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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교육감(2)

새벽길님의 [진보교육감 되기] 에 관련된 글.
 

 

 

새벽길님의 생각과 저의 생각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약간 미묘한 데가 있네요. 어제 새벽길님의 글을 보고 바로 답글을 쓰려다가 머릿속이 꼬여서 접어버리고 말았는데, 샤워하면서 생각해 보니 할 말이 생각나서 몇 자 더 적어봅니다.

 

두 가지 지점에서 얘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벽길님은 무상급식이 별로 급진적인 사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셨는데, 그 이유가 오직 민주당 때문인가요?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저는 김상곤 교육감이 오히려 잘 하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김상곤 뿐만 아니라 모든 진보운동에 해당되는 얘기일텐데, 민주당과 함께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쟁점에 끌려다니는게 문제죠. 그들이 만들어 놓은 쟁점에 억지로 끌려다닌 때는 정말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4대개혁입법, 노무현 탄핵, 세종시 모두 그런 예일테고 그 속에서 진보운동은 울며 겨자먹기로(?) 민주당 편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런 면에서 무상급식은 그 자체로는 매우 바람직한 쟁점이고 이를 통해 민주당을 '묶어' 놓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술적으로도 옳다고 보여집니다.

 

노회찬 대표가 요즘 언론을 통해서 계속 '민주대연합 할꺼냐 말꺼냐'라는 되도 않는 질문에 대해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그 조건부라는 것이 바로 이렇게 '우리가 만든 쟁점'에 대해 동의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노회찬이 이야기하는 바가 민주당의 현실적인 힘을 회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포지션이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무상급식으로 일점돌파하겠다고 마음먹고 일제고사 같은 다른 문제를 버리고 간다고 생각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두 번째 문제, 김상곤 교육감이 자신의 포지션을 경영전문가에 맞추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우려스러운 지점입니다. 그런데 제가 의문스러운 지점은 그가 선거 당시부터 신문광고에 '경영전문가'라는 점을 대문짝만하게 광고하고 다녔는데 왜 이게 선본 내부적으로 전혀 제어가 안되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 선본에서 민주당 세력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영향때문에 교원평가 같은 것에 애매한 입장을 내놓는 것이 방치되는 것이라면, 좌파의 입장에서 이 선거는 '이기고도 진' 것이 아닐까요?

 

진보진영도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선거 승리, 왜 이렇게 죽쒀서 남주는 결과가 되도록 만들었는지 그게 답답한 겁니다. 따지고보면 경기도 교육 수장을 '진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유시민이 서울시장되는 것보다 더 파괴력이 큰 일일 수 있는데, 왠지 임기가 끝날때까지 공수표로 날려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저 같은 사람은 그게 누구 책임인지를 따지기 이전에, 선거에 당선된 사람은 어떤 세력의 지원을 받아던지간에 관료가 되어버리고 마는 구조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웠고, 사실상 문제의 해결을 그런 '기술관료적 지배구조 타파'에서 찾아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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