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교수의 사건이 참세상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재판부 기록을 보면, 이런 대목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증언을 기반으로 한 것이니까 이 것들도 사실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업 중 학생들의 시위 소리가 귀에 거슬리자 '저런 새끼들이 학생이냐', '저런 놈들을 총으로 쏴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말을 한 점 △수업 중 공공연히 '내가 내년에 학과장이 되면 과내 모든 써클을 없애버리고 학생회도 없애버리겠다'고 말한 점 △학생들에게 '애가 어렸을 때 잠자는데 울길래 패버렸다', '성대 수학과 대학원생들은 쭉정이들이다'고 말한 점 △수학과 동아리 학생들에게 '씨팔놈', '개새끼'라는 욕설을 한 점
그냥, 뭐, 이렇다는 겁니다. 공대에서 학생운동을 했던 저같은 사람 입장에서 이런 교수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선배 과학생회장은 91년 강경대 열사 투쟁 때 수업을 빼는 문제로 학과장면담하다가 재털이가 날아와 크게 위험하기도 했지요. 우리과만 그런것도 아니었죠. 그땐 참, 그런 인간도 덜된 자들이 교수랍시고 선생'질'한다는 게 분노스럽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했습니다. 나이도 들고 공학적 지식이 머리에 있으면 뭐합니까, 인간이 덜 되었는데 말이죠. 김명호 교수도 뭐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던 것같습니다.
이번 판결 자체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사법부의 본질을 또 한번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명호라는 양반도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고.. 그래서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입니다. 말하자면 김명호씨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던 것은 그것이 어느 방향이든 하는 사람인 것같은데(이번 "테러"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총쏴버리고 싶다고 했던 시위대 출신들, 없애버리겠다던 학생회 출신의 진보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다니 말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사법부의 기만적인 작태에는 분노하면서도, 비판하면서도 (더구나 반동적인 사법부가 저런 증언들을 판결문에 인용한다는 것자체가 역겨운 일입니다. 이런 걸 증거로 제출한 삼성재단이 지배하는 성균관대 역시 그렇죠. 그들도 학생회 없애버리겠다는 데에는 동감하면서도 이런 걸 증거라고 내다니, 구역질 나옵니다. ) 김명호씨를 그냥 옹호하는데 까지 가기엔 씁쓸한 느낌.
개인적 성향이나 성격, 인격을 말하면서 사회적 문제의 끝을 둔화시키는 행위는 독재자나 살인자를 두고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김명호씨가 성격이 좋은 사람이던 아닌 사람이던 사회적 문제의 모서리에 서있고 그가 들추어낸 문제의 본질로 접근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문제의 해결점 또한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해 버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을 항상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심한'님, 그래서 사법부를 비판하는 것과 (수학문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행위자체를 넘어서) 김명호씨를 옹호하는 문제는 분리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거죠.
애초 해직사유가 된 정당한 문제지적을 넘어서 다른 행동들이나, 특히 사람에게 석궁을 쏜 행위까지 옹호할 수는 없을 것같군요.
그래서 저는 '김명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과 행위들을 말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한심한'님과 서로 다른 쟁점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
시험문제를 지적한 행위의 정당성과 그에 대한 사법부와 대학당국의 행위의 문제가 쟁점이지 '김명호'를 말할 필요는 없겠죠. 그런 우리의 문제제기는 '김명호' 옹호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해야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자칫 그렇게 되기에는, 이번 석궁 사건을 포함한 김명호씨의 행적들을 김명호라는 인격으로 옹호하는 데는 쟁점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 판결 자체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사법부의 본질을 또 한번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기만적인 작태'라는 문장과 구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 쓰기 쉬운 말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어떤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정관에 규정한 재임용기준 조항인 '교육관계법령의 준수 및 기타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 등의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라는 기준에 비추어 재단측의 처분이 적절한지 여부를 법원이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라는 측면 등에서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하는 것이 상당한지를 판단하면 됩니다(이를 두고 교육자적 자질을 법원이 무슨 자격으로 판단하느냐는 누리꾼들도 있던데 이는 논의의 시작을 할 수 없는 정도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님이 인용하신 내용도 나오고, 출근을 일주일에 2-4차례만 하고, 7-9교시 수업만 하고, 자신의 수업이 폐강될 것 같자 이재0이라는 제자에게 학생유치를 부탁하면서 수강신청만 하면 그냥 B이상의 학점을 주겠다고 하고 실제로 A+의 학점을 주고 학점 산정에 있어 수차례 학교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1년에 한번있는 교수회의도 한번도 나오지 않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그와 같은 사실관계 인정을 위해 실제로 제자였던 학생들이 증인으로 나와서 당시의 상황들을 증언한 것들을 자료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판결에 대해 어떤 비판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요?
먼저 사실관계인정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하려면, 소송자료를 관찰하고 그 신빙성판단등에 있어서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해야 겠지요..
둘째로 사실관계인정을 한 후 위 정관내용(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부분)의 판단에 포섭시키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고, 그 정도는 품위를 상실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을 해야겠지요..
셋째로 비록 사실관계 인정이나 교원품위유지 부분에 대한 판단은 옳더라도 다른 상황에 비추어 보면(학문적 업적) 재임용 거부는 너무한 것이라는 근거에서 결론을 비판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왜 지금의 누리꾼들이나 님은 그런 비판보다는 그냥 사법부는 구조적으로 썩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법부에서 하는 판결 자체를 비판할까요..
그것이 가장 쉽기 때문입니다. 판단을 하면서 그 근거에 대해서 찾지 않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선입관에 비추어 그냥 어느 쪽에 줄을 서는 것이지요..
죄송하지만 제가 김명호씨 사건 판결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지적하는 수고를 할 만큼 관심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학자의 양심에 따른 문제제기를 학교 당국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해직하는 학교 당국이나, 이에 대한 판결을 (아마도 권력-자본이 연결된 관계망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수행한 법원이 문제가 있다는 대중적 관념에 의미가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김명호씨라는 인격에 대한 옹호의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지적할 뿐이죠. 뭐,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라고 하시면 그리 틀린 말씀도 아니죠.(그러니 대중 이데올로기지, 달리 '대중' 이데올로기이겠습니까.)
그러나 한가지 더 생각해본다면, 자본주의 국가의 국가장치로서 법원은 언제나 '정치적인 판결'을 해왔습니다. 새삼스럽지도 않죠.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살의를 불러올만큼이나, 학문적으로 명확한 판단을 거스를 정도로 억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서 '공정한 법'의 이념이 현실에 가능하며 그것을 실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로 적합하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대중에게 그것은 '자명한 이데올로기'이기도 하고 지배이데올로기인만큼 피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이도 하지요.
오히려 이것이 자본주의 국가 하에서 법원의 고유한 기능이라는 점, 법 이데올로기가 모순에 봉착하는 상황을 우리가 인식하는 계기로 삼는 게 '남는 장사'일 겁니다. 그 모순들이 사고를 가는하게 할 테니까요. (이 사건에 대해서 gutty 님과는 다소 다른 쟁점에 관심이 있는 것같아서 죄송하군요.)
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저는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이야기만을 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비합리적이고 근거없는 자의적인 이야기로 보이는 점을 지적했는데 삶을 사는 전제가 다른 분이시군요. 사용하는 논리와 단어의 정도가 궤변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그래서 왜? 라고 하신다면 저도 소통에 관심없이 계속 판결하면 되겠군요. 더이상 관심없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있는 측면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궤변'으로 들린다니 할말없군요. 제가 이 사건에 관심있는 쟁점은 쓰신 내용 중에 나오는 것처럼 '대중이 왜 분노하는가'와 함께, (분노하는 이유 역시 쓰신 내용에 나오는 것들과 같은 것이고, 따라서 동의하든 않든 '이해할만한' 것이라면) 대중의 분노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에 있습니다.
따라서 제 관심은 '판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이 이를 수용, 이해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에 관심있지는 않다고 말하는 것이죠. 그 대중이데올로기가 "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아닙니까?
그렇다면 합리적이지도 근거있어보이지도 않는데 대중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가 문제겠죠. 그것을 '기존의 감정, 선입관'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잘 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런 감정, 선입관이 어떤 근거를 가지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한 일로 보입니다. (gutty님과 관심영역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러한 부분입니다.) 왜 대중은 그렇게 생각하는가, 혹은 그 대중의 사고 속에 어떤 모순이 작동하고 있는가.(따라서 그것이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이 과정에서 김명호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옹호하기 힘든 것아니냐는 (처음 포스팅을 시작한) 이야기는 좀 다른 쟁점이었습니다. 여튼, 다시 여기들어와서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남의 블로그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익명으로 '궤변'운운하시는 것을 보는 일이 유쾌하지는 않군요.
(다만 '판결자체의 심각한 문제'라는 등의 표현이 '근거없는 것'으로 보였다면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건 판결의 정치적 맥락에서 강내희 교수의 지적과 같은 취지로 말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판결'의 논리적 정합성에 대한 지적, 그에 대한 쟁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다소 오버한 표현이군요. 그러나 이미 말한 것처럼 판결의 논리적 정합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현재 김명호 사건을 두고 좋은 김명호와 나쁜 김명호를 구분할 수는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대중이데올로기와 사법부가 충돌하고 있는 현 정세의 핵심은 권력층의 종이 되길 바라는 사법부의 노골적인 행태가 너무 적나라하다는 것에 대한 대중적 분노라고 생각되거든요. 참세상이든 진보적 교수 개인이든 진보적 담론과 실천을 구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김명호 정세를 봐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인격자 김명호를 지칭하며 그의 과거 행적을 되집어 보는 것은 그를 인격파탄자로 몰아가려는 부르주아적 태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가 교수일때 보여준 꼴통교수의 진부하고 전형적인 반동의 모습을 옹호할 필요는 없겠으나 현재 그는 부르주아 조직에서 도태되어 철저히 낙인 찍히고 쫒겨난 소시민일 뿐입니다. 거대한 부르주아 관력의 장벽에 도전하여 몸부림치고 최후의 발악을 하는 피지배계급의 모습이 김명호로 부터 겹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진보적인 개인이나 단체들이 그가 과거에 보여주었던 모습때문에, 우리가 학생시절에 싸우고 물론 지금도 싸우는 부르주아 교수 집단으로 빗대어 그를 비난한다면 적어도 이시기에는 전형적인 양비론으로 보입니다. '당신이 비록 부르주아지와 싸우지만 과거의 행적으로 볼 때 당해도 싸' 어렇게 말해선 안 됩니다. 과거를 덮어주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투쟁을 지지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 싸움의 본질이 우리가 원하는 바와 약간 다르더라도 그렇습니다. 노동자들도 투쟁하면서 수도 없이 배신하고 지도부들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특정 정세에서 양비론은 물타기이며 심지어는 더 큰 배신으로 귀결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철쭉님이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만. 기존의 철쭉님의 태도에서 보면 많이 후퇴한 발언입니다. 거기에는 과거 학생운동시절의 복수심이 곁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심한 말인가요.
EM/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너희와 우리가 바라보는 '선생으로서의 자질'이라는 표현으로 언급하는 것이 더 명확하네요. ^^;
Untitled/ 고맙습니다. 언급하신 기사의 링크는 여기
관련해서 [데일리포스트]판사 피습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을 촉구함.이라는 글도 볼만하군요. 결국, 사람이 그렇게까지 저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또 사람들이 공감하는데는) 이야기인데, 그걸 외면하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파란장미/ 말씀 전반적으로 동의. 사실, 이 '정세'에 걸맞는 개입-실천의 지점은 말씀하신 것처럼 사법부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대한 대중의 분노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쓴 포스트는 전혀 '정세적'이지는 않다는 점 인정합니다.(그냥 섣부르게 썼다는 점에서 다소 반성도 ─_─;;)
다만 "씁쓸"한 소회와 함께, 정세에는 걸맞지 않는다고 해도 그 정세에 과잉결정되지만은 않는 측면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게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김명호'라는 인격자가 어떠니 하는 것은 현재의 쟁점으로는 부적절한데, 그래서 우리의 대응도 '사건'을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것이구요.물론 그것을 지금 굳이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만, 부르조아들이 개인의 '인격파탄',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때, 그때의 대응을 위해서라도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건 자체'가 쟁점이라는 태도는 견지할 필요가 있겠죠.
다만 석궁"테러"(사적인 대항폭력)에 대해서는 (이 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당장 그리 '정세적'이지는 않을 수있겠지만) 우리들은 달리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같습니다. 발언하고 대응하면서도 머리 한 구석에 염두는 해두어야할 사항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과거 학생운동 때의 공대 교수들에 대한 정념도 영향을 주었을 텐데, 지적 감사 ^^;;)
겨울철쭉님과 한심한 님의 관점이 결국 같다고 느끼는 건 저뿐인가요? 사실, 여기저기서 '그사람이 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기고들이 쏟아지는 것 같은데 이곳 활동가들이 동참하자는 대목은 (철쭉님의 생각과 똑같이)그런 기고자들의 입장과 구별됨을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철쭉님의 생각은, 과녁이'사법부와 대학당국의 행위'에 있음을 확실히 해야한다는 건데, 이곳 분들이 하려는 '김명호 구호'운동이 그와 다른 쪽에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결국 오해의 근원은 이겁니다 '김명호 구호'라는 외피. 명목만을 보면 본질을 잘못 짚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죠. 하지만 우리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무형의 것. 스스로의 실존과 유지를 위해서는 그것이 신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신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김명호 복직'이라고 생각하구요.
지금 이 상황에서 김명호 교수의 인격적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과거 운동권에 적대적이었으니까 반감이 든다는 개인적 감정인 것은 알겠지만 그런 발언은 평소 조그만 사건에도 정세적 의의를 부여하는 님의 태도와는 달라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군요. 그건 또 이번 사건을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이 응축된 것(대학 입시 문제, 학연 문제, 사법부와 재벌의 유착 문제, 언론의 문제 등등)으로 보기 보다는 단순히 일 개인의 문제로 보는 님의 생각을 징후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 하군요. 저도 사회적 마인드 안 된 공대 교수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상식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좌파는 당장 정세와 무관한 이런 문제를 신경 쓸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진/저는 '김명호 복직'으로 무언가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김명호씨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복직여부를 떠나서 사건들이 제기하는 쟁점이 대중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더 중요하겠죠. 사법부에 대한 분노가 터져나왔을 때, 그것은 김명호씨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는 '억압받았던 적이 있는' 자신에 대한 지지라는 점에서, 대중들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명호라는 개인의 복직 문제에 오히려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교수노조의 경우에는) "교수노조식 경제주의"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과객/ 글쎄요, 저는 김명호 교수같은 양반이 억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격적인 결함을 지적하면 안될 정도로 그의 인격이라는 문제가 이 사안의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대중들은 오히려 그걸 혼동하지는 않는데, 김명호의 인격에는 별 관심들이 없습니다. 그냥 사법부가 썩었다는 것이죠.
제가 누차 이야기하는 것도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바에야 쟁점은 김명호 개인을 옹호하거나 혹은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드러낸 쟁점에 집중 해야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사법부의 문제, 대학의 재임용제도를 이용한 횡포의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김명호라는 사람 자체를 옹호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느낌에서 처음 포스트를 작성한 것이죠. 이번 사건을 '일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오히려 제가 아니라 다른 몇몇분들 같군요.
여튼, 김명호씨를 인격, 사적폭력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쟁점에서 옹호해야하는 씀쓸함(그래서 '아이러니'라고 한 것이죠)에서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무의식의 '징후'까지 읽으셨다니, 제가 자기 분석을 더 해야할 일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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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떠나서, 왜 유독 이 포스트에만 댓글들이 달리는지 신기하고 흥미롭기도 하군요. 정작 제가 토론하고 싶은 쟁점들에는 댓글 거의없는 썰렁 블로그인데 말이죠, 이건 또 무슨 징후일까. ㅎ
댓글을 빨리 다셨군요.
물론 대중들은 여러 이유에서 김명호 교수의 '인격'보다는 그의 '고통'과 사법부의 편파성에 분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론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 언론은 그의 '교육자적 자질'을 문제삼고 있는데, 이를 그의 인격과 관련시켜 언급하고 있지요. 님이 바로 그와 유사한 류의 지적을 하고 있기에 저는 그 문제를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사건'을 중심으로 보자고 하셨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가령, 정세적 맥락 속에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미가 그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님의 글에는 이번 사건의 정세적 의의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복직 투쟁에서 '경제주의'를 읽어내는 님의 정세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정세적 의의가 별로 없는 사건으로 이미 예단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저는 님의 이런 태도를 "당장 정세와 무관한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좌파의 태도로 말한 것이고요. 각설하고 저는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인가와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건 수구 세력이 아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이고 그런 점에서 여론에서 강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겠고요. 좌파 역시 이런 점에서 '당파성'에 치우친 정세 개입이 아니라 상식을 지킨다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보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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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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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성향이나 성격, 인격을 말하면서 사회적 문제의 끝을 둔화시키는 행위는 독재자나 살인자를 두고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김명호씨가 성격이 좋은 사람이던 아닌 사람이던 사회적 문제의 모서리에 서있고 그가 들추어낸 문제의 본질로 접근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문제의 해결점 또한 개인의 능력으로 치부해 버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을 항상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부가 정보
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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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님, 그래서 사법부를 비판하는 것과 (수학문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행위자체를 넘어서) 김명호씨를 옹호하는 문제는 분리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거죠.애초 해직사유가 된 정당한 문제지적을 넘어서 다른 행동들이나, 특히 사람에게 석궁을 쏜 행위까지 옹호할 수는 없을 것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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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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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전두환이를 말할때 의리있는 인간이란 다른 면이 필요 없듯이, 지금 김명호를 말할때 한때 되먹지 못한 놈이었다는 말이 필요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부가 정보
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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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김명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과 행위들을 말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한심한'님과 서로 다른 쟁점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네요.시험문제를 지적한 행위의 정당성과 그에 대한 사법부와 대학당국의 행위의 문제가 쟁점이지 '김명호'를 말할 필요는 없겠죠. 그런 우리의 문제제기는 '김명호' 옹호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별해야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자칫 그렇게 되기에는, 이번 석궁 사건을 포함한 김명호씨의 행적들을 김명호라는 인격으로 옹호하는 데는 쟁점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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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 자체는 심각한 문제가 있고 사법부의 본질을 또 한번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기만적인 작태'라는 문장과 구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참 쓰기 쉬운 말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어떤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정관에 규정한 재임용기준 조항인 '교육관계법령의 준수 및 기타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 등의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라는 기준에 비추어 재단측의 처분이 적절한지 여부를 법원이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라는 측면 등에서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하는 것이 상당한지를 판단하면 됩니다(이를 두고 교육자적 자질을 법원이 무슨 자격으로 판단하느냐는 누리꾼들도 있던데 이는 논의의 시작을 할 수 없는 정도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님이 인용하신 내용도 나오고, 출근을 일주일에 2-4차례만 하고, 7-9교시 수업만 하고, 자신의 수업이 폐강될 것 같자 이재0이라는 제자에게 학생유치를 부탁하면서 수강신청만 하면 그냥 B이상의 학점을 주겠다고 하고 실제로 A+의 학점을 주고 학점 산정에 있어 수차례 학교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1년에 한번있는 교수회의도 한번도 나오지 않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그와 같은 사실관계 인정을 위해 실제로 제자였던 학생들이 증인으로 나와서 당시의 상황들을 증언한 것들을 자료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판결에 대해 어떤 비판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요?
먼저 사실관계인정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하려면, 소송자료를 관찰하고 그 신빙성판단등에 있어서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해야 겠지요..
둘째로 사실관계인정을 한 후 위 정관내용(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부분)의 판단에 포섭시키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고, 그 정도는 품위를 상실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을 해야겠지요..
셋째로 비록 사실관계 인정이나 교원품위유지 부분에 대한 판단은 옳더라도 다른 상황에 비추어 보면(학문적 업적) 재임용 거부는 너무한 것이라는 근거에서 결론을 비판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왜 지금의 누리꾼들이나 님은 그런 비판보다는 그냥 사법부는 구조적으로 썩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등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법부에서 하는 판결 자체를 비판할까요..
그것이 가장 쉽기 때문입니다. 판단을 하면서 그 근거에 대해서 찾지 않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선입관에 비추어 그냥 어느 쪽에 줄을 서는 것이지요..
과연 이것이 건전한 비판인가요? 판결자체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나요? 지적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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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제가 김명호씨 사건 판결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지적하는 수고를 할 만큼 관심있지는 않습니다.다만 저는 학자의 양심에 따른 문제제기를 학교 당국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해직하는 학교 당국이나, 이에 대한 판결을 (아마도 권력-자본이 연결된 관계망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수행한 법원이 문제가 있다는 대중적 관념에 의미가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김명호씨라는 인격에 대한 옹호의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지적할 뿐이죠. 뭐,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라고 하시면 그리 틀린 말씀도 아니죠.(그러니 대중 이데올로기지, 달리 '대중' 이데올로기이겠습니까.)
그러나 한가지 더 생각해본다면, 자본주의 국가의 국가장치로서 법원은 언제나 '정치적인 판결'을 해왔습니다. 새삼스럽지도 않죠.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살의를 불러올만큼이나, 학문적으로 명확한 판단을 거스를 정도로 억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서 '공정한 법'의 이념이 현실에 가능하며 그것을 실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로 적합하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대중에게 그것은 '자명한 이데올로기'이기도 하고 지배이데올로기인만큼 피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이도 하지요.
오히려 이것이 자본주의 국가 하에서 법원의 고유한 기능이라는 점, 법 이데올로기가 모순에 봉착하는 상황을 우리가 인식하는 계기로 삼는 게 '남는 장사'일 겁니다. 그 모순들이 사고를 가는하게 할 테니까요. (이 사건에 대해서 gutty 님과는 다소 다른 쟁점에 관심이 있는 것같아서 죄송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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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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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저는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이야기만을 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비합리적이고 근거없는 자의적인 이야기로 보이는 점을 지적했는데 삶을 사는 전제가 다른 분이시군요. 사용하는 논리와 단어의 정도가 궤변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그래서 왜? 라고 하신다면 저도 소통에 관심없이 계속 판결하면 되겠군요. 더이상 관심없습니다.부가 정보
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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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있는 측면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궤변'으로 들린다니 할말없군요. 제가 이 사건에 관심있는 쟁점은 쓰신 내용 중에 나오는 것처럼 '대중이 왜 분노하는가'와 함께, (분노하는 이유 역시 쓰신 내용에 나오는 것들과 같은 것이고, 따라서 동의하든 않든 '이해할만한' 것이라면) 대중의 분노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에 있습니다.따라서 제 관심은 '판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이 이를 수용, 이해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에 관심있지는 않다고 말하는 것이죠. 그 대중이데올로기가 "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아닙니까?
그렇다면 합리적이지도 근거있어보이지도 않는데 대중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가 문제겠죠. 그것을 '기존의 감정, 선입관'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잘 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런 감정, 선입관이 어떤 근거를 가지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한 일로 보입니다. (gutty님과 관심영역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러한 부분입니다.) 왜 대중은 그렇게 생각하는가, 혹은 그 대중의 사고 속에 어떤 모순이 작동하고 있는가.(따라서 그것이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이 과정에서 김명호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옹호하기 힘든 것아니냐는 (처음 포스팅을 시작한) 이야기는 좀 다른 쟁점이었습니다. 여튼, 다시 여기들어와서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남의 블로그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익명으로 '궤변'운운하시는 것을 보는 일이 유쾌하지는 않군요.
(다만 '판결자체의 심각한 문제'라는 등의 표현이 '근거없는 것'으로 보였다면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건 판결의 정치적 맥락에서 강내희 교수의 지적과 같은 취지로 말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판결'의 논리적 정합성에 대한 지적, 그에 대한 쟁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다소 오버한 표현이군요. 그러나 이미 말한 것처럼 판결의 논리적 정합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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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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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판결문에는 큰 문제가 있는데 잘 알아보시지 않고 너무 들이대시는 것 같네요. 프레시안의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조하세요."교육자 자질? '후임 학과장' 추천도 받아"
[논란] 김명호 전 교수 재임용 탈락 사유 정당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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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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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김명호 사건을 두고 좋은 김명호와 나쁜 김명호를 구분할 수는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대중이데올로기와 사법부가 충돌하고 있는 현 정세의 핵심은 권력층의 종이 되길 바라는 사법부의 노골적인 행태가 너무 적나라하다는 것에 대한 대중적 분노라고 생각되거든요. 참세상이든 진보적 교수 개인이든 진보적 담론과 실천을 구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김명호 정세를 봐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인격자 김명호를 지칭하며 그의 과거 행적을 되집어 보는 것은 그를 인격파탄자로 몰아가려는 부르주아적 태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가 교수일때 보여준 꼴통교수의 진부하고 전형적인 반동의 모습을 옹호할 필요는 없겠으나 현재 그는 부르주아 조직에서 도태되어 철저히 낙인 찍히고 쫒겨난 소시민일 뿐입니다. 거대한 부르주아 관력의 장벽에 도전하여 몸부림치고 최후의 발악을 하는 피지배계급의 모습이 김명호로 부터 겹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진보적인 개인이나 단체들이 그가 과거에 보여주었던 모습때문에, 우리가 학생시절에 싸우고 물론 지금도 싸우는 부르주아 교수 집단으로 빗대어 그를 비난한다면 적어도 이시기에는 전형적인 양비론으로 보입니다. '당신이 비록 부르주아지와 싸우지만 과거의 행적으로 볼 때 당해도 싸' 어렇게 말해선 안 됩니다. 과거를 덮어주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투쟁을 지지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 싸움의 본질이 우리가 원하는 바와 약간 다르더라도 그렇습니다. 노동자들도 투쟁하면서 수도 없이 배신하고 지도부들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특정 정세에서 양비론은 물타기이며 심지어는 더 큰 배신으로 귀결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철쭉님이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만. 기존의 철쭉님의 태도에서 보면 많이 후퇴한 발언입니다. 거기에는 과거 학생운동시절의 복수심이 곁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심한 말인가요.부가 정보
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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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너희와 우리가 바라보는 '선생으로서의 자질'이라는 표현으로 언급하는 것이 더 명확하네요. ^^;Untitled/ 고맙습니다. 언급하신 기사의 링크는 여기
관련해서 [데일리포스트]판사 피습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을 촉구함.이라는 글도 볼만하군요. 결국, 사람이 그렇게까지 저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또 사람들이 공감하는데는) 이야기인데, 그걸 외면하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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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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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장미/ 말씀 전반적으로 동의. 사실, 이 '정세'에 걸맞는 개입-실천의 지점은 말씀하신 것처럼 사법부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대한 대중의 분노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쓴 포스트는 전혀 '정세적'이지는 않다는 점 인정합니다.(그냥 섣부르게 썼다는 점에서 다소 반성도 ─_─;;)다만 "씁쓸"한 소회와 함께, 정세에는 걸맞지 않는다고 해도 그 정세에 과잉결정되지만은 않는 측면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게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김명호'라는 인격자가 어떠니 하는 것은 현재의 쟁점으로는 부적절한데, 그래서 우리의 대응도 '사건'을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것이구요.물론 그것을 지금 굳이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만, 부르조아들이 개인의 '인격파탄',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때, 그때의 대응을 위해서라도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건 자체'가 쟁점이라는 태도는 견지할 필요가 있겠죠.
다만 석궁"테러"(사적인 대항폭력)에 대해서는 (이 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당장 그리 '정세적'이지는 않을 수있겠지만) 우리들은 달리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같습니다. 발언하고 대응하면서도 머리 한 구석에 염두는 해두어야할 사항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과거 학생운동 때의 공대 교수들에 대한 정념도 영향을 주었을 텐데, 지적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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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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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지금 다시보니 겨울철쭉님께서 제 댓글에 답변도 해주셨네요.. 아까 어찌어찌하다가 수정을 좀 하려다가 잘못해서 삭제를 했는데... 암튼 정말 죄송합니다 ^^;;;음.. 대신 겨울철쭉님 글에 이어서, 다른 얘길 좀더 써보려고 했는데...
좀 길어질 것 같네요. 트랙백을 걸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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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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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쭉님과 한심한 님의 관점이 결국 같다고 느끼는 건 저뿐인가요? 사실, 여기저기서 '그사람이 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기고들이 쏟아지는 것 같은데 이곳 활동가들이 동참하자는 대목은 (철쭉님의 생각과 똑같이)그런 기고자들의 입장과 구별됨을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철쭉님의 생각은, 과녁이'사법부와 대학당국의 행위'에 있음을 확실히 해야한다는 건데, 이곳 분들이 하려는 '김명호 구호'운동이 그와 다른 쪽에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결국 오해의 근원은 이겁니다 '김명호 구호'라는 외피. 명목만을 보면 본질을 잘못 짚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죠. 하지만 우리가 진짜 얻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무형의 것. 스스로의 실존과 유지를 위해서는 그것이 신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신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김명호 복직'이라고 생각하구요.부가 정보
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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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상황에서 김명호 교수의 인격적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과거 운동권에 적대적이었으니까 반감이 든다는 개인적 감정인 것은 알겠지만 그런 발언은 평소 조그만 사건에도 정세적 의의를 부여하는 님의 태도와는 달라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군요. 그건 또 이번 사건을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이 응축된 것(대학 입시 문제, 학연 문제, 사법부와 재벌의 유착 문제, 언론의 문제 등등)으로 보기 보다는 단순히 일 개인의 문제로 보는 님의 생각을 징후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 하군요. 저도 사회적 마인드 안 된 공대 교수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상식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좌파는 당장 정세와 무관한 이런 문제를 신경 쓸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부가 정보
겨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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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저는 '김명호 복직'으로 무언가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김명호씨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복직여부를 떠나서 사건들이 제기하는 쟁점이 대중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더 중요하겠죠. 사법부에 대한 분노가 터져나왔을 때, 그것은 김명호씨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는 '억압받았던 적이 있는' 자신에 대한 지지라는 점에서, 대중들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김명호라는 개인의 복직 문제에 오히려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교수노조의 경우에는) "교수노조식 경제주의"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과객/ 글쎄요, 저는 김명호 교수같은 양반이 억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격적인 결함을 지적하면 안될 정도로 그의 인격이라는 문제가 이 사안의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대중들은 오히려 그걸 혼동하지는 않는데, 김명호의 인격에는 별 관심들이 없습니다. 그냥 사법부가 썩었다는 것이죠.
제가 누차 이야기하는 것도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바에야 쟁점은 김명호 개인을 옹호하거나 혹은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드러낸 쟁점에 집중 해야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사법부의 문제, 대학의 재임용제도를 이용한 횡포의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김명호라는 사람 자체를 옹호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느낌에서 처음 포스트를 작성한 것이죠. 이번 사건을 '일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오히려 제가 아니라 다른 몇몇분들 같군요.
여튼, 김명호씨를 인격, 사적폭력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쟁점에서 옹호해야하는 씀쓸함(그래서 '아이러니'라고 한 것이죠)에서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무의식의 '징후'까지 읽으셨다니, 제가 자기 분석을 더 해야할 일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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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떠나서, 왜 유독 이 포스트에만 댓글들이 달리는지 신기하고 흥미롭기도 하군요. 정작 제가 토론하고 싶은 쟁점들에는 댓글 거의없는 썰렁 블로그인데 말이죠, 이건 또 무슨 징후일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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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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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빨리 다셨군요.물론 대중들은 여러 이유에서 김명호 교수의 '인격'보다는 그의 '고통'과 사법부의 편파성에 분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언론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 언론은 그의 '교육자적 자질'을 문제삼고 있는데, 이를 그의 인격과 관련시켜 언급하고 있지요. 님이 바로 그와 유사한 류의 지적을 하고 있기에 저는 그 문제를 지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사건'을 중심으로 보자고 하셨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가령, 정세적 맥락 속에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미가 그 하나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님의 글에는 이번 사건의 정세적 의의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복직 투쟁에서 '경제주의'를 읽어내는 님의 정세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정세적 의의가 별로 없는 사건으로 이미 예단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저는 님의 이런 태도를 "당장 정세와 무관한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좌파의 태도로 말한 것이고요. 각설하고 저는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인가와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건 수구 세력이 아니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이고 그런 점에서 여론에서 강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겠고요. 좌파 역시 이런 점에서 '당파성'에 치우친 정세 개입이 아니라 상식을 지킨다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보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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