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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5
    낙동정맥에 푹~ 빠지다.

낙동정맥에 푹~ 빠지다.

벌써 낙동정맥 4구간..인간이 만든 산길이지만 낙동정맥은 백두대간 못지 않게 길고 험난하다.

여름에 시작한 것이, 매달 꼬박 1박2일씩 벌써 내리 4구간을. 지금은 영양군과 울진, 영덕군 경계를 지나고 있다.

중간중간 비박을 하면서, 초딩까지 함께 가는 산길이 어찌나 재미가 솔솔한지.(초딩 2, 3학년이 정맥을 탄다. 지들은 아동학대라고 울부짖지만, 애비들은 그래도 강하게? 키워야 한다면서 달고 다닌다.)

 

(영양)한티재에서 아랫삼승령까지 약 30킬로미터. 검마산과 백암산을 지나는 길.

소나무 송진을 갈취한 흔적들이 여러곳에 있다. 깊숙한 산까지 수탈의 현장이 남아있다. 갈림길마다 붙어있는 띠지는 여러사람의 마음과 흔적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정맥꾼'이라는 분들이 달아놓은 띠지가 가장 맘에 들고, 정확하다.(우리는 띠지를 달지 않는다. 그냥) 

 

가끔씩 깊숙한 산길에 사람의 흔적을 발견할 때 왕짜증이 난다. 피티병, 라면봉지, 깨어진 술병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바람에 날려왔다고 보기엔 좀 그렇고 아마도 사람들이 버리고 간것들. 우린 비박을 하더라도 깨끗히 정리한다.

뒷정리가 중요하다.

 

이번 한티재~아랫삼승령 구간은 거의 도토리의 천국이였다. 다람쥐가 없는지 아니면 일찍 도토리가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주워서 묵을 만들어도.(물론 줍지 않는 것이 좋다)

지천에 깔린 것이 도토리. 잘못 밟으면 쭉 미끄러져 다치기 십상.

 

그래도 이번에 산꾼들을 제법 만났다. 검마산 정상에서 비박을 하고 일어나 짐정리, 출발준비를 할때 부산에서 오신 단독산행하신 분, 그리고 주봉을 지나 만난 팀, 백암산 다달아서 만난 구미 사람 등등. 그래도 오지라고 하는데 점점 밑으로 오니 산꾼들을 제법 만나기가 쉬운 모양. 백암산 정상 밑(갈림길)에서 점심을 먹는데 정상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소리, 그립다고 해야할까? 시끄럽다고 해야할까.

 

영양과 울진 등지는 지금 한창 송이철이다. 곳곳에 입산금지, 송이채취, 그리고 감시용 텐트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다음구간은 아랫삼승령에서 황장재까지. 아랫삼승령엔 정자가 있다. 비교적 사람들도 안 다니기 때문에 야영하기 안성맞춤이다. 쏟아지는 별빛과 술잔에 비치는 빛을 마시기 딱 좋은 자리다. 비 피하기도 좋고.(혹 검마산 휴양림에서 검마산으로 갈 생각이라면, 안 가는 것이 좋다. 별로다. 정상이라곤 하기엔 쑥스럽지만....)

 

한티재, 추령, 덕재...윗삼승령, 아랫삼승령 등 이름조차 예쁘다. 최대의 난코스는 덕재(검마산 휴양림 위쪽)에서 가짜 검마산(일명 갈미봉 헬기장)까지가 거의 무아지경, 숨너머가는 고개다. 한 30분 치고 올라가야 한다.

 

낙동정맥은 단독산행을 하기엔 좀 외롭다. 마루금을 지나는 길에 사람을 만나기라 진짜로 어렵다.(물론 영남알프스 구간은 예외가 되겠지만) 하여튼 여럿이 정맥을 가는 것도 좋다. 정맥이 끝나면 쉬엄쉬엄 백두대간을 가야 할텐데 그것이 언제쯤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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