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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3
    09년크리스마스-국도 5번을 타고 철원을 가다
    장작불-1
  2. 2010/05/07
    블루베리, 새생명을 보면서 생겨난 부끄러움.
    장작불-1
  3. 2010/05/04
    다시 달리고, 다시 쓰다.
    장작불-1

09년크리스마스-국도 5번을 타고 철원을 가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너무'  추웠다는 것이다.

토시를 끼고 달리지 않았다면, 아마 손가락이 다 얼었을 것이다.

철원 지나면서, 다행히, 손난로를 생각할 수 있어서 조금은 덜 춥게 왔다.

 

5번 국도, 기억삼아, 기록해둔다.

 

부산 14번 국도에서 출발, 창원 진영을 지나, 79번 국도를 갈아타서 창녕군에서 5번 국도를 타고 갔다.

창녕에서부터 대구 달성을 지나, 칠곡, 군위, 의성, 안동에 도착하여,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잤다.

대략, 5시간 이상 걸렸다. 구리스마스 이브 이브 저녁 8시경에 출발하여, 이브날 새벽 2시 정도 안동에 도착했으니...

 

아침 9시 경, 안동에서 출발하여, 경북 영주를 지나 충북 단양, 제천, 강원도 원주에 도착했다. 대강 시간이 오후 1시였으니, 4시간 정도.

 

원주에 도착하니, 국도 5번 종점인 화천이 다 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그것은 단지 내 느낌이었을 뿐.

 

강원도 원주에서 횡성, 홍천, 춘천, 화천까지... 또 3시간 정도 걸려 오후 5시, 이제 해도 넘어가 어둠이 가라앉을 때였다. 계속 가다보니 군부대만 주구창창 나왔고, 민통선이 나왔다.

 

보초서던 군인들이 '조금만 늦었다면 못 들어갈 뻔했다'고 야그를 해 주면서 조심조심 가라고 했다. 길이 온통 얼어서 오토바이 미끄러지기 딱 알맞다고... 아니나 다를가, 슈유융 미끄러져서 다칠 뻔했으나, 용케 오토바이 외관만 슬쩍 긁혔다.

 

5번 국도의 끝입니다 라는 표지는 끝내 확인하지 못하고,,,날은 벌써 어두워지고, 목적지인 1번 국도의 끝인 파주는 이미 포기한 채. 발가락과 손가락이 얼어서 운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던 차에 무사히 '철원'에 밤 9시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철원하고 서울하고 그리 가까운지 나는 처음 알았다)

 

구리스마스 이브라고, 캐롤송이 울려퍼지는데 순간적으로 어찌 그리 마음이 외롭던지...

 

우쨌든 찜질방에서 하룻밤 자고 (조금만 더 갔더라면 포천에 아주 좋은 찜질방이 있었는데, 약간 후줄근한 찜질방에서 잤다) 오도방구 시동을 걸려는데 날이 너무 추운 나머지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 날씨는 영화 무려 20도까지 내려갔다니깐...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던 오도방구로서는 이게 무슨 일인감 할 만 하였다... 어렵게 어렵게 시동을 걸고, 파주로 가려니깐 도로가 얼어붙어서 거북이 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큰 도로는 눈을 치웠기에 갈만했지만.

 

그래서 계획을 포기하고, 3번 국도를 타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포천에서 3번으로 갈아탔는데, 동두천과 의정부, 서울의 동부쪽을 통과하면서 성남으로 나갔다. 가다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기도 했는데, 뭐... 걸리면 부산에서 왔다고 하지,,, 라고 생각하면서 배째고 달렸다.

 

성남을 지나 광주에 도착하자 비로소 길이 낯이 익었다. 예전에 광주에서 일할 때, 이 길을 많이 다녔으니깐.... 광주와 이천을 지나, 충북 충주시와 문경시, 그리고 다시 상주에 도착한 시간이 밤 8시.

 

찜질방에서 하룻밤 더 잤다가, 상주에서부터 3번은 김천과 거창으로 빠지기에, 상주에서 25번으로 갈아타서 구미와 칠곡, 대구, 경산, 청도, 밀양으로 빠져 달렸다. 앞서 5번이 대구의 좌측을 통과한다면, 25번은 대구의 우측을 통과하였다.

 

달리고 달려, 창원 진영에 도착, 14번 국도를 타고 부산 집으로 오니, 26일 오후 2시 정도 된 것 같았다.

 

그렇게 09년 구리스마스는 오도방구만 약 30시간을 탔었다...

 

이 사진은 부산에 막 도착했을 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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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새생명을 보면서 생겨난 부끄러움.

우리 집 마당에는 블루베리 한 그루가 화분에 심겨져 있다. 이전에 귀농카페였던 곧은터 정모에 갔을 때, 추첨으로 받은 것이다.

 

처음, 가져왔을 때는 물도 주고 신경도 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졌고, 겨울을 맞이했다.

 

지난 겨울 내내 블루베리가 있는 화분을 간혹 보긴 했으나, 죽었나 살았나... 뭐 이런 관심을 딱히 가지지 않았다. 한 번씩 쳐다보면서, '살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야 있긴 했으나, 말 그대로 바람이었고, 앙상하고 말라비틀어지는 가지를 보면서 '얘가 죽었나 보구나'...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했으니깐...

 

그런데, 엊그제.

 

아침에 바쁘게 나가다가 죽었다고 생각한 가지에 푸르른 잎이 무성한 것을 발견했다.

 

기분이 좋았다. 기뻤다. '이야... 이 눔이 살긴 살았네... 다행이다.. 주인 잘못 만나서 죽은 줄 알았는데...' 하지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내가 이렇게 마냥 기뻐할 수 있나? 기뻐할 자격이 있는건가? 이번 겨울 내내 무관심으로 방치해두었는데, 이렇게 기뻐하는 것이, 너무 염치없는 일 아닌가?

 

맞다. 나는 기뻐할 자격이 없다. 블루베리가 새생명을 틔우기 위해 내가 한 일이 전혀 없음으로... 그러고 보니, 부끄러웠다.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터자에게 한 것 만큼 타자에게 기대하고 바라자. 내가 타자를 위해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면,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며, 부끄러운 일이라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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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리고, 다시 쓰다.

거의 1년 만에 달리기를 다시 시작한 것 같다.

 

중간에 간헐적으로 뛰곤 했으나, 지난날 1주일에 4-5회씩 매번 10킬로 정도 뛴 것을 생각하면, 뛰었다고 말하기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창피하다.

 

그리고 그 동안 내팽겨쳐두었던 블로그도 다시 들어와서 조금씩 다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고, 쌓아올리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구나.

 

땀으로 범벅된 몸을 씻고, 블로그 관리를 조금 하고, 이렇게 글을 써 본다.

 

오늘 약 7킬로 뛰었는데도 시간은 50분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내 삶의 건강성과 자기주도성의 척도라 할 수 있는 '달리기'  매일은 아니더라도 1주일에 최소 3회는 뛰고자 한다. 그리할 때, 이 블로그도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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