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2일(금요일, 20일차) : 하노이

 

- 새벽, 하노이에 도착했다. 다행히 버스에서는 잠을 잘 잤다. 도착한 곳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여행 안내서에 있는 지도로는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번화한 곳이었다. 대로는 넓었고 차들도 다니기 시작하는 시각, 새벽 5시 30분이었다. 11시간 30분을 달려온 것이다.


- 버스 앞에는 호텔 호객꾼들과 택시 기사들이 벌써 와서 사람들을 꼬드기고 있었다. 어떤 여자는 12달러에 호텔로 데려가려 했다. 택시 회사가 어디인지 보니 듣보잡이었다. 어찌할까 하다가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휴게소에서 내게 담배를 빌린 남미 애한테 물었다. 브라질에서 왔다고 한다. 넌 어디로 갈 거냐 했더니 자기는 15달러짜리 싼 호텔의 주소가 있다고 했다. 아까 어떤 여자는 12달러 호텔이라 하더라 했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어쨌든 호안끼엠까지 같이 가자 했다. 그러겠다 하더니 조금 후에 다른 남미 녀석들과 함께 뭉쳐 그쪽 택시를 탄단다. 택시비 10달러짜리를 타겠다는 거다. 알았다, 그래라 하고서 우린 경차 마일린을 탔다. 미터기가 올라가는데 지도를 보니 이제 거의 호안끼엠 가까이에 도착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길을 엉뚱하게 해서 호안끼엠 호수를 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택시 기사에게 화를 냈다. 왜 돌아가냐! 외국인이라고 모를 줄 아냐! 기사는 영어를 할 줄 몰랐다. 눈만 씀벅이며 나를 쳐다봤다. 어쨌든 호안끼엠 근처에 내렸더니 40,000VND이었다. 미국화로는 2달러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걸 10달러 부른 택시기사의 택시를 타고 간 브라질 청년이 불쌍할 따름이었다. 입성이 좋아 보이지도 않았는데, 내리고 보니 호안끼엠 호수 근처는, 아니 하노이 전체가 일방통행이 많은 도시였다. 택시기사에게 무척 미안했다. 베트남 사람이라고 의심한 건 오히려 내쪽이었다. 하지만 이미 택시는 떠났고 나는 사과할 기회를 잃었다.


- 근방 호텔들을 뒤졌다. 하지만 대부분 비쌌다. 15달러, 12달러…. 몇 군데 가서 7달러를 불렀는데 방이 있긴 있었는데 정말 열악한 수준이었다. 한국 여인숙 수준 정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8달러로 알아보고 결국 다이아몬드호텔이라는, 좀 전에 봤던 곳으로 갔다. 골목 안쪽에 있는 곳으로 게스트하우스라 적힌 간판이 골목 입구에 걸려 있었다.


- 짐을 놓고 밖으로 나왔다. 길거리 카페가 있었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거기가 Chuong 극장 앞이었다.) 머뭇거리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끼어들어 자리를 확보했다. 카페스아다를 시켜 마셨다. 10,000VND×2잔=20,000VND. 우리 옆자리로 새로 한 할아버지가 일행들 틈에 합류했다. 할아버지는 호안끼엠에서 운동을 하고 왔다고 하면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가리켰다. 배드민턴 채 커버가 걸려 있었다. 할아버지와 오른쪽 청년에게 반미 어디에서 파느냐고 물었다. 길에서 파는 반미를 샀다. 계란프라이 하나 들어 있는 반미. 10,000VND. 반미 장수 아줌마 친구가 15,000VND이라고 했다. 거짓말 말라고 웃으면서 얘기했더니 들통난 걸 눈치챘더니 그 친구 아줌마는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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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안끼엠 호수에 (숙소가 있는 곳과 가까운 곳) 응옥썬사당이 있었다. 빨간색 다리를 건너면 사당에 이른다. 사람들이 많았다. 거기를 나와서 호안끼엠 호수를 따라 걸었다. 걷다 보면 정말 많은 신혼 커플을 만난다. 하노이를 상징하고 또 베트남을 상징하기도 하는 거북탑(Thap Rua 탑 주아)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신혼부부가 정말 많았다. 북부 여성들은 남부 여성들보다 훨씬 키도 크고 예쁘다. 반면 남자들은 좀 그저그랬다. 하이힐을 신으니 신부가 신랑보다 키가 큰 경우도 종종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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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탑이 바라다보이는 호안끼엠 건너편에는 리따이또(이태조)의 동상이 서 있는데 지도 같은 데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 거북탑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리따이또는 거북탑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이틀 후엔가는 리따이또 동상 앞에서 무슨 공연인가를 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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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하우스 가던 길에 한 서점에 들렸다. 당 뚜이 쩜의 책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단다. 직원은 영문판을 가져왔다. 민주가 베트남어판을 찾아서 들고 왔다. 사지는 않았다.


- 오페라하우스는 호치민 것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수위가 막았다. 불친절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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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문화박물관은 지금까지 갔던 박물관을 복습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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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을 나와서 그 근처 골목 껌빈잔 집에서 밥을 먹었다. 꽤 맛있기는 했는데 60,000VND이라 해서 하노이 물가가 다른 곳보다 비싸긴 비싸구나 했다. 골목이 아름다웠다. 호치민시에서는 보기 힘든 하노이의 막다른 골목길. 골목 같지 않은 골목. 하노이 골목은 호이안이나 호치민시와는 사뭇 다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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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을 보고 다시 걸어 숙소 근처로 돌아왔다. 멀고 먼 길이었다. 호치민시와는 달리 하노이는 크고 넓어 도보로만 다니기에는 약간 힘겹다.
 

- 숙소 근처 사거리, 하노이에는 외국인이 정말 많다. 이 사거리의 대각선 양쪽으로 외국인들이 늘어 앉아 비아 허이를 마신다. 한 잔에 4,000VND. 밤새 마시고 계속 마시며 떠들고 사진 찍곤 한다. 우리도 거기 끼어 비아 허이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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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22:51 2010/12/15 22:51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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