화 새 길 연다”(세계일보) 
“25년을 끌어왔다, 북핵 마침표 찍자”(조선일보) 
“비핵화 여정... 한반도 빅게임 시작됐다”(중앙일보) 
“1953. 7.27 정전 2018. 4. 27 평화”(한겨레) 
“남과 북, 모이고 포개졌던 사을 기억해 냈으면”(한국일보) 
 

▲ 27일 한겨레, 경향신문 1면.
▲ 27일 한겨레, 경향신문 1면.

회담 성패는 ‘비핵화 의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는 크게 비핵화, 한반도 평화구축, 남북관계 등 3개 분야다. 이 가운데 정부와 언론은 비핵화 명문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은 이번 회담에서의 비핵화 ‘의지’가 명문화 되는지 여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성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향신문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에 대한 궁극적 폐기 방침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 임하게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한겨레 역시 “남북정상이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내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면서 회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신문도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지만 한미,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의 디딤돌”이라고 밝혔다.
 

▲ 27일 중앙일보 기사.
▲ 27일 중앙일보 기사.

이 가운데 조중동은 북한이 모호한 합의 문구를 끌어내게 한 다음 순차적으로 경제지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부각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많은 사람이 지금 마치 평화가 온 듯 생각하고 있다. 봄 바람이 불 때 얼음이 깨지는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면서 “북핵 폐기를 확인하면 성공이고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의 인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비핵화에 합의해도 구체적인 후속조치에는 여러 난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언적 의미의 비핵화만 합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내용을 ‘한 외교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핵우산 폐기 노림수가 들어 있는 조선반도 비핵화같은 모호한 합의 문구로 회담의 성공을 내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서 “혹여 김정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천명을 끝내 거부한다면 문 대통령은 의지를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결기를 갖고 회담장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발표 따르라” 방통심의위 월권 논란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전 가이드라인 성격의 권고문을 배포한 데 대해 보수신문은 ‘언론통제 논란’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6일 배포한 ‘취재보도시 유의사항’을 담은 공고문을 발표했다. 방통심의위는 △정상회담 기간 동안 특별 모니터링팀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고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정부의 공식 발표를 토대로 보도할 것’을 요구하고 △언론사가 직접 취재할 경우 확인되지 않은 발언 또는 주장 인용을 지양할 것 등을 권고했다. 

조중동은 일제히 권고문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은 방통심의위의 권고가 언론의 취재, 보도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방통심의위는 민간기구지만 정부여당이 추천하는 위원이 다수로 구성되기 때문에 정부 행사에 부정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지나친 사전개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조중동은 26일 ‘사전개입은 명백한 월권’이라는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성명을 비중 있게 인용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진보 언론단체까지 ‘회담취재 부당한 간섭 중단하라’”는 제목을 통해 진보단체도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지난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열행위 비판, 공영방송 개혁 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이들 신문이 이처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입장을 전하는 경우는 없었다. 

언론의 ‘아웃링크’ 타령 이어져 

드루킹 사건으로 촉발된 네이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언론사는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가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에 네이버가 소극적이라는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경제는 “아웃링크 방식 도입이 국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면서 여야의 관련 법안 추진 계획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해외 주요 포털과 매체들은 이미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로 뉴스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 27일 중앙일보 기사.
▲ 27일 중앙일보 기사.

 

 

앞서 신문협회가 아웃링크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을 내자 24개 신문이 이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방문 비율이 늘면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네이버 댓글 논란을 지렛대 삼아 이 같은 주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논란 이후 네이버가 댓글 개편을 했음에도 댓글량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경제는 “25일 총 31만 1373개의 댓글이 네이버 뉴스에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개편 전인) 24일에는 29만 926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밀어닥치는 어린 죽음, 동물구조센터의 ‘잔인한 봄’

이준석 2018. 04. 26
조회수 757 추천수 0
 
소쩍새, 수리부엉이, 삵, 고라니…여름 전쟁터 앞둔 폭풍 전야
충돌, 둥지 파괴, 납치 등 어린 생명의 고통과 죽음 몰려들어
 
r2.JPG» 4월은 야생동물에게도 잔인한 철이다. 번식기여서 새끼가 늘어나고 구조되는 개체도 많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동물도 많다. ‘솥 적다’고 한 번도 울어보지 못한 채 건물에 충돌해 죽은 어린 소쩍새.
 
꽃샘추위가 지나고 벚나무는 꽃잎을 떨어뜨려 푸릇한 요즘 새들은 저마다 둥지를 짓느라 분주하고, 여름 철새는 하나둘 돌아와 여름이 다가옴을 알린다. 4월은 여름이라는 폭풍의 전야로 구조센터는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름은 야생동물의 번식기여서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만큼 많은 동물이 구조되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어린 동물 또한 넘쳐나 구조센터로서는 정신없는 폭풍 같은 시기이다. 
 
4월 중순인 지금 멧비둘기와 수리부엉이 새끼, 여름 철새인 소쩍새가 벌써 구조됐다. 구조센터의 여름은 이미 시작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머지않아 더 많은 동물이 밀려들 것이다.
 
r5.JPG» 어린 수리부엉이가 구조됐다. 구조센터의 여름은 벌써 시작됐다.
 
생태계의 시간은 여간해서 크게 뒤틀리지 않는데 야생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이 아닌 구조센터에서도 그 시간을 느낄 수 있다. 매년 3월 말 가장 먼저 번식을 시작하는 수리부엉이와 연 2~3회 번식하는 어린 멧비둘기가 구조되면서 여름이 다가옴을 알린다. 
 
r15-1.jpg»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자연으로 돌아간 어린 멧비둘기.
 
그 뒤를 이어 4월이면 까치와 올빼미 등의 새끼와 번식을 위해 돌아온 제비, 소쩍새, 솔부엉이 등의 여름 철새가 구조된다. 포유류 중에선 어린 삵이 가장 먼저 구조 혹은 납치되기 시작한다. 
 
5월이면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다. 위에 언급한 동물들과 함께 더 많은 어린 새가 구조되는데 참새목에 속한 참새, 박새, 딱새 등의 유조는 한두 마리가 아닌 둥지째 구조되고, 흰뺨검둥오리, 원앙의 유조도 수 십 마리가 한 번에 구조되기도 한다. 포유류는 삵과 함께 너구리가 구조되기 시작한다. 
 
r7.JPG» 구조된 원앙 새끼들.
 
6월은 여름의 절정으로 여름 철새의 유조와 어린 고라니, 수달까지 구조되며 일 년 중 가장 많은 동물이 구조되는 시기다. 작년의 경우, 6월 한 달 동안 구조된 야생동물은 277마리이며, 4월부터 8월까지 700여 마리가 구조됐다. 다친 야생동물의 수만 봐도 여름이 폭풍이라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숫자로는 이렇게 덤덤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숫자는 여름의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생태계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생태계의 시간에 발맞추는 야생동물의 삶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700여 마리의 동물이 구조됐는데, 숫자 하나마다 한 마리의 삶과 고통이 녹아있다. 그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단순히 700이라는 숫자에 가두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r6-1.jpg» 구조된 꺼병이(꿩 새끼).
 
최근 구조된 수리부엉이 유조는 차량과 충돌하면서 양쪽 날개가 모두 부러져 안락사시켜야 했고, 건물에 충돌한 소쩍새는 폐사했다. 이 시기에 구조되는 암컷 고라니는 태아를 지닌 상태로 숨이 끊어진다. 벌써 많은 생명이 죽어 나가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곧 어린 포유류들이 납치당해 어미와 생이별할 것이다. 둥지 밖으로 나서보지도 못한 어린 새들은 나무가 베어져 둥지째로 추락하거나, 인간에게 방해된다는 이유로 둥지가 허물어지고 길바닥에 버려진 채 구조될 것이다. 죽은 어미 곁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어린 오리들이 구조될 것이며, 먼 길을 날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사고를 당한 여름 철새들이 구조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처절한 여름이 왔음을 알려준다.
 
r-1-2.jpg» 차량 충돌로 다리가 골절돼 수술을 기다리는 고라니, 엑스선 사진에서 3마리의 태아를 볼 수 있다.
 
생명이 싹트는 계절이지만 세상에 나오자마자 빛을 잃는 동물이 많다. 늘 죽음을 곁에 두는 곳이기에 익숙할 법도 하지만, 갑작스레 닥쳐오는 수백 마리의 죽음과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어린 생명의 죽음, 잠깐의 방심과 작은 실수도 용납지 않고 매정하게 떠나버리는 생명을 보면서 자신의 노력에 대한 의구심과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떨칠 수 없다. 폭풍을 만나 조금씩 가라앉는 기분이다.
 
r11-1.jpg» 하나둘 떠나는 어린 생명을 지켜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뜩이나 순탄치 못한 야생동물의 삶은 인간으로 인해 더욱 힘겹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짧지만 생기 넘치고 역동적인 야생의 삶을 보노라면 별것 아닌 작은 행동에도 감동을 하게 된다. 그들이 그러한 삶을 잃고 모든 걸 체념한 눈을 할 때, 우리 손으로 그 삶을 다시 한 번 되돌려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을 다잡고 나선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올여름도 그들과 삶과 죽음을 함께할 것이다. 한 생명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여름을 보내야겠다.
 
글·사진 이준석/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흥남철수 배에서 태어난, 68살 ‘김치 베이비’의 평화가게

흥남철수 배에서 태어난, 68살 ‘김치 베이비’의 평화가게

등록 :2018-04-26 19:46수정 :2018-04-27 01:08

 

 

문 대통령도 흥남철수 피란민 출신
2004년 어머니·이모 상봉 직접 지켜봐
1950년 12월 흥남철수 당시 경남 거제로 향하던 피란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김치 베이비’와 그들 부부는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틀간 스페셜봉사단으로 활동했다. 봉사 첫날이던 2월23일 강원도 강릉시 올림픽파크에서 네 사람이 컬링 경기 봉사를 마친 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김치 넘버 원’ 손양영씨, 그의 아내 유동남씨, 옥정희씨(이경필씨 아내), ‘김치 넘버 파이브’ 이경필씨. 평화통일연구회 옥영태 대표 제공
1950년 12월 흥남철수 당시 경남 거제로 향하던 피란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김치 베이비’와 그들 부부는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틀간 스페셜봉사단으로 활동했다. 봉사 첫날이던 2월23일 강원도 강릉시 올림픽파크에서 네 사람이 컬링 경기 봉사를 마친 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김치 넘버 원’ 손양영씨, 그의 아내 유동남씨, 옥정희씨(이경필씨 아내), ‘김치 넘버 파이브’ 이경필씨. 평화통일연구회 옥영태 대표 제공

 

 

‘김치 넘버 1’ 손양영씨
5살 딸·9살 아들 두고 배에 오른 부모
그 이름 부르고 또 부르다 세상 떠나
“북한의 형·누나 만나 한 풀었으면”

 

‘김치 넘버 5’ 이경필씨
아버지 전쟁없이 살고 싶단 말씀에
가축병원 문 열며 ‘평화가축병원’ 간판
“부모 고향에 갈 날 하루빨리 오기를”

 

 

 

“죽기 전에 함경도에 있는 부모님 고향 땅을 밟고 북한에 남겨진 형 누나 얼굴을 볼 수 있을까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북한과 왕래하며 사는 게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 모두의 소망일 겁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25일, 성탄절을 맞은 경남 거제 장승포항에는 이틀 전 피란민 1만4천명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떠난 미국 배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도착했다. 혼란스러운 전쟁통이었지만 이틀 남짓한 시간 동안 배에서는 5명의 새 생명이 태어났고, 미국인들은 아이들에게 ‘김치 파이브’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 배에서 첫 번째, 다섯 번째로 태어난 실향민 손양영(68)·이경필(68)씨는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본격화된 한반도 평화의 불씨가 영원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이들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정상회담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처럼 이들이 태어난 빅토리호를 함께 타고 장승포항에 내린 피란민이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낼 때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어머니 강한옥씨가 여동생을 만나 목 놓아 우는 모습을 지켜본 적도 있다.

 

다섯 아기 중 첫 번째로 태어나 ‘김치 넘버 원’으로 불린 손씨도 “북한에 두고 온 형과 누나를 꼭 만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한을 풀고 싶다”고 소망했다. 흥남철수 당시 손씨의 부모에게는 아홉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이 있었다. 손씨는 어머니의 배 속에 있었다. 만삭인 아내와 어린 자녀들까지 함께 피란길에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한 아버지는 손씨의 형과 누나에게 “큰삼촌과 며칠만 지내고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빅토리호에 올랐다. 금방 전쟁이 끝나 자녀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손씨의 부모는 60년 동안 북에 두고 온 자녀를 끝내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북에 두고 온 자식들이 그리웠던 손씨의 부모는 생전에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고 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부를 때 항상 ‘영옥아’라고 하셨어요. 북한에 두고 온 누나 이름이 손영옥입니다. 치매를 앓았던 어머니는 제 아내한테 ‘영옥아, 영옥아’ 하셨고요.” 10여년 전 세상을 떠난 손씨의 어머니는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때마다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어머니는 ‘곧 고향에 가서 자식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셨어요. 결국 한을 풀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셨네요.”

 

지난 2월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리셉션에 참석했던 손씨는 ‘평화’를 구체적인 공기로 느꼈다고 한다. “김여정과 김영남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고향 사람을 만난 듯했어요. ‘곧 형과 누나를 만날 수 있으려나’ 싶었습니다.”

 

빅토리호에서 막내로 태어난 ‘김치 넘버 파이브’ 이씨도 남북정상회담으로 불어온 따뜻한 평화의 기운이 반갑기만 하다고 했다. 이제 ‘수의사 할아버지’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이씨는 1975년 처음 문을 연 동물병원 이름을 ‘평화가축병원’이라고 지었다. “아버지가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동물병원 이름에 ‘평화’를 넣어달라고 하셨어요. 다른 가족들도 자영업을 했는데 ‘평화사진관’, ‘평화상회’라는 간판을 달았습니다.” 평생 고향을 그리워한 그의 아버지는 10여년 전 세상을 뜨면서 “묘비에 함경남도 흥남시 고향 주소를 적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아버지는 언젠가 통일이 되면 후손 중 누군가가 대신 고향 땅을 밟아줬으면 하고 바라셨어요. 제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고향에 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차분하고 온화한 그의 말투에서 봄기운이 느껴졌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2269.html?_fr=mt1#csidx49a1978852ef6619258ca610e3b01a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 철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4/27 06:30
  • 수정일
    2018/04/27 06: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연재]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⑪
 
오인동  | 등록:2018-04-26 10:28:25 | 최종:2018-04-26 11:07: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오인동 / 재미동포 정형외과 의사이자 통일운동가

<차례>

1. 한 나라로 함께 사는 세상 
2. 연합방 경제체제 청사진 
3. 민족사 최고의 부강번영 
4. 서둘러야 할 연합방체제 
5. 미국: 평화협정 거부, 북: 핵개발 
6. 북핵은 겨레의 핵으로 

7. 다시 열어야 할 6.15시대 
8. 남북연합방 평화체제 먼저 
9. 겨레의 핵을 어쩔 것인가? 
10. 북남 겨레핵의 비확산 선언 
11.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철수 
12. 풍요 자유 평등 자주 통일조국

 

11.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 철수

2013년에도 인공고/무릎관절 수술하려 평양에 갔다. 출간한 책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남북 연합방>도 가지고 갔다. 평양의학대학병원 의사들과 수술을 하고 난 오후, 책을 받아본 양철식 6.15선언실천 북측부위원장과 만났다. 척하거나 체하지 않고 말 수가 적은 북 고위관료들과의 대화는 재외동포에 연상인 내가 주로 이끌게 된다.

다른 날 저녁엔 초대소에서 해외동포위원회 맹경일 부위원장과 ‘연합방-연방’기에 북핵을 남북이 ‘겨레의 핵’으로 품어 안아야 할 데 대한 얘기를 나눴다. 서로 다른 의견도 있었지만 원칙적으로 공감했다. 열흘 뒤 서울로 가서 10일 동안 대학과 시민단체들에서 통일 강연을 했다. '연합방 경제체제의 실행과 연합방 평화체제’ 합의에 대한 공감은 컸다.

2014 년 4월에는 3주 동안 6·15 남측위원회 지역본부 안영욱 위원장과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20차례 전국순회강연도 했다. ‘북핵=겨레핵의 비확산’을 합의/선언한 뒤  ‘겨레의 핵우산 쓰고' 미군을 철수해 통일로 가자는 제언에 대한 놀라움과 공감은 대단했다. 2017년 8월, 서울에서 임동원, 백낙청, 정세현, 문정인 교수와 만나고 평양에 다녀왔다. 쉴 새 없이 계속되는 북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보며 먼저 미국의 기를 꺾어 놓고 보려는 듯했다.
   
2017년 말 북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며 미국과 균형을 이뤘다고 했다. 미국에 맞대결하는 북에 놀란 남의 종미세력은 적화통일의 위기라고 선동하고, 남 정부는 킬체인, 미사일방어, 대량 보복체계를 서두른다는데 모두 효용 없는 일이다. 트럼프는 때 만난 듯 남에 무기 장사를 하니 남에겐 외화 낭비일 뿐이고. 핵 없는 남에 재래식 무기가 무슨 효력이 있으며, 전작권도 없는 남은 자신의 뜻대로 쏠 수도 없지 않나?

트럼프가 북을 전멸시키겠다니 그나마 문재인은 조국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옳은 말을 하면서도 압박(?)과 대화로 통일을 이루겠다며 미국 따라 북 지도자 참수 부대 창설도 한다니 이건 또 무슨 망발인가? 수구세력을 달래기 위해선가? 북이야 남 대통령 참수 작전 같은 얘기는 하지도 않을 텐데 부끄럽지도 않나? 트럼프가 남 국회에서 온갖 대북 욕설을 퍼붓는데 박수치는 의원들의 모습을 미국에서 보자니 한심하고 가여웠다.   
    
1900년대 후반 미국은 조국반도와 베트남 전쟁에서 각기 수만 명, 2000년대 이라크, 아프간, 중동에서는 각기 수천 명 미군 전사자를 냈다. 반면 상대국들의 수백 만 등 총 2천만 명이 살상된 것은 미국의 반인륜 인권유린 만행이었다. 현세 핵국가들 사이의 전쟁의 결말은 즉각적이고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교전 상대방은 승리와 패배의 예상이 아니라 핵전쟁 뒤 인간적/물질적/ 도덕적 손실과 이득에 대해 심각한 고려를 할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핵선제 공격으로 평양이, 북의 반격으로 워싱턴이나 뉴욕이 당했다면 누가 이겼을까? 수 백 만이 죽고 도시가 폐허가 됐는데 승패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래서 핵국 사이의 핵전쟁은 없었고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된다.
   
핵국 북과 재래식 무력의 남 사이의 전쟁은 일어날 수도 없으나 남북대결의 악화로 우발적 이거나 전략/전술 차원에서의 국지전은 일어날 수도 있다. 혹시 조국강토에서 남북전쟁이 일어나면 양극화가 극심해져 재부가 세습된다는 남의 5포, 7포 청년세대 중 전장에 나가 싸우겠다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했다. 한 수구계 국제관계학자의 강연에서 10-20% 라는 얘기를 들으니 금수저/흙수저 얘기가 헛소리가 아닌가 보다.

한편, 2015년 8월 휴전선 지뢰폭발사건으로 북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자 남에서는 90여 병사가 애국심에 전역 연기 신청을 했다고 종미반북 언론들이 자랑스럽게 보도했다. 다른 한편 선군절을 맞았던 집단주의 북에서는 1백만 청년이 자진입대 청원을 했고, 2017년 여름 북미대결 때는 370만 명의 재입대와 신규입대 청원이 있었다고 한다.

남과 북의 이런 모습을 밖에서 보는 재외동포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또 북은 ‘평화’, ‘통일’ 쪽지를 매단 방사포 공포탄 한 발씩을 인천공항 활주로와 여의도광장에 착지만 시켜도 공항폐쇄와 더불어 수도권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을 시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남북 ‘연합방 평화체제’가 합의되면 주한미군은 철수시켜야 한다 했지만 북의 핵/미사일 무력의 완성으로 합의된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미군철수 문제를 해결해야할 것이다. 미군이 철수해도 북은 남침하지 않을 것이며 남북전쟁 같은 짓을 이제 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은 매해 대북 핵전쟁 연습으로 남녘 주민들의 전쟁위기 의식을 자극하며 반북정서를 북돋고 통일 의지를 약화시켜 왔다.

그러니 통일해야 미군철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철수해야 통일을 이룰 수 있다. 일찍이 LA Times 논평가 플레이트(T. Plate) 교수와 전 주한미국 대사 레이니(J. Laney)조차 ‘미군이 철수해야 통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남의 정치인과 국방관료들 중에 미군철수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종미반북 수구세력들은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평통사’를 북의 지령에 따르는 ‘빨갱이’라고 몰아친다. 북보다 여러 배의 국방비를 쓰는 남 정부나 군사전문가들이 국민을 확신시키지도 못했기에 주한미군 없이는 북 인민군에 패배한다는 공포 속에 살고 있다.

남의 국방비 40여조원은 북의 총생산액(GDP)보다 높고 남의 GDP는 북의 40배라는 데도 북을 포용하지도 못했다. 기득권 세력은 어제까지도 북의 붕괴/흡수통일을 말했는데 북미 핵대결 상황을 보며 패망한 남베트남의 부패한 종미세력들처럼 탈남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남은 북핵이 없었던 지난 50여 년에도 지금도 북에 맞서지 못하고 미군 뒤에만 선다. 마치 남녘에서 인기 있다는 노래 “애모”의 가사처럼 국군은 “…인민군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미군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 드는데…”와 같은 모습 같다.
    
그런데 남에서는 현역/퇴역 장성들과 국방관료들 중 전작권을 전환해야 한다는 소리도 없다. 전작권 전환이나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민중의 시위에는 퇴역군인 장성들까지 성조기를 들고 반대시위하려 광장에 몰려나온다. 이에 더해 2006년 이래 10년에 36조 원 이상의 미국무기를 사들인 남이 정보/정찰 능력이 모자라 전작권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한다.

도대체 세계 어느 나라가 미국과 같은 군사력을 갖췄단 말인가? 그 세계 나라들 중 하나도 작전통제권을 미국에 맡기지 않았다. 미국이 독립국의 군사주권을 돌려주지 않겠다고는 못할 테니 남은 전작권을 전환하고 ‘북의 불가침보장’에 화답해 ‘연합방 평화체제’를 합의/선언하자. 미국이 거부한다 해도 주권국가의 ‘배타적 고유권리’인 군사주권은 남이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행사해도 된다.
   
북의 역량이 지금 같지 않았던 1992년 김용순(북)/캔터(미)회담, 2000년 김대중/김정일 대화, 김정일/올브라이트 대담에서 김정일이 ‘주한미군의 역할이 달라지면 통일 뒤에도 계속 주둔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을 구실로 삼는 핑계는 지난날의 얘기로 끝나야 한다.

트럼프가 현재 ‘73% 부담인 남의 방위비 분담금을 200%로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겠단다. 미국에 큰 은혜를 입었다고 고마워하는 남의 종미세력은 미국의 국방비 감축도 도와드릴 겸 미군을 고향으로 보내드려 절약되는 군사비를 사회복지에 쓰면 어떨까? 그리하여 민족사에 중국, 일본, 미국군대가 차례대로 조국에 주둔해 겨레가 피해와 수모를 겪어온 쓰라린 과거와 현재를 말끔히 청산하자!

‘연합방 평화체제’선언 뒤 겨레핵의 비확산을 선언하면 남북은 겨레의 핵우산 함께 쓰고 미군을 철수시켜 남으로 하여금 미군기지 신세에서 벗어나게 하자. 그 뒤 남북은 세계비핵화를 위해 1996년 유엔에서 채택한 포괄적핵시험금지조약(CTBT)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 조약에 183국이 서명하고, 166국이 비준했으나 핵개발능력을 보유한 44개 발효 요건국들 중 영국, 프랑스 등 36국이 비준했는데 미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 이란, 이집트 8국의 거부로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후발 핵국 ‘남북’은 이 조약을 비준하고 미비준국들을 선도해 세계비핵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조국의 남에 묻는다. 남이 북의 숙적 미국과 한패가 되어 어떻게 북과 통일할 수 있나? 미국과 북 중 누가 ‘우리’고 누가 ‘남’인가? 북에 묻는다. 외세배격/민족자주를 주장하는 북은 북남 평화체제부터 합의해서 겨레의 이익을 극대화하며 ‘연방’의 길로 남과 함께 가야한다. 
     
2016년 북의 5차 핵시험 뒤 뉴욕타임스는 “북은 비이성적인가? 아니면 미친 척 했나?”라는 기사에서, “천만에, 매우 합리적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북은 남과 미국에 한 발짝 씩 물러서야 할 부담을 떠넘겼다”고 했다. 이번엔 미국의 뜻대로가 아니라 우리겨레의 뜻대로 해보자.

6.15 선언의 합의사항들을 10년 동안 이행해냈던 남북이었다. 이것이 오로지 남북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민족공조의 원칙이고, 또한 이것은 다른 그 어떤 대안도 없는 현실적 상식이다.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이 있었고 북미회담 전에 북러회담도 있음 직하다. 급변하는 이런 현상을 보며 남에선 그것이 북에 유리하다느니, 남에 불리하다느니 또는 그 반대라느니 하는 얘기들이 한창이다. 남북이 한 마음이면 북에 유리하면 남에도, 남에 불리하면 북에도 불리하다는 기본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통일하겠다면 어떻게 남에, 북에 하며 따로 생각하나? 남북은 우리이고 주변국은 모두 남이다. 모든 일은 ‘우리 민족끼리 먼저’라는 원칙에서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회담은 북미
간이 아니라 남북/북남간이 먼저란 인식으로 더 자주 만나 주변국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민족차원에서 진솔하게 논의/실행해야 한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남이 해야 할 일은 제1장에서 말한 6.15시대를 다시 열어가기 위해 남북 ‘연합방체제’를 제도화해야 한다. 남은 남북교역 중단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환원과 개성공단 운영재개를 합의하자. 이는 모두 민족 내부의 일이니 유엔제재에 구속되지 말자. 더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산가족상봉이다. 그리고 10.4선언의 합의사항들과 북의 경제발전전략사업들을 총화해서 ‘연합방 경제체제’ 운영을 실행해갈 방안들에 대해 합의하기 바란다.

남 정부는 비핵화가 최우선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남은 이에 대해 먼저 나설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지난 세월 늘 북핵 문제는 북이 미국과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해온 남녘 논객들의 주장대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이 성취하려는 바를 남은 먼저 들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에 따라 북핵을 남이 북과 함께 한마음으로 대처해 나갈 데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반대로 남이 미국의 북핵 폐기 주장에 함께 하려면 차라리 북 혼자 미국과 담판하게 맡겨두고 연합방체제 합의에 주력하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다.

그런데 4월 21일 북은 “핵시험과 대륙간 탄도로켓 시험발사 중지”와  “핵시험장도 폐기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과정으로 국제적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고 했다. 이 성명으로 북은 핵보유국임을 선포한 것이며 앞으로 핵국가들과 함께 세계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북의 이 선언은 앞에 제언해온 ‘겨레핵의 비확산과 세계비핵화’와 상통한다는 생각이다. 70여 년 분단의 멍에를 벗어제끼고 남북은 어떤 이상의 통일조국으로 가야할 지 제12장에서 얘기해 보자.

오인동 (Indong Oh) 약력 

   
 

인공관절수술전공의사(은퇴),6.15해외측미국위공동위원장
하버드의대(MGH)교수,미국고관절학회:J.Charnley, F.Stinchfield상
인공고관절기/기구고안 (HD-2, Spectron, Biofit, Tifit System등) 
인공고관절논문:70여편,수술법저서:14권, 미국발명특허:11 종

RoKorea - 윤동주민족상 - 윤동주사상선양회 - 2013
DPRKorea - 명예의학박사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 2012
RoKorea- 한겨레통일문화상 - 한겨레통일문화재단? 2011

<밖에서그려보는통일의꿈> - 남북연합방, 다트앤, 서울, 2013
<평양에두고온수술가방> - 의사오인동의북한방문기, 창비, 서울,2010
<통일의날이참다운광복의날이다> - 밖에서본한반도, 솔문, 서울,2010
<Corea ,Korea>- 서양인이부른우리나라국호의역사, 책과함께,서울,2008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513&table=byple_new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