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패악질을 보려면 포탈사이트 뉴스가 적당하다.(포탈사이트의 뉴스메뉴가 문제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이다.) 다른 신문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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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사 중에서 조선일보 기사만 골라보자.
뭐 이런 것들이 있나 싶다. 단연 돋보이게도, 올라오는 족족 이런 기사.
(1)의 경우에는 내가 밑에 포스트
<여성단체 활동가와 나눈 대화> 에 서 링크했던 호칭바꾸기 켐페인(호락호락)에 대한 기사. 다른 언론들은 '이런 켐페인도 하더라', 혹은 '우리가 다시 생각해볼 거리가 되네', 이런 기조인데 반해서 조선일보는
"정말 먹고 살기 편해져서 할 짓 없는 사람들이 별 것도 아닌 것에 신경 쓰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라는 악플을 당당하게 기사에 실으면서 '논란'이라고 한다.
(2)의 경우, 여성들조차 페미니즘을 거부한다는 식의 주장. 여성들이 사회적 문제에 어떤 관점을 갖고 있나를 보기 보다는 "페미"라는 딱지붙이기를 시도하고, 이걸 거부하게 만드는 교묘한 기술. 역시 조선일보.
(3) 페미니즘의 위기 어쩌구하면서, '포스트페미니즘'을 소개한다.(조선일보, 니들이 페미니즘의 위기를 알아? 마르크스주의의 위기 이야기하면서 각종 포스트주의 선전하던 행태가 생각난다.) 권력에 관심 안 갖고, "늘어난 고무줄 치마로 숄더백 만드는 법" 나누는 것이 페미니즘이 할 일이라는 말씀. 그런 것도 필요하겠지만, 역시 조선일보의 논지는, 그러니 "너희 여성들은 집안으로 들어가라"는 얘기다. 조선일보의 공포가 드러나는데, 그놈들은 여성이 어떤 식으로든 마초들의 배타적인 권력을 조금이라도 나누려고 한다는 데 견딜수 없어 하는 것이다.
(4) 뭐, 얘기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기사. 조선일보 전체가 완전히 여성혐오주의자(
misogynist )라는 걸 고백한다. "감히" 정부 부처에 "여성"부라니!, 뭐 이런 욕지거리.
마지막 사례와 같은 경우에 조선일보는 '여성
가족부'라는 풀네임을 쓰진 않는다. "여성부"라고만 표현한다. 영리하다. 한편으로 이들은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전통에 따라
"어머니(처녀)/창녀" 이분법에 빠져 있는데, 이들이 보기에 "여성가족부"라는 이름은 도저히 자기 머리로는 사고가 불가능한 개념이 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두뇌에서 언어형태로 처리가 되지 않는다. "여성가족부"라는 부처 명이 조선일보 기자들의 골통을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도 짜증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명 자체가 여성문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완전히 왜곡한다는 점에서, 조선일보와는 다른 이유에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조롱조의 기사의 원인이 된 사건이
"연말 회식 후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회식비를 주겠다"는 여성가족부의 ─내가 봐도─황당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벤트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공격한다는 것인데, 거참,참,참,참!
관련해서 여성가족부의 행태를, 마초적이지 않은 시각에서 비판한 기사도 있다. 여성가족부도 조선일보 못지 않게 한가닥 한다. 성매매 문제에 대한 여성가족부와 주류여성운동의 입장이 가진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정말 너무들 하시네.
‘방지’ 안된 여성부 성매매방지 ‘폭탄광고’
튀는 방식 선호 이벤트 번번이 말썽 한편, 조선일보의 이런 패악질은 증상으로서
'여성혐오'(Misogyny)라고 볼 수 있겠다.
여 성운동의 '성주류화전략'에 대한 우익적인, 마초적인 비판인 셈이다. (뭐, '비판'이라기 보다는 거의 정신병이지만.) 이들 사회적 위기에 대해서 여성혐오를 처방으로 제시한다. '여성들이 깝치기 때문에' 사회가 이 모양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자세는 박근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데, 조선일보가 왜 그런지를 최보은
─대선에서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프리미어>편집장─씨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노동자 혐오, 이주노동자 혐오도 곁들여져있고 분리될 수 없다.
놈들이 노리는 효과는 위에 (1)번 기사에 이른바 "네티즌 의견"이라는 댓글로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굳이 찾아가서 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좋다.)
성주류화전략이 여성문제를 해결할수 없어보이지만, 조선일보는 이에 대한 여러가지 비판을 페미니즘 일반에 대한 비방에 활용하는 셈이다. 주류여성운동과 여성가족부와도 논쟁해야할 여성운동의 건강한 내부 토론과 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조선일보는 더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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