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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여의도에서 이런 일들이..

지난 주 단식농성이다, 집회다, 총파업이다 하면서 여의도에서 사는 동안, 정작 여의도에선 이런 황당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군요. 단편적으로 얘기만 듣다가 주말이 되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정말, 여의도에서 투쟁이라고 하던 일들이 모두 바보같고 속은 것같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먼저, 매일노동뉴스 기사.

누가 전선을 교란했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로드맵 타협안이 나오기까지

 

내용은 보시면 알겠지만, 노사관계로드맵을 사실상 민주노동당이 합의해주었다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국회로 진격'하는 투쟁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쑈를 한 거네요. 저들이 보기에 얼마나 우스워보였을까 생각하면 정말!

 

이 '진격'투쟁 과정에서 모두 연행되자는 택이었다는 것도 나중에야 들었는데, 현장에는 제대로 통보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럴 거면 저도 그냥 연행되었을 겁니다. 하긴, 허영구 부위원장 연행되는 자리 옆에서 조준호 위원장도 연행을 피하는 상황이었다니, 어떤 조합원들이 '모두 연행되자'라고 한다고 자리를 지켰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관련해서는 필수공익사업장들에 대해서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정에 대해서는 참세상 아래 기사 참고.

 "민주노총·민주노동당, '개악'에 단호하지 않았다"  
  '로드맵' 환노위 통과 둘러싸고 민주노총·민주노동당 비판 제기돼

 

특히 이 기사에 맨 아래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달린 댓글을 보시면, 관련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더 소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에서 집회 때는 '투쟁!'이고 뒤에서는 온갖 거래를, 그것도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없이 자의적으로 협상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고도 '총파업'하자고 선동할 수 있나 싶습니다. 현장에서는 무노동무임금에 징계, 해고, 구속 위험까지 무릅쓰고 조직해야하는 총파업인데 이런 뒷거래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 다 알게된 마당에 누가 총파업을 조직하려고 하겠습니까. 통탄할 노릇입니다.

 

이런 와중에 민주노동당에서는 이런 일도 진행되었다는군요. 집회 중간중간 회의하러 많이 드나들던 시간에 말이죠. 레디앙 기사입니다. 
‘일심회’ 공소장 내용 '충격'
“경악 - 참담” 반응 … “사상 투철하지만 출세주의자” 표현까지

 

"일심회"가 북에 넘긴 자료 중에 당내 인사들에 대한 성향분석 자료가 있었다고 하는데, 내용이 가관이라는 것이죠. 서울시당은 어떻게 장악하고, 북핵관련 성명은 어떻게 저지하며, 심지어 '전진'에 프락션을 하려는 계획까지 있다는데 황당할 따름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 당원도 아닙니다만 주체주의자들 하는 행동에 또 한번 실망할 수밖에 없군요. 이래서 뭐 공안조작일 뿐이라고 주장한 입장은 도대체 뭐가 됩니까.

 

밑에 대우센터빌딩 투쟁과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 노조운동이 현실에 대해서 답답하고 한심한 일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건 정말 너무들 하는군요. 게다가 지난 주 농성장에선 더 들은 이야기들은 또 이런 거였습니다.

 

1월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가입하려고 하자 해당 사업장의 정규직 지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받네 못받네 하고 시간을 끄는 산별노조가 있었는가하면, 비정규직에 대한 잠정합의안이 비정규직 주체들에게서 부결되자 '책임질 수 없으니 재투표로 가결시키라'고 하는 노조도 있었습니다. 어제는 저 노조, 오늘은 이 노조, 이런 식의 얘기들을 듣다가도 '투쟁은 투쟁'이라고 조직하고 구호외치고 하던 게 다 바보같았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위에서부터 밑에까지 노동운동이 다 왜들 이런가 싶습니다.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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