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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의 가치란

한국어는 우수한 언어라고 어릴 적부터 들어왔는데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존대말/반말은 그다지 좋은 체계라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양키들의 언어도 나름대로 복잡하겠지만

그래도 나이에 따라 존대하는 것만큼 복잡하진 않을 것 같다.

 

존대말이 일상 속의 권력 관계를 확인시키는 장치 중 하나란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나이 뿐만 아니라 지위, 성별 등에 따라 존대말과 반말을 쓰는 사람이 정해지고

가족 안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TV 속에서, 온갖 관계 속에서

재생산되고 굳어진다.

 

뭐 여기까진 누구나 동의할 만한 말이겠지만

문제는 반말이 과연 "해방적"ㅡㅡ;;이냐 하는 건데

난 반말을 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이라 평가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엔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해 왔던 노력처럼

호칭 대신 별명을 부르고 서로 반말을 사용하며

학교와 학번을 묻지않는 내부적인 룰을 만드는 것

당장 무엇인가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일상 속의 권력관계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데에

충분한 기여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반말을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오해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서로 존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역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존대말을 쓰는 관계 역시 평등할 수 있으며

일상의 권력관계를 벗어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반말을 하는 관계" 자체가 더 긍정적이고 평등한 관계라고 볼 수 없듯이 말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복학생들의 역습처럼 권력관계를 용인하고 강화시키게 되는

권력관계의 재확인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확신".

그리고 일상 속의 자잘한 권력관계에 대해

논의를 통해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귀차니즘의 극복" ㅡㅡ;;;

 

난 아무래도 반말이 좋지만

분명히 그것도 관계 속에서 확인받아야 할 문제가 아닐지.

 

덧붙임 - 여기에 서술한 의견은 기본적으로 내 생각이지만,

           달군논의하면서 수다를 떨면서 받아들인 부분들(이탤릭)이 있음을 밝힙니다.

 

* 현근님의 어랏....저 개념없는 놈....

* 꼬리님의 저 자식은 왜 나에게 반말을 할까?

* 덩야핑님의 반말 (와 pid가 300이어요!!!)

...에 트랙백 합니다.

 


시끄러워요 ㅡㅡ;; play 누르기 전에 조심하시길 :)
♪ Metallica - So Wh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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