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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평화협정체결 뜻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4/21 08:27
  • 수정일
    2018/04/21 08: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미평화협정체결 뜻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20 [21: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 논의를 ‘축복(blessing)한다’고 한 발언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방안을 논의하려는 한국을 지지하며 북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평화협정 체결도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 표명이란 분석이 나왔다. 

 

▲ 남북정상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언론에 자주 나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플로리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북과) 회담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나는 축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AN) 국제관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통해)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논의하려는 한국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한미 간에 이를 두고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이견이 없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실제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은 미국을 비롯, 북, 유엔, 중국 등 정전협정 당사국들이 평화협정에 서명할 때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이 북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다만 고스 국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나올 경우에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의 입장에서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미국과 한국의 말만 듣고 비핵화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다자 지역안보협의체 구성이 평화협정 내용에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고스 국장은 전망했다.

 

북은 현재 체제위협의 핵심을 미국으로 보고 있다. 다자지역안보협의체니 뭐니 하는 것보다 미국이 얼마나 확고하게 대북적대시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폐할 것인가를 관건적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북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한국 등인데 여기서 핵심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북이 요구하는 수준에서 미국이 북에 대한 안전을 담보하고 대북적대시정책을 철폐했을 때 북은 동시적으로 비핵화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대북적대시정책 철폐와 대북 안전담보의 중요한 조건 하나가 바로 북미평화협정체결이다. 따라서 북미평화협정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미국이 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간 북이 그렇게 미국에게 평화협정체결을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거부해왔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주한미군 주둔 명분이 사라진다. 또 여차하면 군사적으로 북을 제압하고 압록강 두만강까지 그들의 영향력을 넓히고 나라가 만주와 시베리아까지 석권하려는 패권적 야망을 버려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북이 미국 본토를 전멸시킬 수 있는 수소탄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완성시켰기 때문에 이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떠나 미국의 안전을 담보받기 위해서라도 북과 사실상 전쟁상태인 정전협정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할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 평화협정체결이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전제조건으로도 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미국의 지도자라면 미국의 안전도 담보받고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게 하는 북미평화협정체결을 당연히 북에 제의해야할 상황인 것이다.  

이제 미국에게 평화협정체결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당장 하루빨리 체결해야할 절체절명의 과제로 부상한 셈이다. 그래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국제정세전문가들의 입에서 종전선언이니, 평화협정체결이니 하는 말들이 자주 나오고 있는 것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전선언을 해야 하며 종전에 따른 전후배상문제 처리하고 양국관계를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양국 무역 등의 교류가 정상화되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까지 약속을 해야 비로소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하고 평화협정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아리송하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체결의 한 구성부분이다. 정전협정을 체결한 당사자가 종전선언을 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도 너무나 지당하다. 

 

어쨌든 종전선언, 평화협정 이런 말들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에서 자주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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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는 왜 잊혀져 가고 있는가?

4·19는 왜 잊혀져 가고 있는가?
 
 
 
김용택 | 2018-04-20 08:59:0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4·19와 이승만은 서로 반대되는 게 아닙니다. 외눈박이로 역사를 봐서는 안 됩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젊은 청년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하시며 물러났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4·19혁명 58주년 기념식에 다녀와서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다.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제32대, 33대 경기도지사를 지낸 사람의 입에서 나온 얘기치고는 충격이다. 그것도 4·19혁명 58주년 기념식에까지 다녀와서…

4·19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이낙연총리와 여야 대표 몇몇 분이 참석한 제58회째 맞는 4·19혁명은 대부분의 언론들조차 외면하고 지나간 기념식이었다. 4.19혁명 58주년기념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바른미래당 박주선,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참석했지만 제1야당의 대표조차 참석하지 않은 그야말로 반쪽짜리 기념식이었다. 4·19혁명은 왜 잊혀지고 있는가?

‘4·19와 이승만은 서로 반대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은 헌법에 명시한 4·19를 학생들이 일으킨 소요사태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일까? 4·19도 부정하지 않고 이승만도 국부인가? 4·19를 혁명이고 이승만정부가 긍정되면 제주항쟁도, 5·18광주항쟁도 촛불혁명도 모두 부정되어야 한다. 4·19를 혁명으로 보는 시각이 왜 외눈박이인가? 김문수경기지사는 4·19영령들을 모독하는 망발을 역사와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헌법 전문(前文)은 이렇게 시작된다. ‘4·19이념이란 불의에 항거하는 정의감이요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심의 정수다. 우리 헌법에 명시한 ‘4·19정신을 계승한다’면서 4·19 당시를 살지 않았던 국민들은 언론조차 외면하는 잊혀져 가는 4·19민주이념을 어디서 배울 것인가?

우리 민족은 불의에 항거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갑오농민전쟁에서 그리고 일제에 항거한 3·1운동과 제주민중항쟁, 광주민중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은 세계사에서 찬연히 빛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역사다. 그 증거로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시민에게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선정하는 ‘2017 인권상’을 수상하지 않았는가? 4·19혁명이 없었다면 어떻게 1,700만 시민들이 만든 촛불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겠는가?

4·19 혁명(四一九革命)은 1960년 4월 19일 대한민국에서 제1공화국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개표조작에 반발해 학생들이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며 시작된 혁명이다. 이승만을 비롯한 자유당정권은 장기집권을 위해 사사오입 개헌, 공무원을 통한 선거 운동, 완장선거, 3인조, 5인조 투표, 가짜 투표용지, 투표함 바꿔치기, 경찰에 의한 독찰, 정치깡패동원, 야당참관인 투표장 추방… 등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부정선거를 자행했다.

보다 못한 마산의 학생들이 3·15부정선거는 무효라며 시위에 나섰다가 마산상고 입학생이었던 김주열학생의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어부의 거물에 걸려 올라오자 보다 못한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한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학생을 향해 발포하는 등 희생자가 생기게 되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이승만정권 하야를 외치며 저항한 3·15의거가 전국적으로 번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4월 26일 이승만이 하와이로 야반도주하게 된다. 4·19혁명은 이렇게 이승만정권을 무너뜨리고 제2공화국이 출범하게 된다. 3·15와 4·19과정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희생된 민주열사 224명(부상자 172명)은 지금도 4·19묘역에 잠들어 있다.

암기하고 기억하는 역사는 의미가 없다. 부끄러운 역사는 반면교사로, 자랑스러운 역사는 다시 살려 내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으로 체화해야 한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우리는 친일세력, 친 독재세력, 친 유신세력, 군사정권에 은혜를 입은 세력들이 기득권자가 되어 민중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해 왔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친일세력의 후예, 독재자의 후예, 유신과 살인정권의 주역이 나라의 어른으로 존경받고 군림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단재 신채호선생님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갑오농민전쟁, 31혁명, 4·19혁명, 광주항쟁과 촛불혁명을 잊고서야 어떻게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

잊혀져 가는 4,19 혁명을 생각하며 여기 신동엽님의 ‘껍데기는 가라’ 시한 수를 올린다.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 /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 껍데기는 가라. // 그리하여, 다시 / 껍데기는 가라. /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 아사달 아사녀가 /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 맞절할지니 //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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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결, '신의 한 수'는 여기에 있다

[정욱식 칼럼] '종전 선언' 보다 '기본 평화협정'을
2018.04.20 00:53:24
 

 

 

 

"핵물질 신고에서는 무기화된 정형은 신고 안 합니다. 왜? 미국하고 우리하고는 교전 상황에 있기 때문에 적대 상황에 있는 미국에다가 무기 상황을 신고하는 것이 어디 있갔는가. 우리 안 한다. 이렇게 합의했습니다"

2007년 10월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배석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이 한 말이다. 북한은 또한 2008년에 한미일이 시료 채취 및 불시사찰 등 강력한 검증을 요구하자,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교전 상태"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증은 최종단계에서나 논의할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그리고 6자는 이 두 가지, 즉 초기 핵 신고 대상에서 핵무기는 제외하고 시료 채취와 불시사찰 등 강도 높은 검증 방안은 다음 단계에서 논의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잔존 네오콘과 이명박 정부가 끝까지 강도 높은 검증을 요구하면서 6자회담은 결렬되고 말았었다. 

이들 사례는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핵 폐기의 첫 관문은 핵 신고다. 그런데 오늘날 15~6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초기 핵 신고 대상에서 핵무기는 제외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또한 북한이 시료 채취와 불시사찰 등 강력한 검증은 "최종 단계"에서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어떻게 될까?  

아울러 자체적으로 건설한 실험용 경수로와 우라늄 농축 시설은 폐기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목표로 제시한 미국과 상당한 갈등이 벌어질 것이다. 

기본 평화협정이 '신의 한 수'인 이유 

필자는 최근 보고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새로운 접근: 고르디우스의 매듭 끊기와 풀기'에서 이들 문제를 포함해 협상의 난제들을 분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창의적이고도 유력한 해법, 즉 '신의 한 수'는 종전 선언보다는 한반도 기본(혹은 잠정) 평화협정 체결에 있다고 주장했다. (☞ 보고서 전문 보기)

그렇다면 왜 기본 평화협정 체결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을 것은 끊고 풀 것은 풀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일까? 우선 평화협정은 북핵의 토양이 되어왔던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북핵의 뿌리를 캐낼 수 있는 평화체제로 가는 중대한 전환점에 해당된다. 그래서 평화협정 체결은 고르디우스의 매듭 가운데 65년 묵은 매듭을 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평화협정 체결은 핵 신고에서부터 검증에 이르기까지 고르디우스 매듭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는 "디테일에 숨어 있는 악마들"을 사전에 풀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북한의 이른바 '살라미 전술'의 명분은 "교전 상태"에 있다. 그런데 평화협정의 첫머리에는 종전에 담기게 된다. 즉, 구실을 제거함으로써 비핵화에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조속한 평화협정 체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협상 개시부터 체결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2단계 평화협정, 즉 '기본 협정+부속합의서(추가의정서)'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식, 상호 주권 존중 및 불가침과 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추진 등 원칙적이고 조속히 합의할 수 있는 항목들로 '기본 협정'을 체결하고, 북방한계선(NLL), 유엔사와 주한미군, 군축 문제, 평화체제 관리 기구 구성과 운영과 같은 까다롭고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부속 합의서'에 담는 방식을 취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반도 기본 평화협정 체결은 연내에도 충분히 가능하다. 심지어 남북미중 정상이 정전협정 65주년이 되는 올해 7월 27일경에 판문점에 모여 협정 체결식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치적인 의지만 뒷받침된다면 말이다. 

가장 강력한 비핵화 조치들 

한반도 기본 평화협정 체결 및 대북 제재의 실질적인 해제에 대한 북한의 '동시 행동'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요구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 시한과 방식에 동의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를 위한 획기적이고도 가시적인 조치로 '높은 수준의 핵 동결'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핵무기 관련 시설의 일시 폐쇄 및 불능화를 넘어 완전한 폐기를 달성함으로써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북한이 '과도기적 지위(transitional status)'로 NPT에 복귀하는 것이다. 여기서 과도기적 지위란 핵 폐기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이를 명확히 공약하고 NPT에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NPT 역사상 이 조약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만든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 북한의 복귀는 핵 비확산 체제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북핵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도 일괄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이러한 결단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상응 조치도 가장 확실해야 한다. 한반도 기본 평화협정 체결과 실질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동시적인 상응 조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권고는 이에 따른 것이다. 

북핵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핵'만'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마침 김정은 위원장의 입에선 '비핵화'라는 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선 '종전'이라는 말이, 또한 "성공을 위해선 뭐든지 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만나게 된다.

두 지도자 사이의 인간적 관계 및 핵심 의제들 간의 화학작용이 어떻게 일어날 것이냐에 따라 한반도와 세계의 운명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모쪼록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틀어쥐고 운명적 순간에 역사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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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뚝심과 희생·연대가 삼성 ‘백기’ 들게 했다

등록 :2018-04-20 05:02수정 :2018-04-20 08:46

 

삼성 무노조 80년 깨뜨린 주역들
나두식 삼성전자 서비스 지회장
43살때 노동 3권 눈떠 금기 도전
무노조 삼성 무너뜨린 주역으로

고 염호석 양산분회장은
회유·협박 맞서다 세상 떠
굳건한 ‘연대’ 손길도 버팀목
조돈문 교수 교육·연구로 뒷받침
조현주 변호사 노조원 소송 지원
이남신 소장 시민사회 연대 끌어
‘삼성의 통 큰 결단.’

 

삼성전자서비스가 최근 사내 하청노동자 8천명을 직접고용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 등이 나오자, 일부 언론은 삼성의 변화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 삼성 못지않게 주목받아 마땅한 이들이 있다. ‘무노조 경영 80년’이라는 삼성의 안과 밖에서 끊임없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켜내려 했던 노동자와 활동가들이다.

 

먼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나두식 지회장이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그를 ‘무노조 삼성을 무너뜨린 주역’이라고 불렀다. “삼성이라는 자본이 무서운 건 탄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유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다. 그걸 이겨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 지회장은)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싸우면서 새로운 투쟁 모델을 만들었다.”

 

왼쪽부터 조현주 변호사, 조돈문 교수, 이남신 소장, 나두식 지회장, 염호석 전 분회장
왼쪽부터 조현주 변호사, 조돈문 교수, 이남신 소장, 나두식 지회장, 염호석 전 분회장
나 지회장이 ‘노동조합’을 알게 된 건 2012년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사내 네트워크를 이끌던 그는 그해 우연히 민주노총 ‘노동자 권리찾기 수첩’을 보게 됐다. “내 나이 마흔세살에 ‘노동3권’을 처음 배웠다. 머리가 띵했다. 왜 아무도 나한테 그걸 알려주지 않았을까?” 나 지회장은 그때 처음 삼성에서는 금기로 통했던 노동조합 설립을 꿈꿨다.

 

그는 자신이 속한 사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노동조합 조직을 시작했다. 매일 가방에 ‘노동자 권리찾기 수첩’을 200권씩 넣고 다녔다. “그동안 몰랐는데 내 권리를 알고 나니 이렇게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같이 해보자고 설득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센터마다 수첩을 들고 찾아가면 100% 가입, 완전 접수였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2013년 7월14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출범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출범한 뒤 삼성 쪽에서는 센터 위장폐업, 일감 차별배분 등의 방법으로 지회를 와해하려 애썼다. 2014년 5월 ‘지회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 전 양산분회장도 ‘노조 탄압’을 온몸으로 겪은 인물이다. 염 전 분회장과 가까이 지냈던 양산분회 대의원 염태원(42)씨는 “회사에서 사소한 걸로 조합원들 트집을 잡고 표적 감사해서 징계하고… 탄압이 심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수리기사는 물론) 내근직·상담직 동료와도 친하게 지내던 호석이가 분회장을 맡으니 그를 믿고 조합에 가입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염 전 분회장의 ‘주검 탈취’ 사건은 지회 출범에 하나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다. 염 전 분회장 사망 이튿날부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서울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41일째 되던 6월28일,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단체협약을 얻어냈다. 염 전 분회장의 죽음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합원 1천여명이 일군 성과였다. 이후 회사 쪽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협약에는 염 전 분회장의 사망과 관련한 유감과 재발방지 노력 등을 사쪽이 발표한다는 것과 폐업한 센터 소속 조합원에 대한 고용승계 약속 등이 담겼다.

 

삼성 바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지지하며 삼성의 변화를 촉구해온 많은 이들의 ‘연대’도 무시할 수 없다. 20여년간 삼성 문제를 연구해온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삼성의 노조 탄압 방법을 지적한 책 <한국 사회, 삼성을 묻는다>(2008)를 내는 등 삼성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조 교수는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삼성 노동자를 직접 만나 상담과 교육을 하기도 했다. 그는 매번 ‘이번에는 성공할 것 같다’며 기대를 품지만 대부분 “잔인한 삼성의 탄압” 앞에 실패했다.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다. 심지어 그는 삼성 노동자 여럿이 함께 노동조합을 만들겠다고 찾아왔다가 그 가운데 밀고자가 생겨 무산되는 일도 겪었다. 조 교수는 “이제 삼성에서 노동조합 한다고 찾아오는 사람은 비밀을 지켜주려고 꼭 일대일로만 만난다”고 말한다.

 

지회를 법률적으로 지원한 조현주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당시 금속노조 소속)도 있다. 조 변호사는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 1334명이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낸 근로자성 확인소송을 맡았다. 지난해 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은 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싸움을 멈추지 않는 자가,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자가 승리한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합의를 “일부 승리”라고 평한 그는 또다시 앞으로의 싸움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 문제에 눈감았던 검찰과 고용부에 대한 의혹도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시민단체의 연대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벌인 여러번의 투쟁에 언제나 많은 시민단체과 진보정당이 함께했다. 농성하는 조합원을 위해 식사를 마련하거나 거리 음악공연 등 문화행사와 시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연대체를 조직하는 데 앞장섰던 이는 이남신 소장이다. 이 소장은 “간접고용, 서비스직, 전국에 퍼진 사업장 등 노동조합 투쟁을 하기에 불리한 여건만 고루 갖춘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시민사회의 폭넓은 연대와 지지는 가장 중요한 힘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이 중심이 되어 꾸려진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는 민변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10여개 단체가 모였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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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재벌 갑질 사건들, 재판 결과는?

사례로 본 재벌 갑질... 법으로 단죄할 수 있을까?

18.04.20 10:34l최종 업데이트 18.04.20 10:37l

 

귀국해 고개숙인 조현민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 귀국해 고개숙인 조현민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6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
ⓒ MBC 화면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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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세례 사건으로 재벌총수 일가의 '갑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 3월 광고 관련 회의 도중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컵을 던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무와 관련된 제보가 잇따르면서 급기야 수사기관이 나서게 됐다. 도덕적 비난을 넘어 형사사건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어디 이번뿐일까. 알려진 것만 언급하더라도 재벌총수 일가의 '권력형 추태'는 한두 번이 아니다.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뒤 맷값을 던져주는가 하면, 아들이 당한 수모를 갚기 위해 조폭을 동원하여 쇠파이프를 휘두르기도 했다. 기내 땅콩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며 비행기를 돌려세우는 항공사 임원도 있었고, 운전기사가 백미러를 사용하거나 끼어들기를 허용한다며 욕설과 폭언을 일삼는 사장도 있었다. 술자리에서 종업원을 때리거나 업무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변호사에게 막말과 폭력을 일삼는 재벌 3세도 있었다.

 

재벌의 갑질은 법으로 단죄할 수 있을까. 즉답 대신 최근 발생한 재벌 갑질 사건의 재판 결과를 살펴보는 편이 낫겠다.   

[사건 ①] 야구방망이 맷값 폭행 사건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철원 전 M&M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철원 전 M&M 대표가 지난 2010년 12월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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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방망이 1대에 맷값 1백만 원씩, 총 2천만 원.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2009년 '야구방망이 맷값 폭행' 사건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최철원(당시 M&M 대표)씨는 회사 인수합병과정에서 계약을 해지 당한 화물노동자 A씨가 고용승계와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자 그를 불렀다. 최씨는 직원들을 도열시킨 채 2천만 원을 주는 대가로 A씨를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무차별 폭행을 하였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하며 용서를 빌기까지 하였으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군대 '빳다' 정도로 생각하고 훈육" 황당 주장 

A씨의 폭로로 뒤늦게 알려진 이 사건으로 최씨는 법정에 섰다. 그는 '군대의 '빳다' 정도로 생각하고 훈육한 것'이라며 황당한 주장을 폈다. 하지만 1심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가 나이가 11살이나 많고 피고인으로부터 훈육을 받을 지위에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적절하지 아니하다"면서 이 사건을 "우월적인 지위와 다수인을 내세운 사적보복"으로 규정, 갑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1심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 흉기 등 폭행)을 적용,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씨의 다른 폭행사건이 더해져서 나온 재판결과였다.

최씨의 수감생활은 길지 않았다. 두 달 뒤 항소심은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어쨌거나 이 판결은 "세상은 돈으로 사고 팔 수 없는 것도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우쳐 준 사건이었다.

[사건 ②] 김승연 회장, 아들 보복 폭행 사건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007년 8월 14일 법원으로부터 병치료를 위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앰뷸런스에서 내린 뒤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007년 8월 14일 법원으로부터 병치료를 위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앰뷸런스에서 내린 뒤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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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직접 쇠파이프를 들었다가 콩밥을 먹은 적이 있다. 그는 2007년 자신의 차남 김동원씨가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종업원들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노한 김 회장은 즉시 경호원과 조폭들을 대동하고서 보복에 나선다.

그는 한밤중, 폭행에 관여한 사람들을 청계산으로 불러 쇠파이프로 직접 응징하기까지 했다. 당한 아들에게 복수할 기회도 제공했다. 재벌 아들을 몰라보고 주먹을 휘둘렀다가 호되게 당한 피해자들은 무려 9명.  

1심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 법원은 "사회적 지위와 재력 및 회사조직을 사적 보복에 악용한 범죄로서 사인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1심 "사적 보복에 지위 악용" 실형... 항소심 "부정" 들어 석방 

하지만 김 회장에겐 항소심이 있었다. 피해자가 9명이나 되는데도 항소심은 '중상을 입은 사람이 없고 모두가 합의한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폭력전과가 없고 반성한 점도 높이 샀다. 법원은 "재벌그룹의 회장인 피고에게 요구되는 준법정신 등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그에 상응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는 범죄행위임이 분명하다"면서도 "아버지로서의 부정이 앞선 나머지 사리분별력을 잃고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고 석방한다. 

이 사건은 재벌의 갑질로 분류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재벌 회장 정도의 스케일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사건임은 틀림없다. 경찰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폭력범'을 응징한 재벌 회장, 감탄사만 나온다. 보통사람들은 자식이 맞으면 달래거나, 고작해야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으로 국가의 힘을 빌릴 뿐인데.

[사건 ③]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땅콩 리턴' 조현아,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 취재진이 준비한 포토라인으로 걸어오고 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 폭행과 회항 지시한 사실이 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 '땅콩 리턴' 조현아,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 일명 '땅콩리턴'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 2014년 12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 취재진이 준비한 포토라인으로 걸어오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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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뉴욕발 한국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로 진입하다가 갑자기 되돌아왔다. 고장이 발견되었던 걸까. 기상악화 탓? 그것도 아니면 테러범 때문? 전부 아니었다. 고작 '땅콩' 서비스 때문이었다.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이 비행기에는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인 조현아씨가 타고 있었다. 1등석에 탑승한 조씨는 견과류를 제공하는 방식을 문제 삼고 객실서비스 매뉴얼을 준수했는지를 추궁하다가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욕설, 폭언 등을 행사하고 무릎을 꿇게 했다. 그걸로도 분이 풀리지 않자 급기야 활주로에 진입한 항공기를 되돌아가도록 지시한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항공기 운항 책임자 기장도, 기내 안전 책임자 사무장도, 항공 관련 법령과 규정도 회사 '오너'의 한마디를 이길 수 없었다.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했다.

"돈과 지위로 인간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간의 자존감을 무릎 꿇린 사건이다. 한 사람을 위하여 조직이 한 사람을 희생시키려 한 사건이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심이 있었다면, 직원을 노예쯤으로만 여기지 않았다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면, 승객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공공의식만 있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다." 

서울서부지법은 항보안법위반, 강요, 업무방해 등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돈과 지위로 인간의 존엄을 무릎 꿇린 사건"

하지만 2심인 서울고법은 조금 다르게 보았다. 항공기 항로 변경으로 인한 항공보안법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다. 법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해보면 계류장(항공로 진입 첫단계 지역)내의 회항은 항로 변경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재판부는 조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량이 깎였는데 근거는 이렇다.

 "이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과거의 일상, 사랑하는 가족들과 격리된 채 5개월 가까운 기간 구금되어 생활하는 동안 피고인 자신의 행위가 왜 범죄로 평가되는지, 그 범죄로 피해자들이 얼마나 깊은 정신적 상처를 입었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는데 전원합의체도 격론 끝에 다수 의견으로 2017년 12월 상고기각으로 2심과 결론을 같이했다.  

[사건④] 수행기사에 갑질 폭행 사건들  
 

이해욱 대림 부회장 "상처받은 분들께 머리숙여 사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에서 열린 정기 제69기 정기 주주총회에 들러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2016.3.25 

이 부회장이 주총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2016.3.25
▲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에서 열린 정기 제69기 정기 주주총회에 들러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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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 차량이 끼어들지 못하게 앞 차량과 간격 최소화. 물이 가득 담긴 컵에서 단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

카 레이서의 자격요건이 아니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대표이사)의 수행기사가 되려면 이 정도 운전능력은 필수다. 그는 이 같은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운전기사에게 수시로 폭언, 욕설, 폭행하였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고 운전기사 중 1명이 노동청에 진정을 내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 후에도 이씨는 "기업에 쫙 뿌려가지고 이 사람들 조심해. 명단 쫙 뿌린다면 된단 말이야"라는 말로 운전기사를 협박하여 노동청 진술 번복을 요구했다.

검찰은 이씨를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그런데도 재판 결과는 벌금형(1천5백만 원). 평소 다른 운전기사들에게 이 같은 행위를 강요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재판까지 간 피해자는 1명뿐이었다.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전과자가 된 이는 또 있었다.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 그는 2014년 10월 수행기사에게 골프바지에 허리띠를 매어두라고 지시했으나 허리띠를 찾지 못한다는 이유로 파우치(화장품 가방)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약식기소되었다. 서류재판이라 법정에 서지는 않았는데 벌금 3백만 원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정씨는 운전기사들에게 주당 최대 80시간 이상 근무, 과도한 매뉴얼 강요 등의 피해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재판까지 가지는 않았다.

그 밖의 사건, 그리고 조현민 물벼락 사건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씨도 술에 얽힌 사건으로 몇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씨는 2017년 1월 술집 종업원에게 욕설, 폭언하면서 영업을 방해하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실형선고는 피했다.

그런데 그는 집행유예 기간인 작년 9월에도 변호사 모임 술자리에서 변호사들에게 막말과 폭행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물벼락 세례 사건이 발생했다. 드러난 사실관계만 보면 그동안 발생한 사건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경찰이 압수수색 등을 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기소될 수 있을지, 기소된다 하더라도 중형이 선고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예를 들어 이 사건에 반의사불벌죄인 단순폭행죄를 적용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 기소조차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의 태도와 의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재벌 갑질 사건 재판 결과 재벌 갑질 사건 재판 결과
▲  재벌 갑질 사건 재판 결과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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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갑질 단죄 어려운 까닭 

법원의 재판으로 재벌의 갑질을 단죄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법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좁고, 실제 사건까지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재판은 기소된 사실만 갖고 판단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 대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나고, 그것만 처벌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또한, 갑질 중 형법상 범죄가 되지 않는 행위가 더 많다. 이를테면 명백한 폭행과 추행, 강요와 같은 범죄가 아닌 일상의 부당한 지시, 인격모독, 정신적 피해 등은 입증하기도 어렵고 처벌은 더더욱 쉽지 않다. 사법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피해자는 생계와 인사상 불이익 등을 감수해야 하는데 법은 의외로 무기력하다. 기소되지 않은 불법과 드러나지 않는 갑질은 단죄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갑질이 단죄되기 어려운 이유는 더 있다. 재벌의 갑질에 법원이 상당히 관대한 편이기 때문이다.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2심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풀어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 법원이 가진 자의 편이라는 오해를 사기 딱 좋다. 배려가 필요한 사람은 갑질 재벌이 아니라 피해자들이다. 법원이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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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구축 요건 정도에 따라 북한 태도 달라질 것”

한반도평화포럼, ‘북중, 남북, 북미 정상회담’ 주제로 월례토론 진행
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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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0  09: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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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평화포럼은 4월 19일, “한반도의 봄 이야기-3가지 정상회담”이란 제목으로 월례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한반도 평화포럼(이사장 정세현)은 19일, “한반도의 봄 이야기-3가지 정상회담”이란 제목으로 월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19일 저녁 7시에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동국대학교 고유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지난 3월에 개최된 북중 정상회담과 4월 27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5월 말 또는 6월 초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까지 올해 진행했거나 예정된 3개의 정상회담에 대해 의미와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우선 북중 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발제에 나선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정외과 교수(정외과)는 “중국은 기존의 신형대국관계 대신 ‘신형국제관계’를 제시하면서 새로운 외교정책을 모색하고 있고, 외교가 중국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한중관계와 북중관계를 균형감 있게 한반도 정세를 구성하려 했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갑작스런 제안에 중국이 호응했다기보다는 중국이 한반도 전체 판을 보면서 북한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희옥 교수는 “한정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창에서 만나면서 의미 있고,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었다”며, “그때부터 중국은 북중관계를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북중 정상회담을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북한도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이중적 헤징(hedging, 울타리 치기)이 필요했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북중 정상 간 대화와 김정은 위원장과 한국 특사단의 대화 내용이 2/3정도가 일치한다”며, “북중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남북 정상회담에 잘 활용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한 “한반도 정세의 마지막 쟁점은 종전선언”이라며,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4자회담 체제보다는 시진핑의 한반도 해법의 브랜드인 6자회담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토론회 사회자와 발제자들. 왼쪽부터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고유환 동국대 교수(사회자),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김준형 한동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요인을 구조보다는 인물의 캐릭터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장용훈 기자는 “한반도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위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우선 지금의 남북정상회담은 현 정부의 이니셔티브에서 시작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부터 꾸준히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고,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표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보여줬던 진정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장 기자는 “두 번째로 김정은 요인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국제관계 개선의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정상회담 성사 배경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캐릭터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트럼프 스스로도 재선을 하겠다, 원한다고 하고 있고, 올해 10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가 중요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핵심과제로 선택해 업적을 쌓아 향후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장 기자는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 “현재의 한반도 정세 환경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주요 행위자의 의지와 태도로 미뤄볼 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에 합의를 하더라도 원칙적인 합의가 될 가능성이 크며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합의는 북미전상회담으로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연례적 개최 등 남북관계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날 토론회에는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서는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어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빅딜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빅딜의 가능성이 없다면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빅딜에 대해 “2020년을 기한을 두고 CVID와 북한체제 보장을 맞교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지고 있는 카드와 북한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어떻게 일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이미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을 통해 보유한 3개의 카드 중에 미래의 핵은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프로그램 중단과 폐기를 의미하는 ‘현재 핵’ 포기는 사찰과 검증의 문제”라며, “9.19공동성명를 좌초시켰던 것처럼 미국의 강경파, 전략가와 일본이 훼방하려 하겠지만, 이 부분도 북한이 큰 틀의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준형 교수는 “북한의 마지막 카드는 ‘핵무기 완제품’으로, 이 무기는 검증과 사찰도 할 수 없다”며, “북한이 과거핵까지 버릴 수 있는 신뢰의 해법은 바로 평화체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체제 구축 요건들은 종전선언, 평화협정, 미군철수, 대북핵 불사용 보장, 경제지원, 북미수교, 대북불가침 또는 북한체제보장 선언, 군비통제 등 10여 가지에 달한다”며, “요건들을 어느 정도 규모로, 어느 정도 빠르게 주는가에 따라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중재자보다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포럼은 매월 다양한 주제로 각계 전문가를 초청하여 월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월례토론회는 5월 24일 개최된다. 토론회 주제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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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드루킹 사건에 정권 게이트 이름 붙이기 시작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종전’ 언급, 평화체제 논의 급물살… 삼성 노조파괴 문건 ‘그룹’차원에서 작성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018년 04월 19일 목요일
 

김정숙 여사 묶고 ‘드루킹 게이트’ 이름 붙인 보수신문

19일 보수신문들은 드루킹의 매크로 댓글 조작 의혹을 ‘드루킹 게이트’로 규정했다. ‘현 정권 인사’가 연루돼 있고 ‘지난 대선 기간’ 여론조작이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18일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이 주도했던 모임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찾아 격려하는 내용의 영상 내용이 공개되자 조선일보는 “청와대와 여당은 드루킹을 수 많은 자발적 지지자 중 한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영상은 다른 진실을 담고 있다”면서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을 각별하게 여겼다”는 ‘증거’라고 부각했다. 영상에는 민주당 경선 현장 때 김 여사가 “경인선에 가자”고 하면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 19일 조선일보 보도.
▲ 19일 조선일보 보도.
 

 

19대 대선이 끝난 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고발했던 선거법 위반 건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드루킹에 대한 고발 합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드루킹은 민주당이 국회의원, 당직자들과 같은 우선순위로 신경을 써야 할 대상이었던 셈”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경공모’의 외부 소개용 자료를 입수해 “안철수는 MB아바타라는 대대적인 공격을 했다”는 경공모측 주장을 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경고모측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37%로 급등한 기간 동안 대대적인 댓글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MB아바타’라는 프레임을 내세웠다. 
 

▲ 19일 조선일보 보도.
▲ 19일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이름도 모르는 당원들의 일탈 행위로 덮고 가려고 했던 이번 사건은 이미 드루킹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커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역시 “드루킹은 대선 관련 사안이 됐다”며 대선 기간 여론조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보수야당도 총공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특검으로 가지 않으면 우리는 국회를 보이콧 할 수밖에 없다”며 “여론조작 범죄조직이 드루킹 하나만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과연 국정 수행할 자격이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 언급, 평화체제 급물살 

‘휴전’이 아닌 ‘종전’이 언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남북의 종전논의를 축복한다”고 발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꼭 종전이라는 표현이 사용될지는 모르겠으나 남북 간에 적대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합의를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19일 한겨레 보도.
▲ 19일 한겨레 보도.
 

 

종전 발언을 가장 적극적으로 부각한 매체는 한겨레다. 한겨레는 “휴전에서 종전으로... 평화체제 급물살” “남북정상 ‘적대해소’ 확인 뒤, 북-미정상 ‘종전 선언’ 수순” “가시권 들어온 역사적인 남-북-미 종전 선언” 등의 기사를 통해 ‘종전’에 강력한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보수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폼페이오, 김정은 만나 비핵화 직접 확인했다”(동아일보) “트럼프, 김정은에 1대1 담판하자”(조선일보) 등 사안 자체를 외면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북-미 회담 소식 이상으로 ‘평화 협정’과 ‘종전’을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진짜 종전이 이뤄질 수 있을까. 신문들은 현실적으로 ‘유의미한 종전 협정’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협정 당사자, 주한민군 주둔 근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종전선언은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은 없는 다분한 정치적인 선언”이라며 “평화구축 전망이 밝아지는 것인지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말했다. 한겨레 역시 기사 본문을 통해서는 “남북만으로는 종전이 어렵다”면서 “정치적 선언 정도로 추진될 듯”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 북한, 한국 3자의 논의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유의미한 진전이라는 점은 보수언론도 부정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북미 비밀회담이 “분명한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으며 동아일보 역시 북한의 핵 폐기를 전제하긴 했지만 “동북아 냉전질서를 바꾸는 세계사적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 노조파괴 문건 ‘그룹’차원에서 작성 

몸통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그룹이었다? 한겨레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1년 그룹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인력개발원을 통해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전자의 노조와해 공작이 보도된 바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한겨레는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이 삼성전자를 넘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노동청의 ‘봐주기’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노동청이 관련 조사를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인력개발원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으면서도 삼성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삼성측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측 개입이 없다’는 결론 낸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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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떨고 있고, 우리는 당당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노동자 10만 조직화”
▲ 기자회견에 참가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왼쪽부터). [사진 : 뉴시스]

“재벌 대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성은 떨고 있고 우리는 당당했다.” 
“조합원들은 오늘 노조 가입서를 들고 출근했다. 조직 확대에 조합원들이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 간접고용돼 일해 온 노동자 전원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직접고용됐다. 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80년 무노조 경영의 삼성에서 노조활동을 인정받게 됐다. 2013년 7월 노조설립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주)는 17일 ▲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할 것 ▲회사는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 직접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것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체결했다.

삼성 무노조 경영에 마침표를 찍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이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파괴 범죄를 엄벌하고, 삼성 전 계열사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해야”

먼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성에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고 헌법 안의 삼성으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겠다는 것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까지 개입된 ‘전방위적 노조파괴 공작 범죄’에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4.17노사합의서가 검찰의 수사범위와 강도 완화를 위한 꼼수가 아님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관리 시스템 폐기 선언과 함께, 노동자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글로벌그룹’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 폐기를 국내외에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도 요구했다. 그는 “삼성의 노조파괴 문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약속해야 하며, 삼성에게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 관계에 대한 완전 종식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노조파괴 공작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그리곤 “7~8000명 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과정에서 삼성이 또 다른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금속노조가 철저히 감시하고 투쟁하는 한편,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노조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목표는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

“벌써부터 협력업체 사장들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정규직이 된다. 노조에는 가입하지 말라’고 회유를 한다. 예비 조합원들이 마음 놓고 노조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회견에 참가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직접고용에 합의했지만 투쟁은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거듭 강조했다. 나 지회장은 노조 설립 이후 5년 동안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는 목표로 싸워왔다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기는 물론 삼성에서의 노조 확장, 그리고 유니온샵(회사에 고용된 노동자는 일정기간 내에 노동조합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도)을 만드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직접고용 합의가 삼성의 노조파괴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와 직접고용 문제는 별개”라고 단호히 말하며 “6000여 건의 노조파괴 문건에 담긴 피해사실 하나하나를 모두 입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삼성그룹 포함 재벌대기업들이 고용한 50만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노동조합 결성과 가입, 확대를 위한 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면서 “삼성 전 계열사 10만 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수사를 벌이던 검찰은 삼성전자 직원의 외장하드를 압수수색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6000여 건의 노조파괴 문건을 발견, 삼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에 이어 이날도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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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내일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 중대결정 내릴 듯

북, 내일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 중대결정 내릴 듯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19 [09:1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4월 9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발전 보고 및 대응방향을 제시하였다     ©자주시보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이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오는 20일 소집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가 18일에 발표되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이어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로, 당 내외의 문제를 논의·의결하며 당의 핵심 정책노선과 당직 인사 등이 결정되는 자리라고 지적하고 대표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핵심정책이었던 '핵 무력과 경제건설 병진 노선'도 2013년 3월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되었으며 가장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인 당 제7기 2차 회의는 작년 10월 열렸는데 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제재압살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화를 복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기본 열쇠가 바로 자력갱생이고 과학기술의 힘"이라며 과학기술을 통한 자력자강을 강조했고 당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 인사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라는 이번 3차회의 소집 이유를 보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및 북중관계와 관련된 중대한 결정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중국 헌책방에서 보게 된 '김일성주석 통일일화'란 평양출판사(2008년)에서 출간한 책의 '불멸의 금문자'라는 소제목의 글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두꺼운 문건을 검토하고 "김일성 1994. 7. 7."이라고 서명한 일화를 다루고 있었는데 그 문건의 내용을 이렇게 간략히 소개하고 있었다.(보안법상 찬양어구는 **처리함)

 

[**한 수령님께서는 온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전환적국면이 박두한 마당에서 가슴벅찬 환희와 무거운 책임감을 안으시고 문건을 한장 또 한장 번지시며 완성해나가시였다. 

외세가 몰아오는 핵전쟁의 불구름을 가시고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을 이룩할 방도들이 바로 서 있는지, 반세기동안 쌓여온 겨레의 숙원이 제대로 반영되여있는지, 오늘의 세대는 물론 후대들의 행복한 앞날까지도 담보되여있는지, 설정된 문제들에 사상과 리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접수될 수 있는 최선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강구되여있는지를 일일이 검토하시면서 자자구구에 담겨진 미세한 의미까지도 깊이 헤아리시여 구체적인 대안까지 밝혀넣으시는 **한 수령님의 사색과 로고는 정녕 끝이 없었다. 

일군이 다시 방에 들어섰을 때 **한 수령님께서 마침내 문건의 마지막페지를 넘기시였다. 

앞으로 도래할 조국통일대사변의 시각을 예감하시며 펜을 드신 그이께서 온 겨레의 마음의 무게로 력사적문건에 힘주어 " "김일성 1994. 7. 7."이라고 쓰시였다.

"우리 겨레가 일일천추로 고대하던 조국통일은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왔소"

일군에게 확신과 신심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하는 장군님께 자신께서 문건을 완성했다는 것을 어서 보고하라고 하시였다. 

그러신 다음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창가로 다가가시여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시였다.]

 

이 문건을 완성한 직후 김일성 주석은 과로로 심장의 마지막 고동이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만 멋고 말았으며 통한의 남북정상회담은 열리지 못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너무 안타까워서 판문점에 김일성 주석의 서명을 기념비로 아로새겨놓았다. 

▲ <사진 3>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5년 8월 11일 조국광복 50주년에 즈음하여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 앞에 친필비를 세웠다. 김일성 주석은 1994년 7월 7일 밤,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조국통일방략이 수록된 문건에 친필을 남겼는데, 그 친필을 비문에 새긴 친필비다. 친필비 뒷면에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가시고 조국통일성업을 이룩하기 위한 력사적인 문건에 생애의 마지막 친필존함을 남기신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의 애국애족의 숭고한 뜻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가리"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김일성 주석이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친필을 남긴 문건에 수록된 조국통일방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계승되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를 놓고 보았을 때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조국통일과 관련된 중대한 정책구상을 무르익혔을 가능성이 높고 그것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붙여 공식결정 채택하려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결국 회담에 임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약속에 주동적인 조치를 통해 국가적 차원의 힘과 무게를 실어주자는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중국과의 교류협력 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정비를 위한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지는 않지만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보지도 않고 벌써 그런 단계까지 통큰 제안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어쨌든 북이 주동적이다.

신년사의 대외관계 내용에서부터 주동적인 조치를 미리 선포했으며 이후 전격적인 평창올림픽참가 제안에 남북특사단 단장에게 북미정상회담의 주동적 제안 등 주변정세를 쥐락펴락 선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주동적 조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 중요한 기질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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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독가스 공격' , 현지 주민은 모르는 얘기?

미 연합군 시리아 공습 명분 조작됐나
2018.04.19 09:32:00
 

 

 

 

7년이 넘게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지난 7일 반군 장악지역인 두마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70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이 참사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국제법적으로나 인도주의에서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맹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으로 시리아에 미사일 공습을 예고했다. 이어 미국은 영국, 프랑스와 함께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새벽 4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북동쪽에 있는 바르자의 과학연구센터와 중서부 홈스에 있는 화학무기 저장시설 등 세 곳에 미사일 105발을 발사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단독으로 샤리아트에 있는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퍼부었는데, 이번에는 그 두 배가 넘는 규모로 미사일 공습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가리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 괴물의 범죄 행위”라고 시리아 공습의 명분을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시리아 공습은 세계 어디서든 화학무기 사용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고”라고 말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연합군의 공습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반발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미 연합군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맞섰다.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현장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시리아 정부에 의해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단정하면서 일방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거짓으로 드러난 '대량무기살상(WHD) 프로그램 조작 의혹'과 비슷한 '조작 사건'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조작 의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영국과 미국 언론들의 보도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중동탐사보도 전문기자로 특종보도를 많이 해온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로버트 피스크는 현장에서 만난 한 의사의 진술을 전했다.  

이 의사는 러시아 정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온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에 대해 "완전히 진짜"라면서도 "영상에서 보여지는 상황은 사람들이 가스 중독이 아니라 저산소증을 겪고 있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진술은 미국과 함께 '응징 공습'에 나선 영국과 프랑스 정부의 판단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은 로버트 피스크의 기사(☞원문보기)를 중심으로 한 관련 기사들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화학무기 공격의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치료받는 장면으로 시리아민방위가 제공한 사진. ⓒAP=연합


"가스가 아니가 산소 부족 증세"

 


영국의 <인디펜던트> 중동전문기자 로버트 피스크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피스크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받았다는 두마 현장을 찾아갔다. 

보도에 따르면, 피스크가 그곳에서 만난 58세의 시리아인 의사 아심 라하이바니는 어린이 등 주민들이 가스에 질식된 듯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에 대해 조작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보인 증세는 "가스가 아니라 산소 부족 탓"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폐기물로 가득찬 터널과 지하에 은신해 있었는데, 당일밤 바람과 집중 폭격으로 먼지 폭풍이 몰아쳤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어서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모든 의사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의) 엄청난 폭격이 있었고, 밤에는 항상 비행기가 상공을 날아다녔지만, 그날밤에는 바람이 불면서 거대한 먼지구릅이 지하실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저산소증을 보이는 사람들이 병원으로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입구에서 한 시리아민방위 요원(이들은 하얀 헬멧을 쓰고 구조활동을 한다. 편집자)이 "가스"라고 소리쳤고, 패닉이 시작됐다"면서 "사람들은 서로 물을 뿌려주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은 진짜"라면서도 "영상에서 보여지는 상황은 사람들이 가스 중독이 아니라 저산소증을 겪고 있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진술은 미국, 영국,프랑스 정부의 판단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프랑스는 화학무기가 사용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고, 미국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 소변과 혈액검사로 증명됐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조차 현장 요원들이 독가스에 노출된 증세를 보인 50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 공습으로 폐허가 된 두마 일대. ⓒAP=연합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아는 주민들 못만났다"

 


이때문에 피스크의 보도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는 의사가 꾸며낸 얘기에 불과하다"거나, "피스크는 아사드 정권의 대변인"이라고 일축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반면 피스크는 소속 요원이 "가스"라고 외쳤던 시리아민방위가 영국 정부와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고 의심했다. 이 조직의 자금 일부를 영국 외교부에서 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스크 기자는 20명이 넘는 주민들을 만났지만 이 지역의 반군 자이시 엘이슬람(Jaish el-Islam, '이슬람군'이라는 의미)이 주장하기도 했던 '가스 공격'을 사실로 믿은 적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피스크의 보도는 하루 전 미국의 극우 성향 케이블뉴스 <원 아메리카 네트워크(OAN)>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피어슨 샤프의 현장 보도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샤프 기자는 이 방송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받았다는 현장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 등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아왔다는 수십 명의 주민들을 만났는데,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현장 부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는 당일, 평상시와 다른 것을 보거나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중동전문 저널리스트 조너선 쿡도 피스크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미국, 영국, 프랑스 정부의 주장은 지난 2002년 그들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주장한 것처럼 근거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피스크의 보도는 두마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매우 믿을만한 전혀 다른 설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현장 조사가 가능했고, 조사 결과가 발표될 수 있었다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작 화학무기금지기구(OPWC) 조사단은 18일에나 현장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조사가 이미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증거 조작과 은폐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스티븐 킨저 브라운대 왓슨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일 <보스톤글로브> 기고문에서 미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 배경에 대해 "이들은 시리아의 평화적 해법을 수용하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시각에서 시리아의 평화는 공포의 시나리오이기 ‹š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시리아의 평화를 러시아, 이란, 그리고 아사드 정권 등 미국의 적이 승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사람들이 희생되어도 이런 시나리오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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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1번지’ 성남 논골마을

좁고 낡아도 살고픈 행복타운

조현 2018. 04. 17
조회수 1617 추천수 0
 

행복 1번지’ 성남 논골마을

수다로 이웃 마음  열어 정도 잔치도 ‘다닥다닥

 

 

1-.jpg» 논골마을 하룻밤캠프

 

서울서 쫓겨난 철거민들 집단이주

인근 6천가구 18천여명 보금자리

 

주민이기도  환경활동가 윤수진씨

하나  모아 ‘행복 만들기’ 나서

 

5년만에 문화공간 도서관 세워

30여개 프로그램 운영하고

게스트하우스로사랑방으로

 

논골축제 성남 명물, 1만명 북적북적

길거리 벼룩시장도 수천명 발길

 

주민-학생 어울려 온동네 벽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도와

이사 오고 싶은 대기자들 줄줄이

 

2-.JPG» 논골마을 빌라들을 배경으로 선 윤수진관장(왼쪽 두번째) 등 마을활동가들

 

서울아시안게임 3관왕 임춘애 유명

무슨 도서관이 이렇게 소란스러울까경기 성남시 수정구 논골로 23번길 2 논골작은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요란한 도서관이다남한산성   동네인 논골은 논들이 계단식으로 있는 골짜기라서 불린 이름이다. 1970년대  서울시내 무허가 판자촌들을 철거하면서 쫓겨난 집단 이주민들이 정착한 곳이다단대동 3구역 논골엔 1986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평씩 불하된 땅에 들어선 5 빌라들이 빽빽한 곳이다 빌라에만 10~12 남짓씩 10가구가 입주해 있는세계에서 가장 밀집도가 높은 주거지   곳이다 인근에 6천가구 18천여명이 살아가고 있다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이던 임춘애 선수가 어려운 형편을 딛고 운동했던 동네이자 모교인 성보여상( 성보경영고) 있는 곳이다.

 

3-.jpg 

 

 논골은 형편이 피면 하루빨리 떠야  곳으로만 여겼던 곳이다그런 마을이 2009년부터 변화의 싹이 돋았다 환경단체 활동가가 어느  너무 열악한 고향 마을 여건을 돌아보고는 ‘ 마을부터 변화시켜보자 나선 것이다그가 윤수진(48) 논골마을센터장  논골작은도서관장이다처음은 동네 언니 동생들의 수다 떨기로 시작됐다수다로 마음을  이웃들은 ‘어떻게 우리 동네를 행복하게 만들어볼까 생각을 모았다이에 따라 그해 28명이 ‘논골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구성했다.

 

  목표는 ‘작은 도서관 건립 운동이었다아무런 문화시설이 없는 곳에서 최초의 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추진위원들은 함께 수다를 떨다가 자기 골목으로 가서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 다시 수다를 이어갔다그렇게 2천여명이 작은도서관을 만들자는 서명을  성남시에 보냈다매월 ‘ 번째 목요일’(두목회)마다 모이던 주민들이 2011 단대동마을센터를 열었고, 2014 3월엔 자동차  대를 주차하던 곳에 마침내 도서관을 세웠다.

 

가족기행-.jpg 경주-.jpg 골목길-.jpg 골목길생-.jpg 골목길생태-.jpg 그리기-.jpg 글로벌-.JPG 기타-.jpg 길거리-.jpg 길거리1-.jpg 김장-.jpg 까페-.jpg 꽃신-.JPG 논골1-.jpg 논골축제-.jpg 논골축제9-.jpg 도서관-.JPG 도서관앞-.JPG 도서관캠프-.jpg 디딜틈-.jpg 마을카-.JPG 마을텃밭-.jpg 마을학교-.jpg

60 부스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이곳은 순수 도서관 기능은 일부 기능에 불과하다. 30여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이뿐만 아니다논골의 집들은 서너 식구가 둘러앉아 식탁에서 밥을 먹기에도 비좁아 시댁이나 친정식구라도 오면 잠재울 공간조차 마땅찮다따라서 도서관 3개층 바닥은 모두 바닥난방이 되어 있고 화장실에도 샤워기가 있다주민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나 밤엔 게스트하우스로 쓰기 위함이다주민의 부모가 고향에서 해물이나 음식을 싸오면 펼쳐놓아 금방 작은 마을잔치가 열리는 사랑방이 바로 이곳이다.

 

 잔치는 이곳에서만 열리는  아니다. 2012 가을 1 논골축제가 열린 이래 논골은 온갖 잔치가 끊이지 않는다이제 논골축제 때면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다논골축제가 벌써 성남의 명물이   60 부스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있다모두 동네 언니 동생들이 모여 수다를  결과다가령 축제의 ‘ 잡고 꼬기오’ 코너엔  100마리를 풀어놓는다닭을 잡은 주인공 100명이 신세진  100명에게 닭을 잡아 보내주고그날 닭을 생포한 이에게는 계란  판씩을 선물로 준다이렇듯 이들의 축제는 그날 행사로만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여는 계기로 이어진다.

 

 매년 여름  동네 상원여중 운동장에 텐트를 쳐놓고 30가족을 초청하는 ‘우리 동네 하룻밤 캠프 그렇다선착순 참가자 모집 공고를 ‘밴드 띄우면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캠프에선 30가족이 각각  가족을 초청할  있게 한다그러면 초청가족과 초대된 가족이 밤을 새우면서 더욱 돈독해진다게임의 상품도 삼겹살 5소주  상자  그날  가족과 이웃 간 ‘케미 더하게 하기 위한 먹거리들이다.

 

 격월마다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도 매번 3~4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뜨겁다이곳에서 닭꼬치를 파는 부스는 논골 아빠들이 맡았다아빠들은 닭꼬치를  돈을 모아 연말에 산타클로스가 되어 100집을 방문해 선물을 나눠 준다낡고 좁은 빌라여서 부끄럽다며 꽁꽁 닫아두었던 문도 산타클로스를 계기로 스스럼없이 열린다그렇게    집이  열려가는 것이다. ‘논골 아빠’ 김경성(53)씨는 “예전엔 나도 남을 도울  있다는  꿈도  꾸고 살았다 “먹고살기 힘드니 매주 하루 쉬는 날엔 약초를 캐러 산으로만 다녔는데 지금은 마을 일들을 함께하고 돕는  너무 기뻐서 약초 캐러    5년이 넘었다 웃었다.

 

 이웃의 문을 열다 보면 누가 도움이 필요한 줄도 알게 된다이날도 도서관 3 베란다에선 인근 문원중 아이들이 목공과 설비를 배우고 있었다논골엔 홀몸 노인과 저소득 노인이 유독 많은데이들이 전기가 나가도 전등값보다   비싼 출장비를 감당   아예 고장난 전등을 방치한  살아가거나 고장난 집도 수리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중학생들이 마을 어르신들 집을 자기들이 고쳐주겠다면서 배우고 있다 또 인근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혜은학교 학부모회 및 운영위원회와 함께 논골카페를 운영해 혜은학교를 졸업한 장애우를 고용하고도 있다.  마음의 빗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열린다.

 

 목공설비-.JPG 문화-.jpg 문화가-.jpg 바리스타-.jpg 밤캠프-.jpg 벽화-.jpg 벽화그-.jpg 산타-.jpg 센터 (2)-.jpg 송년회-.jpg 씽킹유아-.jpg 유아프로-.JPG 육아들-.JPG 윤수진등-.JPG 주말농장3-.jpg 청소년-.jpg 청소년마-.jpg 체조-.jpg 카라반-.jpg 캠프-.JPG 하룻밤-.jpg 학교-.jpg 합창단-.jpg 활동가들-.JPG 

 

불편하지만 떠날래야 떠날  없어

 이런 아이들이 예뻐 아빠들은 돈을 모아 문원중에 당구대 하나를 사줬고당구모임에 250명이 모여 아빠들에게 당구를 배우며 세대를 초월한 소통의 장을 연다성보경영고의 헤어아트와 네일아트 수업을 마을 미용실 언니들이 도와주고 학생들이 실습을 현장에서 하도록 도와주는 상생은  마을에서 이젠 너무도 당연한 모습이다이렇게 마음들이 열리니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어울려 자발적으로  동네에 멋진 벽화를 그리는 것은 덤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 논골을 떠나려는 사람이 없어 들어오고 싶은 대기자가 줄서는 이변이 생겼다한때 낙후된 빌라의 지하들은 대부분 빈집으로 방치됐으니 지금은 논골빌라들이 지하방들까지 채워질 정도로 인기 지역이 되었다. ‘논골 엄마’ 서윤정(44)씨는 “  개짜리 빌라에 살아  남매를 한방 2 침대에 있게  불편하긴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  마을에서 너무 행복해 이제는 떠날래야 떠날  없는 곳이 되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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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베와 회담에서 북미평화협정 추진시사

트럼프, 아베와 회담에서 북미평화협정 추진시사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18 [07: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8년 4월 17일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 이 논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들이 잘 진행되면 (북미정상)회담은 아마도 6월 초, 그보다 좀 전에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이 잘 안 풀려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회담 불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우리가 취해온 매우 강력한 이 길로 계속 나갈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덧붙였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사전 논의와 관련해 '최고위급 직접 대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매우 높은 수준의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이것이 좋은 의도와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해준다고 믿는다"고 말하고 "지켜보자"며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회담을 할지 말지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최종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5개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노(No)"라고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현재의 남북 대화 국면에 대해 자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했다.

그는 "그들(한국)은 우리, 특히 내가 없었더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너그럽게 (인정)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은 실패하고 심각한 문제에 부딪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과 일본은 견고하며 통일돼 있다"며 미·일 공조도 강조했다.

 

▲ 정전협정문 마지막 페이지의 서명, 김일성, 펑더화이(팽덕회), 마크 클라크의 친필 서명이 들어있다.     © 자주시보, 국가기록원

 

 

♦ 전쟁은 마음대로 시작해도 종전은 마음대로 안 되는 일

 

관련 보도를 YTN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논의하고 있다고 정확히 지적하지는 않았으며 "'그들'이 아직 끝나지 않은 한반도 전쟁을 이제 끝내려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http://www.ytn.co.kr/_ln/0104_201804180805140795

 

종전은 전쟁을 한 당사자들이 체결하는 선언이다. 남측은 전쟁을 중단한다는 정전협정에 서명한 당사자가 아니다. 따라서 종전선언을 할 자격이 없다. 50년 한국전쟁이 끝났다는 선언은 오직 북과 미국이 해야할 일이며 그래야 유효하다. 중국도 전쟁에 참여했고 중국측을 대표하여 팽덕회사령관이 정전협정문에 서명을 하기는 했지만 이미 중국군은 북을 떠난지 오래고 중미관계가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종전선언은 북과 미국사이에 합의해야할 일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종전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율하는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종전선언을 하거나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는 없다.

 

사실 가장 중요한 북미사이의 협정은 평화협정이다.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의 종전부터 선언해야 한다. 그후 전후배상문제를 처리하고 양국관계를 정상화해야 평화협정을 체결할 조건이 갖추어지게 되며 그 의미와 효력을 갖게 된다.

 

남북관계의 발전이 이런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의 도움은 줄 수 있다. 하지만 역할은 거기까지이다. 그 이상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처리해야할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 전쟁은 마음대로 할 수 있어도 그 끝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끝내려거든 북과 협상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 북미고위급회담 성과적 진행 암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모두발언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논의와 관련해 '최고위급 직접 대화'가 진행됐다고 밝히고 "우리는 북과 매우 높은 수준의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이것이 좋은 의도와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해준다고 믿는다"고 말하였다. 

 

북미사이의 반세기를 넘겨 65년여 지속되어온 불안한 휴전상태를 끝내고 평화적 관계를 맺자는 주장은 북이 미국에게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내용이다. 미국은 한사코 이를 거부해왔다. 언젠가는 북까지 다 미국의 손아귀에 틀어쥐고 만주와 시베리아로 그들의 영향력을 확장시켜가겠다는 욕심과 한반도에 강력한 미군기지를 건설하여 태평양을 자기들의 호수로 삼기 위한 욕심 때문임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데 북이 지난해 단 한방으로 미국 전역을 마비시킬 수도 있는 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개발에 성공하고 그 수소탄을 미국본토 어디든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까지 공개하자 이제는 휴전 즉, 잠시 전쟁을 쉬고 있는 이 정전상태가 못 견디게 불안해진 것이다.

 

트럼프의 종전선언 발언이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야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남과 북이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북과 전쟁을 끝낼 논의를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내용으로 비공개 북미고위급의 실무협상을 진행중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깨질 수도 있고 그것이 깨지면 북미정상회담이 물건너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쓸 말은 못 된다. 여기서도 북과의 한반도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북이 더 강력한 핵과 미사일 시험을 마구 해대는 국면으로 접어들면 북미전쟁을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북과 미국 사이는 지금 전쟁상태이다. 사소한 일로도 선전포고 없이 바로 전쟁이 재개된다. 그래도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그래서 여평도 포격전을 국제법 위반으로 걸지 못했고 유엔에서 무슨 제재논의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사소한 핵시험이나 미사일 시험으로는 유엔안보리가 소집되고 사상초유의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북이 포탄과 미사일을 남측 미군기지를 향해 마구 쏴대도 국제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 한반도 상황인 것이다.

이번에도 미국이 북과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다리뻗고 자기는 글렀고 휴전선에서 사소한 총성만 울려도 북에서 미사일 한 발 시험발사만 해도 그것이 혹시 미군기지나 미국 본토로 날아오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서 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중정상회담 석상에서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시진핑 주석과 중대사를 논의하는 장면이다. 좌중을 압도하는 패기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 사실상 북의 승리

 

미국이 아무리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패배를 감추려고 해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하고 북미평화협정체결로 나아가게 된다면 그것은 누가봐도 미국의 굴복이요 북의 승리다. 

그래서 북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성공하자마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리'라고 평가했던 것이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8463

 

북은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했던 것도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의 안전을 지키자는 것이었기에 그 안전만 담보되면 비핵화에 서슴없이 나설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완전한 안전을 담보해주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지금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을 바꾸어야만 한다.

 

북은 핵이 목적이 아니라 바로 북미평화협정이 목적이었다. 그 목적달성 측면에서 북의 승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북은 회담장소를 평양으로 고집할 가능성이 높다. 패배자가 와서 항복문서에 도장을 찍고 가라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기어이 제3의 장소를 고집한다면 북은 그에 따른 또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중국은 가해자가 아니라 함께 총을 들고 싸워준 나라이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얼마든지 방문할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후계자로 내정되자마자 평양을 먼저 방문하였기에 더욱 꺼리길 것이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한국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논외로 하고 명백한 점은 북은 미국에 포탄 한 발 떨어뜨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에 인구 수보다 더 많은 양의 포탄을 퍼부어 수백만 양민을 학살하고 나라의 모든 재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상식적으로 교통사고만 해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누어지고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북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전쟁 피해자는 명백히 북이고 가해자는 미국이다.

가해자의 사죄 없이 어떻게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 북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해자 미국을 대표하여 평양으로 가서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북에서도 과거를 묻지 않고 미국과 건설적인 미래관계를 열어갈 것이다. 그것이 없이는 북미대결전은 갈수록 격화만 될 것이며 전쟁을 피치 못할 우려가 높다.

 

이런 이치 때문에 이런 요구를 해온 북과 미국이 대화에 나선다는 것, 특히 북미정상회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정책의 패배를 의미한다. 그래서 미국은 한사코 북과 대화를 거부해왔고 대화를 하더라도 4자회담이니, 6자회담이니 자신들의 책임을 가릴 모자를 쓰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만큼 미국이 궁지에 몰린 것이다. 물론 제국주의 패권정책의 궁지이다. 이로써 미국은 정상국가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런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방문은 미국 국민, 정의로운 미국의 승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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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 첫 위기 맞은 문재인 정권

중단 없는 개혁 위해 명분 잃지 말아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8.04.18 08:08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최대 위기(물론 이는 상대적인 것이다)를 맞은 것 같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낙마에 이은 ‘드루킹’ 사태 때문이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이 거의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여당의 지방선거 전략도 흔들리고 있다. 당장 지지율 붕괴 등이 확인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무슨 얘기가 어떻게 더 나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임기 내내 단 한 번의 위기도 겪지 않는 정권은 없다. 특히 정권 초반의 위기는 사건 그 자체보다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후 상황을 좌우한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권의 대응은 명분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사퇴하면서 남긴 글에서 다소 억울한 마음을 내비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금을 출연한 것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린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거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선거 출마를 사실상 포기한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신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회 내의 눈으로 보면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갈린다. 중앙선거관리위의 결론도 격론 끝에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치는 결국 명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굳이 이런 항변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중앙선거관리위의 판단은 보수야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결론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좋지 않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의 구성을 문제 삼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의 발언에도 명분이 실리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곤란해진 사람 중 하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중앙선거관리위가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과거 행위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렸기 때문에 인사검증의 책임자 중 한명인 민정수석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중앙선거관리위가 판단한 대목이 애초 민정수석실의 검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놓으며 조국 민정수석을 방어하고 있다. 정해진 대목에 대해서만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할 수 있다면 굳이 민정수석실이 인사검증 업무를 담당할 필요가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슷한 문제가 ‘드루킹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판단해볼 때 이 사건의 본질은 상식과 동떨어진 행태를 보이는 한 선거 브로커와 그 추종자들이 일으킨 소동에 가까운 걸로 보인다.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와 이들 사이에 ‘조직적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 한 보수언론이 어떤 주변적인 얘기를 갖다 붙여도 사건의 성격은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일파들의 인사 청탁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보수세력이 ‘조직적 연결고리’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는 거다. 대통령 선거라는, 온갖 기상천외한 일이 다 벌어지는 특수한 상황에서 드루킹들과 같은 사례에 적절히 대응하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 이후 그들의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은 안이한 판단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논공행상’과 관련한 모든 논란을 피해 국외로 가야 했던 양정철 전 비서관의 사례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김경수 의원과 청와대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논리로 일관하는 것 역시 지금 상황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는 것의 반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수야당은 검찰과 경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어떤 브로커들이 일으킨 소동에 특검까지 거론하는 것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지금 상황에서 김경수 의원 문제를 아무런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하는 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란 거다. 김경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거기에 문재인 정권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도입이라는 수사기관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을 손 안에 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에는 명분이 없지 않다.

보수세력은 이미 계산을 끝낸 것 같다. 색깔론과 ‘겉과 속이 다른 진보’라는 프레임에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더하기로 했다. 조선일보는 18일자 2면에 드루킹들의 댓글 조작이 대선 기간에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주요 목표물은 자신이었다는 안철수 전 의원의 주장을 반영한 기사를 실었다. 일부 보수세력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전 의원을 지지해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실제 당시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한때 문재인 대통령을 눌렀고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이를 매우 비중있게 다룬 바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의 한 출판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의원은 이번 사태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의혹이 제기된 당일 드루킹들의 ‘아지트’로 지목된 느릅나무 출판사를 직접 찾아가는가 하면 17일에는 “드루킹은 이미 특정한 인물의 이름이 아니라 특정 세력에 의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조직 선거범죄 그 자체”라며 “그런 면에서 진짜 드루킹은 아직 구속되지 않았다.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진짜 드루킹을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드루킹들과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사이에 직접적이고 조직적인 연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해서 주장한 것이다.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은 안철수 후보가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를 향해 “제가 MB아바타 입니까”라고 물은 일을 가장 문제적인 장면이었던 것으로 회고한다. 그런데 이제 안철수 전 의원이 드루킹들의 존재를 당시 상황과 연결하면서, 문제의 장면은 안철수 전 의원이 승리를 억울하게 빼앗긴 걸 상징하는 것으로 포장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박원순 양보론’까지 겹쳐 놓으면 선거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없다.

안철수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호각을 이루게 되면 보수언론은 일제히 나서서 자유한국당 후보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다. “일단 박원순 또는 문재인(아직 경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은 막고 보자”는 것이다. 만에 하나 안철수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언론은 그가 차기 대선후보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를 쏟아낼 것이다.

물론 아직 이런 얘기는 뜬구름 잡는 수준에서나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상대가 이런 ‘꼼수’로 접근할 경우 가장 좋은 대응은 ‘정수’라는 거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에 나섰던 이세돌 9단도 그렇게 말했다. 개혁에 물러섬이 없어야 하지만 동시에 명분을 잃어서도 안 된다.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문재인 대통령 본인만이 쥐고 있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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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속에 달아오른 원앙의 짝짓기 열기

윤순영 2018. 04. 17
조회수 2748 추천수 0
 

화려한 쪽이 이긴다, 필사적인 깃털 다듬기 전쟁

짝 지키랴, 한눈 팔랴…절정의 순간은 물에 잠겨

 

크기변환_YS3_0538.jpg» 이른 아침 원앙이 찾아오는 경기도 김포 장릉의 연못에 안개가 걷히고 있다.

 

크기변환_YSJ_4709.jpg» 짙은 안개 때문에 늦장을 부리던 원앙이 안개가 걷히자 벚나무 위에서 뒤늦게 몸치장을 하고 내려올 준비를 한다.

 

해마다 경기도 김포 장릉 연못에서는 봄·가을 이동 중에 머무는 원앙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원앙이 이동하다 중간에 잠시 머무는 기착지가 된 지 오래다. 가을부터 변하기 시작한 수컷 원앙의 혼인깃이 봄을 맞아 더욱 더 아름답게 빛난다.

 

크기변환_YSJ_4920_01.jpg» 벚나무에 홀로 앉은 수컷 원앙.

 

크기변환_YSY_7106.jpg» 원앙 부부는 주변에 호기심도 많다.

 

크기변환_YSJ_3674.jpg»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원앙 수컷.

 

원앙 수컷들은 혼인색을 마음껏 뽐내며 암컷 원앙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쓴다. 수컷 원앙은 겨울 내내 깃털을 관리하고 암컷 원앙이 변심하지 않기를 바라며 부부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제 봄기운이 돌자 아름다운 깃털을 짝짓기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해야하는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다.

 

크기변환_YSY_8281.jpg» 연못가 주변을 서성이는 원앙들.

 

기변환_YSY_0355.jpg» 숲속으로 향한다.

 

크기변환_YSY_8286_01.jpg» 가슴을 부풀인 수컷 원앙(오른쪽)은 잠시도 암컷 원앙(왼쪽) 곁을 떠나지 않는다.

 

수컷 원앙은 튼튼한 몸집을 이용해 경쟁자와 힘으로 겨루기보다는 가장 멋지고 화려한 깃털을 내세워 힘의 상징으로 가슴을 마음껏 부풀여 과시한다. 화려한 깃털은 암컷을 유혹하는 최고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암컷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깃털 관리는 짝을 맺는 경쟁력이다. 깃털이 덜 화려한 수컷은 뒷전에서 헛물만 켜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래서 수컷 원앙들은 깃털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고 가꾼다.

 

크기변환_YSJ_5382.jpg» 암컷 원앙 한 마리를 두고 수컷 원앙들이 둘러 앉아있다.

 

크기변환_YSJ_5234.jpg» 암컷보다 수컷이 더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봄꽃과 함께 사랑의 열기가 달아오른다.

 

 

크기변환_YSJ_5472.jpg» 암컷 원앙이 있는 곳엔 수컷 원앙이 모여든다.

 

진달래, 벚꽃과 어울린 원앙의 깃털이 화려한 빛을 뽐낸다. 수컷 원앙은 늘 암컷을 유혹하려 기회를 엿보기 때문에 짝을 맺은 수컷 원앙은 언제 암컷을 빼앗길지 몰라 철저하게 경계한다.

 

크기변환_YSJ_4931.jpg» 수컷 원앙들이 벚나무 위에 앉아 물에서 노는 암컷 원앙들을 넘본다.

 

크기변환_YSY_0308.jpg» 물가를 떠나 숲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와중에도 사랑을 얻기 위한 행동이 지속된다.

 

크기변환_YSY_8247.jpg» 짝을 놓칠세라 수컷 원앙이 바짝 붙어 따라 다닌다.

 

 

암컷 원앙은 다른 수컷 원앙이 다가오면 잽싸게 내쫒는다. 수컷 원앙도 다른 암컷 원앙이 다가오면 가차없이 내쫒는다. 서로가 만족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러나 양쪽의 속내는 다르다. 바람을 피울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YSJ_5862.jpg» 벚나무에 앉아 휴식을 하는 원앙 부부.

 

크기변환_YSY_8403.jpg» 물에 잠겨 이뤄지는 원앙 부부의 짝짓기.

 

크기변환_YSY_8435.jpg» 짝짓기 후 꼭 날개를 터는 뒤풀이를 한다.

 

어찌된 일인지 원앙 부부는 바람을 피워도 걸리는 법이 없어 다행히 부부 관계를 유지한다봄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원앙의 사랑도 무르익는다이제 번식지로 돌아가 후세를 기약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필자촬영 진행 이경희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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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폼페이오, 이달초 극비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4/18 12:16
  • 수정일
    2018/04/18 12: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활절(3월 31~4월 1일) 전후 방북한 듯... 워싱턴 외교가 “북미 비밀 접촉 상당한 성과 이뤄” 전언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8-04-18 10:44:07
수정 2018-04-18 10:44:07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12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12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뉴시스/AP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 시간)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미국 고위관리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신뢰하는 특사와 김정은의 이 놀라운 만남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해 직접 대화를 위한 준비 작업(groundwork)의 일환”이라면서 “행정부 관리는 이 면담 내용이 매우 극비인 관계로 익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극비 방북한 이후 지난 12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폼페이오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미국민들이 그렇게 바라는 외교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장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과 매우 높은 수준의 (사전) 직접 대화를 나눴다”면서 “북미 간에 (정상회담을 위한) 새롭고 나은 직접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위급 차원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한 것이며, 자신이 직접 (대화를) 함께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CIA 국장이기도 한 폼페이오 내정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폼페이오 내정자와 김 위원장의 만남은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회동한 이래 북미 간의 최고위급 회동이다.

한편, 이에 관해 백악관 관계자는 기자의 논평 요구에 “CIA 국장의 방북(travel)에 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외신들도 백악관, CIA 모두 폼페이오 내정자의 방북 및 김 위원장과의 회동 여부에 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가 해당 보도에 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은 폼페이오 내정자의 극비 방북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미 지난주부터 폼페이오 내정자가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또 북미 비밀 사전 접촉에서 일정 부분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미국)는 이른 시일 안에 새로운 협상을 마무리하려고(finalize) 한다”고 밝혀, 향후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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