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폭행사건

칼럼

인천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애초에 문제가 무엇일까?

 

아이를 남한테 맡기는 게 문제 아닐까?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정상인데 남한테 맡긴다

왜? 엄마는 일하러 가야 하니까.

왜? 아빠 혼자 버는 걸로 살림을 꾸려갈 수 없으니까

왜?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니까

왜? 노동수요가 억제되고 불규칙하니까

왜? 수요를 구현하는 돈이 돈소유자의 임의에 따라 움직이니까

왜? 돈이 그 액면가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이자를 낳아주니까

그리고 땅이 낳는 지대가 임금의 상당분을 흡수해버리니까

 

이와 같이 뉴스1면을 장식하는 사회문제를 끝까지 파고들면 결국 우리는 돈과 땅의 결함과 만나게 된다

 

뉴스를 보면 CCTV를 설치하자, 보육교사의 인성을 검증하자고 하지만

CCTV가 모든 공간이나 상황을 커버할 수는 없고 인성은 도대체 어떻게 측정한단 말인가?

그런 건 모두 대증요법일 뿐이다

중요한 건 돈과 땅을 개혁해서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어린이는 가정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부모와의 관계, 비교적 안전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격이 천천히 여물고

가정 밖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접촉에 대해

마음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건 마치 어린 싹이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과 같다

 

어릴 때부터 사회성을 길러줘야 한다며 친밀하지 않은 여러 사람들과의 접촉에 노출시키는 건, 그 아이의 정신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아이는 분명히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을 감당해야 하는 그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

아이의 눈으로 그 상황을 봐야 한다

아이는 가정의 익숙한 관계에서 상호작용에 대한 연습을 충분히 한 다음 사회로 나와야 한다

가정은 그 아이가 상호관계에서 바람직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추고 자신감을 주게 된다

이건 애정과 관심과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고 당연히 엄마의 몫이다

그걸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남한테 맡기고

그 시스템이 잘 돌아갈 거라고 방관하고 있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그 아이 엄마처럼 사랑해줄까?

보육교사는 돈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것이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건 순간이다

아이의 짜증과 거친 행동을 보육교사가 모두 받아줄 수 있을까?

아이를 길러본 어머니라면 그런 가능성을 부정할 것이다

 

어느 정도 머리가 굵어진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왕따를 당한다든지 자퇴를 한다든지 등교거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보다 어린 아이들을 무작위적인 상호작용에 노출시킨다?

필자는 그게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당장 드러나지 않겠지만 10년 20년이 흐른 다음에 사회부적응자와 범죄율의 증가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추적이 불가능할 것이기에 그런 문제를 낳았던 상호작용들은 그대로 방치될 것이다.

 

이런 사회문제들을 통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법이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해법은 아이를 엄마한테 돌려보내는 것,

엄마가 집안일만 해도 가정이 꾸려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을 위해서 1인이 벌어도 가정을 충분히 꾸려갈 수 있을 정도로

노동수요와 실질소득이 늘어나야 하고

따라서 실비오 게젤의 제안대로 돈과 땅을 개혁해야 한다는 최종결론에 이르게 된다

(돈이 수요를 구현하므로 노동수요가 늘어나려면 돈의 순환이 규칙적이 되어야 하고,

노동대가는 공짜땅 노동대가로 결정되므로 실질소득이 늘어나려면 땅사유권을 폐지해야 한다)

 

실비오 게젤은 지대를 공동체로 환원해서,

모성을 촉진하기 위해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에게 양육비를 보조해 줄 것을 제안한다.

양육비 보조금은 지금도 복지정책의 형태로 있지만

실비오 게젤의 제안은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존의 양육비 지원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양육비를 지원해주는 만큼 지대를 끌어올린다.

게젤에 따르면, 지대는 지구표면의 모든 땅을 획일적으로 균일화해버린다.

어떤 땅에 어떤 이점이 생기면 그 이점은 바로 지대로 반영되어

여러 땅이 가진 차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어떤 땅에서 살 때 양육비를 얼마만큼 덜 내게 되면

그 이점은 지대로 반영되어 지대는 그만큼 상승한다

그래서 지대를 그대로 놔뒀다가는 모든 진보적인 정책을 무력하게 만든다

 

실비오 게젤은 땅사유권을 폐지하여 지대를 전부 공동체로 환원한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엄마들의 양육비를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실비오 게젤은, 지대는 인구가 끌어올리고 그 인구는 어머니들이 생산하기 때문에 지대가 어머니의 몫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여성이 경제적 문제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거나 원치 않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거나 매춘부가 되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게젤은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여성들이 남성들을 단순히 돈가방으로 보지 않고

몸과 마음의 자연스런 끌림에 따라 자신의 진정한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이게 페미니즘의 완결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페미니즘은 각 경제주체가 서로 갈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성에게 더 많은 몫을 밀어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남성들과 이해관계가 갈리게 된다

그것은 끝없는 투쟁이다

한 번은 이기겠지만 다음 번에는 질 것이다

 

하지만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아래에서는,

모든 이의 이해관계가 조화를 이루어 이런 소모적인 싸움을 멈추게 된다

여성들은 지대를 통하여 아이의 양육비를 지원받는다.(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건 여성의 부담만 줄여주는 게 아니라 남성의 부담도 줄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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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4 08:48 2015/01/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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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칼럼

얼마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한항공 땅콩회항을 소재로 갑질을 이야기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마지막에 유행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처럼 갑질과 거리가 먼 아름다운 사례를 보여주면서 문제의 원인 또는 해법을 개인의 도덕성에서 찾으며 마무리하였다.  

 

필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 애청자로서, 이런 진부한 결론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을 하고자 한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런 관점은 사회적으로 해롭다

그것이 해로운 이유는, 그런 관점이 사회악을 한 개인의 인성문제로 축소시키면서

더이상 악의 구조적인 실체를 깊이 파고들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들은 사회진보를 위한 "어떤 필수적인 조건"을 발견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정답이 아닌 것을 정답으로 믿고 있으면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기에 영원히 정답을 찾지 못한다

 

사회문제의 해결을 개인의 도덕에서 찾으려는 태도는 <그것이 알고 싶다>만의 관점이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단체·교육기관이 취하는 관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기회에 이 관점의 본질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갑중의 갑은 돈이다.

그래서 갑질은 돈질이며 돈을 개혁해야 사라진다.

돈은 갑질의 도구가 아니라 본래의 목적대로 중립적인 교환매개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늘 잘 나가다가 끝에 가서 사람의 도덕심에 호소한다.

그것은 진부한 이야기이며, 그런 방법으로는 세상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불균형론의 제1명제에서 말했듯이, 모든 현상은 "불균형에 대한 보상"이다.

우리가 보상으로 드러난 결과에 집착하고 그 결과만 바로잡으려고 애쓴다면 문제해결은 멀어질 것이다

불균형이 그대로 남아서 그에 대한 보상압력이 계속 작용하기 때문이다

돈을 개혁해서 수요·공급의 불균형 자체를 바로잡아야만

그에 대상 보상으로 발현된 사회적 증상이 전부 사라진다.

 

여기에 포도 한 송이가 있다고 하자.

시간이 흐르면 썩거나 포도주가 될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썩을 것이고 어떤 곳에서는 포도주가 될 것이다

썩느냐 포도주가 되느냐는 포도가 처한 환경조건에 달려있다

아무도 썩어가는 포도를 바라보면서

"넌 나빠, 왜 포도주가 되지 못하는 거니?"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마 미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부패하거나 비리·범죄를 저지를 때

"넌 나빠, 왜 깨끗하게 살지 않는 거니?"라고 비난하는 말이

근본적으로 어리석다는 것에 주목하는 사람은 참으로 적을 것이다.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주의할 것.)

 

우리는 강자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걸 보면서

"강자는 악이요, 약자는 선"이라는 프레임에 빠지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약자와 강자의 위치를 바꾸더라도 마찬가지다

강해진 사람은 다시 약해진 쪽을 괴롭힐 것이다

갑질은 그 개인의 퍼스낼러티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도덕은 이런 경향을 어느 정도까지 상쇄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보다시피 미미할 것이다

여기저기 갑질이 튀어나오면 사람들은 서로 손가락질하며 허둥댈 것이다

 

기존경제질서는 돈이 이자를 낳고 땅이 지대를 낳는다

이자와 지대는 불로소득의 원천이며, 불로소득은 일하지 않는 자가 일하는 자를 착취하여 얻는 것이기 때문에 불로소득 자체가 갑질이다

또, 돈은 그 액면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쌓아둘 수 있다

때문에 돈은 상품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우위를 차지하고 상품교환을 언제든지 끊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돈소유자가 갑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을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많은 교환을 끊을 수 있고 그래서 돈이 권력이 되어버린다.

그것은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는 힘이다

따라서 이런 비정상적인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 매번 한 사람 한 사람의 개별적인 도덕심에 사회진보를 맡긴다면 그 실패는 너무도 자명한 것이다

 

포도주가 향기롭게 익어가는 환경에 두면 포도는 저절로 향기로운 술이 될 것이다

그 포도품종이 우수하든 우수하지 않든 술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돈이 더이상 이자를 낳지 않고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며

땅이 지대를 낳지 않고 공동체로 환원되는 환경에서는,

어떤 사람의 경제적 행위이든 대부분 사회적으로 착한 결과를 맺을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의 본성이 그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선한 결과를 맺는 것이다

('선한 사람'이 아니라 '선한 결과'임에 주목하자)

돈이 정기적으로 감가된다면 돈을 쌓아두면 손해를 보므로

이익을 좇는 사람의 본성에 의해 돈은 상품·노동과 교환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막힘없는 경제흐름이 이루어진다

땅이 지대를 낳지 않고 공동체로 환원된다면

노동대가를 지대로  빼앗기지 않고 고스란히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차지하게 된다.

땅을 둘러싼 이해가 충돌하지 않으므로

"캐치프레이즈가 아닌 실제로서 세계평화"가 이루어진다

   

그 때 사람들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선의 실체는 "악의 부재"일 뿐이며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

착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악해질 이유가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동기·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비합리적인 경제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선악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전복시키려고 한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선한 상호작용, 악한 상호작용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뉴스에 나오는 죄인들을 정죄하려 들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 정도로 악한 상호작용에 관련되지 않았을 뿐 우리 자체가 선하기 때문이 아니다

누구라도 어떤 환경에서는 괴물이 될 수 있다

누구라도 어떤 환경에서는 성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악하지 않은 마음'이 아니라 '악해질 필요가 없는 환경'이다.

 

인류역사상 수많은 성인들이 "착하게 살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이야기했건만

상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모든 교육기관과 종교단체는 주목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착했던(?) 그 성인들이 모두 죽고 난 다음에

누가 "착하게 살라"고 말한다면 "너나 잘하세요"라고 우리는 대꾸할 것이다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착하게 살라"는 말은 냉소적인 반응만 얻는다

그 말이 얼마나 무력한지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그런 무의미한 시간낭비를 할 시간에,

우리는 사회적으로 악한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의 본성에 맞게 경제구조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런 경제질서>는

마이크로이코노미와 매크로이코노미가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즉, 경제영역에서 개인이 자기 이익에 충실할수록 사회도 혜택을 입는다

도덕은 더이상 개인의 욕망과 부딪히지 않는다

실비오 게젤의 표현을 빌리면, "악을 좇으나 선을 이루는 것"이다

그 때 인위적인 도덕 대부분은 소멸할 것이다.

(애초에 ‘도덕’이란 경제질서의 결함으로 인한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해

대중들에게 요구되고 도입되었던 것이니까.)

새로운 종류의 인류, 새로운 타입의 상호작용이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아래에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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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20:58 2015/01/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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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오피니언을 보고

칼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출판을 계기로 훌륭한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실비오 게젤의 이론에 크게 공감하고 이 경제이론을 소개하려고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지요. 오늘 이 분의 진심어린 노력이 귀한 결실을 이루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한겨례 오피니언 이창곤 소장님의 칼럼에 그 분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싱크탱크 시각] 새해 첫날 받은 희망편지 / 이창곤

 

 

 

저는 언젠가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분의 바람대로 모든 사회적 약자가 더이상 고통받지 않는 세계를 이루기 위해서 경제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약자를 구원하기 위해 강자의 자비나 우연에 기대는 것보다 공정한 질서, 예측가능한 사회구조에 기대는 것이 낫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자명한 것입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임의적인 개입이 더 많은 혼란을 불러오는 것을 가리키며 현재의 문제를 방임할 것을 권고하고,  케인지언들은 그대로 두었을 때 발생하는 수많은 부작용을 가리키면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실비오 게젤은 이 양쪽이 모두 놓치는 것이 있음을 말합니다.기존경제질서 자체의 기본세팅에 문제가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돈이 이자를 낳고 땅이 지대를 낳는 치명적인 결함을 그대로 두어서는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방임을 하든, 케인지언처럼 개입을 하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훌륭한 경제학자 분들이 이 점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결함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서 새로운 경제이론을 쏟아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흐름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1930년대의 교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거기서 우리는 아직 충분히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바로 그 시대에 박제되어 있습니다. 실비오 게젤의 Free-Money, Free-Land가 그곳에 묻혀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우리가 그 때 충분히 배우지 못하여 맞게 된 필연적인 되먹임으로 봐야 합니다. 우리는 고고학자가 유물을 발견하는 것처럼 The Natural Economic Order라는 텍스트의 한 줄 한 줄을 섬세하게 훑터야 합니다. 거기에 묻은 먼지를 지식의 붓으로 털어내고 그 텍스트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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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21:09 2015/01/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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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광고

칼럼

기업은행 광고를 보면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한다고 반드시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

고용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수요공급의 법칙으로 정해진다

그리고 노동수요는 돈이 구현한다

기존의 돈은 정기적으로 이자를 낳으므로

돈의 순환은 억제되며 노동수요는 충분히 구현되지 못한다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돈이 제대로 수요를 구현해야 하고

돈이 수요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돈은 정기적으로 이자를 낳는 대신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어야 한다

 

일자리가 늘려면 기업이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투자는 계속 늘어날 수 없다

실물자본을 늘릴수록 실물자본 이자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장을 늘릴 수록 노동수요는 더 많이 필요해지고

그러면 노동의 가격, 즉 임금이 올라가게 된다.

그에 따라 노동생산물에서 고용자의 몫은 줄어들고

고용자의 몫이 그가 사업을 하기 위해 빌린 돈의 이자를 커버할 수 없을 정도까지 줄어들면

돈은 그 사업에 더이상 제공될 수 없다.

따라서 실물자본(공장)은 어느 한도 이상 늘어나지 않고

일자리도 어느 한도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돈이자는 이와 같이 부의 생산을 제한하고 그 결과 빈곤이 유지된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하지만 그 기업의 동기를 컨트롤하는 건 돈이다

따라서 돈을 개혁해야 노동수요가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광고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돈을 개혁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돈을 개혁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감가화폐는 기업도 살릴 것이다

기업이 제일 걱정하는 게 뭔가? 재고 아닌가?

만들어 놓고 못 팔면 공장문 닫아야 한다.

그러면 왜 못 파는가?

돈이 상품과 교환되지 않으므로

왜 교환되지 않는가?

돈이 저축되므로

왜 돈은 저축되는가?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니까

상품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니까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되어 있지만

돈은 그런 강제에 종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돈은 상품과 교환되지 않을 수 있고

이 가능성 때문에 수급불균형이 생긴다

그리고 이 불균형이 실업과 경제위기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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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30 21:14 2014/12/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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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유전자조작생물)

칼럼

성당 교우분과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이 분은 생물학을 전공하신 듯 한데 어쩌다보니 GMO 얘기가 주제로 올라왔지요.

GMO는 아시다시피 유전공학으로 먹거리를 사람생각대로 바꾸는 것인데,

예를 들어 농약을 쳐도 안 죽게 한다든지, 색깔을 더 먹음직스럽게 바꾼다든지 하는 겁니다.

이 분은 그런 먹거리가 자연스런 교배를 통해서 만든 게 아니라서 미처 생각치 못한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분 얘기랑 비슷한 글이라 달아둡니다

생명윤리관점에서 본 유전자변형식품의 허와 실

 

이 분은 GMO를 반대하면서도

"그래도 GMO가 식량을 늘려서 인류한테 이익을 준 게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내 생각은 다릅니다. GMO가 아직 나오지 않았던 1930년대 미국에서는 대공황으로 멀쩡한 농산물이 팔리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었지요.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서 한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대공황 때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자 미국에서 농산물과 우유, 치즈 등을 대량 폐기했다. 한쪽에서는 실업자들이 주린 배를 움켜잡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귀한 식품을 불태우고 바다에 빠뜨렸으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 뒤에도 오렌지의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캘리포니아 농민들이 오렌지를 대량으로 폐기했다. 넓은 벌판에 산더미 같은 오렌지가 방치된 채 썩어가는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니까 GMO가 아니라도 농산물 생산량은 넘칠 수 있다는 말이지요

흔히 테크놀로지가 더 발달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는 문제의 본질이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경제질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분의 농산물이 가격폭락을 막기 위해 폐기되어야 하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의 결함을 놔두고 진보를 얘기한다는 게 우스운 것이지요

풍작이 왜 고민이 되어야 합니까?

 

생산량이 늘면, 즉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고

그 가격하락이 농업에 투자한 돈의 이자를 커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돈은 이자를 받아먹지 못하니 더이상 제공되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고, 일을 못하면 먹고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분의 농산물을 폐기하여 공급을 줄여 가격을 맞추게 되지요

그 가격이 돈에 바치는 이자조공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르도록 말입니다

 

한편, GMO가 만들어지는 것도 돈의 결함에서 비롯합니다

돈이 정기적으로 이자를 낳으니 단기간에 최대이윤을 뽑아내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생명의 질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돈이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된다면 장기적으로 덜 위험한 사업에 투자되게 됩니다

따라서 GMO같은 괴물이 나올 수가 없지요

 

그러니까 '이자를 낳는 돈'은 양방향으로 작동합니다

1. 진보를 막고

2. 악한 흐름을 유도한다

 

돈의 결함이 만들어낸 장벽이

모든 진보를 막아버리고 그 안에서 악이 증식하고 있습니다

이걸 무너뜨려야지요. 다들 뭐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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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7 23:51 2014/12/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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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자체화폐 발행 기사를 보고

칼럼

얼마전 뉴스 중에 재미난 게 있었다. IS, 자체 화폐 발행 계획 공개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체 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IS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와 이라크의 점령지역에서

금, 은, 동으로 경화를 주조, 통용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IS는 미국 달러에 맞선 자체 화폐의 발행이 무슬림을 착취와 경제적 억압에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야만적인 테러리즘과 학살을 자행하는 IS가 이런 선의를 갖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 칼럼에서는 IS가 자체화폐를 발행할 때 품은 '돈에 관한 개념'을 살펴보고, 그것이 그들이 공식적으로 표방한 대의를 충족할 수 있는지 검토하며, 그것을 통해 돈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얻는데만 집중해보자.)

 

 

다음은 뉴스위크 기사에 나온 IS쪽 사람 이야기다

 

Based on the directive of the Emir of the Believers in the Islamic State, Caliph Ibrahim, may Allah preserve him, to mint current for the Islamic State, as it is far removed from the tyrannical monetary system that was imposed on the Muslims and was a reason for their enslavement and impoverishment, and the wasting the fortunes of the Ummah, making it easy prey in the hands of the Jews and Crusaders, the Treasury Department studied the matter and presented a comprehensive project, by the grace of Allah, to mint a currency based on the inherent value of the metals gold and silver.

 

그 사람들은, 이 화폐가 금은으로 주조한 금속화폐이며

그 금속의 “내재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놓치고 있다.

달러는 종이라서 위험한 게 아니다.

달러가 위험한 진짜 이유는 그 액면가가 불변하여 기본이자를 낳기 때문이며,

그것이 돈순환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유통되는 돈 대부분이 이런 결함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경제마비는 불가피하다.

게다가 그런 돈이 국제무역의 도구로 쓰여서

한 나라 돈이 직접 다른 나라 돈으로 교환되기 때문에 환율은 끝없이 출렁거릴 수 밖에 없으며

그런 불안은 투기세력을 낳고 투기세력 공격은 공동체를 황폐하게 만들고,

공동체의 황폐는 외부세계에 대한 적대감을 고양시키며 범죄와 전쟁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칼리파"는 이슬람 스타일의 파시즘 같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과거독일의 "나치"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가치value는 경제학에서 다룰 수 없는 없는 개념이다.

경제학이 다루는 것은 가격이며 가격은 수요공급으로 결정된다.

돈가격은 돈수요 돈공급으로 결정되고, 돈수요는 상품공급이다.

돈수요는 상품이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되기 때문에

그래서 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돈에 내재가치가 있어서 생기는 게 아니다.

IS는 가치이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따라서 그들이 만들어낸 돈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금속으로 만들지 않아도 돈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돈은 그저 교환매개물이며 사회공공의 약속일 뿐이다.

필요한 건 오로지 목표에 걸맞는 올바른 세팅 뿐이다.

그것은 상품이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돈 역시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시키는 것이고

그 방법은 실비오 게젤이 제시한대로 돈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짜돈 개혁, Free-Money reform이다

돈을 사용할 때 이자라는 요금을 더이상 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돈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도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도로를 통해 상품과 노동이 빠르게 교환되고

그 교환이 바로 우리들의 부를 낳는다

또 이 개혁은 '이자'라는 불로소득의 원천을 제거하므로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가 사라지고 만민이 진정한 의미에서 평등하게 된다

(맑스가 주장하는 기계적인 평등이 아니라.

맑스주의적 사회주의에서도 실제로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단지 착취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따라서 맑스주의를 여전히 하나의 대안으로 삼는 것은 어리석다.)

 

민중의 적은 외부에 있지 않다

적은 내부에 있다

적은 우리들의 무지다

우리가 왜 상품·노동을 서로 활발하게 교환하지 못하는지,

무엇이 그 과정을 억제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 그 무지가 진짜 적이다.  

실비오 게젤의 공짜돈을 도입한다면,

그 돈은 활발하게 순환하여 그 공동체 경제를 정상화시킬 것이고

경제권력을 분산화시켜서 직접민주주의를 자리잡게 할 것이다.

그곳의 백성이 카톨릭을 믿든 불교를 믿든 이슬람을 믿

실비오 게젤의 공짜돈은 모두를 구할 것이다

 

그러면 외부에 대한 적대적이고 야만적인 반응,

영토와 자원을 두고 다투는 모든 분쟁이 종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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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5 19:03 2014/12/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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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2014/12/15 20:02 URL EDI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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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머니

칼럼

얼마전 홍동 마을활력소에서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홍동 분들은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려고 몇 차례 지역화폐를 시도하고 있다. 돈에 주목하는 것은, 이곳의 사회운동이 올바른 방향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사회문제의 뿌리는 상호관계가 제대로 조직되지 않는 것이고, 그 관계를 매개하는 것은 돈이기 때문에, 돈을 제대로 세팅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다.

 

필자는 이 강의에서 실비오 게젤이 제안한 감가화폐(스탬프머니)를 지역화폐로 도입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였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감가화폐 사례들을 끄집어냈다.

 

고대이집트에서는 농사를 지어서 곡식이 나오면 창고에 맡겼는데 창고에서 그 곡식 맡겼다는 증거로 곡식의 양과 보관한 날짜를 적은 도자기조각을 주었다. 그 도자기조각은 돈처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도자기조각 10개를 모아서 창고에 가져가도 9개분의 곡식만 받을 수 있었는데 도자기조각 1개는 보관료로 창고지기가 가져갔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자기조각을 쌓아두지 않고 바로 농지·관개시스템·건축물에 투자를 했고 그래서 이집트 경제는 피라미드같은 엄청난 유적을 남길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 시스템은 1000년동안 유지되다가 로마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폐기됐다.

 

중세유럽에서도 1150~1300년에 감가화폐를 썼다. 은자라는 걸 돈으로 썼는데 정부가 6개월~8개월마다 한 번씩 돈을 모두 거둬서 다시 찍어줬다. 다시 찍어낼 때 은의 일부는 다시 찍어내는 비용으로 거둬들였고, 그렇게 은함량을 줄여서 찍어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다시 거둬들이기 전에 빨리 소비해버렸고 그래서 경제가 잘 돌아갔다. 그 시대에 만든 건물 중에 유명한 교회건축물이 많다.

 

1930년대는 화폐운동에서 주목해야 할 시기다. 당시 대공황의 여파는 유럽까지 휩쓸어버리는데 이 때 실비오 게젤의 제자들이 스탬프머니를 이용해서 지역경제를 되살린다. 독일 슈바넨킬헨에는 탄광이 있었는데 대공황 때문에 문을 닫는다. 이에 탄광 주인 헤벡커는 스탬프머니 베라를 지역화폐로 발행하여 노동자 임금으로 지불한다. 헤벡커는 베라를 발행하면서 지역상점에 노동자들이 그 돈 가져오면 받아달라고 했는데 상점들은 못받아준다고 했고 그래서 헤벡커 스스로 가게를 만들게 된다. 노동자들은 결국 헤벡커 가게만 이용하게 되자 지역상점들도 어쩔 수 없이 베라를 받아주게 된다. 그리고 지역상점들이 도매업자를 설득하고 도매업자는 생산자를 설득하고 생산자는 베라로 다른 걸 못 사니까 결국 슈바넨킬헨 석탄을 사게 되어 경제의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지역경제가 살아났다. 이걸 보고 독일 전역 2000개 기업에서 스탬프머니를 쓰게 된다.


 

1930년대 오스트리아 뵈르글에서 사용한 스탬프머니 노동증명서.


 

1930년대 오스트리아 뵈르글의 사례는 가장 주목할만한 사례다. 대공항으로 전세계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오스트리아 뵈르글의 시장 운터굿겐베르거는 실비오 게젤의 가르침에 따라 노동증명서라는 스탬프머니를 발행하여 도시를 되살린다. 당시 뵈르글의 경제회생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전세계에서 뵈르글의 성공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한다.

 

뵈르글은 마을인구4000명 중 500명이 실업자였고 1000명이 예비실업자였다. 그러던 것이 노동증명서를 발행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이 노동증명서는 발행된 지 24시간만에 발행장소로 돌아올 정도로 순환속도가 빨랐다.한달마다 액면가 1%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쓸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붙여야 하는 시간이 오기 전에 돈을 다 써 버리려고 했고 그래서 순환속도가 일반돈보다 14배나 빨랐다는 것. 이 돈 때문에 뵈르글은 오스트리아 최초로 완전고용을 이루고 도시시설은 모두 보수되고 시의 부채도 모두 갚게 된다. 뵈르글의 놀라운 성공을 목격하고 오스트리아 200개 도시도 스탬프머니를 도입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은 국가통화시스템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결국 스탬프머니를 금지하고 운터굿겐베르거를 국가반역죄로 고소한다. 그 후 뵈르글 경제는 다시 쇠락하였고 실업률은 예전수준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하여 사람들은 1930년대의 기억을 묻어버렸고 오스트리아는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1938년 나치독일에 병합되었다.

 

뵈르글의 경험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봐야 한다. 지역공동체에 유익한 화폐운동을 중앙은행 또는 중앙정부가 억압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우리는 이 사례에서 충분히 배워야 한다.

 

뵈르글에서 사용한 스탬프머니는 지금도 유효하다. 뵈르글이 스탬프머니를 발행할 때 상황은 지금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킴가우어라는 스탬프머니를 사용하고 있다.

 

킴가우어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노동증명서는 매달 감가상각되는 반면, 킴가우어는 분기마다 감가상각된다. 이에 비해 실비오 게젤이 제안한 스탬프머니는 아래와 같이 매주마다 감가상각된다.

 

실비오 게젤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 소개한 스탬프머니


 

감가상각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서 할수록 경제는 더 섬세하게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것이다. 분기마다 감가하는 것보다는 달마다 감가하는 것이, 달마다 감가하는 것보다는 주마다 감가하는 것이 경제의 기복이 줄어들 것이다. (경제위기의 정도가 심할 수록 감가주기를 좁혀야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스탬프 붙이는 일이 너무 잦으면 사용할 때 번거로움을 느낄 수도 있으니 뵈르글 노동증명서처럼 달마다 감가하는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또 한 가지, 킴가우어는 기존화폐와 환전이 가능하다. 물론 액면가5%의 수수료가 붙긴 하지만. 국가통화에 빗대면 고정환율제라고 할 수 있다. 지역화폐와 기존화폐 환전은 가급적 금지해야 한다.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어쩔 수 없이 환전을 해야 한다면 킴가우어처럼 고정환율로 해야 하고 당연히 지역화폐를 기존화폐로 전환할 때 수수료를 물려서 그 전환을 억제해야 할 것이다. 수수료비용에도 불구하고 그 돈이 만들어내는 교환의 이익은 그 수수료 비용을 훨씬 더 뛰어넘게 된다.

 

필자는 뵈르글 노동증명서를 킴가우어보다 높이 평가하는데 노동증명서는 환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슈바넨킬헨의 베라는 탄광을 담보로 발행하였지만 뵈르글의 노동증명서는 담보가 없었다. 뵈르글의 사례는 실비오 게젤의 가르침에 가장 정확하게 부합한다. 돈에 안전성을 부여하는 것은 돈재료나 특정담보물이 아니라 노동분화가 만들어내는 상품 그 자체다. 상품은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되므로 돈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돈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공동체의 약속이며 담보물이 아니다. 이 점을 뵈르글은 정확히 보여주었다.

 

뵈르글의 성공은 운터굿겐베르거의 리더십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방법 말고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당시 뵈르글은 지역화폐를 뭔가로 담보할 수 있을 만한 경제력 자체가 없었다. 따라서 뵈르글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무無에서 시작해야 했고 그래서 어떤 타협도 없이 “과연 이렇게 해서 될까?”라는 의심도 없이 게젤의 방법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역경제가 말 그대로 초토화된 곳에 감가화폐를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에 손 벌리지 못할 때 지역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감가화폐를 도입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은, 사람들의 노동·상품은 남아있는데 그것이 제대로 교환되지 않고 썩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환매개물 역할을 하는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돈이 부족한 것은 돈이 순환하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순환하지 않는 건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돈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순환할 수 밖에 없는 돈, 액면가가 고정불변하는 대신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는 돈, 감가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10만원이 1달 후 9만원이 된다면 1달이 되기 전에 1만원은 소비될 것이다. 누구나 감가상각 손실을 보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여태까지는 돈의 액면가가 불변한 것을 당연시해왔다. 하지만 세상재화가 다 감가상각되는 판에 돈 혼자 액면가가 보존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이 돈과 상품 사이의 불균형이 교환을 억제하게 된다. 돈도 상품처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어야만 거침없이 교환이 이루어지고 그것으로 막힘없는 경제흐름이 만들어진다.

 

한 지역이 성공하면 다른 지역들도 따라할 것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허덕이던 지역이 멋지게 부활하면 그 지역을 내려보던 나머지 지역들도 서둘러 감가화폐를 도입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감가화폐는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돈이란 무엇인가? 또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어야 한다. 돈은 네트워크다. 돈은 교환매개물이다. 돈은 교환을 촉진해야 하고 방해하면 안된다. 따라서 돈은 이런 기능을 충족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감가되어야 한다. ‘액면가가 불변하는 돈’을 쓰면서 통장에 찍힌 그 눈꼽만한 이자를 보고 흐뭇해하는 수많은 프롤레타리아 여러분들이여, 그 이자야말로 여러분들 노동·상품의 교환을 방해하고 부의 생산을 억제하며 여러분의 노동대가를 착취하는 큰 도둑임을 알라.

 

여러분은 ‘나쁜 돈’을 쓰면서, 그 ‘나쁜 돈’이 만들어낸 지옥에서 허덕이면서 정부에 사회적 안전망을 요구한다. 환자가 약을 달라고 하는 것은 병이 있기 때문이고, 병이 나으면 약은 더이상 먹을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난 여기서 이야기한다. 병의 뿌리인 돈을 개혁하라. 돈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면 돈 자체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 다른 소모적인 사회적 장치들이 필요없게 될 것이다.

 

돈의 결함을 보수하는 것,

오로지 그것만이 모두를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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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4 23:47 2014/12/1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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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홀씨 2014/12/15 21:33 URL EDIT REPLY
은행의 기능을 한정시켜야 한다는 말로 들리네요.
중앙은행이 아닌 '지방은행'은 이 주장대로 '축장기능'에 감가상각을 하면 되지만 일반은행(시중은행)은 사업자금을 금리목적으로 대출하면 안된다는 말인가요?그것도 아니면 '지방은행'을 대신할 대안은행을 농촌마을에 설립하되, 공적으로 그리고 공동으로 설립해야 된다는 말인가요? 은행을 설립하려면 회사설립처럼 자본금(자산)이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모아야 하는가요? 신협처럼 출자금으로 은행(마을금고)을 설립할 수 있나요? 이처럼 마을 고유의 마을금고- '대안은행?'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만 주류 시장경제가 내놓은 은행의 공적기능(소위 자본금공급)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요? 그리고 현재 마을금고-'대안은행?'은 법적으로도 실현 가능한가요? 월급쟁이나 노동자들도 월급을 털어 마을금고(대안은행)을 설립할 수 있나요?
레인메이커 | 2014/12/30 15:09 URL EDIT
은행의 기능을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의 기능을 다시 세팅합니다.
감가화폐로 세팅하는 것이구요
감가화폐를 쓰면 은행의 기능은 자연스럽게 심플해집니다
기존은행의 번잡한 기능은 기존화폐의 결함을 보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자연스런 경제질서> 파트Ⅳ. 공짜돈, 돈은 어떠해야 하는가 5. 공짜돈은 어떻게 판단될까 B.현금출납원 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화폐운동은 크게 정공법과 게릴라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공법은 http://blog.jinbo.net/silviogesell/47 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고, 주류시장경제를 개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게릴라전에 해당하는 게 지역화폐인데 지역경제를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화폐 하는 데 따로 돈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인쇄비는 들어가겠지만)
중요한 건 공동체구성원의 약속이지요.
물론, 구성원들 참여를 더 끌어내려고 지역화폐를 기존화폐나 실물재화로 담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구성원들이 아직 돈이 무엇이며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실비오 게젤의 경제이론에 대해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역경제주체들이 상품을 많이 만들어낼 수록
그것들을 교환하기 위해서 돈이 더 많이 필요해집니다.
지역화폐는 그만큼 발행하면 되구요.
평균물가가 변동하지 않게 돈의 양을 잘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교환대상이 되는 상품의 가격과 양을 조사할 필요가 있고
첫번째 조사한 평균물가와 두번재 조사한 평균물가를 비교하여
얼마나 오르거나 내렸는지 보고 그에 따라 돈의 양을 조절해야겠죠
작은 공동체에서 감가화폐를 시작할 때 통화량은 어느 정도는 경험에 의해서 결정될 겁니다. 3달 정도 경과를 관찰하다가 처음 발행량이 너무 많으면 줄이면 되고 부족하면 늘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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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평통보

칼럼


 

원유한이 지은 (한국의 전통 사회)화폐(서울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5)에 따르면, 한국땅에서 명목화폐가 처음 나타난 건 고려 때이지만 제대로 유통된 건 조선후기 상평통보를 찍어내면서부터다. 조선후기는 생산량이 늘고 상공업이 발달하여 명목화폐가 필요해졌다. 조선전기까지는 쌀과 포목으로 물물교환을 주로 하였고, 조선후기에 와서 노동분화가 어느 임계점에 이르자 화폐를 쓰게 된 것이다. 그 당시에는 광산도 많이 개발하여 돈재료도 충분해졌다고 한다.

상평통보는 조선말기까지 2세기동안 유통되었고 그동안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 생각을 바꾸었다. 고리대금업이 성장하고, 고리대자본이 농촌에 침투하자 농민이 몰락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임금노동자가 나왔고, 소수가 대토지를 차지하고 이윤을 더 많이 얻으려고 상업을 위한 농업을 확대하였다. 몰락한 농민 일부는 도적이나 반체제활동에 가담하였다. 민중들 사이에 소비사치성향과 투기사행심이 조장되고 절약·검약이 미덕이던 윤리가 변질되었다. 가족구성원이 이기적 타산에 민감해지고, 공동체의식은 약해져 대가족제도가 무너졌다. 부가 곧 권력이 되었다.

‘액면가가 불변하는 돈’을 쓰면 시대 장소 불문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파괴한다. 돈순환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모든 악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실비오 게젤의 제안대로, 돈 액면가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는 스탬프머니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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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8:24 2014/12/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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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의 유언

칼럼

독자분 추천으로 출판사 갈라파고스에서 나온<엔데의 유언>을 오늘 읽었다

미하일 엔데라는 동화작가 육성기록을 토대로 만든 책 같은데

실비오 게젤의 생애·활동, 그가 죽은 다음 화폐운동이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지금 국내에서 실비오 게젤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엔데의 유언>에서 시작한 것 같다.

필자는 3년 전 아베 요시히로의 <지역통화입문>을 보고 실비오 게젤의 존재를 알았고

곧바로 실비오 게젤의<자연스런 경제질서>번역에 착수했기 때문에 그동안 <엔데의 유언>은 읽어보지 못했다. 오늘 읽어봤는데 <자연스런 경제질서>의 독자분들한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어떤 사람 생각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보냈는지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엔데의 유언>이 우리한테 알려주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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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드립니다

칼럼

강**님은 이미 엄청난 일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강**님한테 그저 감사드릴 수 밖에 없구요

사실 <자연스런 경제질서> 번역한 다음에 어떻게 게젤의 생각을 퍼뜨려야 할지 막연했습니다

강**님 힘으로 결국 경제학자분들 귀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구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게젤이 살아있다면 분명히 강**님한테 가장 고마워했을 겁니다.   

강** 님 같은 훌륭한 독자의 눈으로 이 책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도 저한테는 정말 큰 행운이며 영광입니다. 그리고 강** 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 전략이 좀 더 자세히 보완되어야 할 것 같다는 반성도 하였구요.

호기심에 오늘 강**님의 글을 읽어보았답니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저는 감동했습니다.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분명히 다른 분들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강**님 글을 읽고 <엔데의 유언>을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그리고 게젤의 주장에서 좀 독특한게, 감가하는 화폐를 도입할 경우 지대가 없어진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지대라는 것은 잘 살펴보면 '자본에 대한 이자'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유하지 못한 자산이나 기술을 빌려주고 그 사용료를 받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화폐 이자가 실물 자본의 투자를 제한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부분이 약간 맘에 걸리는데요. 감가화폐 도입하면 실물자본 이자가 사라지는 걸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게젤이 말한 실물자본은 집·배·공장 같은 것이고 땅은 거기 포함안되어서 실비오 게젤은 결국 땅을 국유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만... 만일 돈개혁으로 충분하면 땅개혁은 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니까요.(돈이 계속 순환해서 새로운 농지 등을 개발하고 공급을 늘리면 지대도 0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러한지, 또 게젤이 의미한 바가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함께 살펴보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써도 이보다 잘 쓸 수는 없을 겁니다. 중요한 포인트를 모두 다뤄주셨구요, 사람들 호기심을 강력하게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낼만한 훌륭한 글입니다.


 

바쁘신데 큰 도움을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금 준비하시는 일도 모두 잘 되시길 매일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강**님과 어머님 모두 건강해지시면 좋겠습니다. 음식을 체질에 맞추어 드시면 좀 더 건강해지실 것으로 봅니다. 근처 8체질 한의원에 가셔서 체질을 알아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원래 몸이 약했는데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바꾸면서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사람에 따라 육식이 맞는 사람, 생선이 맞는 사람, 매운 음식이 맞는 사람, 매운 것 자주 먹으면 역류식도염이나 위염을 달고 살게 되는 사람, 커피같은 카페인을 섭취하면 피로가 풀리는 사람, 카페인을 먹으면 심계항진이 오고 건강을 해치는 사람 등 체질별로 건강에 맞는 음식과 주의점이 다릅니다. 경험으로 깨닫고 무의식중에 그렇게 실천하여 건강을 찾는 법도 있지만 체질을 알아보시면 좀 더 지름길로 갈 수도 있겠지요. 꼭 그 방법이 아니어도 아무튼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오래 살아서 게젤의 계획이 실현되는 걸 보았으면 합니다 ^^


 

''감가하는 화폐이면 상품가격은 어떻게?? 제가 만약에 꼭 내 집 마련을 하려고 돈을 모으는데, 감가하는 화폐가 도입이 되면 제가 집을 살 수 있을까요? 꼭 집이 아니더라도 돈을 모아서 꼭 사야할 게 있는데 감가하는 화폐가 도입되면 왠지 사지 못할거 같은 생각이 드네요. ㅜㅜ ''에 답변 드립니다

그 말은 감가화폐로 목돈을 저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같습니다. 감가하니까 저축하려고 하면 돈이 점점 줄어들어서 못하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할 수 있는데요. 저축할 수 있습니다.

일단 돈이 감가하니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크게 세 가지 루트로 흘러갑니다

상품과 교환되든지, 노동과 교환되든지, 남한테 대출해주게 되죠

대출해주면 감가손실이 대출받는 사람한테 옮겨가거든요

그러니까 돈 빌려주는 사람, 돈 빌리는 사람 모두 이익이죠

은행같은 금융기관을 통해서 그 과정이 이루어질 거구요

그래서 대출을 통해서 저축 가능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색이라고 하면 영어로 sack을 그냥 색이라고 하신 거 같은데, 차라리 더미나 부대, 가마라는 표현으로 하는 게 더 안좋을까요? 색이라고 하면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싶을 것 같아서요..굳이 이렇게 색이란 표현을 쓰신 이유가 혹시라도 있으신지 궁금해서 여쭈어보는 거에요...ㅎㅎ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도 나쁠 건 없을 거 같아서요ㅋ”에 답변 드립니다

 

색sack이라는 단위가 따로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어요.  

부대라고 하면 나라별로 부대 크기가 다를 것 같기도 하고…

독자들이 볼 때는 역시 한 부대, 두 부대 이게 낫겠죠.

개정판에 반영하겠습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



 

일본 얘기하시니까 갑자기 떠오르네요

실은 얼마전 가토 토시하루의 <에코머니>라는 책을 훑어봤습니다

여기서도 게젤 이야기가 좀 나옵니다

사실 그 부분 때문에 읽은 건데 책 내용 보니까 몇 가지 문제가 있더군요

이 책 요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볼런티어 경제 자립화

2. 화폐경제 교정

3. 단일화와 다양화가 공존하도록 사회구조 개혁

 

1번은 시민운동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지역화폐로 자체충당하자는 얘기구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지역화폐는 감가화폐가 아니라 아워즈랑 비슷합니다. 시간을 거래하는...  2번은 국제무역구조 개편인데 케인즈의 방코르 안 비슷합니다. 3번은 좀 얘기가 복잡해지는데요, 이 분은 위의 1번을 다양화의 방향, 2번을 단일화의 방향으로 생각하고 이 두 가지 흐름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구조를 만들자고 합니다

이 분은 게젤의 감가화폐를 좋게 보지만 그 위력을 정확하게 모르더군요. 감가화폐는 엄청난 속도로 순환하기 때문에 권력이나 산업구조가 저절로 분산화 다양화되거든요. 그래서 굳이 일부러 다양화를 위한 다른 작업을 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이 분은 감가화폐 안쓰니까 그런 식으로 별개의 작업을 더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바지폐도 정기적으로 감가되니까 국제무역구조 개혁으로도 단일화 중앙집권화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죠. 각 나라는 자기 경제 독립을 지키면서 다른 나라와 안전하고 자유롭게 교류할 뿐이니까 단일화라는 표현은 걸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가치’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옵니다

실비오 게젤은 가치이론을 배격했는데요

경제학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가격이니까요

가치라는 개념 잘못 쓰면 사람들이 감가화폐 받아들이는 게 어려워집니다

“가치 떨어지는 돈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이야?”이런 얘기를 하게 되죠

오히려 세상만물이 감가되는 판국에 돈 혼자 이자 불리는 게 더 이상한 건데

그래서 돈이 교환매개물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경제공황이며 온갖 사회악을 증식시키는 건데

그걸 모르고 계속 기존의 낡은 관념 안에 갇혀버리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이 꽤 유명한 책인 것 같다는 겁니다. 아마 일본 화폐운동의 큰 흐름 뒤에 있는 생각 같은데요. 그렇다면 지금 일본 화폐운동은 크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구요. 실비오 게젤 이론을 좀 더 깊이 연구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냥 거기서 힌트를 얻는 정도로 가고 있다고 할까요? 우리는 그러면 안되죠. 물론 정공법 말고 여러 가지 전술을 생각해봐야겠지만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강**님, 가끔 들려주시고 <자연스런 경제질서>에 대한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추신: 아침에 너무 일찍 문자를 드려 미안합니다. 어제 문자를 좀 늦게 확인하여 오늘 일찍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에...단잠을 깨워드린 건 아닌가 염려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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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자본 검색해보았습니다. 땅보다는 시설·기계류를 말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교수님께 여쭤보시고 저한테도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초개념을 정확하게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al 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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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nition

Capital, such as equipment and machinery, which is used to produce goods. Real capital is distinguished from financial capital, which is funds available to acquire real capital. Real capital appears on the asset side of the balance sheet, while financial capital appears in either the liabilities section or the shareholders' equity section.


 

Read more: http://www.investorwords.com/4055/real_capital.html#ixzz3JlQrWYoC


 

Capital (economics)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Is Capital Income? (1921) byGeorge Howard Earle, Jr.

In economics, capital goods, real capital, or capital assets are already-produced durable goods or any non-financial asset that is used in production of goods orservices.

How a capital good is maintained or returned to its pre-production state varies with the type of capital involved. In most cases capital is replaced after a depreciationperiod as newer forms of capital make continued use of current capital non profitable.

Capital is distinct from land (or natural resources) in that capital must itself be produced by human labor before it can be a factor of production. At any given moment in time, total physical capital may be referred to as the capital stock (which is not to be confused with the capital stock of a business entity.)

In a fundamental sense, capital consists of any produced thing that can enhance a person's power to perform economically useful work—a stone or an arrow is capital for a caveman who can use it as a hunting instrument, and roads are capital for inhabitants of a city. Capital is an input in the production function. Homes and personal autos are not usually defined as capital but as durable goods because they are not used in a production of saleable goods and services.

In classical economic schools of thought[citation needed], particularly in Marxist political economy,[1] capital is money used to buy something only in order to sell it again to realize a financial profit. For Marx capital only exists within the process of economic exchange—it is wealth that grows out of the process of circulation itself, and for Marx it formed the basis of the economic system of capitalism. In more contemporary schools of economics, this form of capital is generally referred to as "financial capital" and is distinguished from "capital g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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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2 18:47 2014/11/2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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