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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내 코멘트

구르는돌님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꼭 사서 봐야할 이유.] 에 관련된 글.

 

 

 

 

현재 알라딘에서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기념으로 "삼성,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는 이름으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삼성의 공과를 당신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생각을 간단한 댓글로 올리면 되는 이벤트인데, 아래는 거기에 내가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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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TV에서 김용철 변호사 관련 뉴스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보시던 식당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저 놈 아주 나쁜 놈이야, 괜히 삼성 배신해 가지고 주가나 떨어뜨리고..." 그런데 이번에 나온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으면서 이 아주머니의 말씀이 정치적으로 옳고 그르고를 떠나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측면에서도 완전히 틀린 말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용철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양심고백이 있은 후 오히려 삼성의 주가는 더 올랐다고 한다.

물론 이 아주머니에게 사실관계의 정확성을 따져보고 말하라고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아주머니는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를 포함한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삼성은 누구로부터도 상처받아서는 안될 말 그대로 '물신'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이 상황에서 물어야 할 것은 김용철 변호사의 발언으로 우리가 공포를 느끼게 되는 감성의 주된 영역이 왜 우리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이 아니라 '떨어지는 주가'가 되어버렸는지에 대한 것이다. 시장에서 팔려나갈 우리의 가격을 지켜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양심, 가치, 도덕, 윤리 쯤이야 시궁창에 처박아도 된다는 우리의 '상식'(Common Sense).

굳이 삼성의 '공'(功)을 말하자면 바로 이 점, 우리 모두에게 도덕과 양심, 그리고 윤리적 관계의 시체 위에 삼성제 가전제품이 딸린 아파트 한 채씩 쥐어주고 '여전히' 식민지적인 착취의 성과물들을 포식(飽食)할 권리를 분양해 줬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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