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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

재밋다는 이야기만 듣다가 이번 연휴기간에야 본 영화. 2003년에 나왔으니 꽤 됐다. 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줄거리나 영화소개는 여기저기 많고, 이미 본 사람들도 많을 테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궁금한 분은 포탈사이트 영화정보를 검색해보면 될 일이다.
다만, "가짜"교사 듀이 핀(잭 블랙)이 범생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밴드를 만들고 아이들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재능들을 발견할 뿐더러, 멋진 공연까지 한다는 내용.

영화를 보고 나니, 얼마전에 후배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들에게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어있는 재능이 무언가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과 기대가 다시 떠올랐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http://member.jinbo.net/~rudnf/blog/s_sor.jpg
△ 공연장면, 1등은 못했지만,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politically correct한 결론까지.

영화 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밴드의 이름을 학생들이 제안하는 장면.

스쿨 오브 락
락의 학교라...
세상에 락을 가르치는 거야
멈출 수는 없어!

그렇다. 락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한다. 이에 더해서 자기들끼리 지지고볶는 것뿐 아니라 '세상에' 가르칠 수 있는 학교.(제도화된 '학교'가 아니라.) 이 학교는 제도화된 공간으로서 학교가 아니라, 그것에 독립해서 교사와 학생이 스스로 만든 학교다. 어떤 제도라기 보다는 하나의 실천으로서 학교. 교사는 학생의 작곡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배워간다. 지적 위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평등한 '밴드'를 구성하는 것이 목적인 학교. 서로의 노래를 연주해주는 우애로운 관계. 그리고 이러한 실천의 내용을 '세상에' 가르칠 수 있는 학교.

(아무래도 교사인 '듀이 핀'의 이름은 존 듀이에게서 빌려온 듯. 하지만 이것은 듀이의 교육철학이 '주류'라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실천이 이루어지는 학교제도에 대한 풍자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영화에는 듀이보다 더 많은 시사점이 있는 것같다.)

(듀이;교사) 좋아, 모두 연주 준비
(잭:학생) 뭐 하시는 거예요?
(듀이;교사)네 노래를 배울 거야
(잭:학생) 왜요?
(듀이;교사) 원래 밴드는 그래, 서로의 노래를 연주해주지

마찬가지로 영화가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있지만 클래식 음악을 배울 수도 있어야하는 것.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급 사립 초등학교가 아니고선 오히려 클래식을 배울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하지만 배우지 못한 것들의 더 많은 항목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떠오른 것은 콜론타이의 '사랑의 학교'라는 개념.
콜론타이는 경제적 관계의 변혁과 마찬가지로 성적 관계의 변혁에도 '사랑의 학교'라는 이행기가 요구된다고 보았다. 사랑의 학교를 통해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독립성을 획득하고 더 이상 사랑을 삶의 본질로서 간주되지 않게 될 것이다.
- 「1세대 페미니즘」, 이미경, 『페미니즘 역사의 재구성 : 가족과 성욕을 둘러싼 쟁점들』中

여성에게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할 이러한 '학교'는 시민들이 알고 익혀야(學習)할 것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제도적이고 비제도적인 기관들 혹은 과정들일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교사-학생의 자발적인 실천의 형태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런 실천들 속에서 이렇게 서로 격려할 수 있겠지. 단순히 가르치고 결과를 알아서하라는 제도화된 '학교'가 아니라, 그것은 교사-학생의 구별을 폐지하는 과정이자, 무엇보다 그/녀들 공동의 실천이기 때문에. (공연에 나서기 직전에 듀이 핀의 대사.)

너희는 열심히 했어
모두가 무척 자랑스럽다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내자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위엄만은 잃지 말자
손에는 기타 심장에는 락을!
락을 하는 그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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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보니, 이런 조회수가 " 총방문자수 33333명"이군! 오호, 3이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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