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6일(화요일, 24일차) : 하노이

 

-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 오늘도 추옹극장 앞 길 카페에서 카페스아다를 마셨다. 10,000VND×2명=20,000VND. 담배를 두고 나와 Saigon 2갑을 30,000VND에 샀다. 단골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 다른 곳에서 사느라고 비싸게 샀다.


- 싸파를 어떻게 할 건지 고민하다가 결국 싸파를 가기로 했다. 다시 역에 가서 표를 끊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묵고 있는 애플호텔의 뚱뚱한 지배인에게 맡기기로 했다. 돌아가서 여자 직원으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우리는 호텔은 말고 하노이에서 라오까이까지의 기차표와 라오까이에서 싸파까지의 버스 티켓만 끊겠다고 했다. 기차값은 편도 21USD×2명×왕복=84USD라고 했다. 버스는 라오까이에서 싸파까지 가는 것으로 5USD×2명=10USD라고 한다. 그리고 이 호텔 숙박료는 이틀치를 냈다. 8USD×2일=16USD. 빨래를 맡겼다. 1Kg=15,000VND. 밖에 나와서 껌빈잔 집에서 밥을 먹었다. 야채 20,000VND+육류 50,000VND=70,000VND.


- 싸파행 기차는 8:35pm이다. 하노이B역에서 출발해 Lao Cai로 가는데 1시간 전에는 역으로 가야 한다. 돌아오는 기차는 라오까이 역에서 9:20pm 출발인데 하노이의 Long Bien Station에서 내린다고 한다.
 

- Quan Chuong Gate 바로 옆의 껌빈잔 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 근처에는 껌빈잔 집이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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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늦게까지 Cafe de Paris에서 밀린 일기를 썼다. (레몬쥬스 30,000VND+카페스아다 25,000VND=55,000VND) 여기서 나와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 (2,000,000VND) 반미와 빵을 샀다. (30,000VND) 다이아몬드 호텔 근처 길거리 카페에서 카페스아다 2잔(20,000VND)과 함께 먹고 다시 애플호텔 맞은편 King Cafe에서 카페스아농(15,000VND)과 카페스아다(10,000VND)을 마셨다. King Cafe에는 외국인들이 남긴 문구로 가득하다. 이 카페가 좋다 어떻다 하는 식의 글줄이었는데 각 나라 말로 적혀 있었다.
 

- 애플 호텔로 다시 가서 빨래를 찾고 옷을 갈아 입고 화장실에 들렸다. 뚱뚱한 지배인이 싸파에 가느냐고 물었다. 택시를 불러줬다. 25,000VND이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택시는 어김없이 또 늦었다. 15분쯤 후 택시가 도착했는데, 호텔 직원과 얘기를 한다. 택시기사는 좀 짜증을 냈다. 호텔 직원이 와서 40,000VND이라 했다. 시간은 6시, 러시아워였다. 많이 막힌다는 얘기다. 뭐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어쨌든 우리는 빨리 싸파로 가야만 한다.


- 도착해보니 하노이B역은 하노이역 뒤편이었다. 서울역 뒤 서부역인 셈이다. 속속 서양인들도 도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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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 왼편 매점 같은 곳에서 반미 1개를 사고, 컵라면 같은 것도 샀다. 뭔지 모를 열매를 담근 게 있어 마셨다. 매실액이었다. 내 느낌으로는 한국의 매실 맛과 똑같았다. 물 한 병도 샀다. (컵라면 10,000VND+반미 5,000VND+매실액 15,000VND+물 한 병 10,000VND)
 

- 싸파로 가는 서양인들은 정말 많았다. 베트남에서도 오지, 그러나 오지 치고는 가기가 편한 곳은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될 거다. 싸파도 오지라고 하기에는 접근성이 좋은 편인 것이다. 그렇다면 오지가 아니다. 아무튼 서양인들에게 싸파의 인기는 대단한 듯했다.


- 7시 30분쯤 역 오른편 개찰구를 통과했다. 베트남 철도 여직원들이 티켓에 펀치를 찍어줬다. 통과하고 보니 철도 사이를 건너가게 되어 있다.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승객들의 안전 통로 같은 건 없었다. 어디서 타는지 몰라 제일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따라가서 탔는데 승차해보니 11칸에 해당 침대가 없었다. 내려서 베트남 철도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열차가 아니라 다음 플랫폼에서 타는 거라 했다. 너무 일찍 개찰구를 통과한 거다.


- 플랫폼에 있다가 화장실을 다녀 왔다. 화장실은 또 하노이역 쪽 방향에 있었다.
 

- 베트남 기차는 너무나 낡았다. 우리가 탄 객실 차량은 1988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22년 된 객차다. 어떤 기관차는 체코에서 만든 건데, 아마도 1989년 동구권 몰락 이전에 만들어진 디젤 기관차처럼 보였다. CKD라는 마크가 선명했는데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CKD는 1927년에 만들어진 회사로서 1989년 동구권 몰락 전까지 디젤 기관차를 만들어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에 수출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때 수출된 기관차 중 하나인 듯했다.


- 베트남 철도노동자들에게 기차 사진 찍어도 되느냐고 묻고 이것 저것 찍은 후 보여줬더니 재미 있어 한다. 그러더니 곁에 있는 상태가 좋아보이는 기차 사진도 찍으라 한다.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플랫폼에서 기관차에 모든 객실문이 닫혔고 승하차가 완료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초롱 같이 생긴 신호기를 찍으려 하자 친절하게 불을 켜주기도 했다. 승무노동자 아저씨는 최문순 의원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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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에 탔더니 하드침대였다. 생각보다는 푹신했다. 6개의 침대가 있었다. 하노이의 여행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S7등급 기차. 하지만 어제로서는 싸파를 포기할 만큼 기분이 안 좋았다. 다음엔 꼭 직접 라오까이까지 갈 거다. 라오까이에서 싸파 가는 버스도 1인 30,000VND이면 되는데 5USD라니. 암튼 다시 기분이 안 좋아졌지만, 그래도 간다, 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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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를 피우며 잠시 얘기했는데 영어는 못하지만 손짓 발짓으로 얘기했다. 또일 라 응우옌 한꿕! 사람들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대화의 힘.


- 이제 16일 밤 11시 20분, 잠이 잘 와야 할 텐데. 새벽 4시 55분 도착 예정. 우리 침대실에는 모두 라오까이로 가는 사람들이다.


- 베트남 올 때 가져온 이 펜이 거의 다 써간다. 잉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펜 하나를 다 쓸 때까지 무언가를 써본지가 까마득하다. 잃어버리는 경우가 다 쓴 경우보다 많다. 물건은 흔하다. 그게 풍요한 생활과 지금 이런 여행 속의 느낌의 차이가 아닐까? 오늘만 24페이지를 썼다.
 

- 담배를 피우러 세 번 복도로 나갔다. 열차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고 피우면 벌금이 얼마다라고 공지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창을 열고 담배를 피운다. 한번은 35살 베트남 남자와 피웠고 다음번에는 33번 침대의 20세 청년과 피웠다. 세 번째 나갔을 때는 33, 35침대의 20세 청년들이 옆 방의 청년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33번 침대의 청년이 내게 오더니 맥주 캔 하나를 건네줬다. 비아 하노이. 거절 않고 마셨다. 베트남 사람들은 친절하다. 그의 이름은 “탕”이라 했다.
 

- 다행히 밤 12시가 가까워오자 졸음이 쏟아졌다. 열차 밖에는 어둠뿐이다. 기차는 북쪽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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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6 10:25 2010/12/16 10:25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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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l
    2011/12/25 21: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또이 라 응어이 한꿕. 응우옌은 원씨릉 응우옌이라 하고요.. 그것도 응우웬쯤으로 발음되겠죠. 한국사람은 응어이 한꿕. 한국이라고 해도 알아는 듣습니다. 그렇게 발음하는 베트남 사람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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