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성산구 중앙동행정복지센터 4층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투표를 하고 있다. ⓒ 윤성효
새 대통령을 뽑는 사전투표 첫날부터 투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아침 사전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행정복지센터 4층 강당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일터로 출근하기 전에 사전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됐다.
"빨리 투표하고 싶어서 일찍왔다" "토요일 사전투표 없어, 이 부분 홍보 부족"
김아무개(47)씨는 "빨리 투표하고 싶어서 일찍 왔다. 본투표인 6월 3일에 할 수도 있지만 그날 혹시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사전투표를 하려고 왔다"라며 "저 혼자일 줄 알았는데 제법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산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나 일 때문에 창원에 와 있다고 한 이아무개(34)씨는 "일하러 가기 전에 투표부터 하려고 출근하면서 들렀다"라며 "새 대통령을 뽑는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새 대통령은 경제가 잘 되도록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 1층에 들어서면서부터 신분증을 꺼내 들었던 20대 청년은 "학교에 가기 전에 투표하려고 왔다. 지난 12.3 계엄 이후 광장에 나간 적이 있다. 우리 사회가 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는 심정으로 투표를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침 중앙동행정복지센터와 가까운 창원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 서너 명이 환자복을 입고 이곳 투표소를 찾아 귀중한 한 표를 행사 하기도 했다. 출근 시간이 지나면서 투표소는 다소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전 선거 때 사전투표를 주말에 하기도 했지만, 이번 대선 사전투표는 평일인 29일(목)과 30일(금) 사이에 해야 한다.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사전투표 첫날 출근 전에 투표했다는 한 사천시민은 전화통화에서 "내란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일찍 투표했다"라며 "이번 대선은 토요일에 사전투표가 없어 걱정이다. 이 부분이 제대로 홍보가 안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낮 3시 기준,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은 14.05%로 지난 대선 같은 시간대 12.31%보다 1.74%p 더 높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암마을회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줄 서 있다. ⓒ 연합뉴스
선관위 "정복 경찰, 투표소 내 돌발행위 예방하고 선거인 등 안전 확보"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소마다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소에 정복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정복경찰관은 사전투표소 내 돌발·소란행위를 예방하고 선거인 및 투표관리 인력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근 선거벽보 및 선거운동용 현수막에 대한 훼손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부정선거 주장 단체 등이 사전투표소에서 조직적인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라고 했다.
선관위는 "선거인이 집중되는 20개 사전투표소에 대해서는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담 경찰관 배치를 경찰청과 협의하였다"라고 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와 관련한 유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투표용지에는 반드시 기표소에 비치된 기표용구를 사용해야 한다. 선관위는 "최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SNS 등을 통해 선거일은 개인 도장을 사용해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한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개인 도장으로 기표한 투표지나 공개한 투표지는 무효로 처리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또 투표지를 촬영하여 소셜미디어 등에 게시·전송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선관위는 "누구든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라며 "투표지를 촬영하여 게시·전송하는 경우 고발 등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했다.
선관위는 "구·시·군선관위는 관내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을 CC-TV가 설치된 장소에 선거일까지 보관하고, 누구든지 경남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통해 24시간 보관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CC-TV에는 영상 암호화 및 위·변조방지 기술을 적용하여 보관·관리의 투명성과 무결성을 담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친 후 '투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 연합뉴스
▲5월 29일 아침, 사천시 사남면 사람중심활성화센터에 마련된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투표하러 들리고 있다. ⓒ 윤성효
▲지난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사진=SBS 화면 갈무리.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TV토론 여성혐오 발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시정잡배나 쓸 법한 저속한 표현”(중앙일보) “인간 존중부터 배워야 한다”(한국일보)라는 종합일간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TV토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성혐오 발언이 나올 만큼 TV토론이 생산적인 논의가 아닌 네거티브와 자극적 발언 경쟁의 장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여성혐오 논란 한겨레 “후보 자격 없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27일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혐오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주요 종합일간지는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이준석 후보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4면 <이준석 ‘성폭력 발언’에 후보 사퇴 요구까지… 대선 막판 변수로> 보도에서 “(이 후보 발언은) 일주일도 남지 않은 대선의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TV 토론회에서 성폭력적 가해 방식을 그대로 읊은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에 노출된 시청자들에게 2차 가해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9일 한국일보 4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4면 <이준석, 원색적 ‘젓가락 발언’ 일파만파 민주 “저열한 언어폭력” 국힘도 “부적절”> 보도에서 “정치권에선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 공략에 공을 들인 이 후보가 원색적인 발언으로 여성과 중도층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이준석의 여성 혐오성 저질 발언, 제정신인가>에서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아들이 과거에 작성했다고 의심되는 여성 혐오성 댓글을 부각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전국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TV 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며 “아무리 남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도 시정잡배나 쓸 법한 저속한 표현을 대선 토론에서 꺼내는 건 자제했어야 한다”고 했다.
▲29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는 이준석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위를 기록한 것은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지만 토론회 때 모습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면서 “미래 비전 제시가 아니라 네거티브 공세에만 매달렸던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사설은 쓰지 않았지만 6면 기사에서 “‘젓가락’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졌다”며 이 후보 발언에 대한 비판을 전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공론장서 저질 성폭력 발언 이준석, 국민 모독이다>에서 “이 후보 발언은 명백한 성폭력이다. 성폭력 묘사·재현은 그 자체로 가해 행위여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며 “에 담기도 끔찍한 발언을 이 후보가 공론장에서 한 것은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정치인·공인 자질에 대해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인간에 대한 존중부터 배우는 게 마땅할 만한 과오”라고 지적하면서 “보여주겠다던 ‘압도적 새로움’이 고작 이런 것이었나”라고 비판했다.
▲29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사설 <이준석 온국민 앞에 언어 성폭력, 대선 후보 자격 없다>에서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도 갖추지 못한 이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나설 자격이 없다”며 “이 후보는 그간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 혐오와 갈라치기 정치를 조장하고 이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이번 대선 토론회 성폭력 발언 논란은 ‘이준석 정치’의 민낯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 발언을 계기로 TV토론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성혐오 발언, 네거티브 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국민일보는 <이런 TV토론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사설에서 “토론을 보고 후보들에게 매료돼 투표할 마음이 생겨나야 하는데 오히려 정치 혐오만 커졌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 정치가 매일같이 치고받고 싸우는 데만 익숙해져 있다 보니 중요한 대선 토론조차 그 정도로밖에 진행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29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도 사설 <어른들 보기도 창피했던 TV토론… 아이들이 볼까 두려웠다>에서 “제한된 역할의 사회자는 남은 발언 시간을 알려줄 뿐 진흙탕 싸움을 제지하지 못했다”며 “비방이 선을 넘으면 사회자가 적극 개입하고 허위 정보를 바로잡는 미국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정치 혐오만 키운 대선후보 TV 토론, 이대론 안 된다> 사설을 통해 “후보가 논제에서 벗어난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경우 발언권을 빼앗는 등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현행 TV 토론회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칠 보완책 마련을 위해 정치권과 학계, 언론계 등이 당장 머리를 맞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영화를 제작한 이영돈 PD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도 부정선거 음모론… 중앙일보 “정치인 처신이 원인”
29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대선이 시작됐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제로 한 영화를 관람해 논란을 빚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7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투표관리관을 협박한 혐의로 황교안 후보를 고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8일 경상남도 창원 유세에서 “우리가 사전 투표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 만약에 사전투표에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신고하라”고 했다.
▲29일 국민일보 12면 기사 갈무리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사전투표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12면 <보수단체·유튜버, 사전투표소 현장 촬영에 충돌 우려> 보도에서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는 일부 보수단체와 유튜버들이 사전투표 현장을 감시하겠다고 예고해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은 선거 부정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하지만 투표소 입구에서 유권자를 촬영하고,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투표 방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관계기관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번 사전투표가 부정선거 음모론이 제기된 가운데 치러지는 만큼, 선관위가 엄정한 투표관리를 통해 의혹을 사전에 불식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 <대선 사전투표 시작…아직도 허황한 음모론이라니>에서 “음모론이 잦아들지 않는 데에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처신도 한 원인”이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최근 본인도 사전투표를 하겠다며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당내 경선 당시에는 ‘사전투표제 폐지’를 공약했다가 막상 지지층의 투표율 저하가 우려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부정선거가 없다는) 사법부의 입장은 일관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진영 간 논쟁의 소재가 되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며 “(중앙선관위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잡히지 않도록 투표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오늘·내일 사전투표… 선관위, 신뢰회복 전기 만들어야>에서 “유튜버들은 사전투표 용지를 무단 생성해 가짜 투표용지를 찍어낼 수 있다는 등 각종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해 왔다. 현 선거제도에서 당선된 윤석열 전 대통령도 부정선거 미몽에 사로잡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켰다”며 “선관위는 이번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공명정대한 선거관리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고 했다.
▲29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도 <오늘부터 대선 사전투표… 정책·비전 살펴 신중히 투표해야> 사설을 내고 “지난 대선 사전투표 당시 중앙선관위는 코로나 확진·격리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부실 관리해 ‘소쿠리 투표’라는 오명을 얻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했고 이로 인한 극심한 국론 분열을 겪었다”며 “정치권 일각에 불신이 남아 있는 만큼 선관위는 부정 시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투표 단계부터 엄정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29일 이재명 김문수 후보의 신문 1면 광고
대선후보들은 사전투표를 맞아 일부 신문 1면 광고도 진행했다. 이재명 후보는 경향신문과 한겨레 1면에, 김문수 후보는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1면에 광고를 냈다. 이 후보는 광고에서 “내란세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국민의 강력한 의지”라며 “세계주도의 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의지와 희망을 사전투표로 보여달라”고 했다. 김 후보는 “국민이 거짓을 이긴다. 국민이 1당 독재를 이긴다”고 했다.
尹 물러나자 ‘경향신문 명예훼손 사건’ 불기소한 검찰 “언론 탄압 목적”
경향신문의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지난 27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기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1년7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사설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한 검사들, 책임 물어야>에서 검찰이 현직 대통령 심기를 위해 무리하게 수사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정당한 대통령 후보 검증 보도를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몰았던 수사가 비판 언론 탄압 목적이었음을 방증한다”며 “검찰 내 사조직인 윤석열 사단이 ‘공익의 대변자’가 되기를 포기하고, 오로지 검찰 출신 대통령만 바라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겨레는 “수사를 지휘한 검찰 간부는 물론 검사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을 무서워할 줄 모르는 검찰은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며 “대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는 검찰을 제대로 개혁해 ‘국민의 검찰’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했다.
▲29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 <윤석열과 정치검찰, ‘경향신문 초법적 수사’ 책임져야>에서 “검찰은 사건을 예단하고 그에 맞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파고 또 파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거듭했다”며 “윤석열이 파면되지 않았다면 검찰은 지금도 경향신문을 옥죄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
(사람일보 / 박해전 / 2025-05-28)
박해전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상임대표는 28일 “역사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제목의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전문을 싣는다. <사람일보 편집자>
역사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창출을 요구한다!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 제21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
우리는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는 ‘국민주권정부’ 뜻을 밝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가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대단결하여 윤석열 일당의 내란반란을 종식시키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주권을 완전히 실현할 것을 열렬히 호소한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을 바로세우는 역사적 분수령이다. 국민주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민주헌정을 파괴한 윤석열 일당의 내란반란의 전모를 철저히 밝히고 범죄자들을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이 땅에서 되풀이된 악몽 같은 내란반란을 영원히 종식시키고 헌법의 핵심요구인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완수해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사람일보에서 발간한 『조국통일의 진로』는 윤석열 내란반란의 근원을 밝히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적시한 헌법의 요구에 따라 신을사오적의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과 조국통일을 한국정치의 핵심의제로 제기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세기 외세에 의한 식민과 분단은 우리 민족을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불행에 빠뜨린 국난이며 이에 기생한 사대매국노들의 내란반란의 근원이다.
윤석열 일당의 위헌 위법한 2024년 12.3 비상계엄 내란반란사태는 지난 한 세기 청산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식민과 분단 적폐가 총폭발한 21세기 대한민국의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우리 민족이 겪은 1910년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주권 침탈과 1945년 외세에 의한 분단의 역사를 반영하여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라고 명시하여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 자주독립과 조국통일을 이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주권자들은 이러한 헌법 정신에 따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민주헌정을 바로세워 윤석열 내란반란의 근원인 식민과 분단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헌법의 핵심요구인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을 완수함으로써 역사정의와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일제에 나라를 팔아넘긴 사대매국노 이완용을 비롯한 을사오적 못지않게 한국 현대사에서 식민과 분단 적폐 청산에 역행하여 국민주권의 헌정을 파괴한 적폐 중의 적폐 반민족적인 신을사오적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근혜 윤석열 일당이다.
이승만은 19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4.19혁명으로 대통령 권좌에서 쫓겨났지만, 반인륜적인 국가폭력범죄인 1948년 4월 제주도민 학살과 1953년 10월 1일 한국의 군사주권을 미국에 넘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관련한 역사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우리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절대로 양도할 수 없는 헌법 제1조의 국민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원천무효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이완용을 비롯한 사대매국노들이 1910년 대한제국의 국가주권을 불법으로 일본에 넘긴 한일합방조약에 비견되는 사대매국조약이다. 이에 근거해 미국은 한국의 군사주권을 지배함으로써 주한미군을 배치하고 천문학적인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해왔다.
이 사대매국조약에 근거하여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가로막고 핵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연합군사훈련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하는 국민주권과 헌법을 파괴하는 것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외세에 의한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 없이 그 원흉들과 군사동맹을 맺고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불러오는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자행하는 사대매국범죄를 국민주권과 헌법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일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박정희가 미국의 사주 아래 1965년 일본과 체결한 한일기본조약도 불법적인 일제식민지배의 사죄와 정당한 배상 없이 일제식민통치에 면죄부를 준 사대매국조약으로 원천무효이다.
일본 총리 아베는 이 조약을 근거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무시하고 적반하장의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 사대매국조약을 폐기해야 우리 민족의 일제식민통치에 대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심판과 올바른 친일잔재 청산의 길이 열릴 것이다.
유신독재로 장기집권을 획책한 박정희는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을 맞고 죽었지만, 반민족적인 한일기본조약 체결과 유신독재에 저항한 무고한 민주인사들을 사법 살해한 반인륜적인 인혁당재건위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에 대한 심판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두환은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1980년 5.17 비상계엄에 대한 사법절차는 거쳤지만, 민주공화국을 유린한 반인륜적인 1980년 5월 광주학살과 5공 아람회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에 대한 엄정한 심판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근혜는 부정비리와 국정농단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채택한 6.15공동선언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 정상선언을 짓밟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천추에 씻지 못할 반민족 반통일 범죄에 대한 죄값을 치르지 않았다.
윤석열은 민주헌정을 파괴한 신을사오적의 끝판왕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장계엄군을 동원해 불법 침탈하고 노상원 수첩에서 드러난 대로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학살극을 모의한 윤석열의 내란반란범죄는 21세기 대한민국 최악참사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윤석열 내란반란수괴는 애초 태어나서는 안될 것이었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서 손바닥에 쓰인 왕(王)자를 노출하기도 하고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약속한 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며 선제타격을 공언했다.
윤석열은 헌법 제66조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에 반하여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한 문재인 대통령의 4.27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모조리 파탄내면서 외세와 결탁해 일촉즉발의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불러오고 남북관계를 회복불능의 최악의 상황에 빠뜨렸다.
헌법과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사대매국노예조약을 폐기하지 않고 외세의 간섭과 방해책동을 물리치지 못하면 백년이 가도 우리 민족의 살길인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남북공동선언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남북관계 파국의 위기상황이 알리는 엄중한 교훈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하고 근본적인 내란종식과 민주헌정수호는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한 헌법적 요구에 따라 식민과 분단 적폐를 일소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이정표인 남북공동선언을 완수하는 데 있음은 분명하다.
6.15 공동선언이 탄생하고 4반세기가 되도록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을 방치하고 남북공동선언을 완수하지 못한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 직무유기와 배임이 더 이상 연장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통하여 헌법과 국민주권을 침해하는 사대매국노예조약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일기본조약의 폐기하고, 그 대신 국민주권을 보장하는 한미상호주권존중평화번영우호조약과 한일불법강점식민지배완전청산조약을 맺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신을사오적의 반민족적 사대매국범죄와 반인륜적 국가폭력범죄 처벌특별법(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 독일과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청산처럼 사건 발생 시점부터 완전한 단죄까지 시효 배제)을 제정하여 민주헌정을 유린한 내란반란의 근원을 제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을 대혁신하여 사회정의와 역사정의를 바로세우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 거론한 1980년 5월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 논의는, 이와 함께 제폭구민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동학혁명 정신과 우리 민족의 살길인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방향으로 수렴되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개혁을 공약했고, 참여정부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형법으로 충분하다고 밝혔음에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한 것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
한국정치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고 언론개혁특별법을 제정하여 일제 식민지배에 부역한 언론과 식민과 분단 적폐청산에 역행하여 민주헌정을 파괴한 신을사오적을 비호한 언론, 부정비리 언론을 청산함으로써 사회적 공기인 언론을 바로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국어기본법을 정비하여 진정한 문화강국의 길을 열어야 한다.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프랑스 ‘재화’의 프랑스어 사용의무를 규정한 프랑스 언어정책 못지않게 국어기본법을 강화하여 외국 말글이 마구잡이로 침범하여 잡탕말글로 전락한 우리 말글살이를 온전하게 살려야 한다. 국내용 상품이나 모든 재화를 우리 말글로만 표기하고 사용토록 하여 우수한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문화강국을 실현해야 한다.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는 역사적 대전환기인 올해 6.3 대통령선거에서 내란종식과 국민주권 실현을 위하여 식민과 분단 적폐의 완전한 청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청사진인 남북공동선언 완수를 핵심의제로 올리고 대단결함으로써 신을사오적의 식민과 분단 적폐를 일소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대강령인 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할 국민주권 민주헌정 대통합정권을 세워야 한다.
국민주권자들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을 계승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수립에 성공하여 국민주권과 헌법을 침해하는 식민과 분단 적폐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일기본조약을 폐기하고 한미일연합군사훈련금지법을 제정함으로써 남북공동선언 완수의 확실한 담보를 마련한다면 우리 민족의 염원인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활로가 새롭게 활짝 열릴 것이다.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주권주의 관철을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제21대 대선에서 국민주권자들과 제정당사회단체가 대단결하여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를 창출할 것을 다시 한번 열렬히 호소한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5월 27일 대전광역시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퇴임 후 첫 공개 강연을 하고 있다. ⓒ 박소희
27일 오후 4시 대전광역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과학기술정책대학원. 300명 안팎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 좌석은 대부분 꽉 차 있었다. 그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었다. 이날 문 전 재판관은 퇴임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섰다. 주제는 '법률가의 길에서 과학자를 만나다.'
그는 처음 강연 요청을 받고 의아했지만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왜 지금 만났나. 이미 오래전에 만나야 했다"며 "헌법 판례를 찾아보니 과학기술이 이미 들어와 있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후 44분 동안 문 전 재판관은 기후소송 등의 경험을 소개하며 "기본권 제한과 과학기술의 진보, 이게 제가 여기 온 이유"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과학기술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법률가, 의사에 대한 과도한 평가를 하고 있다. 나는 이 사회에서 마지막 한 명이 남아야 한다면 과학자가 남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법률가는 어떤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 수 없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질문이 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질문이 많았다.
탄핵 인용론과 기각론 "당연히 둘 다 썼다, 그래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탄핵심판이 인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11시 22분 파면되었다. ⓒ 사진공동취재단
주로 카이스트 재학생들이었던 질문자들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뒷이야기, 문 전 재판관의 소회 등을 궁금해했다. 문 전 재판관도 허심탄회하게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 파면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만장일치를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에 놀랐다'는 말에 "기각론은 성립할 수 없다. 인용론만 가능하다. 이게 우리 (재판관들의) 생각이었다"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설득'을 위해서였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런 사건은 당연히 인용론과 기각론 둘 다 쓴다. 그래서 인용론 입장에서 기각론을 비판하고, 기각론 입장에서 인용론을 비판한다. 그러면 인용론을 계속 수정한다. 기각론도 이렇게 간다. 가다 보면 공통적인 것을 갖고 이견이 해소된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여름이 오기도 전에 반팔을 입는 사람이 있고, 여름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긴팔을 입는 사람이 있다. 그걸 갖고 '너는 왜 내 속도에 못 맞추냐' 이렇게 할 수 없다.
헌법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틀림없이 한 지점으로 모일 거라고 생각했고, 모였다. 왜냐? 기각론은 성립할 수 없다. 인용론만 가능하다. 이게 우리 (재판관들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걸린 거다. 이게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표결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표결이란 건 끝까지 해보고 정말 안될 때, 예를 들면 곧 10초 뒤에 폭파가 일어난다면 결론을 내야될 것 아닌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설득에는 그렇게 시간을 아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게 저는 설득이라고 본다. 짐짓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하는데, 며칠 계속 얘기해보면 별로 다른 것도 없다.
기각론은 왜 성립불가였을까. 문 전 재판관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탄핵심판 과정에서 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을 내세워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하려 했던 점을 언급하며 "군인을 동원해서 해결할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헌법은 상식"이라며 "아마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이게 정상이다' 생각한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도 했다. 자신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란 자막을 보고 "해외토픽"인 줄 알았다는 일화도 들려줬다.
쉬운 결정문이 나온 까닭
헌법이라는 상식에서 출발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학생은 그에게 '어떤 노력을 통해 쉬운 말로 된 결정문이 나왔냐'고 질문했다. 문 전 재판관은 "결정문은 TF에 속한 연구관들이 초안을 써왔고, 저희들이 토론하면서 고치는 식으로 됐는데, 선고 시간이 늦어짐으로 해서 수정본이 많아졌다"며 "제가 알기론 인용론은 열 몇 번 수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선고가 늦어짐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속이 탄 것도 사실이지만, 그 대가로 문장이 쉬워졌다. 또는 정확해졌다 생각하고. 그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뭐냐. 많이 나오지 않나.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써보는. 그래서 제가 블로그를 계속하지 않나.
탄핵 반대 세력이 공격의 빌미로 삼았던 블로그에 관한 문 전 재판관의 작은 '뒤끝'에 청중은 파안대소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언론 인터뷰를 한 적 없다. 그 이유는, 탄핵 결정에 수긍할 수 없는 20% 내외 국민들한테 좀 뭐랄까, 좀…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며 그들 또한 '국민'임을 짚었다. 여전한 신변 위협으로 강의실 주변에 경찰이 배치된 상태였지만 "이름이 알려지는 게 사라질 때쯤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사라질 것"이라고 봤다.
8대 0이 말하고 싶었던 것
▲문형배 전 재판관이 밝힌, 우리가 '8대 0'을 만든 이유박소희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헌법재판관 8인이 전원일치로 결정문에 꼭 남기고 싶었던 내용은 "관용과 자제"였다. 그는 "우리가 8대 0을 만든 이유"라며 "'비상계엄 사태는 전적으로 대통령 잘못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분명 국회에도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비상계엄은 아니다.' 이게 우리 생각이지, 국회는 아무런 잘못 없고 대통령이 느닷없이 어느 날 그런 일을 했다' 이렇게 쓸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향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관용과 자제를 잃는 순간 좋은 일만 있지 않을 것이다.
관용과 자제는 설득의 힘을 키운다. 문 전 재판관은 헌재의 무기 또한 '설득'이라고 했다. 그는 "헌재는 칼도 없고, 지갑도 없다"며 "결국 국민에 대한 설득, 설득 그 하나 가지고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관이 겸손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문 전 재판관은 '재판관한테 판단할 권리를 누가 줬다고 봐야 하는가'란 물음에 "국민이 헌법을 통해 줬다. 그래서 재판관의 덕목은 겸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 사회에서 그런 합의를 했기 때문에 내가 재판하는 거지, 사법시험에 합격했기 때문에 재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성적이 좋아서 판사 하는 게 아니다. (법관들이) 그걸 계속 착각하는 것 같다. 저도 그렇고. 이 사회가 우리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 예를 들면 '배심 재판을 하라' 이렇게 명한다면 우리 권한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는 '우리에게 재판권을 주신 건 국민이다. 그러므로 그분들의 뜻을 받들어서 재판을 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한다.
법관이 정치의 사법화 막는 법
법관은 신이 아니다. 따라서 판결을 비판하는 일 또한 가능하다. 문 전 재판관은 하지만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니까 저 판결은 못 믿겠다'는 식이면 답이 없다"며 보수 진영의 색깔론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인종차별을 많이 이야기하는 이유가 (인종을) 고칠 수가 없어서 아닌가. 고칠 수 있는 걸 갖고 얘기해야 하는 건데, 우리법 출신인데 어쩌라는 것인가"라며 "차라리 내가 제시한 근거 중에 잘못된 것은 비판할 수 있고, 얼마든지 고칠 수 있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했다.
법관을 겨눈 과도한 공격은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관련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문 전 재판관은 "정치의 사법화는 사실 우리(사법부)가 막을 방법은 없다"며 "대신 급하고 중요한 사건을 먼저 처리함으로써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은 제가 볼 땐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임에도 대통령의 헌법재판관 추천권을 행사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우리가 그걸 미적미적하다 보면 그냥 재판관을 임명해 버린다. 그걸 (재판관) 아홉 명이 만장일치로 '안 된다'고 선언한 것이지 않나. 정치의 사법화를 막을 방법은 만장일치로, 때를 놓치지 않고 선고하는 것, 저는 그것이라고 본다."
"61% 국민이 헌재 신뢰, 가장 보람"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펄럭이는 깃발. ⓒ 권우성
문 전 재판관은 사법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헌법재판소가 그나마 국민의 믿음을 지켜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는 "다른 기관은 말할 입장은 못되고, 2025년 4월 18일 현재(본인 퇴임일 – 기자 주) 헌재는 신뢰해도 된다"며 "여론조사 결과 61% 국민이 신뢰한다고 말했고, 이는 국가기관 중 1위다. 저는 헌법재판관하고 소장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것이 국민들 중 61%가 헌재를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30명가량이 강의실 양쪽에 줄을 서서 질문을 쏟아내느라 당초 오후 5시 30분 종료 예정이던 강연은 6시를 조금 넘기고 나서야 마쳤다. 문 전 재판관은 끝으로 "저의 바람은 (카이스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서) 노벨상 수상연설에 제 이름이 거론되길…"이란 말을 남겼다.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팬인 그에게 부산 출신 학생이 '올해 롯데가 우승할 것 같냐'고 묻자 "한화(대전 연고)가 못하면 우승할 것 같다"고 답했을 때처럼, 청중은 또 한 번 큰 박수로 응원했다.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이재명이냐, 김문수냐’가 아니라 ‘광장시민이냐, 윤석열이냐’의 선택이다.
대선을 1주일 앞둔 28일, 시민사회는 이번 대선이 광장의 힘으로 만들어 낸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내란 청산을 위한 대선을 만들자며 이같이 호소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과 서울 지역 시민단체들은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탄핵으로 만들어진 대선을 내란 청산 선거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하 공동의장은 “윤석열 파면 투쟁을 통해 일상에서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생히 경험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내란을 종식시키는 압도적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세력은 이후에도 사회대개혁을 방해하고 기성 정치는 우왕좌왕할 것”이라며 “선거 직후, 광장의 투쟁을 분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공동의장은 “윤석열은 자유로운 몸으로 부정선거 영화를 관람하고, 지지자들의 ‘윤 어게인’ 환호에 파묻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을 두둔하고 탄핵을 반대한 내란당이 버젓이 대통령 후보를 내는 아이러니한 대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와 지지율 이슈, 혐오 발언과 비방만 난무하는 대선이 아니라 내란을 청산하는 대선으로 만들려면 광장이 다시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복남 공동의장은 “내란의 우두머리가 아직도 활보하면서 선거제도를 부정하고 내란 세력 재결집을 도모하고 있다”며 “다시는 위헌·위법한 계엄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압도적이고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가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이어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는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윤석열의 내란으로 인해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정작 광장의 목소리는 사라졌다”며 “우리는 사회대개혁을 위한 행동을 광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운영위원은 “12월 3일 계엄 이후, 이 선거는 내란을 종식시키고 광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선거”라고 짚었다. 이어 “건강한 공동체, 불평등과 차별을 혁파하는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광장의 대선’임을 재차 강조했다.
홍명교 체제전환운동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우리는 대통령 하나 끌어내리려고 투쟁한 게 아니다”며 “(그런데) 광장의 투쟁으로 만든 이 대선에서 광장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평등과 차별 없는 나라를 향한 투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광장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전국 곳곳에서 ‘내란청산 유권자 선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광장은 “대선의 본질은 내란 청산. 광장의 힘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하자”라고 외쳤다.
잊지말자 불법 계엄 상기하자 12.3 내란
내란극우세력, 투표로 청산합시다
내란청산을 위해 투표합시다
사회대개혁에 투표합시다
비상행동은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아침·저녁 캠페인을 통해 마지막까지 광장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28일 오전 9시 30분,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투표로 내란청산! 투표로 사회대개혁!’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28일 오전 10시, 너머서울 등 서울 시민사회가 광화문광장 북단에서 ‘광장을 지우지마라! 다시, 대선에서 광장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한경준 기자han992002@naver.com
비상행동, 9개 분야 사회변화 방향 공개...대선 후보들 "차별금지, 시민주권 후퇴" 등 우려
기자명 이승현 기자
입력 2025.05.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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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공론장 '천만의연결'을 통해 확인된 광장시민들의 사회변화 방향 [사진-비상행동]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광장에서 윤석열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외쳐 온 시민들은 '새로운 세상'은 단연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회'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별, 연령, 장애, 성적지향, 인종,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는 사회를 꾸준히 제기해 온 광장 시민들은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석열 파면 선고 이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단체 명칭을 바꾼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7일 온라인 공론장인 '천만의연결'(https://talk.bisang1203.net/)을 통해 취합된 시민 요구사항을 정리해 9개 분야에 걸친 사회변화 방향으로 공개했다.
△차별금지·성평등·인권·소수자권리 (25.9%)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회"에 이어 △정치개혁과 민주주의·정치참여(25.8%)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짜 민주공화국" △노동권과 노동환경 개선 (10%) "일하다 죽지 않고, 누구나 존중받는 노동을 할 수 있는 세상" △언론개혁과 표현의 자유 (8%) "공정한 언론, 진실한 보도, 시민의 표현 자유를 위한 사회" △평화·남북관계·통일 (7.2%) "전쟁과 증오가 아닌 대화와 공존으로, 평화로운 한반도" △사회적 돌봄과 복지 (6.4%)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연대하는 사회" △교육개혁과 평등교육 (5.6%) "모두가 차별 없이 배우고,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하는 교육" △생명·안전·공공보건(3%) "사람과 동물이 함께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정책(0.9%) "국가가 책임지는 기후위기없는 세상"이 9개 분야 사회대개혁 방향으로 발표됐다.
지난 2월 10일 개설해 5월 15일까지 운영한 '천만의연결'에 올라온 총 788건의 시민제안(우리가 만들 세상 586건, 사회대핵 과제 202건)을 정리한 이 내용은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11개 소위원회가 정책으로 개발해 '광장 시민과 비상행동이 제안하는 12개 분야 118개 사회대개혁 과제'로 발표하고 각 정당과 정치권의 공약과 정책에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별금지·성평등·인권·소수자권리 향상을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함께 '다양한 가족과 관계의 법적 인정', '여성대상 혐오·폭력 근절, 장애인 이동권 및 접근권 보장, 소수자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정책',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자연, 문화권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권리 담론'이 확인되었다.
진짜 민주공화국을 위해서는 국회, 검찰, 법원, 경찰 등 핵심 권력기관에 대해 민주적 통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두드러졌으며, 국회의원 소환제, 국민발안제 도입 등 시민주권 실현과 직접민주주의 확대요구가 많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해 권위주의 정치 유산을 철폐해야 한다는 요구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노동은 단순한 생계수단을 넘어 존엄한 삶의 권리로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불안정 노동 해소, 차별 철폐, 노동권 실현, 제도 개선 등 노동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전쟁과 무력 갈등을 벗어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인 외교노선과 군사주권 확보가 필요하며, 역사정의 실현 요구도 제기됐다.
비상행동은 "광장시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대선과정에서 '차별금지'와 '시민주권'을 위한 논의는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 후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노골적으로 반대할 뿐 아니라 차별과 혐오,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에 유보적인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비상행동은 남은 대선기간동안 광장을 통한 시민들의 목소리와 118개 사회대개혁 과제를 더욱 공론화하고, 각 후보와 차기 정부가 광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란, 그 다음의 세상-노동 ②] '가짜 프리랜서' 1000만 명 시대, 사업주 위장 계약 뿌리 뽑는 근로기준법 2조 개정 촉구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5.28. 09:33:31
8년 전, 광장은 승리했다. 시민들은 엄동설한 속에 촛불을 밝혔고, 비선실세에 휘둘리던 무능하고 타락한 정권을 몰아냈다. 그야말로 '촛불혁명'이었다. 그러나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정권은 촛불의 열망을 제대로 실현해 내지 못했다. 노동자와 소수자·약자들의 삶은 그대로였다. 시민들은 학습했다. 정권 교체만으로 나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8년 만에 다시 기회가 왔다. 또 한 번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시민들은 새 정부가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한 바람을 담아 시민들은 겨우내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과 더불어 사회 대개혁 구호들을 목이 터지도록 외쳤다.
시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윤석열 퇴진 집회를 주도했던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이 바라는 사회대개혁 과제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차별금지와 인권보장' 31%, '민주주의와 정치개혁' 23%, '돌봄과 사회안전망' 8%, '노동권과 일자리' 7%, '평화와 통일' 7%, '기후위기 대응' 7%, '경제와 민생 안정' 6%, '교육' 5%, '생명존중’ 4%' 순으로 나타났다.
<프레시안>은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위 순서에 따라 분야별 개혁 과제들을 짚어본다. 새 정부가 가야 할 방향을 일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6~8 번째 편에서는 노동 개혁 과제를 살펴본다.
#1. 영화 스태프 이상길 씨
'근로계약서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8일 넷플릭스가 입주한 서울 종각 센트로폴리스 빌딩 앞에서 만난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은 수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 및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스태프들이 불가항력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OTT 현장이 시작이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애플TV,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근로계약을 회피하던 드라마 현장의 '악습'을 그대로 가져왔다. 스태프들이 오래 투쟁해 근로계약을 안착시켰던 영화 현장과 달리, 드라마 현장에선 도급계약 편법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OTT 산업이 확장하며 영화와 시리즈(드라마) 간에 경계가 허물어지고, 스태프들도 현장을 넘나들면서 악습이 상식을 밀어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화 현장에선 근로계약서를 줄곧 써왔던 감독, 제작사들조차 관행을 핑계로 도급계약서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영화노조가 넷플릭스 입주 건물 앞에서 두 달째 1인 시위 중인 이유다. 20년 전 투쟁했던 '근로계약 체결' 구호를 20년 후 다시 꺼내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말했다.
"시스템이 없으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요. '설마 그러겠어' 했는데 쿠데타하고 내란 벌어졌잖아요. '상식이잖아, 설마' 했는데, 있던 4대 보험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영화 노동 현장의) 내란이죠."
▲이상길 전국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이 지난 5월 8일 서울 넷플릭스 입주 건물 앞에서 OTT드라마 제작 현장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프레시안(손가영)
#2. 프레쉬 매니저 A 씨
지난 9일 만난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쉬 매니저 A 씨(30대)는 "뭐가 민주사회예요, 계급사회죠"라고 말했다. 자신이 노동자가 아닌 '위촉계약직'이란 프리랜서로 채용된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이렇게 고되게 일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는 말이 안 된다"라고도 했다.
매니저들은 건당 수수료만 받는다. 수수료는 보통 24%다. 1600원 '윌' 하나를 팔면 400원을 채 못 번다. A 씨는 고정고객에 배달하는 매출로는 한 달 80~100만 원 정도를 벌었고, 나머지는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직접 파는 매출로 채웠다. 매달 850만 원 매출은 올려야 월 200만 원을 번다. 1600원 윌 5312개 값이다. 퇴사후 지급될 퇴직금 명목으로 10만 원, '코코(전동차)' 사용료 5만 원이 매달 공제된 건 덤이었다.
A 씨는 매일 새벽 5~6시 사이 출근해 오후 3~5시 사이 퇴근한다. 원청은 '자유롭게 영업하고 판매한다'며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홍보하지만, A 씨는 "업무 시간은 고객의 배달 요구 시간에 맞춰지고, 월 200만 원을 넘기려면 주 5일 하루 8시간 넘게 꼬박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중년 동료 여성 직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매출왕으로 유명한 분인데요. 수중에 떨어지는 건 200만 원 중후반대예요. 주 6일 일해요. 코로나 이후부터는 7일 일하고요. 저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해요. 집에 가면 집안일 또 하겠죠? 한 번씩 코코 세워놓고, 간이 의자에 앉아서 잠시 주무시던 모습이 안쓰러웠어요."
▲매일경제TV 유튜브 '프레시 매니저 경력 20년 노하우를 쏙쏙 파헤친다!' 화면 갈무리. ⓒ매일경제TV유튜브
#3. 교통사고 조사원 김인식 씨
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김인식 삼성화재애니카지부장(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이 가장 바라는 건 4대 보험 가입이다. 2019년부터 직접고용을 두고 투쟁했고 문제의식도 그대로지만, 지난한 교섭을 거치며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은 "그래, 소송 안 할게. 대신 최소한의 것, 노동자에 준하는 최소한의 대우만 해달라"는 마음으로 4대 보험 가입을 회사에 요구한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 지부장은 주유소 바닥에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된 조합원, 주행하던 차량이 주차해 놓은 조합원의 차량을 들이받은 사고, 사고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내리다가 맨홀에 빠져 연골판이 파열된 동료를 봤다. 언제 호출될지 모르니 불규칙한 식습관에 만성 수면장애도 만연하고, 폭언과 모욕에도 시달려 공황장애, 우울증 등을 겪는 동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수많은 특수고용노동 직종 중에서도 18개만 선별해 가입 자격을 부여했다. 고용보험법은 17개 직종이다. 김 지부장은 "뭘 더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편안하게, 걱정 없이 일 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현실에 맞게 고쳐야"
지난 8~9일 <프레시안>이 만난 '가짜 프리랜서' 노동자 3명은 '내가 바라는 내란 이후의 세계'를 묻자 각각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을 정책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미래", "나의 노동이 올곧이 평가받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답했다.
모두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해달라"는 요구와 일맥상통했다. 이상길 사무국장은 근로계약을, A 씨는 최저 생계의 보호망을, 김인식 지부장은 사회보험의 보호망을 간절히 바랐다.
제도적 대안은 근로기준법 2조 개정으로 모아진다. 근로기준법을 회피하려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편법적인 도급 계약을 계속 남용하는 것이 근본 원인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근로자 정의를 현실에 맞춰 개정해 이런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22대 국회에는 같은 취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해 11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 등이다.
'노동자 추정 제도'를 도입하고, 노동자성의 증명 책임을 사용자에게 지우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현행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만 정의한다. 개정안은 이 1항에 '제2호'를 추가해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근로자로 추정"하고, 다만 특정 3가지 조건이 모두 증명된 경우에만 그를 근로자로 추정하지 않는다고 정의한다.
특정 3가지 조건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기업(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경우, △해당 기업의 통상적인 사업 외의 업무를 하는 경우, 그리고 △독립적으로 본인의 이름과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이다. 어떤 직원을 개인사업자라고 주장하려면 기업은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노동자다. 자신의 노동자성을 노동자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현행 체계를 반대로 바꾸는 것이다.
▲이상길 영화산업노조 사무국장은 '내가 바라는 내란 이후의 세계'를 묻자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을 정책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며 모든 노동 현장의 근로기준법 준수를 답했다. ⓒ프레시안(손가영)
'가짜 프리랜서' 곧 1000만 명, 4대보험·최저임금법 개정 후속 과제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도급 사업자, 플랫폼 노동자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특수고용노동직군들이 모인 노동조합 권리찾기유니온은 근로기준법 2조 개정과 동시에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직종 제한 폐기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엔 18종의 특수고용노동 직종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 △건설기계조종사 △방문강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방문판매원 △대여 제품 방문점검원 △가전제품 배송설치기사 △건설현장 화물차주 △화물차주 △소프트웨어기술자 △방과후학교강사/유치원·어린이집 강사 △관광통역안내사 △어린이통학버스기사 등이다.
김인식 지부장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직업 종류만 수만 개는 넘어간다"며 "3.3% 사업소득세가 떼이는 노동자들도 800만 명이 훨씬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사선택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직업 종류에 대한 차별을 폐지해야 하며, 이를 대선 후보들이 정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보장은 법조문만 따진다면 지금이라도 적용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5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협의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작업의 결과물을 납품해 급여를 받는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은 "임금을 월급제로 받든, 도급제로 받든, 그 형식이 노동자성을 판단하는데 중요치 않다는 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기준"이라며 "다만 사회적 편견이나 낡은 고용 및 세무 행정의 문제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법률 개정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근로기준법 2조 개정으로 그 가능성을 먼저 여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특수고용노동직 규모는 862만 명가량(2023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사업소득세가 원천 징수되는 소득 신고자의 수다. 이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기에, 노동계에선 곧 1000만 명을 넘길 것이라 보고 있다.
21대 대선 여론조사공표금지기간(5월 28일~6월 3일)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가 되든 안되든 오차범위 밖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오마이TV>는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28명(응답률 5.7%)에게 지지 후보를 물었다. 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 47.1%, 김문수 후보 39.1%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0%p로 오차범위 ±1.4%p(95% 신뢰수준)를 훌쩍 벗어났다. 이준석 후보는 9.8%였다. 그 뒤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0.9%, 황교안 무소속 후보 0.5%, 송진호 무소속 후보 0.4% 순이었다. 부동층(없음/잘모름)은 2.2%로 조사됐다. (이하 후보 호칭 생략)
적극 투표 의향층(n=4757)만 보면 이재명 48.7%, 김문수 39.0%, 이준석 9.5%로, 1·2위 격차가 9.7%p로 더 벌어졌다.
김문수는 70세 이상(58.5%)과 대구/경북(57.2%)에서만 확실히 우세했다. 이준석은 18·19세 포함 20대(26.6%)와 30대(20.1%)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령대와 성별을 교차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재명은 40대 남성(63.3%)과 40대 여성(61.2%), 50대 남성(63.2%)과 50대 여성(55.7%)에서 확실한 우위를 기록했다. 20대 남성(27.9%)과 70대 남성(29.0%)의 지지율이 비슷했다. 김문수는 70대 남성(63.9%)과 70대 여성(54.5%)에서 확실한 우위였다. 이준석은 20대 남성(40.5%)에서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30대 남성(30.8%)에서도 이재명(32.6%)-김문수(32.8%)와 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n=2117)의 86.3%가 이번 대선에서도 이재명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김문수 7.1%-이준석 3.7%). 반면 윤석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n=2291)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13.5%-김문수 70.5%-이준석 12.8%로 나뉘었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를 전제로 후보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두 후보 지지도의 단순 합산보다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지지층의 일부가 다른 후보나 부동층으로 이탈한 탓이다.
김문수로 단일화를 전제로 한 질문에는 이재명 46.9%, 김문수 43.1%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8%p로 좁혀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밖이다. 그 다음은 권영국 1.7%, 황교안 0.8%, 송진호 0.6%, 부동층 6.9%였다.
개혁신당 지지층(n=438)과 이준석 지지층(n=498)이 온전히 김문수 지지로 향하지 않았다. 개혁신당 지지층 중 37.3%만 김문수를 택했고, 그 외는 이재명 17.6%, 부동층 40.5% 등으로 흩어졌다. 이준석 지지층 역시 36.9%만 김문수에게 투표하겠다고 했고, 이재명 19.2%, 부동층 39.7% 등으로 분산됐다.
이준석으로 단일화를 할 경우에는 이재명 44.9%, 이준석 27.0%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7.9%p로 꽤 컸다. 이준석으로 단일화 할 경우 황교안이 7.5%, 부동층이 18.0%로 증가하는 것이 눈의 띈다. 권영국은 1.6%, 송진호는 1.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n=1878)의 39.4%만 이준석을 지지했고, 나머지는 황교안 16.3%, 부동층 38.3%, 이재명 3.8% 등으로 흩어졌다. 김문수 지지층(n=1962)도 38.7%만 이준석을 택했고, 황교안 16.8%, 부동층 39.3% 등으로 분산됐다.
정권교체 52.3% - 정권재창출 40.1%
한편, 대선 프레임 인식 조사에서는 기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교체론이 52.3%, 기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정권재창출론이 40.1%로 나타났다(잘모름 7.6%). 후보 지지율 격차보다 더 큰 12.2%p 격차다. 중도층의 58.7%가 정권교체 주장을 더 공감했다(정권재창출 32.6%).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투표층에서도 22%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정권재창출 69.5%).
투표 시기 조사에선 본투표일(6월 3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6.5%, 사전투표일(29~30일)에 투표한다는 응답이 41.5%였다(거소 투표 0.8%, 잘모름 1.2%). 흥미로운 점은 지지후보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이재명 지지층의 61.3%는 사전투표일을 응답한 반면, 김문수 지지층의 80.0%는 본투표일을 선택했다. 이준석 지지층은 본투표일 56.5%, 사전투표일 41.4%로 나뉘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2025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로 선정했다. 통계보정은 2025년 4월 말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셀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p다. 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과 중국세에 밀린 일본 조선업계가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세계 조선업계의 활황으로 선박가격(선가)이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조선업계도 향후 3년 정도의 수주 잔고는 채우고 있으나, 그 앞날이 불투명하다. 특히 선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한국 중국세에 기술 및 수주 모두 완전히 밀려 설 자리가 없어졌다.
차세대 연료선 개발, 미국의 중국견제에 기대
27일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조선업계는 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차세대 연료선박 개발로 옮겨 갈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 조선업의 부활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대중국 규제 강화 등이 일본 조선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높아진 건조 선박가격 추이. 1988년 1월을 100으로 했을 경우의 지수. 클락슨 리서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세계적 조선호황 속 일본업체도 활황
<닛케이>가 인용한 영국 선박·해운 조사회사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988년 1월을 100으로 설정한 선박가격(선가) 지수는 최근에 가장 낮았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5배인 189.2로 올라갔다. 지난 4월 말 현재 일본 각 조선사의 수주잔고도 약 3.7년분으로 늘었다.
이런 활황 속에 일본 업계 2위인 ‘재팬 마린 유나이티드’(JMU)의 2025년 3월 연결순이익은 전기 대비 5.4배인 199억 엔(약 1990억 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찍이 일본 조선 최대기업이었으나 조선건조 분야에서는 퇴조를 보이면서 선박용 엔진과 항만 크레인에 특화한 미쓰이E&S도 순이익이 전기 대비 1.6배인 390억 엔(약 3900억 원)으로 올라가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중국세에 밀려 존재감은 더 떨어져
하지만 이처럼 일본 조선업계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한국 중국 조선업계도 마찬가지여서, 규모에서 한국 중국세에 뒤지는 일본세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의 신조선 수주 비중은 중국이 69%로 수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한국이 15%를 차지했다. 일본은 7%로, 1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 중국세에 눌려 계속 위축되는 일본세라는 구도가 정착되고 있다. 따라서 선박 건조 도크가 비는(수주 잔고가 없어지는) 3년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경쟁국들에 비해 수주 비중이 떨어지는 일본 조선업. 올라가는 실선이 중국, 중간선은 한국, 노란 선이 일본, 맨 아래 점선은 유럽.(아래)액화천연가스선(LNG선) 수주 한중일 3국 비교. 옅은 청회색이 한국, 짙은 색은 중국, 갈색이 일본. 클락슨 리서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선박건조 중국이 69%-LNG선은 한국 60%, 일본 0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선가가 높아 이윤폭이 큰 액화천연가스선(LNG선)에서 일본 조선업계는 존재감이 없다. 2024년의 수주 척수는 한국세가 56척, 중국세가 37척이었고, 일본세는 2016년 이후 수주한 것이 거의 없다. LNG운반선 수주의 60%를 한국, 나머지 4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야타케 요시후미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장에 따르면, “LNG선에서는 이미 승부가 났다.”
설계 등의 ‘공통화’를 통한 ‘올 재팬’ 공동대응
규모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한국 중국세가 석권하고 있다. 뒤처진 일본세가 기사회생의 한 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올 재팬(All Japan)’체제의 추진이다. 반도체 분야에서처럼 동종 업체끼리 경쟁하지 말고 힘을 합쳐 하나가 돼 공동대응하자는 전략이다. 반도체 '올 재팬'이 그랬듯이, 조선 '올 재팬'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어쨌든 그 제1탄이 차세대 환경선박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는 암모니아 연료선 탱크의 ‘공통화’다. 공통화란 연료 탱크를 선박의 크기와 형태(모양)별로 8개 패턴으로 분류한 뒤 고객인 해운사들이 그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건조를 주문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설계의 수고를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회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도 설비투자 결단을 내리기 쉬워진다.
일본정부도 지원
여기에 국토쿄통성(일본정부)도 한국 중국세에 대항하기 위해 암모니아 연료선박 외에 수소나 메탄 연료선박 등의 ‘온난화 배출가스 제로’ 선박에 대한 조선 등 16개사의 약 1200억 엔(약 1조 2000억 원) 규모 투자에 보조금을 주는 등 측면지원을 한다.
이에 발맞춰 해운사들도 ‘올 재팬’ 체제를 더욱 진화시킨 것이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중공업의 공동출자회사 ‘마일즈’(MILES/ Marine-design Initiative for Leading Edge Solution. 첨단 솔루션을 위한 해운설계 이니셔티브)다.
액화CO2선 개발 등에 대형 조선 및 해운사들 참여
그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회수·저장한 이산화탄소(CO2)를 운반하는 액화CO2선박의 개발이다.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조선에다 JMU(재팬 마린 유나이티드)도 참여한다. 그리고 해운사들 쪽에서도 ‘상선 미쓰이’와 일본 우선(郵船), 가와사키 기선이 합류해 모두 7개사 연합을 형성한다. 그리하여 탱크 등 주요 파트뿐만 아니라 선체까지 같은 형태인 차세대 환경선박을 해운 각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연합에 대형 해운 3사가 나란히 참여한 의미는 크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그 결과 조선업체들이 채산을 맞추기 어려운 차세대 환경선박 분야에서 수주받기가 용이해진다. 설계와 개발 부분의 인재 부족에 시달려 온 일본 조선사들도 공통화로 설계와 개발 코스트를 줄일 수 있다. 납기 단축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건조 도크의 회전율도 높일 수 있다.
이마바리 조선과 미쓰비시 중공업 공동출사회사 마일즈(MILES)에 참여한 조선업체 JMU, 일본 쉽야드, 미쓰비시 조선(위), 그리고 해운업체인 일본우선, 상선 미쓰이, 가와사키 기선(아래) 일본경제신문 5월 27일
“연합하지 않으면 한국 중국세에 진다”
마일즈에서는 앞으로 다른 조선회사의 참여도 염두에 두면서 설계한 도면을 다른 조선회사에서도 사서 쓸 수 있게 할 계획도 짜고 있다. 최첨단 선박을 차별화하는데 중요한 설계도까지 경쟁사에 개방하는 것에 당혹스러워 하는 소리들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으나, “각사가 각자의 방식대로 하다가는 스피드에서 한국 중국세에 뒤진다”(이마바리 조선 히가키 유키토 사장)는 위기감이 마일즈의 그런 도전으로 이어졌다.
미쓰비시 중공업 등의 대형업체들이 조선부문의 분사화 등을 통해 이마바리 조선 등 지역 업체들과 협력하는 등 일본 국내 업체들끼리의 과당경쟁은 한풀 꺾였다. 독립의식이 강한 오너들의 발언권이 강해지는 가운데 “총론 찬성, 각론 반대 경향이 있는 조선회사들이 일단 정리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나가자와 히토시 일본우선(郵船) 회장은 말했다.
액화CO2선 중국이 이미 납품, “시간이 없다”
한국과 중국세가 석권하고있는 LNG 운반선은 최근 수년간의 대량 건조 결과, 용선료가 바닥권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신조선 공급 러시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높은 선가로 인수할 회사들이 있을지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마일즈가 주력하고 있는 액화CO2선박을 세계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집단(CSSC)이 이미 건조를 완료한 뒤 2024년 11월에 노르웨이 CCS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노던 라이트’사에 인도했다. “일본 선박회사들이 호황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과 태도는 이번 대선을 통해 윤석열이 주도한 계엄령 사태와 관련된 내란 행위의 정치적 정당성을 복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발언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로 사용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7일, 정치 분야 대선 토론회가 열렸다. 김 후보는 형식적으로 “계엄은 반대한다”면서도, 본질적인 책임 회피와 윤석열 내란 정권에 대한 실질적으로 동조했다. 그러면서 내란방지를 위한 법안 제안은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사법리스크로 내란은 희석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가 부정했던 윤석열 내란을 지적하며 재차 내란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김 후보는 “내란인지 아닌지는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며 지금은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러면서 현재 이재명 후보가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는 유죄 확정인 것처럼 몰아갔다.
“대장동, 백현동, 위례신도시, 쌍방울… 이게 몇 개냐”, “이렇게 많은 재판 받는 자가 대통령이 돼도 되냐”며 판단을 유보했던 윤석열 사안에는 배치되는 입장을 보였다. 이중잣대다.
내란방지법은 모조리 반대
또한, 권영국 민주노동장 후보가 내란 방지를 위해 내놓은 의견에는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계엄 선포 시 국회의 사전·사후 동의를 받는 법안’ 도입에 관해 묻자,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면서도 법안 도입 자체에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국무총리 대신 선출직인 국회의장을 권한대행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헌법에 대해서 그렇게 몰한 분이 어떻게 변호사가 되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헌법을 어긴 윤석열은 옹호하다가 개헌 논의 때 위헌을 운운한 셈인데, 권 후보의 주장은 개헌에 관한 논의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제안이었다. 대통령과 총리 모두 같은 행정부 라인에서 임명된다면, 대통령의 권한 남용 등 비상사태에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란 동조를 완강히 부정하던 한덕수 전 총리는 진술했던 것과 배치되는 의혹이 드러나 현재 출국 정지당한 상태다. 사실로 밝혀진다면 내란을 동조했던 자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게 된다.
전체적으로 김 후보의 전략은 이번 조기 대선의 본질인 내란을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로 희석시키고, 내란을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은 가로막는 것이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쿠데타 세력의 직간접적 책임자이자 계승자인 김 후보의 실제 목표는 선거 이후 내전 양상을 지속할 내란세력의 재결집과 혼란 조성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대통령제에서 국회 해산권?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독재를 부추길 수 있는 ‘대통령 국회 해산권’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군대를 통해서 해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계엄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이에 권 후보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회 해산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등 독재 시기에 있었던 일” 반발하며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회 해산권은 독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국회 해산권이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권 후보의 지적처럼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회 해산권은 독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통제력이 커져, 이번 계엄 경우라면 계엄해제가 불가능해진다.
실제로 유신헌법, 5공화국 시절 국회 해산권이 독재 강화의 도구였다는 점에서 명백한 후퇴다. 이 같은 사실을 이 후보가 알았던, 몰랐던 후보로서 자격은 미달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밤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서 여성 성기에 가해하는 행위를 직접 묘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정책 경쟁은 없고 후보들끼리 서로 공격만 난무한 대선 후보 TV토론회였다. 27일 저녁 MBC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등 4당 대통령 후보는 개헌과 정치 개혁, 외교·안보 등 이슈를 놓고 토론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김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즉 반란 수괴가 귀환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내란 극우 프레임으로 날을 세웠고, 김문수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을 한다. 그 말씀을 그대로 드리면 우리 이재명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혐오 발언 글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과거 이재명 후보가 했던 욕설 발언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상대로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28일 한겨레 1면.
28일 아침신문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을 두고 일제히 1면에 보도했는데, 긍정적인 평가는 없었다. “끝까지 비방만…‘토론’은 없었다”(경향신문) “마지막까지 비전보다 비방 ‘최악의 대선 토론’”(동아일보) “3번의 TV 토론, 우물 안 개구리 싸움만”(조선일보) “2시간 비방전…정책도 토론도 없었다”(한겨레) 등의 제목이 달렸다.
▲28일 동아일보 1면.
▲28일 경향신문 1면.
후보 공격하려 여성혐오 발언 인용까지… 동아일보 “TV토론 역대 최악”
특히 이번 마지막 TV토론 이후 이준석 후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자신의 형수님을 향해 욕설한 논란을 소환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이라면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표현을 말한 뒤 “냉정하게 말해서 이것 누가 만든 말인가. 이재명 후보 욕설 보고 따라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서는 그간 사과 말씀을 드리고 다시 사과드리겠다.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우리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왜 안 말렸느냐’고 제가 과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을 드린다”라고 답했다.
▲28일 동아일보 3면.
이어 권영국 후보를 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 대화에 대해 사과했다”며 만약 여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 행위를 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거듭된 질문에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우리는 당연히 성적 학대를 한다든가 한다면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후 권영국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 성기 관련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TV 토론회 자리에서 들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한 발언이었다.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나 폭력적이다”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런 황폐한 풍토서 정치 개혁 될까’ 묻게 한 대선 TV토론> 사설에서 “이번 대선의 세 차례 TV토론은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기대 이하였다. 유권자에게 아예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후보들의 합작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비판한 뒤 “TV토론은 후보의 철학과 식견, 비전을 듣고 자질과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반감과 편견을 노골화하는 정치권의 대결, 나아가 그 근저에 강경 지지층의 팬덤 정치가 판치는 현실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리가 없다. 이대로라면 한국 정치의 장래는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했다.
▲28일 동아일보 사설.
▲28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대선 TV토론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사설에서 “이번 TV토론 시리즈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급작스레 진행된 대선이라 후보들이 정책 역량을 숙성할 기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토론의 수준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지적한 뒤 “후보들은 정책과 국정 수행 능력을 따지기보단 인신공격과 말꼬리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손잡은 이낙연, 경향 “민주당에 대한 배신” “이성 상실해”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7일 기자회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공동정부 구성 등 연대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이낙연TV 영상 갈무리
이낙연 상임고문은 김문수 후보와 2028년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개헌의 뜻을 같이했다며 “일찍부터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내면 협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게는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그의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친화적이고 현장밀착적인 공직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저의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2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내란 비호’ 김문수 손 잡은 이낙연의 정치 유랑 참담하다> 사설에서 “오로지 ‘반이재명’을 이유로 내란 옹호 세력, 수구 냉전 세력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를 정치적으로 키워준 민주당에 대한 배신이요,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말해온 정치인 이낙연의 참담한 자기부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대의명분 없는 정치연합은 야합에 다름 아니다. 3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이낙연의 정치가 내세우는 유일한 목표와 명분은 ‘반이재명’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후보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합당했다가 11일 만에 쪼개졌다. 얼마 전에는 친윤계가 대통령 후보로 옹립하려던 한덕수 전 총리와의 연대를 모색하더니, 급기야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김 후보는 어제 윤석열 내란을 앞장서 옹호해온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낙연의 정치가 유랑하고 퇴행하다 내란 옹호 세력 품에 안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 상임고문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 그런 그가 박근혜 탄핵이 잘못됐다 하고 윤석열 내란도 비호한 김 후보와 손을 잡았다. 모든 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사감에 눈이 멀어 이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돈이 비정상적으로 부동산에만 쏠려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세 가지 비정상적인 모습이 있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도 부동산 금융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의 세 가지 비정상
한국의 부동산 금융에는 세 가지 비정상적인 모습이 뚜렷하다.
첫째, 총신용의 거의 절반(49.7%)이 부동산 금융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빌린 돈(민간 신용) 총액 1932.5조 원이 부동산 부문에 들어가 있다. 이는 전체 민간 신용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한정된 금융자원이 부가가치 비중에 비해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정상 중의 비정상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매년 100조 원 넘게, 연평균 8.1%씩 폭발적으로 늘어온 결과다.
둘째, 기업 신용의 30%가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이다. 기업이 빌린 돈 중에서도 부동산 업종 및 건설업 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 2024년 말 기준 32.7%에 달한다. 기업 신용의 30%가 부동산 관련 업종에 집중되는 것 역시 비정상이다. 부동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투자된 자본 대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가장 낮다. 돈이 이런 곳에 묶이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성장 동력이 약화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한정된 자금을 부동산에 넣고서, 경쟁력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허황된 것이다.
셋째, 지난 10여 년 간 한국은행이 돈을 풀면 생산적인 곳이 아니라 부동산으로만 몰린 것이다. 경기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이 돈이 생산성 높은 기술 개발이나 제조업 같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부동산 금융으로만 몰려간다.
이는 부동산 가격과 토지 가격을 밀어 올려,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콘크리트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다. 부동산 금융은 결국 한국은행의 금융정책을 무력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끌'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1일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2025.5.21 연합뉴스
경제성장률 낮추고 금융산업 경쟁력 약화시키는 부동산 금융
한국은행 보고서는 이 세 가지 비정상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경제 성장이 느려진다. 부동산에 돈이 쏠릴수록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이 되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 신용은 이미 성장에 부담이 되는 임계치를 초과했다.
또한 금융안정성을 해쳐 금융 시스템이 위험해진다. 집값이나 땅값이 떨어지면 빚을 못 갚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부실해져 연쇄적으로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최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이런 위험을 키우는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후진적인 금융기관들이 쉬운 부동산 대출에만 안주하게 되어 금융산업 자체의 경쟁력도 약해진다.
왜 이런 비정상적 상황이 되었나? 이런 비정상적인 부동산 쏠림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 사람들의 강한 부동산 선호와 집값 상승 기대, 부동산업 사업체 증가 및 외부 자금 의존도 증가 같은 수요 측면 요인이 있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하기 쉬운 부동산 담보 대출에 집중하고, 비은행권은 위험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려왔다.
정책 대출 확대 등 문제 덮기에만 급급한 금융당국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정책 측면에서는 BIS 자본 규제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 위험도를 낮게 잡아,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대출을 간접적으로 장려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된 부동산 대출 규제가 부족했던 점에서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 부동산 금융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커졌음에도 한국은행과 금융위는 여전히 부동산 금융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펴기 어려운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정부나 금융 당국의 대책은 이런 비정상을 근본적으로 고치기보다 당장 문제가 터지는 것만 막으려는 임시방편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분형 주택 금융이나 CR리츠는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임으로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반대로 비정상적으로 커져 버린 부동산업과 건설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이렇듯 부실을 제대로 털어내지 않고 돈을 부어 생명만 연장하는 '에버그리닝'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만기를 늘리거나 정책 대출을 확대하는 편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건 마치 중환자에게 수술 대신 산소호흡기만 달아주는 것과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미루면 결국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해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인데도 어디에서도 아무런 경고음이 들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집값을 올리기 위해 영끌을 조장하는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정치권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자신이 낸 보고서를 부정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금융위는 온갖 편법으로 부동산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끌'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1일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2025.5.21 연합뉴스
해결책은 이미 나와 있으니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라
우리 경제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금융 구조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해결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한국은행과 BIS 보고서 같은 곳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알려진 대책들을 용기 있게 실행하는 것이다.
먼저 부동산에 묶인 돈의 총량을 줄이고,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바꿔야 한다. 정부 재정도 국토부 예산이 혁신 부서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비정상적인 예산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소득을 기반으로 한 대출 능력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예외 없이,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도 소득 기반 규제가 차입자 회복력을 키우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 강조한다. 만기 연장 같은 규제 회피 수단들을 막고, 정책 대출 규모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거시 건전성 정책을 통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대출을 함부로 늘리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높여 은행의 자기자본 부담을 늘리는 방식이 있다. DSR기준에 따라 위험 가중치를 선별적으로 적용하거나, 동시에 생산적인 기업 대출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의 금융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으로 더 이상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비정상을 강화할 뿐이다.
아프다고 수술 미루고 30년을 잃어버린 일본, 그 뒤를 좇는 한국
일본 역시 버블경제 대처에 늦는 바람에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다. 비정상적인 금융을 해결하는 대책들은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이나 관련 산업의 어려움 같은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실행하기 쉽지 않다. 수술의 고통이 두려워 수술을 미루는 것과 같다. 집값 하락을 막으려 문제 해결을 미루고, 심지어 청년 돕는다고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는 정책은 결국 비정상적인 상황을 고착화하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할 뿐이다. 일본은 구조조정을 미루다가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는데, 그것을 생생히 목격한 한국 경제가 그 뒤를 좇고 있음은 한심한 일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릴 용기가 필요하다. 금융위기가 눈앞에 와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오전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윤석열의 내란 혐의 5차 공판에서 계엄 당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휘명령이 실제 실행 단계에 있었음이 법정에서 다시 확인됐다. 같은 날, 경찰은 윤석열과 측근들의 비화폰 통화 기록이 원격 삭제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는 5월 26일, 윤석열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여단장은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에 각각 한 개 대대를 보내 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출동한 병력에 실탄을 장착하고 케이블 타이와 포박 장비, 테이저건을 챙기라는 구체적인 무장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여단장이 부하 지휘관들과 나눈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 파일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녹취 내용은 이 여단장과 김형기 특전사 대대장(통화 대상)이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 윤석열 측은 해당 녹취가 위법수집 증거일 가능성을 들어 법정 내 공개 재생에 반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생을 허용했다.
이번 증언과 증거 제출은 계엄 당시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비상계엄이 단순한 ‘경고’라는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석열의 비화폰 통화 기록이 지난해 12월 6일, 원격 삭제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삭제된 비화폰에는 윤석열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통화 기록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통화 기록을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그 동안 확보한 비화폰 서버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 재판부에 직권 발부 방식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요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 여부를 증인 신문 종료 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한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집무실 복도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기존 진술과 영상 내용이 불일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한덕수, 이상민은 오전 10시부터, 최상목 전 부총리는 낮 12시부터 각각 경찰에 출석했다.
모금 두 시간 만에 목표액 100%, 일주일 만에 700% 돌파…"모두가 인간답게 살자는 게 5·18 정신"
박상혁 기자 | 기사입력 2025.05.27. 08:35:37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광주퀴어문화축제에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이 쏟아졌다. 조직 운영과 축제 진행을 위해 시작한 모금 운동에 목표액의 700% 넘는 후원금이 모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만날 새로운 세상에서는 성소수자도 더욱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게 곧 '5·18 정신'을 잇는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 결과다.
26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보면, 지난 20일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조직 운영 및 축제 진행을 위해 시작한 모금 운동에 900여명의 참여로 3800만여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모금 2시간 만에 목표액 500만원을, 일주일 만에 목표액의 7배 넘는 금액을 모은 것이다.
이번 펀딩에 모인 후원금은 조직위가 전혀 예상치 못한 액수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 2018년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할 당시 같은 방식의 모금 운동으로 후원금 429만원을 모았다. 당시 경험에 비췄을 때 이번 축제 후원금은 300만원정도를 모을 수 있겠다는 게 내부 판단이었다. 이에 축제 개최 직전 펀딩을 한 번 더 여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예상과 정반대로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져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재창립을 기념하는 '무지개 화염병'ⓒ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모금 성공에 따라 광주에서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다시 열리게 됐다. 그간 열린 광주퀴어문화축제는 다른 지역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풍경이 펼쳐져 소소한 화제가 돼왔다. 2018년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에서는 축제 참여자와 성소수자 혐오집회 참여자 모두 오후 5시 18분 금남로에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2019년에는 지역언론 <전남일보>가 성소수자 인권존중의 의미를 담은 6색 무지개 제호를 사용한 신문을 배포했다.
2년간 성공적으로 개최된 광주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에 퍼진 2020년 영화제 형식의 축제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다. 이에 광주퀴어문화축제 부활을 꿈꾸는 시민과 활동가들이 지난해 간담회에서 결집한 이래로, 수 차례 성소수자 관련 행사와 토론 끝에 올해 4월 조직위를 재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수 년 만에 다시 열리는 광주퀴어퍼레이드에 응원과 지지가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시안>이 만난 후원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함께 맞을 새로운 세상에서 성소수자도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며,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게 곧 '5·18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탄핵 시위를 기점으로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있다는 서울시민 스테끼(30, 활동명) 씨는 "지난 18일 광주를 답사하며 오월의 광주 정신을 후대가 이어가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의함에 맞서는 힘에는 여러 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펀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광주 거주자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남색한죄(27, 활동명) 씨는 차기 대통령에게 성소수자 정책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던 중 자신을 모른체하는 성소수자 지인들을 보고 퀴어문화축제에 후원을 결심했다. 그는 "그들은 서명에 참여하는 순간 아웃팅(동의 없이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일)을 당할까 봐 걱정했던 것"이라며 "광주가 진보적 도시라고는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이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후원에 참여했다"고 했다.
▲2019년 광주퀴어문화축제 당시 지역언론 <전남일보>가 성소수자 인권존중의 의미를 담은 6색 무지개 제호를 사용한 신문을 배포했다.ⓒ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조직위도 시민들과 같은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위가 준비한 후원 답례품 중 하나는 '무지개 화염병'이다. 조직위는 "화염병은 억압과 불의에 맞서 싸운 1980년 광주시민의 상징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었던 마지막 불꽃"이라며 "이 화염병의 상징성을 이어받아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사회에 맞서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조직위는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광주의 성소수자 인권단체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바리 광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은 2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어리둥절하면서도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 늦지 않게 꼭 찾아뵙겠다"며 "호랑이 등에 탄 격이니 축제를 포함해 광주퀴어인권단체로서의 움직임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겠다"고 다짐했다.
‘21대 대통령선거’ 여드레 앞인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SNS를 통해 나름의 대외정책 구상을 밝혔다. 3차 TV토론(정치 분야)을 하루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우선 북한이 ‘동족’ 개념을 폐기하면서 ‘적대적 두 개 국가’로 규정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긴장완화와 비핵평화로 공존하는 한반도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중단된 지 오래”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동맹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와도 중층적인 협력의 틀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면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코리아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며 “군사 핫라인 등 남북 소통채널 복원을 추진하여, 긴장 유발 행위를 상호 중단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북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 교류협력의 내용은 무엇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산가족, 납북자 등에 대한 인도 지원과 제도 개선, △북한주민 인권 실질 개선도 다짐했다.
특히 “대북정책이 정치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만 생각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대화로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대외정책 전반을 관통하는 슬로건은 “대전환의 시대, 진취적 실용외교와 첨단국방으로 외교안보 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실용외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다”며 “불법계엄으로 훼손된 한미동맹의 신뢰기반을 복원하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 한미일 협력도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일본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관되고 견고한 한일관계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지난 정부 최악의 상태에 이른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미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한러 관계를 국익 우선의 관점에서 다루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기여하며 한반도 안보와 우리 기업을 위한 실용 외교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제·통상과 안보이슈의 연계도 우리 앞의 과제”이나 “조선, 방산, 첨단산업 등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넓다”면서 “상호 이익을 균형있게 조정하며 관세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현안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도 다짐했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중요성과 역할이 날로 증가하는 글로벌사우스 국가, 아세안, 브릭스,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국가 등과 외교를 다변화해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10월말로 예정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며 “12.3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 헌정질서를 회복한 K-민주주의를 널리 알려 국제적 위상과 추락한 외교력의 복원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분야에서는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우선 “12.3 불법계엄으로 훼손된 대한민국 국군의 위상을 복원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군이 위헌·위법한 정치적 폭거에 동원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문민 통제를 강화하고, 군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방위력 증강은 안보의 핵심”이라며 “공고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기반으로 한미 확장억제 체계와 3축 방어체계를 고도화하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수원 아주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이재명 후보.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이날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은 이재명 후보는 “그건 계획하고 말고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나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나 “당연히 준비하고 가능하게 만들어야 되겠다”면서 “더구나 지금은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계속 공언하고 있는 상태라 그게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도 관심 갖고 지원·협력하고 그 안에 반드시 (우리의) 역할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남북관계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과 기본적으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은 중요한 주축 중의 하나”이나 “그 관계 역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맞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해법에 대해서는 “핵무장’을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북한의 핵을 일단 동결하고 비핵화로 가야 하는데, 그 비핵화에는 북미대화 등 미국의 역할이 크겠지만 또 한편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도 굳건하게 발전시키되 한미일 안보협력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잘 해나가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중국, 러시아와 불필요하게 적대화할 필요는 없고 중국·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일 사이에 과거사·영토 문제와 기타 협력을 분리해서 추진하는 ‘투트랙 접근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가능하게 만드는 게 정치이기도 하고 외교역량이기도 하다”면서 “일본도 필요하고 우리도 필요한 게 있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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