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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사람, 사랑...

계획대로 되는경우는 많지않은것 같다.
훌훌넘기고 다른길을 찾아가고 싶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다.
새로온 사람들이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요청하는것을 거부할수가없다.
내가 하고싶은일보다는 세상에 필요한일을 하고있다라고 위안을 삼는다.
근데 진짜로 그럴까?ㅜㅜ;;

하고싶은일을 하는사람보다
필요한일을 하는사람이 되자.
가슴떨리고 즐거운 때는 잠깐이고,
필요한 시간은 늘 지리하고 괴로운법이다.

지리하고 괴로운 시간을 이겨내는 길은
함께하는 동료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무엇일까?
고린도서에서 말하는것이 가장 와닿는다.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보고 기뻐하지 아니하고
진리를 보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것을 덮어주고
모든것을 믿고
모든것을 바라고
모든것을 견디어 냅니다."
* 고린도전서 13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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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이 지역에서 부추를 많이 심는다고 한다.
그냥 부추가 아니라 영양부추라는데 노지에서도 심지만 주로 하우스에서 많이 심어기른다. 보통부추보다 좀 작고해서 요즘 샐러드 같은데 많이 쓰인다고 한다.
심어놓고 좀 자라면 베는게 할머니들의 일이다. 경매장이 일요일에도 해서 토요일만 쉬신다고한다. 하루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깔판에 앉아서 작은 낫으로 부추를 벤다. 한번베고 다시자라면 한반더 베어서 판다고 한다. 그 다음 세번째부터는 약해서 못먹어, 캐엎고 새로 씨를 뿌린다. 하우스인 경우 일년내내 추울때만 좀 쉬고 계속 일이 있다고한다.

부추색은 녹색이다. 정확히 말하면 부추잎의 색이다. 그러고 보면 잎의 색깔은 녹색하나이다.
왜그럴까 생각해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광합성의 중요요소인 엽록소가 녹색이기 때문이다.
반면 꽃은 다양한 색깔이 있다. 아무래도 벌나비를 끌래면 화려하게 보이기도 해야하고, 토양색에 따라 기후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잎의 초록이 먹고사는 생육이라면 꽃은 욕망이요 번식이다..
먹고사는 삶의 고단함같이 잎은 녹색 한가지이지만,
욕망의 표현인 꽃은 그만큼 다양한 색이 있는것 같다.

부추꽃도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산부추꽃은 화려한 붉은보랏빛이고, 시골마을 길녘에서 흔히 볼수잇는 부추(정구지)는 정갈한 흰색꽃이다. 여기서 심는 영양부추꽃색은 보라색이라고 한다.
사실 시골에서 부추는 베어먹을려고 심는것이기 때문에 부추꽃이피면 그집은 게을르다고 욕먹는다고 한다. 당연히 하우스에 공장식으로 심는 부추는 종자용으로 심는것 빼고는 꽃이 필가능성은 없다.

언제 직접찾아가 살펴보고,,, 부추사진도 찍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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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

行旅(행려)

                               박영근

詩(시) 한 편을 쓰기가 이렇게 어렵다
하필이면 너는 백화점 입구에서 쁘렝땅인지
이랜든지 끝물이 된 옷들을 쎄일하고,
네 목에서 울리는 PCS 벨소리가
오래 허공을 떠돌다 돌아와 나를 울린다

어쩌면 쓰다 만 소설처럼 굴러다니던 네 러시아 기행담이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경계가 사라진 백야의 세계와
떠돌이 오퍼상을 유혹하는
무너진 사회주의 뒷골목의 딸라 이야기를 나는 쓰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네가 서 있는 기다림의 밑바닥
다 내려갈 수 없는, 탕진해버린 시간의
무덤 속을 비추고 있는 광고탑의 위용 앞에서
詩(시)란 또 무엇일까
끝없는 행려(行旅)가 있을 뿐 돌아갈 곳이 없다
컨테이너 박스 안을 뒹구는 재고가 된 옷보따리와
그 곁의 새우잠처럼
먹다 남긴 소주병처럼
그 속에서
깨어나지 않는 꿈처럼

 

 

오늘 출근길,, 5시50분쯤.. 지하철 대합실 원탁형의자에 두여성이 자다깬 모습으로 컵라면을 드시고 있습니다.
지하철 놓칠까봐 뛰어가다보면 남성분들 여럿이 새벽부터 막걸리 드시기도 하고 북적였는데,, 오늘은 여성분만 둘이 있네요..
박영근시인은 제가 참 좋아하는시인입니다.
시의 마지막 구절이 자꾸 떠오르네요 '그 속에서 깨어나지 않는 꿈처럼'...

 

쪽방의 한달 월세가 20여만원이라합니다.

고시원도 그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진 않을것이고요..

시골에는 그 정도면 단독집한채를 세내서 살수 있는데 왜 그리 힘들게 살까? 하는 뭣모르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돌아갈 곳이 없는것입니다.

 

"끝없는 행려(行旅)가 있을 뿐 돌아갈 곳이 없다"
                                                  --  박영근 시 '행려' 에서

 

돌아갈곳이 없는것입니다.  핏발같은 경쟁에서 한번 내밀려 밑으로 쳐박으면 그대로 쳐박혀야 할뿐 이제는 돌아갈 고향이 없는것이죠..  그래서 쌍용자동차의 해고노동자들이 수십명이나 자살하고 심장마비로 죽어간지도 모르겠습니다.사실 시골에는 집이 많습니다.  빈집도 많이 있지요.. 그넓은 충청도 괴산,보은 이런곳 인구가 3-4만명입니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같였네"   -- 기형도 시 '빈집' 마지막구절

 

빈집은 사람이 비어있는 집입니다. 사람이 비어있는 집에 사랑이 깃들리 없지요.    사람이 없고 사랑이 없는곳 그곳으로 돌아갈수는 없는것입니다.

 

돌아갈곳을 만들어야 합니다.

빈집에 사람을 채우고 아이들이 동네에서 뛰어놀고

그리하여 사랑과 웃음이 넘쳐나는...

 

40대후반에 돌아가신 윤중호님의 유고시입니다.

녹색평론과도 인연이 있다하시니,  살아계셨다면 이번 녹색당에 함께하셨을수도...

 


가을(미완유고시)

                              윤중호

 

돌아갈 곳을 알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모두 돌아갈 곳으로 돌아간다는 걸
왜 모르겠어요
잠깐만요, 마지막 저
당재고개를 넘어가는 할머니
무덤 가는 길만 한 번 더 보구요

이. 제. 됐. 습. 니. 다.

* 윤중호(1956-2004)시집  '고향길'(200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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