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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얼룩진 한국체육계의 ‘부끄러운 현주소’

정희완·탁지영 기자 roses@kyunghyang.com

입력 : 2020.02.14 06:00

 

<b>근절 외쳤지만…</b> 지난해 1월9일 당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근절 외쳤지만… 지난해 1월9일 당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대책은 재탕, 부실 조사에 2차피해까지…말만 요란한 문체부

감사원 감사 결과 
2013년에 만든 방안 또 발표
신고받고도 아무 조치 안 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체육 지도자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내놓은 대책 가운데 일부가 기존 방안을 재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계는 스포츠비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비위 지도자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3일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총 40건의 지적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문체부가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감사원은 문체부가 스포츠비리의 개선 대책을 내놓은 뒤 이행 여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성폭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체육단체 간 징계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 대책은 문체부가 2013년 수립했던 방안이었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과 2019년 다른 체육단체에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도 지도자 등록이 가능토록 정관과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위 지도자가 다른 체육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조치이지만 문체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성폭행 범죄의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돼 2차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17년 6월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코치 ㄱ씨의 강제추행 및 언어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3명과 목격자 1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가해자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사건을 직접 처리하지 않고 장애인조정연맹에 이첩했다. 연맹은 추가 조사 없이 ㄱ씨의 언어폭력 혐의만 인정해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ㄱ씨가 피해자와 같은 팀으로 경기에 출전해 피해자가 ㄱ씨를 피해 다녀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ㄱ씨를 직접 고소했고, ㄱ씨는 2018년 9월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문체부가 2014년 2월에 설치한 ‘스포츠비리 신고센터’도 부실하게 운영됐다. 신고센터는 같은 해 7월부터 3년 동안 접수된 10건의 비리 신고를 조치 없이 방치했다. 대한체육회의 관리 부실로 산하 10개 회원 종목 단체 비위 지도자 18명이 그대로 등록되기도 했다.

문체부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 체육 지도자 자격정지 및 취소 요건 강화, 징계정보 시스템 및 지도자 범죄경력 조회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인생 끝날까봐 억지로 모르는 척…말할 곳 없는 장애인

<b>어디로 가야 하나요</b>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각종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이를 알리지 못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어디로 가야 하나요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각종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이를 알리지 못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인권위 조사 결과 
10% 성희롱·성추행 등 경험
대다수 도움 요청·신고 못해
 

“코치가 여자 선수들의 동의 없이 머리나 어깨 등 신체 일부를 만지는 걸 봤어요. 한 동료 선수는 불이익을 받을까 겁이 나 신고하지 못했어요.” 장애인 선수 ㄱ씨의 목격담이다. 그는 “신고했다가 코치와 사이가 틀어지면 경기 출전 등 운동선수로서의 삶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 장애인 운동선수 5명 중 1명이 구타, 욕설, 비하 등 13가지 유형의 폭력 피해를 겪었다. 10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했다. 인권위는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1만709명 중 1554명(남성 1180명, 여성 3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0월2일부터 31일까지 실시했다.

선수 354명(22.2%)이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협박이나 욕, 모욕적인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응답이 13%로 가장 높았다. 한 선수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내 자신의 몸(체형)에 대한 놀림이 많아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만두게 될 경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체벌(8.8%)과 구타(6.9%) 피해를 호소했다.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51.5%)와 선배 선수(31.8%) 순으로 나타났다. 훈련장(58.3%)과 경기장(30.3%)에서 주로 폭력을 당했다. 합숙소나 회식자리(13.3%)에서도 폭력이 일어났다.성폭력 피해자는 143명(9.2%)으로 여성 선수(13.6%) 비율이 남성 선수(7.8%)보다 높았다. 언어적 성희롱을 당한 이들이 6.1%(여성 9.4%, 남성 5.1%), 시각적 성희롱을 당한 이들은 6%(여성 9.6%, 남성 4.9%)였다.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강간을 당한 이들도 5.7%(여성 8.8%, 남성 4.7%)였다. 

응답자들은 선배 선수들이 주로 언어적 성희롱을, 지도자들은 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훈련장(41.3%)과 경기장(28%)에서 주로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선수 중 23.9%는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고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외부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도 50%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39.4%),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24.2%)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다.피해 사실을 알려도 2차 피해를 당했다. 25.7%가 내·외부 기관이나 지도자·동료 선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가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말로 피해 상황을 다르게 알렸다’고 답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40600025&code=940100#csidx71712c32db3fcb897642326af5591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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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글’이 된 日 ‘크루즈 봉쇄’ 극찬 중앙일보 사설

같은 인터뷰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임병도 | 2020-02-14 09:06:5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월 1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日 ‘크루즈 봉쇄’ 극찬한 중앙일보 사설 ‘성지글’ 등극.jpg>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은 2월 7일 중앙일보의 <사설:정부의 우왕좌왕·뒷북·눈치보기가 신종 코로나 사태 키워>와 댓글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이러니까 개콘이 망하지. 웃고 갑니다.”
“이 기사 쓰신 분 저라면 한강 뛰어들었습니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이 글 쓴 분 저 크루즈선에 여행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꼭 가셔서 그렇게 부럽다던 선진 방역 일본 체험하시죠”

일본의 크루즈선 봉쇄를 극찬(?)한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사설이 성지글(인터넷에서 ‘훗날 터질 사건을 미리 예고해 사건이 터진 후 다시 주목받는 글’)이 되고 댓글로 비판받는 이유는 현재 일본에 격리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때문입니다.

▲2월 7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PDF

2월 7일 자 중앙일보 사설은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의 신종코로나 감염 대응이 안일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중앙일보 사설은 마지막에 “6일 오전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들어온 크루즈선 전체를 봉쇄했다.”라며 일본이 3700여 명의 탑승객 전원을 해상 격리한 부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사설은 끝까지 ““예방조치는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이럴 때나 쓰는 것이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크루즈선 해상 격리 조치는 오히려 더 많은 확진자를 양성하는 악수였습니다. 5일 10명이었던 감염자는 13일 기준 모두 24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기 위해 일본 정부의 크루즈선 봉쇄를 예로 들었지만, 철저히 실패한 대응책이었습니다.

인터뷰와 전혀 다른 왜곡된 기사 제목

▲2월 14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크루즈 탑승 한국인 승선자 인터뷰 기사 ⓒ중앙일보 기사 캡처

2월 14일 중앙일보는 <日크루즈 갇힌 한인 “확진자 불안, 우한처럼 우리 데려가 달라”>는 제목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된 한인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일본의 크루즈 봉쇄 조치를 좋은 사례로 보도했던 중앙일보였기에 ‘우한처럼 우리 데려가 달라’는 제목이 이상해 인터뷰 기사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Q:빨리 나오고 싶겠다.
A:“그렇다. 남편이 나보고 만약 한국에서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라고 하더라. 중국 우한의 경우 한국 국적을 가진 분들은 전세기로 데리러 오지 않았느냐면서 검사받은 후 집으로 가라고 하더라. 아직 영사관 등에 그런 요청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고 싶다.”

인터뷰를 보면 60대 한인 여성은 기자의 질문에 “남편이 한국에서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라고 했다”며 “아직 영사관 등에 그런 요청을 하진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지, 마치 요청했는데 우한은 데려가고 왜 우리는 안 데리고 가느냐는 식의 불만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인터뷰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2월 13일 MBC가 보도한 크루즈선 한국인 승선자 인터뷰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중앙일보가 보도했던 동일한 여성의 소식이 13일MBC 뉴스데스크에도 보도됐습니다. 기사 제목은 <큰 태극기 내건 할머니…”김치 넣어줘 제대로 식사”>였습니다.

60대 한인 여성은 한국인 영사관에 연락해 김치와 라면과 별도로 태극기를 요청해 전달받았습니다.

한인 여성은 태극기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나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신경 써주고 있다고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 가지고요… 내가 태극기를 걸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한국인 승선자의 남편은 “유감스럽게도 일본 정부에서는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도 안 넣어주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김치를 넣어주셔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하며 한국 정부의 지원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중앙일보와 MBC는 같은 인터뷰이지만 기사 제목을 어떻게 하고 어떤 방향으로 보도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위기 상황이라도 언론은 정부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을 성공 사례로 들거나 인터뷰 내용을 왜곡 보도하는 일은 저널리즘 원칙에도 맞지 않거나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는 원인이 됩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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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정당 논란에도...선관위, 결국 ‘미래한국당’ 공식 정당으로 인정

민주당, 미래한국당 한선교·조훈현 고발 “선거법 무력화, 정당 등록 자체가 위법”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2-13 17:49:30
수정 2020-02-13 17:49:3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정식 등록을 허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정식 등록을 허용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노리고 창당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공식 정당으로 인정했다. 선관위의 미래한국당 등록 허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정당법을 편협하게 해석했다’, ‘민주주의 퇴행을 자초했다’며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당법상 등록요건인 정당의 명칭, 사무소 소재지, 강령 및 당헌, 대표자 및 간부의 성명, 주소, 당원의 수 등을 심사한바 요건을 충족했다”며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 신청 수리를 알렸다. 

미래한국당 창당 과정에서 시·도당 사무소 소재지가 자유한국당 시·도당 사무소 주소와 같은 점이 포착됐고, 창당 자금 납부 강요, 당원 꿔주기, 탈당 및 이적 억압 등 여러 가지 불법 논란이 일었지만 창당을 제약할 만큼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선관위의 판단이다.

미래한국당은 지난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 뒤 이튿날 정당 등록을 신청했다. 정당법상 선관위는 중앙당 등록신청 접수 시 접수일로부터 7일 이내에 등록을 수리하고 등록증을 교부해야 한다.

선관위가 이날 홈페이지에 공고한 미래한국당 중앙당 등록공고에 따르면 사무소 소재지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무로 73 우성빌딩으로 자유한국당 중앙당이 입주한 건물과 같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이 건물 2층과 3층을 이용하고 미래한국당은 7층을 이용한다.

대표자는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한선교(4선) 의원, 사무총장은 마찬가지로 지난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조훈현(비례대표) 의원으로 적시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선교 대표와 조훈현 사무총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은 자유한국당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인위적으로 왜곡해 창당한 정당”이라며 “창당 준비 및 등록 자체가 위법”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의 자유한국당 탈당 및 제명 후, 미래한국당 참여행위는 개정 선거법을 무력화하여 국민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정당선거를 방해하려는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의 공정한 관리와 정당 배분 국고보조금 등 정당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선관위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각종 꼼수로 방해하고 있다”며 미래한국당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서 자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에게 자유한국당 탈당 및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선관위를 향해 “미래한국당 등록 허용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정당의 근간을 허물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가짜정당의 출현을 인정한 선관위의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선관위가 오히려 정치적 퇴행을 자초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미래한국당은 정당법을 위반한 가짜정당”이라며 “현장 조사를 포함한 실질적인 심사가 마땅히 필요했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일체의 검토도 없이 정당 등록을 허용한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선관위의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 허용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래한국당은 국민의 정당한 의사 수렴과 상관없이 선거법을 악용해 의석수 확대에 목적을 두고 있다. 민주적이라고 할 만한 정강·정책·조직 중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쭉정이 불법 사조직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오 대변인은 “선관위는 저간의 모든 사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구 상의 창당 요건을 매우 편협하게 해석하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엄정한 판단으로 민주적 질서를 정립해야 할 선관위가 본연의 의무를 완전히 내팽개쳐버리고 특정 정치세력에 심각하게 편향되고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추대된 자유한국당 출신 한선교 의원이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0.02.05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추대된 자유한국당 출신 한선교 의원이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0.02.05ⓒ정의철 기자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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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2/14 08:42
  • 수정일
    2020/02/14 08: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욱식 칼럼] '절망사의 나라' 미국
2020.02.13 14:25:26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 지 시각)국정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역사상 최고"라고 자랑했다. 그의 과장된 화법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집권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미국의 현실은 깊은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자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죽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를 "절망사(deaths of despair)"라고 부른다. 그리고 프린스턴대 동료 교수이자 부인인 앤 케이스와 함께 미국의 외교전문잡지인 <포린어페어스> 3/4월호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민낯을 낱낱이 고발했다.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미국인들의 기대 수명이 줄어들었다며 그 주된 원인을 절망사에서 찾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18년 동안 사망한 미국인보다 2주마다 절망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들이 더 많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턴과 케이스는 특히 이러한 절망사가 젊은 세대와 백인 계층, 그리고 저학력 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1970년 이후 출생자 가운데 대학 미졸업자의 절망사가 대학 졸업자보다 2배 이상 높은데, 백인 성인들 가운데 대학 미졸업자의 비율이 42%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젊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이 "절망사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디턴과 케이스는 "미국 노동 계급의 장기적이고 점차적인 몰락"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실질임금의 하락과 일자리의 감소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결혼이나 공동체 생활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이것이 절망사 확산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서 절망사가 늘어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소득과 학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저학력 젊은이들이 고학력자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부모보다도 "못 났다"는 자괴감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취약한 사회안전망도 절망사의 확산을 막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럽과 달리 소득 재분배 효과가 상류층에게 집중되어 있고, 설상가상으로 미국인들의 의료비 부담률도 월등히 높다. 미국의 의료비 부담률은 GDP 대비 18%에 달하는데 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 압도적인 1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턴과 케이스는 이것이 저소득 계층의 추가적인 실질 소득 감소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미국은 부자 나라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고용주가 노동자의 의료보험료를 책임지는데", 이로 인해 2018년 기업들의 의료보험료 부담액은 연 2만 달러에 달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것도 노동 비용의 일환으로 간주되어" 기업이 고용을 줄이거나 인간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거나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디턴과 케이스는 절망사 확산의 치유책 가운데 하나로 보편적 의료보험 제도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람이 자본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사람에게 봉사하는 체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미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첫발을 내딘 보편적 의료보험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고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들은 또한 절망사를 "미국병"으로 규정하고 이것이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화·자동화·양극화가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면서 "노동 계급의 몰락"이 확산되고 이것이 절망사의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wooksik@gmail.com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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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국 주권 무시하고 사드 운용 반경 넓히나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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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2021년도 국방예산안에서 성주 사드기지에 대한 이런 저런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KBS뉴스 화면 캡쳐)     © 편집국

 

미 국방부가 1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한국에도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성능을 개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보도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은 10(현지시간) 2021년도 국방 예산 요구안에서 사드 성능 개량비용으로 약 10억 달러(약 11000억 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여기에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도 해당된다.

 

성능개량의 핵심은 발사대를 포대에서 분리해 이동 배치하고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은 사드 발사대를 포대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많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사드는 발사대 6레이더 1사격통제소 1곳이 한 세트로 묶여있다발사대를 다른 곳으로 옮겨 원격발사 하게 되면 작전 운용 반경이 넓어지게 된다만약 미국이 사드 발사대를 평택 등의 미군 기지로 이동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전 사드 배치 논란보다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우리 주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배치 지역을 옮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의 반발은 이전 보다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앳킨슨 미국 미사일방어청 국장은 2021년도 예산에는 한반도에서 미사일 방어 능력의 통합을 완성하는 부분도 추가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고도 40㎞ 이상을 방어하는 데 쓰이는 사드 레이더를 40㎞ 이하를 방어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운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현재 따로따로 가동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 1개 포대와 패트리엇 8개 포대가 통합 운용이 가능해 진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와는 관련이 없는 독자적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해 왔다하지만 만약 사드와 패트리엇 시스템이 통합되어 운용된다면 이는 미국 MD체계로의 확실한 편입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진다.

 

또한 <KBS> 보도에 따르면미 육군의 2021 회계 연도 예산 설명자료에는 성주 사드 기지 개발에 대한 항목도 포함돼 있다탄약 보관시설과 상하수도전기 시설 등 부지 개선 공사에 4,900만 달러(약 580억여 원)가 책정되었다.

 

더욱 논란이 예상되는 것은 미 육군이 이 공사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고 밝혔다는 점이다이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성주 사드 기지 내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경우 미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말해온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방위비를 대폭 올려 사드 기지 건설에 사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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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역’하면 ‘민중당’이 떠오르는 이유

‘월계역’하면 ‘민중당’이 떠오르는 이유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0.02.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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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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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힘으로 주민의 뜻대로’ 주민고충해결 사례 - ② 월계역 열차 배차 문제

지난 1월3일 아침,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월계역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주민들. 출근길을 재촉해도 빠듯한 시간인데 어찌 된 영문인지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열차가 40여 분간 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출근길 승객들은 역무실에 문을 두드리는 등 원성이 높아졌다.

▲ 지난 1월 3일 수도권 지하철 월계역 상황. 다음 열차의 위치가 ‘10개 전 역 접근’임을 볼 수 있다. 이날 40분가량 열차가 오지 않아 많은 주민이 불만을 호소했다. [사진 : 민중당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 지난 1월 3일 수도권 지하철 월계역 상황. 다음 열차의 위치가 ‘10개 전 역 접근’임을 볼 수 있다. 이날 40분가량 열차가 오지 않아 많은 주민이 불만을 호소했다. [사진 : 민중당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월계역’ 하면 ‘민중당’이 떠오르기까지…

‘월계역’ 하면 ‘민중당’이 떠오른다고 말하는 노원 주민들. 그날부터가 시작이었다.

월계동에 사는 수많은 주민들은 출근길이 바빠졌고 일상까지 무너지기 시작했다.

“20여 명 정도 탈 수 있는 버스 한 대가 늦게 온다거나 배차가 없어지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기 마련인데, 열차 하나에 수백, 수천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라면… 출근 시간이 늦어지면서 일상도 꼬이고, 그야말로 ‘혼란’ 자체입니다.”

“20년 넘게 지각 한 번 해본 적 없는데, 처음 지각을 해서 회사에서 곤란한 상항을 겪었습니다.”

열차가 지연 문제가 불거진 아침, 노원주민직접정치운동본부(노원 운동본부) 최나영 본부장은 월계역에서 웅성대던 주민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노원 운동본부는 월계역 열차 지연에 따른 주민의 일상적인 불편과 고충, 그리고 이 불편이 일터로 갔을 때 관리자의 눈치를 보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노동자·주민의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지금 주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문제를 주민의 힘으로 해결해 보자”고 결심한 노원 운동본부의 ‘직접 정치’는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삶의 애환을 깊이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노원 운동본부는 먼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국토교통부, 철도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등에 문의해 사태의 원인을 파악했다. 지난해 말 12월 30일부터 코레일이 급행열차를 증편했고 1호선 열차(노선)를 전면 재개편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확인했다.

1호선 급행열차 수(34→60회)는 늘었지만, 기존 완행열차 수는 줄어들었다. 완행열차만 정차하는 월계역을 기준으로 보면, 완행열차는 당연히 줄었고, 특히 인천~소요산역을 종점으로 하는 경인선 열차가 줄었다. 열차가 소요산역까지 오지 않고 월계역 이전 역인 광운대역이 종점이 되면서 월계역을 지나는 완행열차의 배차간격이 늘었다. 월계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침 출근시간대에 가장 심각한 구간은 배차 간격이 26분(6:34-7:00)이었다.

노원 운동본부는 이렇게 파악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공유했다. 저녁 퇴근길부터 피케팅을 시작했고 선전물을 배포했다. 운동본부가 파악한 열차 배차 변경과 지연 사태의 원인에 대해 알리고, 주민들에게 코레일·국토교통부, 그리고 노원 운동본부를 통한 민원 접수 방법을 안내했다.

▲ 월계역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한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는 홍보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알렸다.
▲ 월계역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파악한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는 홍보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루하루 주민들의 민원서가 늘어났다. 거리에 거점을 잡아 민원 접수대를 설치했다. 주민들은 노원 운동본부로 직접 전화해 자세한 원인을 물어보거나, 자신의 불만과 운동본부가 파악한 것보다 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출근시간, 가장 심각한 배차간격이 26분이 아니라는 것, “6:35 열차는 광운대역까지만 운행돼, 더 멀리 가려면 6:24 열차 이후 다음 열차를 36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제보가 주민을 통해 들어왔다.

주민과 호흡하고, 발을 맞춘다는 것

민중당 노원 운동본부는 주민들이 털어놓은 애환에 귀 기울였다.

“20분에 1대, 30분에 1대씩 오는 지하철. 사람들이 매번 콩나물시루처럼 들어차 있습니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숨쉬기 힘든 열차를 탈 생각에 진이 빠집니다.”

“집에서 지하철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가까이 살지만 ‘역세권’은 의미가 없습니다. 누구는 초역세권에 산다며 부러워하지만, 지하철역에서 하염없이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같은 요금, 같은 세금 내는데 왜 우리는 지하철을 20~30분씩이나 기다려야 할까요. 여기도 서울 지하철이 맞나요?”

이렇게 월계역 배차, 지연 문제는 월계동 주민들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힘들게 하는 사안이었다. 주민들의 분노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큰 정치적 이슈가 아니고서야 ‘정치’라는 단어를 붙일 엄두를 내지 못하는, 한 지역의 작은 이슈로 치부될 수 있는 월계역 문제. 그러나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깊이 알아가면서부터 노원 운동본부는 ‘주민의 힘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주민들과 힘을 모았다.

▲ 월계역에서 주민을 만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최나영 민중당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장 [사진 :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 월계역에서 주민을 만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최나영 민중당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장 [사진 :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예전 같았으면 우리가 먼저 ‘코레일 규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바로 행동에 나섰을 거예요. 우리가 먼저 판단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익숙했으니까요.” 그러나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주민들의 애환을 나눴고, 파악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그러자 ‘문제를 해결’을 바라는 주민의 요구는 ‘집단민원’ 운동으로 이어졌다.

일주일간 150여 명. 월계동 주민들은 코레일·국토교통부·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실에 문자·국민신문고·팩스·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집단민원 운동을 벌였다. 그러자 코레일은 8일, 오전 시간 3대의 열차를 추가 배치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3대 중 2대는 월계역 전 역까지만 운행하는 광운대행으로 월계동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코레일은 “광운대역에 가서 인천행으로 환승하라”는 무책임한 안내만 하는 상황이었다. 주민들은 당연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코레일의 변경된 조치를 안내하자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리고 노원 운동본부를 만나 더욱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표출했고, “어디 가서 항의(행동)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월계역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정당’, ‘월계역’하면 ‘민중당’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노원 운동본부는 코레일 담당부서를 확인하고 총괄책임자인 광역철도본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끈질긴 면담 요청이 계속되는 사이, 주민들은 열차 배차 간격, 특히 아침 출근시간대의 상황과 열차 환승의 문제 등을 노원 운동본부에 전달했다. 주민들과 호흡을 맞추고 발을 맞추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장과의 면담이 확정된 후 면담에 참가할 주민들을 모집하고, 주민이 제시한 민원내용으로 요구안을 만들었다. 16일 최나영 노원 운동본부장이 민원인을 대표해 광역철도본부장을 만나 주민들의 요구였던 ▲출근시간 대에 열차 1대 증차 ▲광운대역을 종점으로 하는 열차를 인천~소요산행으로 변경 ▲열차 지연문제 개선 ▲배차 변경 이유와 이후 대책에 대해 주민들에게 정확히 안내할 것을 요구했다. 면담 자리에서 코레일은 열차가 지연 운행됐던 이유에 대해, “급행역 추가에 따른 열차 선로 변경을 앞두고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시범운영) 시간이 부족했다”는 실수를 인정하고, 4월 전면 개편을 예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 서울 노원구 월계동 A아파트 온라인커뮤니티. 월계역 열차 문제 관련 게시글과 댓글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사진 :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 서울 노원구 월계동 A아파트 온라인커뮤니티. 월계역 열차 문제 관련 게시글과 댓글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주민이 주민을 조직하다

노원 운동본부는 이날 저녁 코레일 면담 결과에 대한 ‘주민보고회’를 열었다. 주민들이 속속 보고회장에 들어섰다. “민원 접수에 동참했다는 주민부터, 민원 제기 후 꾸준히 문자로 정보를 알려주던 주민, 월계동 A아파트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소식을 접하고 왔다는 주민까지 다양했어요.”

문자와 홍보물을 통해 시시각각 공유된 정보들은 주민들을 ‘민원 접수’에 나서는 것에 멈추지 않았고, 주민 사이에서 문제 해결 방법이 논의되고, 이것이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 퍼지고 있던 터였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주민의 요구대로 해결될 때까지 “민원에 동참하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여기저기 민원을 넣어도 제대로 된 답변은 없었는데, 이렇게 집단적으로 해보니 변화가 있다”면서 “우리가 목소리를 더 내고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함께하자”는데에 동의가 오갔다.

이렇게 해 1월20일엔 주민들의 일상적인 불편에 대해 즉각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국토부와 코레일을 규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박순자 의원(상임위원장)에게 민원서와 주민들의 민원내용을 전달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코레일 광역철도본부가 말한 4월 재개편까지 3개월이 넘도록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에 30분이 넘는 배차 간격을 즉시 보완하라”는 요구, “4월 재개편 시에도 북부지역 완행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의가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으려면 주민들의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면서 ‘행동’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설 연휴 시작을 앞둔 지난달 22일, 월계역 앞 주민행동에 모인 주민들은 “불편에 적응하지 않고, 불편은 바꾸고 사태를 원상회복하기 위해 행동하자”, “한 명이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설 연휴가 끝난 28일, 코레일은 아침 출근시간대에 열차를 3대 증편했고, 배차가 없었던 6시30분 시간대에 구로역까지 가는 열차(06:38)를 배치했다. 퇴근시간대에 일부 열차 시간도 변경됐다.

노원 운동본부는 변경된 열차 시간표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홍보물을 배포하며 “더욱 힘 모아 주민의 뜻대로 완전히 해결하자”고 힘을 불어넣었다.

주민들은 이제 주황색 옷을 입고 다니는 민중당 노원 운동본부와 당원들을 만나면 “월계역 해결하는 민중당 맞죠?”, “월계역 문제 어떻게 되고 있어요?”라고 말을 건네거나, “매일 지하철 이용하는 우리 딸 아들이 너무 고마워하고 있다”면서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사하는 주민도 생겼다.

‘주민의 뜻대로, 민심대로’ 주민이 주인이 되고 있는 월계역 문제 해결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 지난 1월 22일, 월계역 앞에서 “주민의 힘을 모아 주민의 뜻대로 해결하자”는 월계역 배차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행동이 열렸다. [사진 :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 지난 1월 22일, 월계역 앞에서 “주민의 힘을 모아 주민의 뜻대로 해결하자”는 월계역 배차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행동이 열렸다. [사진 : 노원직접정치운동본부]

뼛속까지 박힌 “주민의 힘으로, 주민 뜻대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구 의원에게도 월계역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돌아온 건 무관심이었다”고 했다. 그러던 월계역에 민중당은 어쩌면 ‘혜성같이’ 등장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등장하지 않았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을, 공장, 캠퍼스 등 주민들의 생활공간, 노동현장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제안한 정책을 지방선거에서 의제화하고 정책으로 만들겠다는 ‘주민 정책제안운동’, 그리고 2019년, 7개월간 주민들의 요구안(9천 300여 개)을 받아 주민들의 직접 투표로 국회와 구의회에 제기할 1순위 요구안을 선정했던 ‘노원주민대회’. 주민들과 함께 ‘직접 정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노원에서 몇 년에 걸쳐 이어지는 중이다.

노원 운동본부는 “주민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가 속된 말로 ‘뼛속까지 박혀 있는’ 듯했다.

주민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운동본부는 이 문제를 면밀하게 파악해 정보를 제공한다. 주민들은 이 정보를 습득해 해결 방법을 찾고, 주변에 자신과 같은 고충을 겪거나 해결에 공감하는 주민을 조직하며 주민의 힘으로 집단민원을 제기해 해당 기관과 부서 등을 움직인다. ‘대리’하거나 ‘청원’하지 않고 직접 주민이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갖게 하는 ‘직접정치운동’. 월계역 문제 해결 과정이 바로 그 사례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주민의 힘으로, 주민 뜻대로 해결하자”는 주민들의 의지는 민중당이 진행하고 있는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 월급 주지 말고, 국민의 명령으로 소환하고 해고’할 수 있는 ‘국민의 국회 건설 운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폐지 법안을 만드는 발안위원 모집에 노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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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선의 공포, 비정상국가 일본 민낯 드러내다.

[안종주의 안전사회] 방역교과서에도 없는 일본의 비과학적 검역 정책
2020.02.13 10:17:18
 

 

 

지금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선에서는 꿈과 행복, 그리고 낭만이 오래 전에 사라졌다. 대신 불안과 죽음의 공포만 가득하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코로나19라기보다는 일본의 비상식적 오판으로 인한 방역 실패 때문이다.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4천명에 가까운 승객과 승무원, 그리고 천문학적인 숫자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뒤섞여 대혼란이 벌어지는 ‘바다 위 우한’으로 변했다. 
 
중국 우한과 후베이성 등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 1월 20일 요코하마에서 승객과 선원 3711명을 태우고 출발한 이 크루즈선은 홍콩, 베트남, 대만 등을 거쳐 지난 3일 요코하마에 돌아왔다. 요코하마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경유지인 홍콩에서 내린 한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환자로 드러났다. 
 
크루즈선 승객의 불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일본은 승객과 승무원을 육지에 내리지 못하게 하고 2주간 해상 격리하는 방역 전략을 택했다. 의료진을 투입해 기침, 발열, 인후통 등의 증세를 보이는 감염 의심자에 한해 검진을 한 뒤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 확진이 된 환자만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일본 신속 검역 대신 소걸음 전략으로 코로나19 환자 확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의료진을 대량 투입해 신속하게 검진을 하지 않고 느림보 ‘소걸음’ 검역을 하는 동안 배 안에서 계속 2차, 3차 감염이 이루어져 날이 갈수록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12일에만 39명이 환자로 추가 확진됐다. 이로써 크루즈선 안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모두 무려 174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일본인 3명과 한 명의 외국인 등 4명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관 한 명도 감염됐다. 앞으로 감염자와 확진 환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승무원과 승객들은 언제 자신이 감염자가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불안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배에는 한국인도 14명 있다. 호주 등 여러 국적의 승객들이 ‘검역 격리’, 즉 콰란틴을 이유로 감옥이나 진배없는 밀폐된 선실 안에서 갇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늑장 검역에다 잘못된 검역 정책으 펴고 있는 일본을 비판하고 있다.
 
일본은 승무원과 승객들을 입항 2주 뒤에 모두 하선시킬지 여부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14일이라는 날짜는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를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매일 많은 환자가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방역 원칙을 따진다면 마지막 환자가 발견된 뒤 2주가 지나서 격리 해제를 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입항 40일이 되어도 배에서 격리 해제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방역교과서에도 없는 일본의 비과학적·비상식적 검역 정책 
 
감염병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일본의 이런 방역 전략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먼저 크루즈선에는 너무나 많은 승객들이 있고 이들은 좁은 배 안 밀폐 공간에서 북적거리며 생활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이 방역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환자가 174명으로 집계될 정도면 배 안은 거대한 바이러스 배양실처럼 변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일본의 비과학적 방역 전략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도 될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일찍이 우한에서 자국민을 항공기 편으로 데려온 뒤 의심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14일간 자가격리 하는 방역 전략을 펼쳤다.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해야 함에도 어찌된 일인지 외면했다.
 
일본이 입항 14일이 되는 오는 18일에도 승객을 모두 하선시키지 않는다면 승객의 격렬한 저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비판과 승객·승무원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게 될 공산이 크다. 만약 이때 어쩔 수 없이 이들을 다시 14일간 자가격리 또는 집단시설에 임시 격리하는 정책을 편다면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고 뒤늦게 그렇게 하느냐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은 처음부터 배 위 또는 항구 부두에 임시 검진시설을 차려놓고 수십 명의 의사 등을 동원해서라도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하루 이틀 안에 판별했어야 한다. 그 결과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격리 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없는 사람은 자택이나 임시격리 시설로 이송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역 대책이었다.  
 
크루즈선 승객 검역과 관련한 일본의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런 방역 전략은 선진국 일본에 큰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본다. 또한 세계 감염병 방역의 역사에서도 매우 불미스런 비상식적 처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 
 
특히 사망자가 나온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엉터리 검역 전략을 펼친 일본 정부에 있을 것이다.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승객들의 인권과 정신적 충격, 그리고 감염병 때문이 아니라 오랜 감금에서 오는 육체적 피로로 인한 건강 악화에 대해서도 분명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도 공포의 크루즈선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있는 14명의 국민을 어떻게 국내로 데려오는 것이 좋을지 본격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배 안에 김치를 들여보내 주는 등의 지원에  그쳐서는 결코 안 된다. 호주 등 다른 국가들과도 힘을 한데 모아 감염병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사실상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자국민들을 하루빨리 지옥 같은 일본 바다 위에서 구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외국인 중국은 이송 허용, 일본은 하선 금지 그렇다면 인권국은 어디?
 
중국은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도시 우한에서 자국민들을 데려가도록 외국에게 허용했다. 하지만 일본은 ‘바다 위 우한’이 된 요코하마항의 크루즈선에서 외국인의 하선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보다도 못한 반인권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콰란틴은 40일간을 뜻하는 이탈리어 어원을 지니고 있다. 중세 페스트 창궐 때 흑사병에 걸린 선원과 승객들이 육지에 내려 항구도시에 죽음의 감염병을 퍼트리는 것을 막기 위해 40일간 하선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40일이면 배 안에서 죽을 사람은 모두 죽고 만다. 
 
이런 식의 콰란틴은 지금 시점에서는 비과학적이고 반인권적이다. 현장에서 감염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다면 승객이 바글거려 바이러스 전파의 최적지 구실을 하는 크루즈선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다른 곳에 분산해 격리한 뒤 감염 여부를 살피는 것이 상식적이고 정답이다. 
 
한데 일본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본은 적어도 코로나19 검역에 관한 한 비정상, 비상식, 비과학적 국가이다. 요코하마항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지난 10일간의 행태와 174명 환자 발생이라는 그 결과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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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뉴스 다루지마'... 국정원과 언론의 공모

[명진 스님 X파일②]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에 나타난 권언유착 의혹

20.02.12 19:25l최종 업데이트 20.02.12 20:03l

 

 

 '봉은사 외압설'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법회에서 외압설의 당사자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정계은퇴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결단을 요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  "봉은사 외압설"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법회에서 외압설의 당사자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정계은퇴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결단을 요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0.3.28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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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X파일 ①] "명진 스님 집중 미행... 협조자 포섭해 불교계 퇴출" http://omn.kr/1mjfo에서 이어집니다.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문건인 '명진 스님 X파일'에는 조계종 총무원뿐만 아니라 보수 언론을 적극 동원한 공작 기획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지난 2010년 명진 스님의 봉은사 주지직 박탈을 위해 권력과 언론이 한 몸으로 움직인 '권언유착'의 기록이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기획 취재를 언론에 독려했고, 이와 반대되는 보도는 제지했다. <오마이뉴스> 확인 취재 결과, 당시 국정원의 공작이 구체적으로 실행된 정황도 확인했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13건의 국정원 사찰 문건을 입수했다. 명진 스님이 국정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낸 정보비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지난해 12월에 나온 문건이다. 총 30건 중 공개가 결정된 문건도 민감한 내용이 삭제됐지만, '명진 스님 죽이기'에 나선 국정원과 보수언론의 부적절한 커넥션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다수 확인됐다. 

"명진 미화 기사 자제" 

우선 국정원은 당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등을 비판해온 명진 스님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려고 보수 언론과 보수 인터넷 매체, 보수 단체들을 각각 동원해 '반 명진 분위기 조성용'으로 활용했다. 2010년 1월 7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최근 특이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서는 '평가 및 조치 고려사항'의 2번째 항목으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언론매체·보수단체를 통한 반 명진 분위기 조성 병행
- ○○○ 보수언론 대상 명진 및 봉은사 관련 홍보성 보도가 명진을 미화하는 효과를 주고 있음을 지적하고 기사화 자제 촉구
- ○○○ 보수 인터넷 매체 대상 명진의 좌파활동 실체를 조명하는 기획보도 독려
- 3대 국민운동단체 등 보수권 대상 명진의 비이성적 반정부 행태 실상을 전달, 소속 회원들로 하여금 종교인 본분 일탈에 대한 비난 댓글달기를 전개하여 입지 위축"


이와 유사한 언론 동원 방안은 그 이후에 작성된 문건에도 이어졌다. 2010년 3월 31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관련 각종 추문 확인 결과 및 평가' 문건에서는 평가 및 조치 고려사항으로 "종단 차원의 주지직 퇴출 유도와 함께 면밀한 동향점검 및 보수언론을 통한 부조리 실태 부각 등 입체적인 압박 전개가 바람직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 보수언론 대상 명진의 실체를 알려 명진과 봉은사를 옹호하는 논조 전개는 자제토록 협조 강화 
○○○ 보수 인터넷언론으로 하여금 명진의 부조리 의혹·설 등을 기획·연재 보도토록 하여 명진의 신뢰도에 타격
○○○ 보수 성향 신도단체로 하여금 명진 실체폭로 유인물을 봉은사 등에 배포함으로서 봉은사 신도들의 지지 차단"


명진 스님 옹호 기사는 철저히 차단하고, 의혹과 확인되지 않는 '설'조차 보도하도록 하려는 기획이었다. 이런 국정원의 기획이 언론사와 단체들에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는 문건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의 보도 기사와 행동을 보면 국정원 기획의 실행 여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명진 스님은 사실 종북주의자에 가깝다>(인터넷 매체 ○○○○ 2010년 3월25일자)
<"주지 더할 욕심" 발언에 '속물 명진' 비판>(인터넷 매체 ○○○○ 2010년 4월 5일자)
<청 "명진 스님 거짓말 드러났다">(인터넷 매체 ○○○○ 2010년 4월 24일자)
<명진 스님은 종법 파괴자... 조계종에서 퇴출하라>(인터넷 매체 ○○○○ 2010년 10월 8일자)


보수단체들은 '명진 실체 폭로' 신문 광고, 유인물 배포  
 

 14일 오전 봉은사(주지스님 명진) 법왕루 입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이 봉은사를 특별분담금사찰에서 직영사찰로 전환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 여러 편이 대형 전시판에 크게 붙었다.
▲  2010년 3월 14일 오전 봉은사(주지스님 명진) 법왕루 입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이 봉은사를 특별분담금사찰에서 직영사찰로 전환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 여러 편이 대형 전시판에 크게 붙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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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화의길'(이사장 명진 스님)의 유병문 사무처장은 "국정원 문건이 작성된 이후로 극우 인터넷 신문 등은 '계율위반 행위를 일벌백계하라', '친북좌파인지 커밍아웃하라', '야누스 종교인', '속물명진', '거짓말 법회' 등의 내용과 주장을 실은 칼럼이 무차별적으로 게재됐다"고 말했다. 

이 문건이 작성된 뒤 하루만인 1일부터 단체들도 나섰다. 대불청(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맹), 호국불교도연합 등은 2010년 4월1일 <동아> <중앙>에 "명진 스님! 제발 그만하십시오. 이러다 불교 다 죽습니다" "스님! 지금은 조용히 떠나야 할 때입니다"라는 내용의 비판광고를 게재했다. <한겨레>조차도 4월 5일자에 '봉은사 신도' 명의의 명진스님 비판 광고가 게재됐다. 

2010년 당시 송진 봉은사 신도회장은 오마이뉴스에 "이 광고를 실은 실체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봉은사 참여 신도 일동이라는 명의를 쓰려면 최소한 전체 신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도회에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황당해 했다(관련기사: "명진 조용히 떠나라? 이 광고 주인 누구요?" http://bit.ly/b5rwTY).

 

이 단체들은 '명진 스님 실체 폭로' 유인물을 봉은사 등에 뿌리면서 대대적으로 '반 명진 홍보전'을 벌였다. 봉은사 전 신도회장 등은 4월 20일에 성명을 통해 명진 스님의 공개 참회와 사퇴를 촉구했다. 

2001년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명진 스님 등 4명이 강남의 룸살롱에 갔던 사건도 불거졌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단에서도 쉬쉬하던 그 사건을 2002년에 스스로 공개하고 "중으로서의 계율은 지켰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종회 부의장직 등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스스로 참회를 한 바 있다.

10여 년 만인 2010년에 이 사건은 한 월간지를 통해 재조명됐다. 그 뒤 명진 스님을 비판하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성명을 내고 "명진 스님 진실규명" 집회를 열었다. 국정원은 문건에서 보수단체에 명진 스님 비방 댓글을 달도록 하겠다고 기획했다. 이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시 인터넷 카페 등에는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아래와 같은 글이 올라왔다.
 
"명진 스님, 강남 룸싸롱 출입사건"(2010년 4월 25일 이종격투기카페)

"국민들의 혐오․거부 여론 확산 주력"

국정원은 2010년 4월 15일 작성한 '명진의 종북 발언 및 행태 종합' 문건에서 명진 스님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꼼꼼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불자들은 해방 이후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불교닷컴 08.6.26), "몰염치하고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3치'가 이명박 정권의 시대정신"(오마이뉴스 09.7.6),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서푼짜리 동전만도 못할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세태가 되었다"(평화방송 09.12.28) 등을 '대통령 폄훼 발언'으로 분류했다.

다음날인 4월 16일 작성한 '명진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비리 수사로 조기 퇴출' 문건에서는 명진 스님의 비리 의혹을 부풀리는 데 언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에서 국정원은 "명진의 비위 행태를 보수언론·교계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부각 보도하는 등 부도덕성의 실체를 공론화하여 불교계 퇴출 당위성(을) 확산"한다고 적시했다. 

이 때 국정원이 의혹을 갖고 있었던 사안 중의 하나는 "명진이 경북에 개인사찰(12억 원 상당)을 소유한 정황"이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금명간 이 사건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적었다. 이런 사건을 조사하는 조계종 내의 기관은 호법부이다. 

국정원은 2010년 6월 1일 작성한 '명진 봉은사 주지의 사설암 소유 의혹 확인결과 및 평가' 문건에서 "명진은 불교닷컴 등 교계 언론의 개인사찰 소유의혹 사실관계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불교닷컴은 4.16 명진의 '개인사찰 소유의혹'을 제보받고 기사화에 앞서 명진 측에 사실확인을 위해 내용 증명 5통을 발송"했다는 사실도 적었다.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기자는 "당시 호법부의 핵심 관계자가 <불교닷컴>에 이 사건을 흘렸고, 뒤늦게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후속기사도 내지 않았다"면서 "문건을 보니 우리가 기사화한 시점보다 일주일 앞서서 국정원은 이 문제를 먼저 알고 있었다, 우리가 내용증명을 보낸 것까지 국정원이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명진 퇴출'을 위해 보수언론과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주요 월간지와도 접촉하려 한 정황이 문건에 나와있다. 또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취재기사뿐만 아니라 사설과 칼럼 등도 활용하려 한 기획들도 있다. 2009년 11월 13일 작성한 '좌파인물들의 이중적 행태 및 고려사항' 문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 공식·비공식 루트를 통해 좌파 핵심 인물들의 비위 사실을 언론에 적극 전파하는 한편, 폭로기사 및 비난 사설·칼럼 게재 측면 지원
- 주요 월간지 등을 통한 좌파실상 관련 특집·종합기사 보도 방안도 모색 
- 또한 관련 정보 전파수단으로서 보수 단체 웹사이트를 정비하고 건전 블로거를 집중 육성, 국민들의 혐오․거부 여론 확산에 주력
 
"국정원은 갑, 언론사는 을... 제2의 보도지침 아닌가"

이 문건과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흔히 말하는 '보도지침'이 1987년 이전에만 있다가 없어진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 문건을 보면 '제2의 보도지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전체적으로 내용을 봤을 때는 이를 정상적인 언론 홍보나 언론 대응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말로는 '자제하도록 협조 강화'라고 하지만 이건 자제하라는 명령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국정원(혹은 정부)이 갑이고 언론사가 을인 것처럼 보이는 언급"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당시에 민언련 차원에서 모니터링 했던 내용을 보면 명진 스님을 비판하는 광고가 보수 일간지에 게재됐다고 나오는데, 단순히 국정원이 명령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보자면 광고라는 경제적인 이익의 측면에서도 충분히 협조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정원 과거사를 조사해 피해 당사자들이 사과 받고, 국정원 관계자들을 징계하는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
▲  명진 스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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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은 지난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정권을 비판한 걸 빌미로 한 사람의 사생활을 사찰하고 음해하고 왜곡했지 않나. 봉은사 주지를 처음 할 때만 해도 봉은사 재산 공개나 1000일 기도에 대한 평가가 좋아서 계속 인터뷰가 들어왔다. 

불교를 포교하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봉은사가 직영 사찰로 전환되고 나서 인터뷰가 탁 끊겼다. 문건을 보니 국정원이 언론사에 인터뷰하지 말라고 지시했더라. 그 당시에 한 보수지 종교 전문 기자는 내게 와서 정부 비판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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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이정희· ‘쌍용차’ 한상균이 짚은 진보정치가 놓친 ‘노동문제’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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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2/13 08:42
  • 수정일
    2020/02/13 08: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중당 노동정책 토론회..“최저임금 인상만큼 최저임금 미지급 문제도 중요”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0-02-12 22:33:54
수정 2020-02-12 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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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
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정의철 기자
 

한국 사회 전체의 불평등 문제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이 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못한 '비공식 노동자'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의제도 제안됐다.

민중당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을 주제로 한 노동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의 현황을 짚고 새로운 노동 의제를 논의했다.

이정희 "1%가 아닌 70%에게 30%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어야"

발제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사회 불평등이 대두되고 노동운동과 진보정치가 해야 할 일이 많았음에도 국민들은 노동운동과 진보정치가 불평등을 해소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기대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이 국민들에게 신뢰받기 위한 과제로 우선 "의제를 바꿔야 한다"면서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를 2022년까지 0%'라는 새로운 의제를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중요하지만, 최저임금인상에도 불구하도 최저임금 미지급 노동자가 16%로 늘었다"면서 "이들은 비정규직, 청년, 여성, 노인 등 노동시장에서도 취약계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인 이하 사업장이라도 대기업 프렌차이즈 본부가 가맹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주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못받는 노동자를 0%로 만들어야 한다는 새로운 의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다음 의제로 "일하다가 죽는 사람만큼은 더 이상 없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김용균 열사도 있었지만 아직도 김용균 노동자가 일하던 곳은 아직도 비정규직"이라며 "이를 법과 제도로 개선하면 어렵다. 새로운 방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사고를 당하면 그 공장에는 비정규직 쓸수 없도록 노동부가 공장에 명령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관리되지 않는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해 사망이 발생하면 낮은 형량이라도 실형을 살게 하는 강제조항이 필요하다"면서 "또 하청 노동자에게도 원청과 산업안전에 대해서만은 교섭권을 부여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노조 스스로가 실습생, 하청 노동자, 파견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안전을 위해 손을 내밀었는지 반성 필요하다"면서 "산업장의 모든 노동자의 안전을 노조가 먼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세번쩨 의제로 "노동운동과 진보정치 내부의 차별과 배제를 점검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이주노동자, 실습생, 소수노조에 대해 노조는 어떻게 대처하고 노력했는지 많은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
이정희 전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정의철 기자

이 전 대표는 "세 가지 조치를 통해 노동운동과 진보정치가 국민의 기대를 받을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인간다운 노동, 평등한 노동의 청사진을 새로 내놔야 한다"며 새로운 노동정책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통한 적정임금 보장 △심야노동 금지 △쪼개기 알바 규제 등 초단시간 노동자 권리보장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보장하는 실업부조와 청년도움닫기 급여 등 4가지 노동정책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진보정치를 지켜오고 오랜 시간 노동운동을 해온 분들에게는 이 제안이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면서 “상위 1%가 99%에게 자신의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진보정치에게는 쉽다. 하지만 진보정치도 하기 힘든 이야기를 할 때가 지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제안한 내용들은 중하위까지 포함한 70%에게 하위 30%와 함께 갈 제도를 만드는데 집중하자는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들로 노동운동과 진보정치가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여론이 나오는 데 대해 이 전 대표는 "약한 자가 약한 자를 공격하는 이 지점을 진보정치가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공평하다'는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더 많이 마음을 쓰고 있고 함께 갈 것이라는 신뢰를 (진보정당과 노동운동이) 줄 수 있어야 한다. 더 약한 자의 항변이 약한 자를 끌어내리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2.12ⓒ정의철 기자

한상균 "늘 같은 방식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어" 

한상균 전 위원장은 "올해가 전태일 50주기이지만 한국 사회를 진보하기 위해, 노동해방을 위해 노력했는데 지금 돌아보는 마음은 녹녹치 않다"면서 "세상은 노동자들을 정규직과 비정규직만으로 나눴지만 이 진단만으로는 해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노동운동과 진보정치의 과제로 교육과 ILO핵심협약 비준을 꼽았다.

그는 "교육의 현장인 학교는 분단과 계급모순을 강화시키는 모순의 집합소"라며 "학교에서부터 노동자가 되기 이전부터, 노조에 가입한 이후에도 노조가 가장 정치적인 조직임을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ILO핵심협약 비준에 대해서는 "ILO협약비준 하나로만 보면 안되고 노조할 권리, 정치할 권리를 쟁취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변혁과 한반도 통일을 상상해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현재 노동운동에 대해 "최근 민주노총이 제1 노총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불편하게 들렸다"면서 "조합원 수로 제1 노총을 경쟁하는 것이 아닌 2천만 노동자의 진정한 대표라 하기 위한 실력경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늘 같은 방식으로 바꾸기는 어렵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할 수 있는게 많지 않고, 절박한 마음으로 투쟁하고 있지만 각각 분절해서 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어떻게 넘을지가 우리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종민 민중당 노동법 새로고침특별위원회 위원장, 손솔 당 불평등해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지현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 김수진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운영위원 등이 참여해 노동현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손 위원장은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던 목소리에만 집중한 진보정치, 다수 정규직 노조 중심의 투쟁은 목소리도, 노조도 가질 수 없었던 지금의 청년들에게 속 시원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면서 청년 세대 내 격차를 해소할 새로운 평등의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중당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이정희 전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12
민중당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진보정치가 놓치고 있었던 노동문제들’ 토론회에서 이정희 전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12ⓒ정의철 기자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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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몽골과 미래 30년 경협전략 수립"

북방위, '9개다리'에 금융, 신산업 추가...올 하반기 한·러 투자펀드 출범 등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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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2  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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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12일 '2020 신북방협력의 해 북방위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수교 30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 몽골과 '미래 30년 경협전략'을 수립하는 등 신북방 비전과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북방경제협력위원회]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북방위, 위원장 권구훈)가 수교 30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 몽골과 '미래 30년 경협전략'을 수립하는 등 신북방 비전과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권구훈 북방위 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신북방협력의 해'로 삼기로 한 올해 북방위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래 30년 경제협력 전략을 통해 신북방국가와 상생의 경제협력을 심화함은 물론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핵심적 가치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월 17일 '2020 신북방정책 전략'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북방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주문한데 따른 올해 북방위 정책방향인 셈이다.  

러시아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자원, 고도기술 등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대상국이며, 몽골은 동북아시아를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 10대 광물자원 보유국으로서 한국과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500억달러,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등 여건 조성시 1,000억 달러라는 중장기 목표에 매진하여 새로운 30년 '상생·번영의 시대'를 일궈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9개다리'(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농업·수산·일자리)프로젝트에 대한 성과 점검을 토대로 금융과 신산업 분야를 추가해 러시아측과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9개다리 행동계획 개정안'을 협의해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국가와는 협력사업의 구체화·다각화를 이루기 위해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신북방 비전·전략 업그레이드와 함께 △북방진출 확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확충 △혁신성장·선도산업 분야으로의 협력 다각화 △북방경제협력을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창출 등 올해 북방위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우리 기업들의 북방시장 진출 확대와 주요 프로젝트 수주 증대를 뒷받침할 금융플랫폼을 대폭 확충해 나가겠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올 하반기 중에 한·러 투자펀드를 공식 출범시키고 몽골,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중앙은행간 협력 논의를 시작해 금융통화정책 자문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한·러 혁신센터를 통한 첨단기술 연구개발 협력 △해외 전문기관과의 연구개발사업 추진 △신기술교류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북방국가들의 수요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다각화 할 계획이라며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 사업 △스마트팜 △농산물 보관 및 가공시설 건설 협력 △폐기물 재활용과 매립지 건설 및 대기질 개선 관련 기술 전수 △연해주 산업협력 단지 착공 등을 적극 추진할 사업으로 꼽았다.

바이오, 의료, 뷰티, 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K-뷰티(식약처), K-푸드(농림부), K-메디컬(복지부), K-컬쳐(문화부) 등 K 브랜드 런칭 △시베리아 철도와 함께하는 유라시아 K-푸드 대장정 △K-뷰티 등 한류문화 행사를 통해 경제협력 성과를 알릴 예정이고 특히 올해 5월 모스크바에서 한류스타 공연과 대표 상품을 전시하는 대규모 K-CON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중·러의 협력 무대가 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벌일 사업에 대해서는 '중장기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했다.

먼저,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은 국토부, 통일부 등을 중심으로 범부처 TF를 구성하고 세부 추진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구체화하고 민·관 합동 국제포럼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산하며, 철도협력을 위한 정부간 협의체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나진·하산 개발사업'과 '가스·전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사업'에 대해서는 공동연구를 차질없이 진행하면서 앞으로 여건이 조성될 때 , 남·북·중·러 다자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의 핵심 거점인 중국 동북3성에는 '한·중 국제협력시범구' 조성 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포함한 북방경제협력이 결실을 보려면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므로 이해당사자들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 원칙하에서 이를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금융플랫폼을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북방위는 2020년을 '신북방 협력의 해'로 삼아 미래성장동력 창출과 남‧북 통일 기반구축이라는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하면서 "2017년 8월 출범이후 북방협력강화의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북방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성과와 확산의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정-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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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칼럼] 선관위는 미래한국당 정당등록을 거부하라

곽노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 전 서울시교육감
발행 2020-02-11 19:27:50
수정 2020-02-11 19: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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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이자 전 서울시 교육감인 곽노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의 칼럼을 새로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칼럼에서 필자는 ‘중앙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거부하라’ 비상선언(https://forms.gle/enF5p2h7EA7TVznX6 서명 바로가기)에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특별히 호소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래한국당 창당작업이 지난 6일 중앙당 창당으로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자유한국당(한국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의 공식 결정과 독려 속에서 사무부총장이 미래한국당의 창당실무를 책임졌다. 3개 시도당 당사는 한국당 시도당 주소와 같고, 울산시당의 주소지는 밭 한가운데 창고로 밝혀졌다. 5천명 당원은 100% 잠시 이적한 한국당원 출신일 것이다. 모르긴 해도 당원명부 떼기로 이적됐을 가능성이 높아서 이적 동의는커녕 이적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창당 쇼가 끝났다 

창당과정은 철저하게 형식요건을 갖추기 위한 쇼일 뿐 열기나 진정성은 약에 쓰려도 없었다. 누구도 이 사실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탈법 목적을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공공연하게 위성정당을 만드는 거라 실무자들이 고개 숙일 이유가 없었다. 비상식적이고 뻔뻔스러운 작태로 계속해서 물의가 빚어졌으나 보수언론은 한국당 편을 들며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반대여론이 들끓지 않자 중앙선관위는 물론이고 윤석열 검찰도 움직이지 않았다.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선거법상 다양한 위법 사실이 불거져도 조사권을 발동하지 않고 그대로 뭉갰다.  

위성정당 창당 쇼의 정점은 중앙당 창당대회가 찍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미래한국당 대표로 한선교 의원, 사무총장으로 조훈현 의원을 지명했다. 조 의원은 비례의원이라 당이 제명을 하지 않으면 당적을 옮기지 못한다. 자유한국당은 부랴부랴 조 의원을 제명했다.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형식적으로는 최고수준의 징계를 때린 셈이다. 창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이 자유한국당과 “한마음, 한 몸”으로 움직일 거라고 축사를 했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미래한국당은 공약이 따로 없고 비례후보 면면이 공약”이라고 떠벌였다. 총선을 앞두고도 공약을 만들 수 없는 가짜정당이라는 사실을 대표란 사람이 고백한 셈이다. 미래한국당은 창당대회 당일 중앙선관위에 정당등록을 신청해서 현재 선관위의 정당등록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당법상 7일 이내에 결정해야 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2월13일까지 정당등록 여부가 결정 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뉴시스

선관위의 정당등록심사가 관건이다 

선관위는 미래한국당 창당과정에서 유사당명 금지와 비례대표 전략공천 금지를 처방하면서도 한국당의 위성정당 창당 자체에 대해선 어떤 문제제기도 하지 않음으로써 이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해왔다. 이제 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을 정당으로 등록해줄지를 결정해야 한다. 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을 정당으로 등록해주면 미래한국당은 헌법과 정당법의 보호를 받는 공식정당이 된다. 반면 선관위가 등록을 거부하면 한국당의 위성정당 전술은 실패로 돌아간다. 선관위는 지금 심사가 복잡하다.  

만에 하나 선관위가 정당등록을 받아줄 경우 앞으로 미래한국당과 한국당의 짬짜미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정당법,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이나 미래한국당의 지도부나 실무자는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래도 미래한국당 간판으로 당선된 비례의원들이 특단의 사정이 없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할 거라는 점이다. 탈법 행위의 산물로 얻은 비례의원직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명령이 있어야만 상실된다. 이때의 위헌정당 해산은 사실상 한국당 해산명령과 다르지 않아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갈등과 투쟁이 뒤따를 것이다. 선관위가 올바른 법리에 터 잡아 정당등록을 거부함으로써 예상되는 갈등과 혼란을 피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이다. 

탈법목적의 위장창당은 국민과 법질서, 민주주의 우롱이다 

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받아주는 건, 비유컨대 골목상권 진출을 금지당한 유통대기업이 동네슈퍼들을 다 문 닫게 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만들어낸 위장계열사를 눈감아주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비유가 필요하다면 누가 봐도 일회용 가설무대를 만들어놓고 상설공연장 허가를 신청하는 업체에 구청이 상설공연장 허가를 내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선관위가 조금이라도 법원칙과 상식에 충실하다면 정당등록을 받아줄 수 없을 것이다.

미래한국당 창당은 누가 봐도 창당이란 이름의 국민우롱 쇼다. 독자적 정치이념과 정강정책, 뚜렷한 지도자와 지지기반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창당작업이 진행된 게 아니다. 그저 자유한국당이 연동비례의석을 얻을 목적으로 총선에서 한뜻으로 움직일 ‘복제아바타당’을 만든 것이다. 창당주체가 유력정치인이나 열혈지지자들이 아니고 한국당이다. 처음부터 최장 100일 존속을 목표로 4.15총선용 탈법정당을 만들었다. 연동비례의석 확보용도가 끝나면 곧바로 흡수합당으로 사라질 시한부 위성정당을 만든 것이다.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월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 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3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월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 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13ⓒ김철수 기자

군소정당 몫 연동비례의석을 가로채기 위한 탈법목적 

한국당이 꼭두각시 미래한국당을 만든 이유는 오직 하나, 달리는 차지할 수 없는 연동비례의석(30석)을 다수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동안의 투표행태로 보면 거대양당, 한국당과 민주당은 정당득표율 비례치를 넘는 지역구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의 100%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연동비례의석 30석을 단 1석도 배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비례의석용 위성정당을 따로 만들어 지지자들의 정당투표를 몰아주면 얘기가 다르다. 비례의석용 위성정당 명의로 연동비례의석 30석 중 상당의석을 획득한 후 흡수합당하면 한국당은 결과적으로 상당수의 연동비례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만약 한국당의 위성정당 전술이 합법적이라면 한국당은 제3당들의 몫을 가로채서 그만큼 자기 몫을 부당하게 늘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은 지역구선거에서 80석을 간신히 넘겨도 개헌저지선(100석)을 확보할 수 있다. 현실적 가능성은 몹시 낮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패스트트랙 저지선(120석)을 노리거나 그걸 넘어 제1당을 넘볼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처럼 미래한국당의 적법여부는 한국당, 민주당, 제3당들 모두에게 큰 정치역학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한국의 법질서가 이 문제를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개정선거법의 연동비례의석은 거대양당의 몫이 아니다 

연동형선거법을 초지일관 반대했던 한국당이 이제 와서 그 법의 ‘독소조항’(연동비례 의석조정 목적으로 최대 30석 배정)에 따른 부당이득을 보겠다고 위성정당을 만든 걸 과연 우리헌법과 정당법, 선거법이 수용할 수 있을까? 그럴 리 없다. 

한국당은 개정선거법이 악법이라서 악법에 대항하기 위해 묘수를 쓰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개정선거법은 악법이 아니다. 표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입법목표가 악법일 수 없다. 패스트트랙의 고난도 절차를 거쳤으니 입법절차로도 악법일 수 없다. 한국당을 빼고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이 합의해서 최종법안을 만들어냈다. 내용이 미흡해서 문제일지언정 입법내용으로 악법일 수 없다. 오히려 자당에게 손해라는 이유만으로 사표를 줄이고 대표성을 높이자는 선거제 개혁의 대의를 시종일관 반대한 한국당이 문제였다. 

주지하다시피 개정선거법의 준연동형 의석배분제도는 전국적으로 일정한 지지율을 갖고 있음에도 지역구에서는 당선자를 내기 어려운 제3당들에게 정당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수의 절반만큼이라도 의석을 주기 위해 새로 도입됐다. 개정선거법상 최대 30석으로 정해진 연동비례의석은 정당득표율 허용치보다 지역구의석이 훨씬 적은 군소정당들만을 대상으로 일정한 산식에 따라 우선 배정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배정하고도 잔여의석이 생길 수 있다. 거대정당은 이런 잔여분에 대해서만 정당득표율에 따라 나눠가질 수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연동비례의석은 민주당이나 한국당 같은 거대양당의 몫으로 설계되지 않았다. 

공당은 ‘악법’을 개정할 뿐 탈법행위를 조장해선 안 된다 

연동비례의석을 겨냥한 거대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이미 지역구선거에서 정당득표율 허용치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한 거대정당은 연동비례의석을 우선배정 받아서는 안 된다는 개정선거법의 입법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역행하는 노골적인 탈법행위다. 아무리 입법에 반대했던 정당이라도 일단 입법이 되고 나면 불만스러운 부분을 법 개폐작업을 통해서 바로잡을 수 있을 뿐, 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전개함으로써 국민과 법을 우롱해선 안 된다. 어떤 법질서도 부당이득 취득을 위한 공당의 공공연한 탈법행위를 묵인하거나 비호할 수 없다.  

한국당이 뭐라고 변명해도 미래한국당은 정당투표를 위해 미래한국당 간판으로 위장한 한국당, 자타가 공인하는 ‘눈 가리고 아옹’ 한국당이다. 그렇다면 연동비례의석 부당취득이라는 탈법행위를 위해 만들어진 미래한국당은 진성정당과 달라서 법의 관점에서 존중하고 보호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선관위는 연동비례의석을 노린 한국당의 미래한국당 창당은 법질서가 허용할 수 없는 권리남용 탈법행위라고 단순명쾌하게 선언해야 한다. 또한 꼭두각시 위성정당은 자주성과 독자성이 없어서 헌법과 정당법의 보호를 받는 진성정당이 아님을 단순명쾌하게 선언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21대 총선 종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7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21대 총선 종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7ⓒ정의철 기자

위성정당 금지는 헌법과 정당법의 불문원칙이다 

선관위는 정당법에 위성정당금지조항이 없고 정당등록여부도 형식심사만으로 결정하라는 명문의 규정이 있어서 곤란하다고 도망가서는 안 된다. 정당등록여부를 결정할 때 까다롭게 굴지 말라는 입법취지는 국민의 정당설립자유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 미래한국당은 국민의 자발적 정치조직이 아니라 한국당을 위한, 한국당에 의한, 한국당의 위장정당이다. 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이 정당법상의 정당이 아닌 사이비정당이라고 판단해서 등록을 거부해야 맞다.

위성정당 금지는 정당법의 불문원칙이기도 하다. 만약 연동형선거법안의 막판협상 당시 누군가가 위성정당금지조항을 제안했다면 아무 논란 없이 곧바로 합의됐을 것이다. 누가 봐도 그래야 법원칙에 맞고 그래야 법감정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명문의 금지규정을 두지 않았어도 위성정당금지원칙이 불문율로서 헌법과 정당법, 선거법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봐야 맞다.

비상서명운동 동참으로 시민의 뜻을 선관위에 전달하자 

요컨대, 미래한국당은 헌법과 정당법이 상정한바, 국민의 이익과 정치의사 형성을 위한 독자정당이 아니다. 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신청을 아무 때라도 거부할 수 있는 이유다. 나는 공당으로서 국민과 법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마저 저버린 한국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선관위의 정당등록거부촉구 비상시민서명운동을 조직했다.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없으면 보수편향 선관위의 등록거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독자들의 동참과 주변공유를 당부드린다.

곽노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 전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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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의 외침 “차별받아도 좋다 그래도 이것만은”

왜 실고용주인 공사는 용역자회사 설립만을 고집할까?
 
육근성 | 2020-02-11 12:11: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밤 10시. 그제야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다. 얼른 눈을 붙여야 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다음 날 아침 6시. 다시 청소작업에 투입된 그녀. 오후 3시가 돼서야 퇴근 준비를 한다. 하루 18시간 일을 한 셈이다. 노동 강도는 살인적이다. 동료 한 명이 휴가를 가면 이런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대체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일터는 부산지하철 역사다.

최악의 환경에 용역업체의 갑질과 성차별까지

휴게실. 그녀는 주 6일 매일 두 끼를 여기서 해결한다. 하지만 싱크대조차 없다. 조리도구는 전기밥솥 하나가 전부. 이마저 그녀와 동료들이 모은 돈으로 산 것이다. 빨간 플라스틱 용기에 쌀을 담아 화장실로 간다. 걸레 빠는 곳에서 쌀을 씻는다. 회사가 주는 식비는 월 1000원. 한 끼에 200원인 셈이다. 이마저도 회사와 싸워서 얻어낸 결과다.

▲여성청소노동자들이 휴게실 겸 침실로 사용하고 있는 공간. 이 좁은 방에서 여섯 명까지 누워 눈을 붙인다. 몸을 뒤적거릴 수도 없다.

그녀에게 여름은 잔혹한 계절이다. 하루 2~3만 보 이상 움직여야 하는 노동. 땀으로 범벅되기 일쑤지만 씻을 곳이 없다. 세면이라도 하려면 정규직 역무원의 침실로 가야 한다. 이럴 때면 비참한 생각이 든다. 휴식시간엔 부채질하느라 팔이 아플 정도다. 그녀는 부산교통공사(이하 공사)의 용역회사 비정규직 여성 청소노동자다.

그녀가 속한 회사는 공사의 11개 청소용역업체 중 하나. 지하철 개통 때부터 수십 년 동안 수의 계약으로 청소용역을 맡아온 업체다. 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공사는 용역업체에 떠밀고, 용역업체는 원청인 공사의 책임으로 돌린다. 업체의 갑질뿐 아니라 성차별도 문제다. 이들 용역업체의 거반은 보훈처에 등록된 관변단체들이다.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황귀순 서비스지부장의 말이다.

“일, 물론 고되지요. 하지만 용역업체의 갑질이 더 힘들어요. 업체가 심어놓은 분임장과 반장은 노동자를 감시하고 노조 가입을 막아요. 노조에 가입하면 왕따 당하거나 먼 곳으로 인사이동시켜 출퇴근조차 힘들게 해요. 특히 상이군경회와 평화봉사촌이 운영하는 업체의 갑질은 심각할 정도입니다. 반장급들은 거의 다 남자들이에요. 이들은 청소도 안 해요. 남자들도 계단 닦고 그래야 청소노동자 아닙니까?”

“우리를 직접 관리해달라”

청소노동자들은 실사용자와의 ‘직접 대면’을 요구해 왔다. 용역업체에 의해 가로막힌 노동환경 개선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들의 주장은 단순하고 상식적이다. ‘사용자가 우리를 직접 관리해 달라’는 게 그들의 요구다. 하지만, 공사는 또다시 ‘간접 대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로운 용역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공사의 결정이다.

결국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벌써 두 달째다. 용역업체라는 ‘방패막이’를 끝내 놓지 않겠다는 공사에 맞서기 위해서다. 이에 공사 측은 ‘새 용역회사의 운영은 과거와는 다를 것이며 노동 복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은 공사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들의 직접고용 요구는 용역업체에 의한 노동착취의 경험에 터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9조(중간착취의 배제)에 근거한 농성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용역업체의 갑질을 규탄하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

공사가 밝힌 직접고용 반대 이유. ‘비용’과 ‘합리성’ 이 두 단어로 요약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임금 인상 등으로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청소 분야는 용역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공사 측의 해명이다. 하지만, 이 해명의 행간에서 실사용자의 속내가 읽힌다. 용역회사는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장치이고, 청소 노동은 ‘직접고용 부적합’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직업이란 말인가.

용역회사는 실사용자의 방패막이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이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한다. 직접고용이 이뤄진다면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용역업체의 관리비, 부가세, 이윤 등이 절약된다는 게 이러한 주장의 근거다. 노조는 이 중 일부를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황귀순 서비스지부장의 설명이다.

“용역업체의 이윤만 해도 연 32억 원입니다. 청소노동자가 1,000명이니까 이 돈이면 1인당 300만 원에 달합니다. 이 중 일부라도 노동 복지에 쓴다면 청소노동자 처우 문제는 해결됩니다.”

왜 실고용주인 공사는 용역자회사 설립만을 고집할까?

이런 질문을 꺼내자 황귀순 지부장은 현장에서 느낀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겠다며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공사가 청소나 하는 우리를 같은 직원으로 대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또 청소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면 부산지하철 노조(위원장 임은기)의 조합원 수가 크게 늘 텐데 이것이 싫은가 보죠. 또 공사 간부들이 퇴직하고 낙하산으로 내려갈 자리가 필요해서 자회사를 고집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용역자회사를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임은기 노조위원장(중앙)과 황귀순 서비스지부장(우)

차별받아도 좋다 그래도 이것만은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이렇게 토로한다.

“우리의 처지와 사회적 위치를 잘 안다. 청소 노동은 하급 직업군 아닌가. 그러니 직접고용과 기본적인 노동 복지만 이뤄진다면 일반정규직과의 임금 차별을 용인하는 것은 물론 최저임금을 받아도 만족할 수 있다.”

차별 대우도 좋으니 신분만 보장해 달라!

이게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의 외침이다. 미국의 ‘흑인인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노예’에서 벗어나 ‘시민’이 돼도 차별은 여전할 테지만 그래도 ‘시민’이라는 신분을 쟁취하고자 했던 저들의 외침과 어느 부분 닮아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취재 협조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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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관타나모에서 포로 3명은 왜 죽었나?

[기고] '짜파구리' 뒤에 숨는 해리스 대사에게 묻는다

 

 

2006년 6월 10일 금요일, 쿠바 섬 귀퉁이에 자리한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세 명의 죄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소식은 세계를 흔들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관타나모 기지에 개설한 관타나모 수용소는 국제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인권 무법지대'로 악명이 높았다. '관타나모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폭발적으로 제기됐다.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 스캔들이 전 세계를 강타한데 이어 관타나모와 관련된 끔찍한 증언들이 잇따랐다. 나아가 미국이 수행한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뒤집고 2018년 관타나모 수용소를 유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관타나모 이야기는,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민낯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 전쟁의 결정권자와 수행자들이 어떤 태도로 세계의 분쟁을 대하고 있는지에 관한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2006년 관타나모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책임자가 현재 주한 미국 대사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의지대로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지됐다면, 묻혔던 관타나모의 진실들에 접근이 수월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 길을 막았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충실한 군인이자, 2006년 당시 관타나모의 책임자였던 '애국자' 해리 해리스를 한국에 파견했다. 그리고 해리 해리스는 마치 트럼프의 '메신저' 처럼 주한미국대사의 본분을 넘어서는 듯한 발언으로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해리 해리스는 대체 누구이고 어떤 이력을 가진 인물인가?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한국인들이 조금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프레시안은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의 글을 싣는다. 해리 해리스에 관한 이야기다. 혹자는 '해묵은 이야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관타나모 스캔들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해리 해리스 대사는, 관타나모에 대해 할 말이 없을까?(편집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둘러싸고 잠깐 논란이 있었다. 유시민이 지난 17일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며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고 말한 것이 발화점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이에 즉각 반응하며 "‘조선총독이냐’는 식의 비판은 넘으면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라며 유시민의 발언을 비판, 이를 둘러싼 논란이 촉발됐다. 외신은 한국인들이 해리스 대사가 일본계라 비판한다며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외국인혐오'의 혐의를 들먹이기도 했다.  
 
물론 그 논란의 원인은 해리스 대사 본인이 제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개별관광 가능성을 언급하자 바로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을 공개요청하거나 주한미군방위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강요하는 등 주권침해적 발언을 이어간 것이 '총독' 발언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내에서 이뤄진 이런 논란은 매우 불완전하고 편협한 것이다. 콧수염, 일본혈통, 남북관계 등에 시선이 묶인 채 '총독' 논란에 매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과연 해리스 대사가 어떠한 인물인가, 그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해리스 대사라는 인물은 미국의 대외정책 맥락에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해리스 대사라는 개인으로 육화된 미국의 세계정책에 대한 고민은 결여되어 있었다. 이제 '총독' 논란에서 눈을 들어 세계사적 시각으로 해리스 대사를 평가해 보도록 하자. 
 
해리 빙클리 해리스 2세. 해리스 대사의 이름이다. 그의 아버지였던 해리 빙클리 해리스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2세가 되었다. 이름뿐만 아니라 그는 해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해군의 길을 걸었다. 그만큼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인물이었던 해리 빙클리 해리스 1세는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여 태평양에서 일본제국 해군과의 전투에 직접 참가한 경험이 있다. 그는 하와이 진주만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그가 승선한 항공모함 렉싱턴호가 일본의 공습 며칠 전에 출항한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렉싱턴호는 1942년 5월 최초의 항공모함 함단 교전이었던 산호해 해전에서 공습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스스로 침몰시켜야 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이 전투에서 미국과 일본 양측은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고 물러나야 했다. 이 전투만 놓고 보면 미국의 피해가 더 컸으므로 일본제국 해군의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일본군의 패배는 이 '승리'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본 해군 부대는 이 전투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전쟁이었던 미드웨이 전장에 군사력을 동원할 수 없어서 미드웨이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이 패배를 시작으로 일본의 남태평양 방어선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결국 패전으로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진 것이다. 
 
미국의 승전 후 해리 빙클리 해리스 1세는 미 점령군의 일환으로 요코스카에 배치되었고 거기에서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 그가 현재 주대한민국 미국대사인 해리 빙클리 해리스 2세이다. 해리 빙클리 해리스 1세가 자신의 전투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고 그 아들에게 어떤 경험을 전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의 어머니가 한 말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Jeanette Steele, "In Pacific, 1st Asian-American fleet leader," The San Diego Union-Tribune, Jul7 12, 2014.  
원문 주소 : https://www.sandiegouniontribune.com/military/sdut-asian-american-admiral-pacific-fleet-2014jul12-story.html) 
 
그의 어머니는 고베에서 딸 넷을 둔 집의 맏딸이었다. 일본 패전후 미 해군 기지 근처에서 직장을 잡아 일을 하며 미국 남편을 찾으라는 이모 (또는 고모, 영문에는 aunt)의 조언에 따라 요코스카 미군기지의 신문사에서 사무직을 근무하다 남편이 된 해리 빙클리 해리스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해리스 2세가 태어난 후 사세보 기지로 이사하여 살다가 테네시주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성장한 해리스 2세는 일본어를 배우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가 완전히 미국에 동화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연합뉴스

해리스 2세가 자라던 보수적인 테네시 마을에서는 아마도 거의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던 그에게 그의 어머니가 자주 해주었던 얘기는 미군 제442연대에 관한 것이었다. 2차대전중 미국에 살던 일본계 미국인들이 강제수용소에 수용되는 와중에도 많은 일본계 미국인들이 미군에 자원하여 442연대 같은 부대에서 용맹을 떨쳤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2세로 구성된 442연대는 가장 훈장을 많이 받은 부대이지만 미군 부대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겪은 부대이기도 하다. 일본계 2세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피로 미국에 충성을 바침으로서 미국인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어린 해리스 2세는 442연대를 주제로 한 영화 <Go for Broke!>를 되풀이해서 보며 이러한 일본계 미국인을 영웅시하며 자신의 귀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 영화처럼 비록 지금은 백인들에게 차별을 받고 있지만 '목숨을 바쳐' 미국에 충성하면 결국 백인들의 인정을 받을 것이라는 의식이 해리스 2세에 깊게 뿌리를 내리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 볼 뿐이다.
 
아버지가 해군이었고, 제442연대를 영웅시하던 해리스 2세는 이미 고등학교에서 해군고등학교ROTC에 참가했다. 고등학생들에게 "시민권과 미국에 대한 봉사의 가치" "애국심" 등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  해군사관학교에 진학, 미 해군 장교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 승진가도를 달렸다. 2013년에는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되었고, 2년 후에는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으로 승진하여 해군으로서는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후 2018년 전역했다. 그 후 주대한민국 미국대사로 근무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이러한 출세의 가도를 달리며 그는 철저하게 어느 미국인보다도 더 미국적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으로 있던 2014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를 자랑스럽게 천명했다.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편견은 없다. 나는 미국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본다." 그에게 아시아계 피가 있다는 것은 단지 미국의 이해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그는 솔직하게 인정한다. "아시아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왔다."
 
그가 말하는 '미국의 시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그가 참여한 작전들을 보고 짐작할 뿐이다. 그는 태평양, 인도양,대서양과 지중해 등 지구상 거의 모든 해양에서 작전에 참가했다. 특히 1986년에는 리비아 공습작전에 참가했고, 1990-91년에는 걸프전쟁에 참가하여 이라크 공격에 기여했다. 이후 이라크 남부의 '비행금지구역'을 감시하는 작전에 참가하다가 2003년에는 '이라크 자유작전'으로 알려진 이라크 전쟁에서 미 해군중앙사령부 참모차장으로 해군의 작전계획과 실행을 직접적으로 책임졌다. 즉 그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아버지 부시 행정부, 아들 부시 행정부까지 이어진 미국의 중동 개입전쟁을 초지일관하게 앞장서서 수행한 인물인 것이다.  
 
물론 군인으로서 정부가 정책을 목숨을 걸고 집행했다는 점에서 그는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것이지 그에게 전쟁 결정의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소극적으로 자리만 지키면서 임무를 수행했다기 보다는, 미국의 침략적 전쟁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것이 군인으로서의 승진을 위한 '출세욕' 때문이었는지, 그의 '애국심'의 발로였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아마도 이 두 가지를 분리하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겠다. 
 
그의 '애국심'과 출세욕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던 2006년 위험한 경계선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그해 3월부터 관타나모 합동특무부대 사령관으로 근무하는 도중 부대 내에서 발행한 '사고'의 실체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고를 대하는 해리스 2세의 태도는 그가 갖고 있는 '미국의 시각'이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9-11사태 직후인 2002년 1월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설치된 이 부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잡힌 포로들을 관리하고 포로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들이 전쟁포로가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해리스 2세가 사령관으로 부임한 후인 6월 9일 관타나모 기지 캠프1에 수용되어 있던 포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야세르 탈랄 알 자라니, 마니 샤만 투르키 알 하바디 알 우타이비, 알리 압둘라 아메드 (살라 아메드 알 살라미) 등 3명은 그날 밤 그들이 수감되어 있던 감방에서 목 매어 죽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관타나모의 죽음을 기억하며. '관타나모 가까이(Close Guantanamo)' 공동 설립자이자, 탐사 저널리스트 앤디 워싱톤이 쓴 글 ⓒ 출처 http://www.andyworthington.co.uk/2018/06/10/remembering-guantanamos-dead-12-years-after-the-three-notorious-alleged-suicides-of-june-2006/

미 국방부는 6월11일 이들의 사망을 공개하며 이들이 자살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테러리스트'라는 의심만으로 4년 넘게 구금되어 있던 460여 명 중 세 명이 스스로의 목을 매어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중 아메드는 알카에다의 중간급이나 고위급 간부였고 2006년 5월까지 단식투쟁을 하는 등 감옥 안에서도 저항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고, 당시만 해도 미국 언론은 이를 그대로 중계했다. 
(Andrew Selsky, "DOD Identifies 3 Guantanamo Suicides," The Associated Press, June 11, 2006.  
원문 주소: https://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6/06/11/AR2006061100357.html) 
 
이들의 사망을 공개한 직후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이들이 '비대칭전쟁'의 일환으로 스스로의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자포자기로 저지른 행위가 아니라 우리에 대항한 비대칭전쟁의 일환으로 저지른 것이다." 콜린 그래피 국무부 차관보도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활동"이라며 "지하드 성전의 전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TV시리즈로 잘 알려진 NCIS는 2년 이상 이 사건을 조사한 후 3명 모두 '자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해리스 사령관의 명령으로 실시된 자체 조사는 감옥에서의 감시감독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절차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처음부터 자살이나 '비대칭전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점들이 무수하게 드러났다. 시튼홀대학 법대의 정책연구센터에서 2009년 발표한 조사보고서는 이날 밤 세 명이 '자살'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위가 모두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Death in Camp Delta, Center for Policy & Research, Seton Hall University School of Law [2009].  
보고서는 출판연도를 명기하고 있지 않으나 이 보고서의 출판을 알리는 시튼홀 법대의 보도의뢰서는 2009년 12월 7일에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원문 주소 : https://law.shu.edu/about/news_events/guantanamo_report_death_camp_delta.cfm)
 
△옷이나 침구를 찢어서 밧줄을 만들고; 
△인형을 만들어서 감시원에게는 침대에서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고;
△천으로 감방을 가려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감옥 수칙 위반);
△두 발을 묶고 (한 명의 경우); 
△두 손을 묶고;
△헝겊 조각 (두 명의 경우는 양말)을 입에 밀어 넣어 목구멍을 막고;
△감방 담이나 천장의 금속 철망에 밧줄을 걸고; 
△세면대 위에 올라가서 밧줄을 목에 건 후 뛰어 내리고;
△감시원에게 2시간 동안 발견되지 않은 채 목 졸려 죽은 상태로 있을 것.
 
10분에 한 번씩 해군 간수가 육안으로 감방과 포로를 확인할 정도로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던 군사감옥에서, 옆에 붙어있지도 않은 떨어진 별개의 감방에 수감되어 있던 포로 세 명이 동시에 이 모든 행위를 자행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시튼홀대학 법대의 마크 댄보스 교수 등이 작성한 보고서는 포로 세 명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죽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에 대한 미 정부의 보고서는 사실관계를 밝히기 보다는 더 많은 의문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부 보고만으로는 이 세 명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정확히 밝힐 수 없으므로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고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이 보고서가 제기한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스콧 호튼이 나섰다. 변호사로서 뉴욕시 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호튼은 관타나모 포로수용소를 호위하던 육군 병장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외부 호위는 미 육군이, 수용소 내부 순찰과 포로 감시는 미 해군이 담당하는 체제였다)등을 인터뷰하고 여러 자료를 검토했다. 그는 2010년 3월 하퍼스에 게재한 기사에서 이 포로 세 명이 고문 도중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Scott Horton, "The Guantánamo 'Suicides': A Camp Delta sergeant blows the whistle," Harper’s Magazine, January 18, 2010.  
원문 주소 : https://harpers.org/archive/2010/03/the-guantanamo-suicides/) 
 
그리고 이 사실이 부시 행정부에서 은폐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도 이러한 은폐 가능성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고, 심지어 은폐를 계속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호튼은 우선 2006년 6월 죽은 시신으로 발견된 세 명이 자살할 동기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 국방부는 야사르 탈랄 알 자라니가 탈리반의 부대에서 요리사로 일하며 전선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그에 대해서는 이미 내부 검토가 있었고 사우디 아라비아로 석방될 다음 대상자였다. 사우디 정부 고위 경찰간부로 근무했던 그의 아버지는 그가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탈랄은 자신이 무죄이고 곧 석방되어 집으로 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마니 알 우타이비도 이미 석방될 예정이었을 뿐더러 석방을 몇 주 앞둔 상황이었다. 살라 알 살라미의 경우는 더욱 황당하다. 2002년 파키스탄에서 생포되었지만 그 이유는 테러리스트들이 이전에 사용했을지도 모르는 하숙집에 살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2008년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미 국방부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 범죄수사전담반은 이미 그가 죽기 몇 년 전에 이런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가 테러리스트와 관련된 훈련을 받았다던가 알카에다 네트워크의 일원이라는 믿을만한 정보는 없다."  
(Josh White, "Guards' Lapses Cited in Detainee Suicides: Probe Also Faults Lenient Policies At Guantanamo," Washington Post, August 23, 2008.  
원문 주소 : https://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8/08/22/AR2008082203083_pf.html) 
 
호튼의 기사에 따르면 관타나모 수용소 인근에는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암흑의 장소'가 있고 수용소 초계임무를 맡은 보초들도 이곳을 '캠프 노 (Camp No)'라고만 부를 뿐 그곳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의 신원이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외부 인사가 은밀히 들락거리고, 포로가 수용소에서 그곳으로 운반된 후 밖에까지 들릴 신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미루어 그곳에서 고문이 자행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포로 세 명이 죽었던 날 밤에도 포로들이 '캠프 노'로 운반이 되었고, 그 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발생한 후 이들이 수용소 내 응급실로 운반되었지만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던 것이다. 그날 밤 경계근무 중이던 육군 보초들은 포로 수용소에서 직접 응급실로 이송된 포로는 없다고 증언하고 있어, 사망한 포로 세 명이 '캠프 노'에서 무슨 일을 당했을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이 세 명이 그날 밤 '캠프 노'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신을 돌려받은 가족들은 시신의 머리나 가슴, 손, 입 등에 멍이나 바늘자국 등이 남아 있다며 고문을 받은 증거라고 의심하고 있다. 가족의 의뢰로 시신을 검시한 의사들은 시체에서 핵심 부분이 제거된 상태라서 황당해하고 있다. 즉 목을 매어 자살한 것인지, 제3자가 목을 졸라 죽은 것인지,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것인지를 판단하는데 필수적인 후두, 설골, 갑상 연골 등 목 부분이 제거된 시신이 인도된 것이다. 이들은 이 상태로는 사인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시신의 완전한 복구를 요구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같은 수용소에서 있었던 샤케르 아메르의 경험은 이들이 고문을 받았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수용소에서는 가혹한 취급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이 있었고, 관타나모 합동특무부대는 단식하는 포로들을 의자에 완전히 결박시킨 후 강제급식시키고 장시간 그 상태로 방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들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6월 사망한 세 명과 함께 아메르도 단식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독방에서 특별한 처우를 받았고, 6월 9일 밤 잔혹한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고문대에 팔다리와 머리까지 결박시킨 상태에서 코나 손가락을 비틀거나 눈을 억지로 뜨게 한 상태에서 강력한 회중전등을 들이대는 등 신체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최대의 고통을 가했고, 고통에 견디지 못해 소리를 지르면 목을 조르거나 마스크를 뒤집어 씌워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스콧 호튼은 이 같은 방법이 세 명의 포로에게도 가해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목구멍에 양말과 같은 천조각을 밀어 넣고 입에 테이프를 붙여 질식시키는 방법은 2011년에서야 '드라이 보딩'이라는 고문기술이었음이 밝혀졌다. 9-11에 관련된 혐의로 억류되어 있던 알리 살레 알마리가 취조 과정에서 이러한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Tony Bartelme, "Memos detail Navy brig struggle," The Post and Courier, Oct 11, 2011. 
원문 주소 : https://www.postandcourier.com/news/memos-detail-navy-brig-struggle/article_6be6be6a-5ad4-55b9-9a76-497ac913f338.html) 
 
이 보도를 접한 알메린도 오예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전미주 인권연구센터 소장)는 관타나모에서 죽은 포로 3명이 이런 고문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드라이보딩'은 이 3명의 죽음을 둘러싼 모든 의문들을 해소한다"고 주장했다.  
(Almerindo Ojeda, "Death in Guantanamo: Suicide or Dryboarding?" Truthout, November 3 2011.  
원문 주소 : https://truthout.org/articles/death-in-guantanamo-suicide-or-dryboarding/
See also Tony Bartelme, "Do brig interrogations shed light on 3 deaths?" 
The Post and Courier, November 5, 2011.  
원문 주소 : https://www.postandcourier.com/news/do-brig-interrogations-shed-light-on-deaths/article_086b9e9c-f876-5077-94bd-208479eb1f2d.html) 
 
그는 취조원들이 알마리의 입에 양말을 밀어 넣고 테이프로 입을 봉한 후 알마리가 질식하기 직전에 이를 제거한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며, 관타나모 포로 3명 중 2명의 입에서도 양말이 발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0년 이들이 고문 도중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스콧 호튼도 이를 확인하고 당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통상적으로 포로들에게 양말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드라이보딩'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Scott Horton, “'Dryboarding' and Three Unexplained Deaths at Guantánamo,” November 9, 2011.  
원문 주소 : https://harpers.org/blog/2011/11/dryboarding-and-three-unexplained-deaths-at-guantanamo/) 
 
드라이보딩은 취조대상의 얼굴에 천을 씌우고 그 위에 물을 붓는 물고문 (워터 보딩)과 함께 부시 행정부에서 CIA와 미군 요원들이 사용한 '강화된 심문방법'의 일종이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이미 2005년 국제앰네스티가 '우리 시대의 굴락'으로 지정한 장소다. 
(Amnesty International Report 2005 Speech by Irene Khan at Foreign Press Association, May 25, 2005.  
원문 주소 : https://www.amnesty.org/download/Documents/88000/pol100142005en.pdf)
 
재판도 없고, 구체적인 죄목도 적시되지 않은 채 '테러리스트'라는 의심만으로 최대 779명의 포로를 무작정 구금하며 가혹하게 다뤄 등이 인권과 제네바협약, 심지어 미국 헌법마저 위반한 혐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04년 국제적십자사는 이 수용소를 방문한 후 미국 정부와 군대가 포로들에게 '고문과 다름없는' 심리적·육체적 강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즈지는 그해 11월 이를 보도했다.  
(Neil A. Lewis, "Red Cross Finds Detainee Abuse in Guantánamo," The New York Times, November 30, 2004. 
원문 주소 : https://www.nytimes.com/2004/11/30/politics/red-cross-finds-detainee-abuse-in-guantanamo.html) 
 
그해 6월에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포로 역할을 하던 미군이 다른 미군 4명에게 심하게 폭행을 당해 뇌손상을 입고 발작증세를 보이는 사고가 발생,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The Associated Press, "Army Now Says G.I. Was Beaten in Role," The New York Times, June 9, 2004.  
원문 주소 : https://www.nytimes.com/2004/06/09/world/army-now-says-gi-was-beaten-in-role.html) 
 
그 전인 5월에는 워싱턴포스트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사용되는 '강화된 심문방법'이 미국 헌법 하에서 허용될 수 없는 불법적 방법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Dana Priest and Joe Stephens, "Pentagon Approved Tougher Interrogations," Washington Post, May 9, 2004. 원문 주소: https://www.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4/05/09/AR2005040206867.html) 
 

▲ 관타나모에 근무중인 해리 해리스 사령관. 2006.8.ⓒU.S.ARMY

해리스 사령관이 2006년 3월 관타나모 기지에 부임하기 이전부터 이미 꾸준하게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큰 사고는 해리스 사령관의 임기 중 발생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불법적, 반헌법적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들을 모른 채로 부임했을까? 그 이전부터 가혹한 행위가 자행되고 있었지만 왜 유독 해리스 사령관이 부임한 직후 3명이나 목숨을 잃었을까? 해리스 사령관은 지휘관으로서 그들의 사망에 책임이 없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처럼 그들이 고문을 받았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없는 것일까? 더욱이 그들이 고문으로 인해 죽임을 당했다면? 해리스 사령관이 그들의 고문과 사망에 직접적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사망을 '자살'로 은폐했다는 의혹에서도 자유로운 것인가? 그가 스스로 명령을 내려 실시한 조사가 부실했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이들 3명의 '자살' 사건은 처음부터 재조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한 조사보고과정도 조사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관타나모의 '자살' 사건은 무수한 의문들을 제기한다. 해리스 전 사령관은 미합중국의 대사로 대한민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조사와 수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라면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전쟁범죄로 재판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참고로 살인, 고문 및 비인도적/잔인한 대우 등은 제네바협약의 '중대한 위반'으로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사항이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최근 '짜파구리'를 먹으며 봉준호 감독에게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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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는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

시민사회, 한국마사회 적폐권력 해체위한 범국민 서명운동 돌입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02/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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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부조리한 한국마사회 적폐권력을 해체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문중원 열사가 한국마사회의 갑질과 부조리에 항거해 자결한지 75일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노동계와 시민사회가 부조리한 한국마사회 적폐권력을 해체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문중원열사 민주노총 대책위와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로 통칭)는 1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중원 열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그리고 부정경마의 온상인 한국마사회의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대책위는 한국마사회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죽음의 기업이다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목숨을 끊은 이들은 문중원열사를 포함해 7명에 달한다며 노동자들이 한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아닌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리가 지적했다.

 

대책위는 마사회의 부정비리는 이미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자정한계를 넘어 섰다며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해외 원정 도박단을 묵인하고 마사회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마사회직원들의 불법적인 경마 베팅도 적발되었지만 징계하지 않았다지난 8년간 회사 내에서 성폭력과 일터괴롭힘이 밝혀진 300명의 대해서도 징계하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하면서 사건을 은폐하였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한국마사회가 공공기관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고작 매출의 0.2%만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하고 있고 도박예방에 지출하는 비용은 0.006%만 쓰고 있다며 한국마사회가 지금 같이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잃어버리고 스포츠라는 포장으로 경마팬을 도박으로 내몰고 종사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못하도록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전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보건안전에 총력대응하고 있지만 경마는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며 하루에도 수백 억 원의 돈이 오가는 경마판돈이 국민들의 생명안전보다 못하다는 것에 더욱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분노했다.

 

▲ 한국마사회 적폐청산 촉구 범국민서명운동 홈페이지 화면.     © 편집국

 

대책위는 2월 5일부터 29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마사회 권력 해체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이 진행되며매주 수요일 집중 서명 선전전이 계획되어 있다. 2월 15일부터 토요일 마다 전국동시다발 집회 및 1인시위 등이 진행된다대책위는 서명운동이 종료되면 이를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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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문중원 열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부조리한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한국마사회는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 산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일하던 경마기수 문중원 열사가 마사회의 전횡과 비리를 폭로하고 세상을 떠났다고인이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3장에 유서에는 경마 일을 하며 한국마사회로 부터의 갑질과 부조리에 항거하며 고통받은 열사의 심경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부당한 경마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말 탈 기회마저 빼앗겨 버렸고 선진경마라는 미명아래 해외에서 경마 교육까지 배워 조교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마방개입과정에서는 불공정부정비리가 판쳤고 그 과정에서 한국마사회는 갑질구조를 개선하기는 커녕 더욱 심화시키며 문중원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한국마사회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죽음의 기업이다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목숨을 끊은 이들은 문중원열사를 포함해 7명에 달한다이들 모두 한국마사회가 만들어낸 경마의 부정비리갑질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노동자들이 한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아닌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일반 기업에서 노동자가 자살하는 비율의 200배가 넘는 수치라는 것은 한국마사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준다.

 

일곱 명이나 죽었어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죽음이 이어질 때 마다 마사회는 법적 책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변명과 노동자들의 죽음이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열사가 경마의 부정비리 때문에 자신이 죽는다는 유서를 써놨고 마사회 놈들을 믿을 수가 없어서 복사본을 남긴다는 당부까지 쓸 정도인데 마사회는 열사의 죽음을 또다시 외면하고 있다죽음의 경주가 부정과 비리로 점철되었고 노동자의 고혈을 짜 마사회의 배가 채워졌다는 것을 세상사람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마사회는 여전히 기만적인 태도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마사회의 부정비리는 이미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자정한계를 넘어 섰다매출을 늘리기 위해 해외 원정 도박단을 묵인하고 마사회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마사회직원들의 불법적인 경마 베팅도 적발되었지만 징계하지 않았다지난 8년간 회사 내에서 성폭력과 일터괴롭힘이 밝혀진 300명의 대해서도 징계하지 않거나 솜방망이 처벌하면서 사건을 은폐하였다.

 

경마가 건전한 가족오락이라며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자기역할을 한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고작 매출의 0.2%만 사회공헌 사업에 사용하고 있고 중독성이 강한 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도박예방에 지출하는 비용은 0.006%만 쓰고 있다한국마사회가 지금 같이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잃어버리고 스포츠라는 포장으로 경마팬을 도박으로 내몰고 종사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못하도록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어 내야 한다.

 

아직도 마사회는 자신들의 잘못을 망각한 채 투전판 돈놀음에 빠져 있다전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보건안전에 총력대응하고 있지만 경마는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하루에도 수백 억 원의 돈이 오가는 경마판돈이 국민들의 생명안전보다 못하다는 것에 더욱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사람의 생명안전은 안중에 없는 한국마사회의 적폐구조를 청산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71년간의 적폐구조가 바뀌지 않았고 그동안 부정과 비리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담장을 높여 왔다이제 적폐의 담장을 부셔버리지 않고서는 그 어떤 개혁도제대로 된 공공기관으로 서는 것도 어려워 질 것이다문중원 열사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는 것이 마사회적폐권력을 제대로 청산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이미 한국마사회는 살인기업이다정부에 촉구한다정부가 만일 마사회 적폐를 정부가 마냥 방치한다면 정부도 공범이다정부가 마사회를 이대로 둔다면 4월 총선에서 국민적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며 우리는 정부의 책임을 심판하는 투쟁도 가열 차게 벌여낼 것이다.

 

8의 문중원을 만들 수는 없다.

우리는 문중원 열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그리고 부정경마의 온상인 한국마사회의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한다서명운동을 통해 경마가 부정비리의 오명을 씻고 국민의 건전한 오락으로 재탄생 하도록 할 것이며 한국마사회의 적폐구조가 바뀔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열사의 죽음 외면하는 한국마사회를 해체하라.

마사회적폐권력 청산으로 열사의 한을 풀자.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2020년 2월 11

문중원 열사 민주노총 대책위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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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개성공단 재개위한 남북 실무협의 제안

'개성공단 전면중단 4년, 이제는 열자!'대회 개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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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1  15: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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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공단 전면중단 4년을 맞아 11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4년, 이제는 열자'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하 재단, 이사장 김진향)과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이 만나 실무협의부터 진행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진향 재단 이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세종대료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개성공단 전면중단 4년, 이제는 열자' 대회 개회사를 통해 "개성공단 재개 여건·환경 마련을 위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간 실무협의를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교착국면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만나고, 4.27판문점선언·9.19평양선언의 합의정신으로 돌아가 남북 정상간 합의를 실천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만나자고 밝혔다. '개성공단 실무협의'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한시 조직이긴 하지만 통일부 내에 남북협력지구의 발전적 운영과 당국간 협의 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는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이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기능을 겸하는 재단이 먼저 북측 총국과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해 보겠다는 것.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단은 개성공업지구 개발 지원 및 관리기관에 대한 운영 지도·감독을 하도록 되어 있으며,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북측 개성공업지구법에 따라 '공업지구 사업에 대한 통일적 지도'를 하도록 되어 있다.

   
▲ 김진향 이사장과 정동영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송영길 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은 기조발언에 이어 토크콘서트를 통해 공단재개에 대해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개성공단 전면 중단 4년에 즈음해 열린 이날 대회장에는 공단 입주기업 대표들과 한완상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동영·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송영길 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 인사들이 150여석의 좌석을 가득 채웠다.

한완상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개성공단 재개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시작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함께 한반도 종전을 선언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아시아 태평양, 인도양으로 평화흐름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대통령이 연초 여러 기회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남북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 등 3대 남북경협사업 재개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힌만큼 우리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그 뜻을 받들기 위해 나서야 하며, 미국에 대해서는 끝내 설득시킨다는 태도로 적극성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지름길, 개성공단 재개',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개성공단 재개 이유와 재개 방안', 송영길 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개성공단 중단의 위기를 평화창출의 기회로'라는 주제로 각각 개성공단 재개의 절박함을 강조하는 기조발언을 이어갔다.

김 이사장과 세명의 기조발언자가 펼친 토크콘서트에서는 당장 개성공단 재개가 어렵다면, 재개 선언부터 먼저하라는 촉구 발언이 쏟아졌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장,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 서범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대표, 이진호 평화통일시민행동 대표, 김수정 항공대학교 학생 등 각계 대표들도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고 지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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