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문제

칼럼

1.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입말로 번역했다. 내용만 보면 훌륭한 책도 딱딱한 번역체로 옮겨져서 대중들한테 외면받고 묻혀버리는 일이 많을 것이다. 어떤 글을 읽을 때 여러 번 생각해야 이해된다면 그 글은 죽은 글이다. 글은 말처럼 직관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 때 글이 보여줄 수 있는 위력이 극대화된다. 입말로 번역했을 때 그 글이 별 게 없어보인다면 그 때는 그 글이 문제인 것이다. 별 게 없는 걸 포장하려고 딱딱한 번역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닌지 번역자들은 자문해봐야 한다. 입말번역은 더 많은 독자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의 담론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가 전파되는 속도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인위적으로 가공된 권위가 아니라 진실 그 자체가 가지는 권위로 정면승부하게 될 것이다.

일본판 번역자가 Free-Land와 Free-Money를 자유토지와 자유화폐로 잘못 옮긴 이유는 게젤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파트Ⅳ.  공짜돈,  돈은 어떠해야 하는가 5. 공짜돈은 어떻게 판단될까 K.실업보험사무소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공짜돈은 폭발적인 힘으로 모든 돈의 저장고를 열어젖혀. 거대은행 지하실부터 마굿간지기의 조그만 저금통까지 돈 자체를 해방시키고 그것이 시장으로 쏟아져나오게 해. 그래서 그 이름이 "공짜돈(Free-Money)”이야."

하지만 이것을 생각해보자. 영어 free나 독일어 frei는 ‘공짜’라는 뜻과 ‘자유로운’이라는 뜻이 함께 있다. 한국어는 두 가지 뜻을 함께 가진 말이 없다. ‘자유로운’으로 옮기면 '공짜'라는 뜻을 포기해야 한다. 이 책 전체 맥락으로 볼 때 땅을 쓸 때 '임대료'라는 요금을 내지 않는 것과 돈을 쓸 때 '이자'라는 요금을 지 않는 것, 즉 땅과  공짜로 사용하는 것이 실비오 게젤이 의도한 것이다. 게젤은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지대는 토머스켐피스의 종소리, 케벨라 유물, 괴테와 실러, 공무원의 청렴함,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한 꿈, 한마디로 모든 것에 요금을 매겨.”
“이자는, 재화제조자들이 교환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돈소유자들한테 지불해야 하는 요금이야.”
“돈이 자본이 되려면 오직 상품에 비용을 물려야 해. 돈이 자본의 형태라는 것을 드러내는 요금은 상품에 대해서 부과하는 것이니까.”
"시장이 상품교환을 위한 도로라면 돈은 그 도로를 가로지르는 톨게이트이고 요금을 받을 때만 열려. 통행료·이윤·조공·이자 뭐라고 부르든지 그게 상품이 교환되는 조건이야."
“돈은 자기를 쓸 때마다 이자를 요구해. 택시가 요금을 받는 것처럼 말이야.”

따라서 위의 문장은 어 free가 두 가지 뜻을 함께 가진 덕분에 더할 수 있는 강조의 문장 정도라고 봐야 하며  문장 하나 때문에 '자유화폐'로 번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비오 게젤을 다룬 한국어 기사 가운데 일부는 Free-Money를 '자유화폐'로 옮기는데 이것은 일본의 번역 自由貨幣를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일본의 번역 自由貨幣 자체가 아무 생각 없이 번역한 것이다. 일본에서 실비오 게젤 경제이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가? 아니면 게젤의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가? 전혀. 엉터리 번역이 그런 일본의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다. 그 번역은 대중과 소통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구글이미지에서 Free Land와 Free Money를 검색해보면 그 말을 영어권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뉘앙스로 쓰는지 쉽게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우리말로 옮기면 공짜땅과 공짜돈이 된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2부 공짜땅에서는 Free land of the first class, Free land of the second class, Free land of the third class 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 문맥상 각각 첫 번째·두 번째·세 번째 부류의 공짜땅 정도로 번역된다. 그리고 Free-Land reform의 개념은 바로 여기서 유래하므로 그것 역시 '공짜땅 개혁'으로 번역해야만 전자와 후자의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Free-Land reform을 '공짜땅 개혁'으로 옮긴다면 그것과 함께 양축을 이루는 개념인 Free-Money reform도 '공짜돈 개혁'으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뿐만 아니라 '자유토지'나 '자유화폐' 경제학의 문외한에게 어렵게 들리고 바로 와닿지 않는다. 그렇게 옮기면 지식인들끼리 이야기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키게 된다. 그건 게젤 경제이론을 대중적인 사회운동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어렵게 만든다. 말과 글은 소통을 위한 것이다. 사회 전체에 엄청난 이익을 줄 수 있는 경제이론을 번역할 때 이런 점을 더욱 고려해야 한다. 한 번 어떤 개념이 우리말로 옮겨지고 담론에 불이 붙면 그 때는 다시 고치기 어렵다. 처음부터 제대로 길을 터야 한다.

어떤 사람은, 실비오 게젤의 Free-Land와 Free-Money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공짜땅 공짜돈의 뜻을 담는 게 아니라 돈과 땅을 개혁하는 특별한 방법을 뜻하므로 좀 더 딱딱하고 무거운 표현인 '자유토지' '자유화폐'가 낫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비오 게젤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 개혁에 보통사람들이 '공짜땅'과 '공짜돈'의 뜻을 담으려고 흔히 쓰는 쉬운 표현인 Freiland(Free land) Freigeld(Free money)라는 이름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라틴어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비교적 쉬운 영어단어인 Free-Land와 Free-Money가 실비오 게젤의 개혁을 가리키는 이름이 될 수 있다면 공짜땅과 공짜돈은 왜 그 이름이 될 수 없겠는가그럴 수 없다고 주장하거나 그것보다 자유토지나 자유화폐가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외국어 사대주의에 빠져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번역을 할 때 모든 언어는 대등한 관점에서 다루어야 하고그 말의 쉽고 어려운 정도도 함께 번역되어야 한다이 때 그 말의 쉽고 어려움은 그 나라 사람이 느끼는 정도에 달려 있는 것이지 외국인이 그 말에 대해 느끼는 정도에 달려 있지 않다쉬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옮겨야 한다는 얘기다.

실비오 게젤은 비즈니스 하던 사람이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실용적이다. 쓸데없이 어렵고 잡한 개념을 만들지 않는다. 실제로 실비오 게젤의 <The Natural Economic Order> 문장이 간결하고 뚜렷하다. 경제를 잘 모르는 독자도 해할 수 있 쉽게 풀어놓았다. 따라서 실비오 게젤이 살아있고 한국말을 할 줄 안다면 분명히 Free-Land와 Free-Money를 공짜땅·공짜돈으로 옮겼을 것이다.

또, 독자들에게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주려면 '공짜돈'으로 번역하는 게 유리하다. 생각해보자. 공짜돈과 자유화폐 가운데 어느 단어가 더 많은 사람을 모을까? 드물게 "공짜돈이 세상에 어디 있어?"하며 돌아서는 냉소적인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 수는 "자유화폐"라는 딱딱한 표현 때문에 이 경제이론에서 멀어질 수 있는 독자의 수보다는 적을 것 같다.

 

2. 나는 ‘자유화폐’나 ‘자유토지’ 따위의 이름으로는 실비오 게젤이 제안한 개혁이 조금도 나아갈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여러분이 뭔가 이루고 싶으면 보통사람의 말을 써야 한다. ‘공짜’는 천박해보이고 ‘자유’는 고상해보이나? 그래서 ‘공짜돈’이 아니라 ‘자유화폐’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아직도 진정한 사회개혁의 목표에서 한참 멀었다는 것이다. ‘자유화폐’라고 부를 때 그 단어 ‘자유’가 주는 모호함이 여러분을 목표로부터 멀리, 아주 멀리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는 신자유주의자들도 주장한다. 기존 자본주의에서도 스스로 ‘자유’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자유’는 너무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모호한 단어다. 그러나 ‘공짜돈’은 명확하다. 이자라는 요금을 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돈. 이것이 공짜돈이다. 임대료라는 요금을 내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땅. 이것이 공짜땅이다. 경제는 분업이고, 분업은 그것을 매개할 교환매개물 그리고 그것이 펼쳐질 땅이 필요하다. 그 두 가지를 반드시 공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게젤의 지론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분업은 주기적으로 멈출 것이고, 불공정한 분배로 사회갈등은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자유화폐’라는 표현을 쓰는 사회운동은 “지금도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무릎 꿇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공짜땅과 공짜돈'을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여러분 앞에 공짜땅과 공짜돈이 있다면 못 본 체 지나칠 수 있나? 이것이 ‘공짜땅 공짜돈’이라는 단어의 힘이다. 모호한 단어로 여러분의 목표를 가리지 말라.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공짜땅 공짜돈이다. ‘공짜’는 매우 구체적으로 한정된 개념이다. 반면에 ‘자유’는 매우 추상적이며 두루뭉실한 개념이다. 사회적인 목표를 겨냥하는 번역은 마땅히 전자를 따라야 한다. 모든 담론의 기초는 단어 그 자체다.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운동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이미 그 한계가 결정된다. 생각 없이 일본의 잘못된 번역인 自由貨幣를 본따 자유화폐라고 옮겨쓰고 있을 때, 여러분은 이미 늪 속으로 발을 내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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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大學

칼럼

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재물이 모여지면 백성이 흩어지고, 재물이 흩어지면 백성이 모인다.




대학大學이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대학이라는 책이 나온 게 2200년쯤 전이다. 이 구절을 보면 2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류는 별반 다를 바 없는 고민을 갖고 사는 듯 하다. 2200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테크놀로지가 진보하고 자유무역과 인터넷으로 전세계를 하나로 묶어버렸다. '이런 변화가 과연 진보인가?'라는 의문은 잠시 제껴두기로 하자. 필자의 의도는 다만 2200년 동안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게 어떤 의미에서 헛수고였다는 것, 우리들이 결정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여기까지 흘러오고 말았다는 것이니까.

위 구절을 경제학적인 용어로 해석해보자. 여기서 재材는 돈이다.(상품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돈이 흩어지면 백성이 모인다. 다시 말해 교환매개물인 돈이 활발하게 순환하여 상품교환이 늘어나면 백성이 모인다. 반대로 돈이 모이면 백성은 흩어진다. 다시 말해 돈이 한곳에 쌓여있으면 상품교환도 정체되고 백성은 흩어진다. 즉 백성은 분열된다. 사회갈등이 심해진다.

그러면 재材는 왜 잘 흩어지지 않는가? 220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돈은 왜 흩어지지 않는가? 상업은 왜 정체하는가? 소비를 촉진하는 신용카드·대형유통업체·고속도로·인터넷...인류는 많은 경제적 장치들을 개발해왔다. 그런데 왜 경제위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가?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2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는 돈의 형태가 문제라는 것. 돈의 액면가가 불변한 특징 때문에 돈이 이자를 낳고 교환매개물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우리의 노동대가 상당분이 지대로 흡수되어 거의 모든 진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땅은 경제활동의 원천이요, 돈은 경제활동의 매개물이다. 누구나 경제활동을 하려면 이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것을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은 막아야 한다. 전체 경제시스템이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땅과 돈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이용만 하여야 한다. 우리가 소유할 것은 돈과 땅이 아니라 우리의 땀이 밴 노동생산물, 그리고 그것과 교환한 다른 사람들의 노동생산물이다. 게젤의 제안은 "돈과 땅의 국유화"라고 할 수 있다. 돈과 땅을 국유화해야만 나머지는 모두 민영화할 수 있다. "돈과 땅의 국유화"는 정말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그렇다면 이 목표를 어떻게 실현하는가? 사람들이 돈을 교환매개물로만 사용하게 하려면 돈의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여 돈이 이자를 낳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이것을 지역화폐입문에서는 "노화하는 돈(aging money)"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돈은 쌓이지 않고 바로 교환에 제공될 것이다. 또 땅사유권을 폐지하고 국유화하며 모든 땅을 인종 민족 성별 나이 출생지 신체조건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공매경쟁을 통해 임차할 수 있게 하고 거기서 나오는 지대는 공동체로 환원하여 모두의 복리에 써야 한다. 이렇게 하면 돈과 땅은 실질적으로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맑스 스타일처럼 모든 사람들한테 기계적인 평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뛰어난 사람들은 더 많은 노동대가를 얻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사람과 부족한 사람의 차이는 건전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더불어 이자·지대라는 기형적 환경 속에서 경제활동을 해나가는 과정 중에 생긴 사회문화적인 부작용들과 그 부작용들에 대한 대증요법으로 요구됐던 모든 복잡한 제도들과 시스템이 모두 사그라들 것이다. 이것은 삶의 질을 매우 복합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범죄는 줄어들고, 전쟁은 사라지고, 환경은 복원되며, 빈부격차는 줄어들고,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루지 않을 것이며, 가족은 함께 살 수 있고, 전통문화와 지역문화도 복원될 것이다. 우리들은 돈과 땅에 매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살 것이며, 병든 세상에서 삶을 꾸려가는데 필요했던 중독적인 문화와 위로산업 일체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무역은 여전히 확대될 수도 있지만 그 이익은 지금처럼 소수의 자본가한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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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경제질서> 표지사진

칼럼

 

 

 

<자연스런 경제질서> 표지로 사용한 사진은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발생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충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진에 보이는 종이돈더미가 1은달러 또는 순은3/4트로이온스와 같다. 7년 동안 인플레가 심해지면서 미화 1달러가 4조 마르크가 됐고 암시장에서는 12조 마르크였다. 인플레 전에 미화 1달러가 4.2마르크였다는 걸 감안할 때 이런 변화는 그 당시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한테 절망적인 것이었다.

그러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이 이제 사라졌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근본원인은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기 때문이다. 돈의 액면가는 불변하는 반면 재화는 그것을 보관하는데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돈은 재화와 바로 교환될 필요가 없고 저축매개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돈이 저축되는 순간 그 교환매개물 기능은 마비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공급에 상응하는 수요를 만들어내려고 돈을 더 찍어내야 하고 찍어낸 돈은 잠시 돌다가 다시 멈춰버린다. 이렇게 쌓인 돈은 때때로 기본이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튀어나와서 시장의 일부에서 붐을 만들고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멈춰버린다. 시장은 빨리 과열되는 만큼 빨리 식어버린다. 이 쌓여있는 돈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물가는 늘 불안정하며, 이 자금이 점점 비대해지면서 중앙은행은 이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시장 내부의 조건에 시장 외부로부터 밀려오는 충격(: 전쟁, 외환위기)이 더해져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면 그 결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찾아오는 것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돈에 순환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것은 실비오 게젤이 제안한 대로 돈의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잉여금을 남기지 않고 돈의 발행량을 공급에 맞출 수 있다. 따라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이 사진 속 아이들은 실비오 게젤한테 아직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배우게 되리라. 그 때 이 아이들의 손가락은 "휴지가 되어버린 돈더미"가 아니라 <자연스런 경제질서>를 가리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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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경제질서>와 테크놀로지

칼럼

1996년 4월 3일 미국 몬타나주 링컨에서 한 남성이 검거됐다. 이 남성은 폭탄테러로 22명의 중경상자, 3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로 체포되었다. 특이한 점은, 체포되기 1년 전 자신이 작성한 50페이지에 이르는 선언문을 뉴욕타임즈·워싱턴포스트에 보내고 그 선언문을 게재할 경우 테러를 멈추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 선언문은 다음과 같았다.

Industrial society and its future (한글번역본: 산업사회와 그 미래)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테러는 일반적인 패턴의 범죄가 아니었다. 돈을 노린 게 아니었고 특정개인에 대한 분노 때문도 아니었으며 재미로 누군가를 죽인 것도 아니었다. 카진스키의 테러는 그 자신의 논리적 사유의 결과, 즉 신념에 의한 테러였다.

카진스키가 보여준 생각과 행동을 카진스키 개인의 문제로 축소시키려는 것은 소심한 보수주의자의 태도다. 그들은 언제나 사태를 축소하는 버릇이 있다. 그들은 문제의 원인보다는 결과를 억제하는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카진스키의 테러를 낳은 거대한 뿌리는 보지 못하고 그 땅 위에 빼꼼히 올라온 작은 싹에 집착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카진스키를 체포한 것으로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케이스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카진스키의 선언문이다. 그는 사람 목숨을 앗아가면서까지 그 선언문을 유력지에 게재하려고 했다. 선언문에 담긴 내용이 카진스키를 움직인 동력이었다. 카진스키는 체포됐지만 카진스키의 선언문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테크놀로지의 끝에 뭐가 있는지 보라"던 그의 화두는 여전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을 뿐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먹고 살려면 테크놀로지를 포기할 수 없다."면서 자포자기하든지 "테크놀로지가 더 발달하면 나아지지 않겠나?"라는 근거없는 전망을 늘어놓으며 점점 커지는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카진스키는 행복한 유년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했고 교육에도 공을 들였다. 카진스키가 열여섯에 하버드를 입학하고 박사학위를 따고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최연소 조교수가 되어 놀라운 수학적 업적을 마구 쏟아낼 때 주변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쳤을 것이다. 그야말로 앞날창창 탄탄대로의 인생. 하지만 카진스키는 얼마 후 모두 부러워하는 그 자리를 내팽개치고 몬타나의 숲으로 들어간다. 카진스키가 대학에서 뭘 보고 느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선언문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지식인들의 지식탐구나 사회운동가의 활동은 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목표와 정반대로 가고 있었고 아마도 그는 자기 일(수학)이 전체시스템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을 것이다. 그는 자기 행위와 목표 사이에서 모순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자기가 하는 작업들 전부가 세상을 망치는데 응용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카진스키는 돈이나 명예 때문에 자기모순을 참아내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자신에게 정직했고 결국 모든 걸 버리고 떠난다. 그리고 삼림벌채·개발사업 등으로 자기 거처마저 파괴될 위험에 처하자 산업테크놀로지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테러가 아니라 선언문이다. 그는 자기 혼자 시스템 전체와 대적하는 건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카진스키의 진짜 목적은 선언문이고 테러는 그저 대중의 주의를 선언문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쇼였을 것이다.

필자가 카진스키를 거론하는 것은 카진스키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카진스키를 통해 발현된 어떤 생각과 대결하기 위해 그의 포지션과 그가 가진 생각의 요점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다. 카진스키 머리 속에 들어있는 위험한 폭발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실비오 게젤이 제시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The Natural Economic Order>의 장점을 더 뚜렷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카진스키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카진스키가 되어야 한다.(과학자들한테 폭탄을 보내라는 얘기가 아니다.) 카진스키가 무얼 보고 듣고 느꼈는지 카진스키의 눈과 귀와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 사실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진스키가 가진 생각, 즉 "테크놀로지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상당수가 공감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카진스키의 생각이 싹튼 바로 그 토양에서 우리도 살고 있다. 우리도 카진스키처럼 생각한다. 테크놀로지와 그에 기반한 사회제도들이 점점 우리 삶을 제한하고 숨막히게 한다는 것. 우리는 삶의 편리를 위해 기계를 발명했지만 그 기계가 만들어낸 시스템의 노예이기도 하다는 것.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낸 시스템이 자연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고 있고 이런 경향은 평범한 삶마저 위협할 정도로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 폭탄테러는 굳이 카진스키가 아니라도 다른 누구, 그러니까 존이나 메리 아니면 철수나 나카무라 그 누구를 통해서라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카진스키를 그저 미치광이로 몰고 안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그런 범죄를 사법적으로 처리하는 것 외의 영역에서 살필 것은 "누가 그런 짓을 했냐?"가 아니라 "그런 생각이 어떤 토양에서 싹을 틔웠는가?"다. 우리는 그 토양을 살펴본 다음에 개입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카진스키의 생각 역시 카진스키 자신이 비판했던 좌파주의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현실에 대한 기계적인 반작용'은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우리는 카진스키의 생각을 검토하여 오류가 있는지 밝히고 더 나은 길을 제시할 것이다.

그렇다면 카진스키가 찾아낸 답을 살펴보자. 카진스키는 테크놀로지를 사회문제의 근원으로 본다. 그의 테러는 그 전제 위에 서 있다. 테크놀로지가 사회문제의 근원이라면 테크놀로지를 파괴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전제는 틀렸다. 사회문제의 근원은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경제시스템(화폐제도와 토지제도)의 결함이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는 그 경제시스템에서 나온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카진스키의 문제의식은 특히 중앙집권적 형태의 테크놀로지에 주목한다. 중앙집권적 테크놀로지가 사람이 살면서 거쳐가야 할 자연스런 권력과정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하지만 테크놀로지가 중앙집권적 형태를 취하는 건 경제시스템의 결함이 테크놀로지를 그런 형태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 흐름은 대강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돈 액면가가 불변하여 기본이자가 발생하고 경제주체는 그에 따라 단기적 이윤을 극대화하도록 유도된다. 중앙정부는 기업들과 거대사업을 기획한다. 사업 크기를 키워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그 거대사업을 따내는 몇 개의 기업이 재벌로 성장한다.) 거대사업을 위해서 거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거대한 발전방식이 필요하고, 거대한 기계가 필요하고, 거대한 노동력이 필요하고, 거대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거주시키는 거대도시가 필요하고, 이 사람들을 이런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적응시키고 다루기 위한 중앙집권적인 형태의 교육·미디어가 필요하고, 소수의견을 합법적으로 묵살시키기 위한 투표제가 필요하고, 부적응자를 걷어내기 위한 중앙집권적인 형태의 의료·법률·치안이 필요해지고 또 다른 거대정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거대군대·거대무기가 필요해진다. 이 모든 흐름은 각 개인의 힘을 한곳에 집중시킨다. 이 과정에서 카진스키가 지적한 대로 사람이 체험해야 할 자연스런 권력과정과 자율성은 훼손된다.

우리가 실비오 게젤의 제안대로 화폐제도와 토지제도의 결함을 바로잡는다면 그 결함에서 태어난 중앙집권적 테크놀로지도 다른 형태로 바뀔 것이다. 땅이 지대를 낳지 않고 돈이 이자를 낳지 않으며 제대로 순환한다면, 즉 땅이 모두의 것이 되고 돈이 분산된다면 산업도 분산화되고, 테크놀로지도 분산화되고, 그 산업과 테크놀로지를 지탱하는 에너지발전방식도 분산화되고, 정치권력·경제권력도 분산되고, 인구도 분산되고, 도시구조도 분산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갈등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그것들을 처리하는데 필요했던 복잡한 문화와 제도 역시 단순해질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돈이 경제주체를 장기적으로 더 적은 감가상각으로 유도하므로 테크놀로지가 사람과 자연에 봉사하게 된다. 더 적은 감가상각을 지향하는 것 때문에 자원을 아끼고, 자연을 보호하며, 테크놀로지의 작동방식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따르게 된다. 수동형태양에너지passive solar energy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일부가 그런 테크놀로지의 원형일 수 있다.1

카진스키는 테크놀로지 배후에 있는 경제시스템의 결함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테크놀로지의 가능성도 보지 못했다. 결국 그는 목표로 가는 올바른 수단을 찾지 못했다. 카진스키가 말한 역사법칙을 보면 그가 잘못된 길로 유도된 까닭을 알 수 있다.(카진스키의 역사법칙은 그가 가진 생각의 토대이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 필자는 그가 제시한 제1원칙·제2원칙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렇다. 각 사회현상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모두 같은 레벨에 있는 게 아니라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나 결과가 되는 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구조에서 가장 선행하는 원인을 건드린다면 거기에 종속된 나머지 요소들도 변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변화를 일으키려고 모든 걸 다 일일히 건드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행요소, 그러니까 첫번째 도미노는 아주 사소해보이는 작은 것일 수도 있다. 아주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릴 수 있다면 나비 한 마리의 날개짓이 허리케인을 만들 것이다. 제3원칙도 동의하지 않는다. 예측은 완전히 같은 조건의 사례를 갖고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그런 식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비슷한 사례 여러가지에서 의미있는 맥락을 찾고 그 맥락으로 유추하여 충분히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 제3원칙은 카진스키 사유방식이 현대과학이 신봉하는 실험연구방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완벽하게 통제된 조건에서 정해진 변수를 넣고 그 결과를 확인해야 올바른 지식을 알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아마 이 제3원칙을 만들었을 것이다.(그가 수학자였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것도 일급 수학자였다.) 제4원칙·제5원칙도 동의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회는 미리 설계할 수 있다. 모든 변수를 통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초의 조건만 사람의 본성에 맞게 세팅하면 나머지는 각 경제주체의 상호작용으로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카진스키는 기계를 파괴하자고 했지만 그의 사유방식은 기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현상과 현상을 유기적으로 잇는 고리들을 놓쳤고 기계처럼 생각했다. 이것이 그의 한계였다.

하지만 카진스키 주장 가운데 어떤 부분은 일리가 있다. 특히 좌파주의2에 대한 지적은 예리하다. 자연스런 권력과정·자율성이 침해당한 것에 대한 기계적인 반작용으로 좌파주의가 나왔다는 주장은 곱씹어 볼만하다. 진보를 자처하는 운동들은 새롭게 깨어나야 한다. 기존 사회운동이 사회문제의 근원을 건드리고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카진스키가 말한 것처럼 기계적인 반작용 그 이상이 아닐 것이다. 대중들은 이것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화폐제도 토지제도의 결함을 바로잡지 않는 한 그 어떤 정권교체나 정책도 근본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 대중들의 분노를 밑천삼아 자기들의 정치적 영향력만 키우려는 사람들을 주의하라. 오히려 우리는 그 사람들한테 외쳐야 한다. "그래서 당신들은 우리한테 무얼 해줄 수 있소? 당신들이 내놓은 해법은 모두 진부하오. 당신이 전에 해먹던 사람보다 착하다는 말도 이제 믿지 않겠소. 화폐제도 토지제도의 결함은 당신 역시 타락시킬 게 뻔하니까. 그러니 개소리 집어치우고 당장 돈(화폐제도)과 땅(토지제도)을 개혁하시오. 게젤의 명료한 제안대로 돈순환과 땅을 국유화하시오. 지금처럼 사람들이 제도적인 구걸(복지)을 하게 만들지 말고 언젠가 부작용을 낳을 스테로이드(인위적인 경기부양)만 투여하지 말고 공정한 게임의 룰을 부여하란 말이오. 그게 아니면 당신 입을 꿰매버리고 우리들이 하겠소."

기존 경제시스템 결함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그래서 중앙집권적인 형태의 테크놀로지가 지금처럼 계속 세를 넓혀간다면 카진스키의 예언은 불길하게도 거의 모든 측면에서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것이다. 카진스키가 좌파주의나 인류의 미래에 대해 보여준 통찰력은 수학적 사고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 그의 살아있는 경험이나 관찰에서 추론됐을 것이다. 그의 판단을 구성하는 요소 중 어떤 것은 기름진 땅에서 자라났고 어떤 것은 황무지에서 자라났음을 유의해야 한다.

카진스키가 비판한 좌파의 "지나친 사회화"는 양날의 검이다. 사람들이 사회문제나 정치에 더 많이 관심을 갖는 것은 사회유기체의 면역반응social immune response이다. 이런 경향 자체를 억압해서는 안되는데, 그 까닭은 사회운동이 올바른 방향을 찾았을 때 이 소위 "지나친 사회화" 경향이 세상을 바로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알러지성비염 환자가 항히스타민제로 그 면역반응을 억제할 때 제대로 낫지 않고 증상이 만성화되며, 오히려 그 환자 섭생을 바꿔서 면역력이 자기 몸을 복구하는 방향으로 올바르게 유도해야 근본적으로 치유되는 것과 같다. 면역반응 자체를 억제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사람들의 "지나친 사회화"경향은 실비오 게젤의 개혁안이 실행되어 사회가 근본적으로 건강해질 때 비로소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그것은 그런 면역반응이 더이상 필요없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다. 더이상 치유해야할 병이 사회유기체에 남아있지 않아서 사람들은 그 때 개인화될 것이다. 노자老子는 백성들이 왕의 이름을 모르는 세상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그런 세상이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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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양전지로 대표되는 능동형태양에너지active solar energy는 기존 테크놀로지와 마찬가지로 중앙집중형이다. 따라서 기존 테크놀로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이건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없다. 수동형태양에너지나 적정기술의 단서는 세계 각국의 전통건축물·전통도구, 동식물 서식환경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텍스트로 돌아가기
  2. 카진스키는 이 용어를 전통적인 맑스주의를 뜻하는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기존 사회운동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쓰고 있음을 주의하라.텍스트로 돌아가기
2014/09/26 22:14 2014/09/2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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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경제질서

칼럼

개요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실비오 게젤 경제이론의 정수를 담은 걸작이다.

게젤에 따르면, 모든 사회운동의 목표는 불로소득을 폐지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불로소득은 "자본이 낳는 이자"와 "땅사유권이 낳는 임대료"로 구성된다. 따라서 토지제도와 화폐제도를 개혁해야만 우리들의 노동대가 전체를 지킬 수 있다.

게젤은 이 목표를 위해 공짜땅(Free-Land)·공짜돈(Free-Money)이라고 이름 붙인 개혁을 제안한다. '공짜땅'은 땅사유권을 폐지하고 지대를 공유하며, '공짜돈'은 스탬프머니라는 수단을 통하여 돈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여 돈이자 그리고 돈이자에 종속된 자본이자를 제거한다. 이렇게 새로 설정된 경제조건으로 우리는 노동대가 전체를 지킬 수 있고, 공정한 자유경쟁이 가능해지며, 돈 가진 사람이 그 돈을 쌓아두지 않고 바로 상품과 교환하도록 유도하여 막힘없는 경제흐름을 실현하게 된다.

게젤은 특히 “돈 액면가가 불변한 것”을 경제위기의 원흉으로 지목한다. 돈은 본래 교환매개물인데, 돈 액면가가 고정불변하므로 교환되어야 하는 강제에 종속되지 않고 저축매개물로 쓰여 오히려 교환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상업은 정체되고 실업과 경제위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며 그에 따라 갖가지 사회악이 증식한다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게젤의 이론을 반맑스주의인 동시에 반자본주의로 평가하고 있다. 게젤의 이론은 대공황 이후 유럽 미국 등에서 일부 적용되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줬고, 케인즈와 어빙피셔 등 당대의 석학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강대국의 이해관계와 대중의 몰이해 때문에 아직까지 경제질서의 핵심으로 채택되지 않았고,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대증요법만 난무하는 실정이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FRB의 양적완화로 버티는 스테로이드경제, 전세계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든 카지노경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모든 사회적 비극의 배후에 “액면가가 불변하는 돈”과 “땅사유권”이 있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악화일로를 걷는 전세계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근본요법이 될 것이다.

 


관련 영상

 

 


리뷰

 

에른스트 훈켈, Deutsche Freiwirtschaft (1919년 4월)

“게젤은 부지런히 각주·참고문헌열람표를 만들고 경제를 부분적으로 관찰한 통계에 통계를 더하는 이론적인 경제학자가 아니야. 게젤은 정부가 인정하는 전문가에 비해 두 가지 장점이 있어. 한 가지는 장사꾼·수입업자·땅주인·농부로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경제원리를 파고들어 잡아내는 천재성이 있다는 거야. 난 바그너·슈몰러·새링·노이만 같은 권위 있는 연구가와 선생 밑에서 경제학을 배웠고 그 사람들한테 감사해. 하지만 이렇게 많이 배웠어도 경제·사회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일곱 개의 봉인을 한 책이었어. 게젤 이론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야. 게젤 이론을 이해하고 그걸 내 것으로 만들고 나서야 경제학은 수정처럼 투명해졌어.”

 

 

구스타프 란다우어, 혁명적 사회주의자: Aufruf zum Sozialismus (1919년 베를린)  

“가장 위대한 것들 가운데 게젤의 제안이 있어. 그 제안은 '교환매개물이 지금처럼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는 게 아니라 점점 가치를 잃게 만들어서 그 교환매개물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가능한 빨리 그걸 다른 사람의 생산물과 교환하는 것 말고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자'는 거였어. 게젤은 푸르동의 위대함을 알아차리고 푸르동한테 배운 몇 안되는 사람이고 독립적인 선상에서 자기 이론을 발전시키는데 성공했어.”

 

 

오스카 스틸리치, 강사, 베를린대: Das Freigeld, eine Kritik (1923년 베를린)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동시대 경제학자들이 이루지 못한 위대함을 홀로 달성했어. 내용과 표현 면에서 잘 짜여진 작품이고, 현대 경제학 책들의 평균적인 생산물 위에 산처럼 우뚝 서 있어. 여태까지 독일에서 출판된 돈문제 관련 책들은 경제교육 못 받은 사람들한테는 어려워서 읽히지 않았어. 그 때 실비오 게젤과 그의 문하가 놀라운 저작물과 함께 나타났어. 그 저작물은 돈문제에 새로운 빛을 비추었고, 강력한 자극을 줬어. 게젤의 작품은 명쾌하고 자극적인 해설의 모범이야. 그 작품은 많은 사람을 다소 취하게 만들겠지만 미각에는 뛰어난 고귀한 포도주를 머금고 있어. 이 작품에는 유익하고 과학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게 많고 경제학에서 사라지지 않을 게 많아. 게젤은 금에 대한 환상을 파괴하고 종이돈이론을 최종선택할 것으로 줬어. 그리고 돈에 덮여있는 금본위이론을 자세히 검토한 다음에 완전히 거부했어. 유명론자 냅이 실패한 지점에서 게젤은 성공했어. 요약하면 게젤은 돈문제를 가장 근본적으로 분석했어.”

 

 

어빙 피셔, 예일대 경제학 교수:

Booms and Depressions (1933년) p.142

“사람들이 먼저 구매를 해야 사업대출을 받으려고 할 거야. (구매자를 직접 자극하는) 이 목표를 위해 스탬프달러라는 독특한 계획이 만들어진 적이 있어-돈 쌓아두는 것에 대한 세금의 일종이지.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는 이 계획이 잘 와 닿지 않았어. 이 계획은 돈의 정체를 조절하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제공해.”

 

Stable Money (1934년) pp. 9, 11.

“통화조작의 가장 흥미로운 예 중 하나는 1150년과 1350년 사이 중부유럽에서 은으로 만든 얇은 경화에서 볼  수 있어...개주는 정기적이었어...통치자는 1년에 두세 번 눈에 띄는 동전을 모두 거둬서 화폐주조세 약 25%를 떼고 새것으로 교환해 줘. 거래·직공·장인들은 사람들이 돈을 열심히 처분하는 것으로 자극 받았다고 해…”

“돈속도조절과 뭔가 비슷한 이 첫 번째 예는 통화안정화 역사에서 뭔가 흥미로워. 그 얇은 경화가 1350년쯤 사라진 다음에 이 원리는 잊혀졌어. 그 원리가 다시 나타난 건 게젤의 저작물에서야. 게젤이 죽은 다음에 돈속도조절은 1931년~1933년에 독일·오스트리아·미국에서 스탬프지폐를 적용한 몇 가지 예에서 볼 수 있어. “

 

Stamp Scrip (1933년) p.67.

스탬프임시지폐가 현재의 긴급사태에 대한 임시보조화폐 이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어. 그 사람들은 그 돈의 양과 스탬프간격을 다양한 조건에 맞게 조절하면, 물가 안정시키는데 가장 다루기 어려운 요소인 돈속도를 최고로 잘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공짜돈을 정확하게 적용하면 몇 주 안에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게 될 거야...난 장사꾼 게젤의 충복이야. ”

 

 

휴 게이츠컬, 전 재무부장관, What everybody wants to know about Money, by nine economists from Oxford. Edited by G. D. H. Cole (1933년).

“게젤은 존 브라이트와 비슷한 점이 많아. 그 명쾌하고 우아한 문체로...게젤이 내놓은 이 주목할만한 제안은...그 이론은 미래를 예견하고, 그 실천은 어떤 조건에서도 공짜돈을 적용하면 거래환경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줘...지폐가 자유롭게 도는 여러 나라 경기침체에 좋은 정책이야...이론적으로 완벽하게 건전해. 산업변동에서 정말 다루기 힘든 요소를 다루려는 몇 안되는 시도 중 하나야. 통화확장주의정책을 열심히 써도 경기침체기간이 늘어난 것은 돈의 속도가 떨어진 탓으로 돌려야 할 거야. 돈속도 다루는 방법은 무엇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해.”

 

 

존 메이너드 케인스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1936년)

“게젤의 대표작이 학자로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사회정의에 대한 더 많은 열정·감정이 담긴 헌신으로 뒤덮여 있다 해도 그 책은 차분하고 과학적인 언어로 씌여졌어. 이 책의 목표는 반맑스주의를 세우는 것, 맑스와 완전히 다른 이론적 토대에서 자유방임에 맞서는 거야. 경쟁을 없애는 게 아니라 경쟁의 족쇄를 풀어버림으로써 말이야...미래세대는 맑스보다 게젤한테 많이 배울 거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머리글은 독자들한테 게젤의 도덕성에 대해 알려줘. 내 생각이지만 맑스주의에 대한 답은 이 머리글과 같은 선상에서 발견될 거야.” (p. 355)

“게젤의 스탬프머니 뒤에 깔린 생각은 건전해.” (p. 357)

 

 

찬드라 보즈 (1897~1945), 캘커타 시장, 인도국민회의 멤버와 의장 역임.

땅과 돈에 관한 이전 세대의 가르침은 쓸모 없어졌어. 실비오 게젤이 돈이자에 관한 새로운 가르침을 주었으니까. 자유로운 인도는 자본가·거대지주·카스트의 나라가 아니라 사회적·정치적으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거야.

 

 

마하무드 아부사우드, 모로코 정부 경제자문: 아랍지역 경제전문가, 라바트 대학 법대 외래교수.(전 카불 대학 경제학 교수, 전 파키스탄 정부은행 경제자문)

“사회·경제 구조 연구자 가운데 누구도 실비오 게젤만큼 인정받지 못했어. 그의 걸작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고 자본주의와 맑스주의 둘 다에 대한 도전이야. 게젤의 이자이론은 코란의 가르침과도 조화를 이루니까 모든 이슬람국가들은 그 이론을 환영해야 해. 게젤의 무이자경제 계획은 인류를 환상에서, 잘못된 전통이라는 폭군에서, 동포한테 착취당하는 것에서 해방시키려는 짜임새 있는 시도의 단단한 기초야.”(Mitteilungen der LS. Partei der Schweiz, Bern. February, 1958).

 

 

더들리 딜라드, 미국 매릴랜드 대학 경제학 교수

"게젤의 관점은 반고전주의와 반맑스주의 둘 다야…게젤 이론의 독특함은 사회개혁에 대한 그의 태도에 있어. 게젤의 이론을 이해하려면 개혁가 게젤의 관점을 이해해야 해...게젤의 분석은 몇 가지 중요한 점에서 완전히 발전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델 전체에 있는 것은 모두 틀린 게 없어."Gesell's Monetary Theory of Social Reform, American Economic Review (AER), Vol 32 (1942), p. 348–349.

 

 

모리스 알래, 프랑스 파리대학 경제학 교수

"푸르동과 발라,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질서의 바탕이 될, 개인주의와 집합주의의 위대한 화해를 이뤄 낸 실비오 게젤 같은 선구자들한테 경의를 표하고 싶어."Economie et Intérèt, Paris 1947, p. 613.

 

 

로렌스 클레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경제학 교수

"상아탑의 경제학자들은 ‘괴짜'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어. 특히 돈개혁자들 요한슨·포스터·캐칭스·홉슨·게젤은 우리 시대 눈부신 업적을 이뤘지만 관객을 모으지 못했어. 미래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에 대해 위대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한테 공감할 수 있는 귀를 가졌으면 좋겠어." The Keynesian Revolution (1949/1968), p. 152.

 

 

요아킴 스타바티, 독일 튀빙겐 대학 경제학 교수

"경제학은 실비오 게젤한테  돈과 이자의 본성에 관한 심오한 통찰력을 빚졌어. 하지만 실비오 게젤은 경제학계에서 늘 이단아 취급을 받았어. 확실히 하면 그는 교수가 아니었어. 그것만으로 의심을 자아내기 충분했지. 결정적인 사실은 경제질서에 대한 실비오 게젤의 근본적인 아이디어가 정확하고 모범이 된다는 거야. 모범이 되는 게젤의 작품이 하나 더 있어. 기능적 돈의 질서를 만들어내려면 기능적 경제사회 질서인 <Nervus Rerum>을 봐야 해."Eine kritischeWürdigung der Geldordnung in Silvio Gesells utopischem Barataria (cheapland). Fragen der Freiheit Nr. 129 / 1977, pp. 6 and 30–31.

 

 

오스왈드 한, 독일 에를랑겐-뉘른베르크 대학 경제학 교수

"실비오 게젤은 명쾌하게 쓰려고 했고 자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어. 이건 대부분 오늘날 실제로 일을 하는 전문가 뿐 아니라 순수이론가들한테도 부족한 덕목이야.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우리 시대에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어...게젤은 놀라운 개념을 발전시켰지만 잊혀졌지. 그동안 그보다 덜 뛰어난 동시대 사람들이 여러 세대를 혹세무민했어. 그들의 오류가 탄로 날 때까지 말이야." In memoriam Silvio Gesell. Zeitschrift für das gesamte Kreditwesen, Vol. 33 (1980), No. 6, p. 5.

 

디터 쥬어,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 법학 교수

"게젤은 영리한 아웃사이더야...돈과 이자, 노동대가 전체에 대한 권리, 해법이라는 주제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다루었어. 게젤이 경제문제에 관해 품었던 생각과 그의 시대 경제위기에 맞춰 생각해낸 것은 금융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측면에서 살펴 볼 가치가 있어."Geld ohne Mehrwert – Entlastung der Marktwirtschaft von monetären Transaktionskosten. Frankfurt 1983, pp. 17 and 51.

 

한스 C. 빈스왕거, 스위스 세인트갈렌 경제사회학 아카데미 대학 경제학 교수

"게젤은 공짜경제의 창시자야. 경제학계의 아웃사이더이면서도 케인스한테 인정받았지. 어떤 면에서는 케인스의 선구자야. 그래서 게젤은 여전히 케인지언 경제학자로 여겨져. 심지어 초케인지언의 일종, 말하자면 '경제위기 피하는 수단으로 가능한 낮은(명목상의) 이자율을 선전하는 학파의 지지자'라고 여겨졌지. 하지만 게젤은 경제위기가 이자율 낮추는 것으로 풀릴 수 없다는 걸 알았어...게젤은 공짜돈 도입과 상관관계가 있어서 필요한 것으로 공짜땅 도입을 제안해. 그래서 게젤의 주요저작물 이름이 ‘공짜땅(!) 공짜돈에 의한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야. 그 책은 돈을 가장 중요하게 보긴 했지만 경제의 실제 측면, 말하자면 땅과 자원에 대한 청구권을 놓치지 않았지. 이 부분을 게젤이 케인스보다 확실하게 이해했어." Arbeit ohne Umweltzerstörung – Strategien einer neuen Wirtschaftspolitik. Frankfurt 1983, pp. 24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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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6 20:43 2014/09/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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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경제질서> 묻고 답하다

칼럼

예전에 어느 분이 인터넷에 실비오 게젤 이론을 소개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댓글이 흥미롭다. 그 댓글은 사람들이 게젤 이론을 처음 접할 때 무엇을 궁금해할지 보여준다. 이 질문들이 만들어내는 의혹의 터널을 뚫고 지나가면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질문들을 살펴보자.

 

Jipzoong Kim 읽다보니 문득 든 생각이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의 하락을 가져오지만 이자와 뒤섞여 그 효과가 희석되긴 하지만,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설명도 필요할 거 같군요. 선뜻 이해는 안되는...

JH Lee 제가 경제학도는 아니지만, 경제순환모델에 따라 침체기에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려고 하고 회복기에는 투자가 이루어집니다. 즉 기업이 현금을 들고 있으려고 하는 경향의 여부는 경제상황과 금리 정책에 따른 것이지 않나요?... 잘 아시는 분은 설명 부탁드립니다.

JH Lee 잘 이해가 안갑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화폐보다 현물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나요.. 금이라든지.. 미술품이라든지.. 땅이라든지..

이제우 힉스입자를 아리스토텔레스가 틀렸다고 말하는 꼴

Ko Yu-li "유일한 예외는 화폐다." 뭐죠, 이 말도 안되는 주장은...? 데이터를 하나도 안 본게 심하게 티가 날 뿐더러, 경제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네혀. 하이퍼 인플레이션 무시하나요 ㅡㅡ? 좀더 심하게 빈정거릴까도 싶은데, 빈정거릴 가치도 없다 싶네여.

김민수 부자들에게 너무 유리한 자본주의제도.

김광민 첫줄 보고 그냥 내렸습니다. 영양가가 별로 없어요. 그래도 다른 분들이 이 글 이해하려고 시간낭비하지 마시라고 이해를 보태기 위해 몇자 적어둡니다.
화폐에 감가상각을 도입한다고 공황이 없어지는것도 아니고, 그냥 계산만 복잡해집니다. 실질이자율항에 강제 감가상각율만 빼주면 끝나겠네요. 근데 이 감가상각율이 어짜피 명목변수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화폐가 다른 자산과 구분되는 중요한 점은 감가상각율이 아니라 유동성 때문입니다.
국채시장에서 극심한 경제혼란기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기도 하고, 요새는 사실상 마이너스 정책금리도 나오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채권의 감가상각이 발생하는것이죠. 왜냐면 부도위험과 유동성,세금을 따져봤을때 그래도 국채가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채권시장이 즉각 붕괴하거나 저축제도가 무너지진 않아요. 그냥 시장은 그 새로운 숫자에 맞춰서 알아서 균형을 찾아 굴러갑니다. 화폐로 생각해도 똑같아요. 화폐는 부도위험도 없고 유동성도 강하고 딱히 세금도 안내니 어짜피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겁니다. 화폐가 강력한 자산이 안되도록 규제하면, 디아블로2 베틀넷에서 조던링 거래하는 것 마냥 현물화폐 등장하면 되고요.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게 우리는 이런식의 감가상각이 존재하는 세상의 결과를 매일 눈으로 보고 있어요. 이미 양의 이자율에 의해서 항상 화폐보유의 기회비용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 살고 있다는거고. 사람들은 이미 너도나도 이자율을 많이주는 투자처(=대출수요자)를 찾아서 은행을 바꾸고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뭐 대출 이자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뭣도 아닙니다. 이미 멀쩡히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다고요.
구태여 안정적인 화폐가치가 주는 강력한 거래비용의 이점을 포기하고 동일한 현상태를 얻는건 완전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제게는 그저 발상만 재미있는 공상경제소설 정도로 보이네요.

황진웅 ppss의 글은 오해의 소지가 많아 보이지만, 게젤 아이디어의 출발 자체는 '화폐의 흐름확보'로 보여집니다. 즉 쌓여있는 화폐가 없도록 화폐의 시간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고... 20세기초 까지만 해도 돈을 풀기위해 돈을 새로이 찍어냈던 원시성을 생각한다면 당시로는 괜찮은 아이디어였을거에요. 개인적으로는 게젤의 지역화폐 시스템은 허생의 간단한 사재기만으로도 한방에 무너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유병수 감가상각과 인플레이션은 구분해야겠죠. 물론 지속적으로 화폐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것은 맞지만, 화폐의 감가상각은 금이 화폐로 쓰인 이후 사실상 제로라고 봐야겠죠. 인플레는 단순히 금 등 본위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으로 생기는 것이지 감가상각이 존재하는건 아니어서... 이부분이 글에 명시되었으면 좀더 이해를 도왔겠네요.

JangHan Lee 그냥 개드립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진지빨고 개드립을 하니..

이성원 이런 글도 올려도 돼나

김한빛 · KAIST
인플레이션이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 아닌가요...? 가치가 적어지는 걸로는 안 되고 숫자를 증발시켜야 하는 건가요? 뭐가 됐든 현행이랑 어떻게 다른거죠

정우철 ·  가장 많은 댓글을 남긴 사용자
으아니 세상에 이런 빨갱이가?! 하고 킬킬거리며 읽다보니 느닷없이 나타나는 이바닥 예수님 케인즈!ㅋㅋㅋㅋ

Asdee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 달아봅니다^^;
게젤의 대안은 인플레이션율을 어느정도 높게 유지하는 거랑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요? 언뜻 생각해보면 화폐 가치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면에선 같아보이는데… (어느 시점에서 발행된 화폐냐에 따라 다른 건가요?)
한편 화폐에 투기할 수 없다면, 현물을 사재기해서 재산을 유지, 확대하는 식의 움직임은 나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금이나 석유 같은 희소자원이라든지요…

지적질
몇가지 궁금증 + 오류가 생각나서 지적해봅니다.
1. 재화중에서 감가상각이 되지 않는 재화가 였습니다. 땅(토지)가 그러한 경우인데요, 그렇다면 위의 경제이론의 전제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현물보다 현금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용의 편리성때문이지 가치가 떨어지지 않기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대기업이 돈을 풀지 않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도 돈의 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고, 그 돈을 가지고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가지고 있을때 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기회비용의 문제).
3. 강제로 화폐가치를 하향시킬 경우 사람들은 현물을 선호하게 되고 현물의 보유가 심해질 것입니다. 이 경우 현물보유자들에 의한 매점매석등이 문제가 될 텐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4. 대공황때 주식의 가치가 손실된 것이지 가지고 있는 현물의 가치가 손상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택이나 현물의 가치는 더 상승했습니다. 밀턴 프리드만의 화폐이론에 의하면 주식, 유가증권은 화폐의 한종류 (M2화폐)로 봅니다. 즉 대공황은 화폐가치의 급작스런 하락이 가져온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대공황은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다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전공자가 아니라서 대충 무식한 질문해보았습니다….

호연
2와 4는 잘못된 질문 같습니다. 2의 기회비용은 게젤의 주장대로 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이자보다 투자 수익이 높아질 가능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죠.
4 역시 주식시장에 한정하셔서 그렇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생각해보면 현물의 가치 자체가 떨어진 것이 맞죠. 가치를 지탱하던 신용이라는 거품이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나머지 사항들은 저도 궁금하네요. 다시 금본위제 경제체제가 되는 것으로 뭐가 어떻게 될지 .

호랑이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1930년대에서나 가능했던 실험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능하려면 외부통화와의 거래가 적고, 자급자족이 충분히 이뤄진다는 가정이 필요합니다.
외부와의 통화거래가 많아지면 결국 현재와 같은 통화들의 문제가 똑같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ㅇㅇ1
이런 글 올리면 안부끄럽나여….

ㅁㄴㅇㄹ
아오 시발.. 나 민주당 지지자고 나름 리버럴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이런 글 보면 진짜 좌파 쪽 대안이라고 캔다는 게 겨우 이딴 거냐는 소리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이건 아니잖아..

호연
공학 박사가 이론물리학자 무시하는 듯한 느낌의 발언…..여성 참정권을 처음 주장했을 때 많은 진보 남성들이 ‘ 나도 평등 주의자고 국민 주권은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여자가 정치에 참여하는건 아니자나 ㅅㅂ’ 라고 하는 거랑 같군요. 무슨 개소리냐는 기본소득제도 실현이 논의되는 마당이니까 이론을 더 가다듬으면 실험이 가능해지거나 더 나은 방법이 나오겠지요.

oveRock
오….. 짐바브웨!

ㅁㄴㅇㄹ
뭐.. 그래요. 그럼 잘 해보시죠.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이 정도로 독특한 가설을 세우는 것은 아무나, 최소한 적절한 학문적 훈련을 받은 경제학자나 학생이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겁니다. 근데 우주에 가고 싶은 거하고 존나 복잡한 계산을 해서 우주선을 쏴올리는 건 천지차이죠.
본문 내용만 봐서는 차라리 기본소득 주장이 더 현실적이겠다 싶습니다. 아님 마르크스경제학이나 조절학파라든가.

ㅅㅎ
요즘 대박터진 비트코인 말고도 여러가지 온라인 altcoin(대안화폐)가 있는데 그중에 freicoin이라는 건 실비오 가젤이 주창한 원리를 적용해서 운영됩니다. (demurrage fee)
http://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3/jun/25/bitcoin-successors-litecoin-freicoin
화폐에 유효기한을 두자는 얘기는 버트런트 러셀도 했었고. (proposed road to freedom.. 자유로 가는 길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 참고. 러셀은 기본소득도 좋아했음)
화폐의 여러가지 기능중에 사람들 사이의 정보/물적 교류를 촉진하는 순기능을 극대화하고싶다는 게 이쪽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일듯. 화폐의 자본축적기능이 교환촉진기능으로부터 떨어져나간다고 해서 이자와 임대료와 공황과 투기가 모두 사라진다고 진짜 믿는다기보다는;;
금처럼 또다른 투기목적의 축적 자산을 발명?해내서 돈놀이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겠지만, 그런 투기세력이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일상생활의 교환가치체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가능성은 좀 줄어들지 않겠나 하는 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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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질문(이나 의견)을 요약해보자.


Jipzoong Kim, JH Lee, Ko Yu-li, Asdee, oveRock, 김한빛 "공짜돈개혁은 돈을 감가상각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인플레 되면 돈값 떨어지잖아. 이 둘이 뭐가 다른가?"

인플레와 공짜돈개혁이 무엇이 다른지 묻고 있다.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같다. 이 질문은 생리physiology와 병리pathology를 혼동하고 있다. 인플레는 경제가 병든 상태이고, 공짜돈이 만들어내는 돈순환은 건강한 상태다. 기존의 돈은 액면가가 불변하므로 저축매개물로서 다른 재화보다 유리하고 돈 소유자의 임의에 따라 그 돈이 순환할 수도 있고 순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순환하면 물가가 오르고 순환의 대열에서 빠져나가면 물가는 떨어진다. 이게 인플레와 디플레다. 이렇게 기존 돈은 경제를 이랬다 저랬다 불안정한 상태로 유도한다. 또 인플레라고 하여도 돈이 시장 전체를 골고루 도는 게 아니라 어떤 특정 부문에만 몰릴 수 있다. 반면에 공짜돈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므로 쌓여있지 않고 시장전체를 골고루 규칙적으로 순환한다. 여기에는 병든 경제상태가 만들어내는 편차와 기복이 없다. 돈을 사회유기체의 몸을 흐르는 피에 비유한다면 인플레는 염증으로 피가 몰려 발적된 것이고, 공짜돈개혁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온몸을 피가 원활하게 순환하여 건강한 상태와 같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같을 수 있나? 화폐 액면가가 규칙적으로 감가상각되면 돈의 순환도 규칙적이 된다. 모든 돈이 규칙적으로 돈다면 통화량을 더 많이 늘릴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시장으로 쏟아져서 물가에 변동을 유발할 잉여금이 생길 수 없다.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기 때문에 돈이 재화와 완전히 교환되지 않고 남는 부분이 생기고, 그 부분이 다시 시장에 흘러들어오거나 빠져나가면서 물가변동을 유발한다. 현대에 이르러 돈이 재화와 완전히 교환되지 않고 남는 부분을 보상하고자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늘리게 되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와 장기적인 후유증을 낳고 있다. 대증요법은 기존 돈의 부작용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요소가 불확실할 때는 유일하게 고정된 요소가 상황을 지배하게 된다. 기존 경제질서에서 여러가지 경제관련변수는 계속 변하지만 돈 액면가가 불변하다는 것은 유일하게 고정된 요소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황이 안좋아질 때 현금을 보유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린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돈이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된다면 이 고정된 요소가 기존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뒤집어버릴 것이다. 모든 사회개혁가들이 취해야 하는 조치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김광민 "감가상각되어도 돈이 더 낫지 않나? 돈은 유동성이 있으니까"

"유동성 선호"는 케인즈가 말한 개념이다. '유동성'이란 말의 본질은 "돈이 언제든 치고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황이 좋으면 여기저기에 투자한다. 하지만 상황이 안좋으면 '돈'이라는 요새로 돌아와서 기회를 기다린다. 이것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돈이 순환하지 않고 쌓이면 경제위기가 온다. 따라서 유동성 선호는 제거되어야 하며, 그 방법은 스탬프머니처럼 돈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시키는 것이다. http://blog.jinbo.net/silviogesell/10

 

지적질

1."땅은 감가상각되지 않는데 어떡하나?"  게젤 이론에서는 공짜땅 개혁을 한다. 즉, 땅사유권을 폐지하고 토지공공임대제를 한다. (이 공공임대제는 중국의 형태와는 다르다.)

2. "대기업이 돈을 풀지 않는 건 돈 풀었을 때보다 가지고 있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맞다. 그래서 그걸 바꾸자는 거다. 돈 가지고 있을 때 더 이익이 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게젤이 의도하는 바가 그것이다.

3. "돈으로 투기 못하면 현물로 투기할 수 있지 않나?" (황진웅과 ㅅㅎ도 이 부분을 염려하고 있다.) 돈을 쌓아둘 수 없기 때문에 투기는 불가능해진다.

4. "대공황은 현금을 보유하려다 생긴 게 아니다"

대공황 발생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돈은 액면가가 불변하여 저축매개물로서 다른 재화보다 유리하다. 따라서 둘이 교환될 때 돈이 재화 쪽에 그 이점에 상응하는 조공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것이 기본이자다. 즉 재화의 가격에 이 기본이자가 포함된다. 재화 뿐 아니라 생산수단도 마찬가지다. 생산수단을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 생산수단이 돈이 낳는 기본이자 이상을 생산해야 그 생산수단을 만드는데 돈이 투자될 수 있다. 그런데 그 생산수단으로 이익이 나면 점점 그것이 낳는 이윤이 줄어들고 마침내 돈이 낳는 기본이자를 벌충하기도 어려운 시점이 찾아온다. 그러면 돈은 생산수단을 만드는데 투자되지 않고 회수된다. 그러면 그 생산수단을 만들어내던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해고된 노동자가 소비를 못하니 이 싸이클이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그 종착점이 대공황이다. 돈이 제 기능을 못하여 분업이 정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공황은 돈을 보유하려고 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돈은 교환매개물로만 작동하여야 한다.

 

호랑이 "외부통화가 들락날락하면 마찬가지 아니냐?"

그렇지 않다. 국내통화는 공짜돈으로 개혁하면 쌓아둘 수 없으므로 그 돈이 외국인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온다. 외부통화는 액면가가 불변한 화폐라면 쌓아둘 수 있으니 그것은 외국의 입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고 국내경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ㅁㄴㅇㄹ "기본소득이나 맑스가 더 낫지 않나?"

기본소득은 땅사유권을 남겨두기 때문에 그 효과가 조만간 상쇄된다. 어느 땅 위에서 살아갈 때 얻는 모든 경제·사회·문화·정치적 이익은 지대로 계산되어 반영되어 땅주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따라서 땅사유권은 모든 복지정책을 무력화한다. 맑스주의의 한계는 러시아·중국·북한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다. 이론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의 머리글과 파트I 분배 들어가기를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 수준이하의 인신공격, 욕설, 비방도 가끔 보이지만 꽤 훌륭하고 예리한 질문도 있다. 참고로 말하면 영어권의 실비오 게젤 담론도 거의 이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만큼 실비오 게젤 이론은 아직 지식인들한테 충분히 탐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 거대한 신대륙이다. 질문 받은 분이 답변을 안 줘서 필자가 그 분 대신 이 칼럼으로 답변 드린다. 게젤 이론이 가진 엄청난 가능성을 생각하면 이런 의문점은 반드시 풀려야 한다. 이 질문 올린 분들 중에 실비오 게젤의 The Natural Economic Order를 읽은 사람은 없다. 읽었다면 할 필요가 없는 질문들이다. 한국에서 실비오 게젤 이론을 건드리는 사람들은 실비오 게젤의 텍스트 <The Natural Economic Order>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케인즈 같은 다른 학자의 언급이나 일부 컬럼니스트의 글을 보고 껍데기만 이해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이 이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독자들을 잘못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격이다. 토론참여자들한테 필요한 건 비방·욕설이 아니라 생산적인 비판과 진지한 물음이다. 토론에서는 얼음보다 차가운 이성이 필요하다. 뜨거운 가슴은 이 이론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때 비로소 필요하게 될 것이다.

 


추가 질문들 (20171221 갱신)

 

문: 외국이 한국에 물건 팔고 스탬프머니를 받으면 황당해하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은 어렵다.

답: 미국이 자기네 나라 물건 팔고 달러를 받지 원화를 받나? 달러를 받는데 왜 황당해 한다는 것인지? 이런 질문을 다시 해야겠지? 한국인이 미국제품을 사려고 원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을까? 미국인이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가능하겠지. 미국인이 엘지 티비를 사려고 하거나 한국의 농산물을 수입하고자 한다면 가능할 거야. 그 미국인이 그렇게 하려면 자기 달러를 원화와 바꿔야 할 테니까, 그럼 한국인은 그 달러를 갖고 다시 미국 제품을 살 수 있는 것이지. 간단한 거야. 미국인이 한국 물건 살 때는 원화로 사야겠지. 그래서 먼저 달러를 원화로 바꾸겠지. 그런데 이 때 원화로 교환하는 건 물건을 바로 사려고 교환하는 거니까 그 원화가 스탬프머니처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든지 말든지 상관 없을 것 아닌가? 어차피 스탬프를 붙여야 하는 시점이 오기 전에 산다면, 스탬프머니로 개혁하기 전에 사용했던 원화와 마찬가지로 액면가 그대로 쓸 수 있는 것 아냐? 그러나 달러를 원화로 교환한 다음에 바로 한국 제품을 사지 않고 쌓아두었다가 그 돈으로 투기하려는 놈들은 이 스탬프머니 원화를 만나면 꼼짝 못하게 된다는 얘기야. 쌓아둘 수 없잖아. 그러니까 환투기하려고 잔머리 굴리는 바로 그 놈들만 이 스탬프머니를 황당해하게 될 거야. 다른 미국인들은 이 돈에 대하여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을 거야.

 

문: 게젤의 주장은 기본이자가 없으면 자본의 수익률이 0으로 떨어질 때까지 자본이 계속 만들어져 경쟁을 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 그 자본이 어디에서 나올 것인지에 관해서는 말이 없네요 가령 자본의 양이 1000이고 5개 부문에서 각각 200씩 스이고 있다면 , 그래서 가령 기초이자율이 0으로 덜어졋다고 해도, 자본이 어디에서 유입되어 자본 수익룰을 0으로 낮출 수가 있나요?

답: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에서는 돈 액면가가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되므로 돈을 쌓아두기만 한다면 감가상각될 것이니 손해가 분명하지만 그 돈을 투자하여 본전치기라도 한다면 이익이 된다. 그래서 계속 투자하게 되고 실물자본이 늘면서 실물자본의 이자율이 점점 0으로 수렴하게 된다.


문: 로빈슨 크루소 우화를 읽었는데 , 낯선 이가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먹고 살 “선택의 자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토지와 자연이 사유화가 안 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토지와 자연에 노동을 투입하여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와 반대가 참일 겁니다. 또 그 우화에서는 도구가 썩기 때문에 도구를 빌려 주는 것이 이득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 낯선이 입장에서는 도구가 없기 대문에 도구를 빌리는 것이 훨씬 큰 이득입니다. 크루소는 도구를 안 빌려주었다고 해서 손해가 크지 않지만 , 반대로 낯선 이 입장에선 도구를 빌리고 안 빌리고 차이는 하늘과 당 차이만큼 큽니다 . 그런데도 크루소는 공짜로 빌려주어야 할까요? 글쎄요 크루소가 갑이고 낯선이가 을인데 을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이 성립된다? 믿지 못할 얘기군요

답: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하고 있지 않나? 앞에서는 낯선 이가 사유화되지 않은 토지와 자연을 이용할 수 있으니 배짱을 부릴 수가 있다고 하고, 뒤에서는 도구를 빌리고 안 빌리는 것이 하늘과 땅 만큼 달라서 낯선 이는 을이라고 한다.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뒤집으니 무슨 얘기 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성급하게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부정만 하지 않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이 우화는 공짜땅 개혁은 되었다고 전제한다. 책에도 이미 그렇게 적혀 있다.

( To save space I have not subjected the loan-contract here described to the regulating effect of competition. If the conditions of the loan were determined by competition in the form of several loan-givers (Crusoes) to one loan-taker (the Stranger) the contract would be still more favourable to the loan-taker. It is also assumed that both parties are guided by the principles of Free-Land, for otherwise the outcome would be, not a loan contract, but a fight.) The Natural Economic Order Part V. Chapter 1. A Story of Robinson Crusoe

반론을 하는 사람은 책도 안읽고 어디서 주어들은 것으로 아는 체를 하는 것이다. 비판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이 무슨 얘기 하는지는 제대로 알아둬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공짜땅에서 자급자족한다면 분명히 어느 정도는 배짱을 부릴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공짜땅의 존재 때문에 크루소는 완전한 갑이 될 수 없으며 낯선이 또한 완전한 을이 되지 않는다. '공짜땅free land'은 게젤 경제학에서 상당히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이 개념은 노동자들의 노동대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보여준다. 이 개념을 기초로 추론해보면 현대의 사회운동 거의 전부가 효과 없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분업이 이루어진다면 돈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 돈이 지금처럼 '액면가가 불변하는 돈'을 쓰는 것과 '물물교환처럼 사용하는데 요금을 내지 않는 돈'을 쓰는 것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이 우화가 얘기하려는 요점이다.


문: 게젤의 화폐론이 지역화폐와 온전히 양립하는 것은 아니다. 폐쇄되지 않은 공동체들 사이에서 일부 공동체만 화폐 개혁을 할 경우, 무역으로 인한 외부 공동체의 영향을 받아 개혁이 무위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젤은 철저한 자유무역의 신봉자였다. 하지만 게젤의 이론이 실제로 빛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은 김종철 선생이 인용하는 오스트리아의 한 소도시의 경우와 같은 지역화폐에서나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답: 그렇지 않다. 게젤의 해법은 부분에서 전체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쌓아둘 수 없기 때문에 외국으로 자국의 돈이 빠져나가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따라서 외국의 경기순환과 무관하게 자국의 경기가 보호된다. 부분에서 전체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은 전세계에 동시에 적용하지 않고 오직 한 나라에 적용해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또 한 나라 전체에 적용하지 않고 오직 한 도시에 적용해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다음의 대화는 이 주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레벨:17]틴톰 2017.10.18 04:54
    현재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화폐가 가지는 여러가지 기능에 대한 실비오 헤셀의 고찰은 정말 천재적입니다.
    특히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은 경제불황을 해결할수 있는 실마리를 주었지만 화폐 분권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대부분의 정부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했죠.
    이렇게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암호화폐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해보는것도 충분히 가치있을 것 같습니다.
  • ?
    [레벨:2]rainmaker 2017.10.23 22:24

    틴톰 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화폐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위에서 소개해주신 경제학자의 방법을 '현재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위의 글을 읽어보면 다른 도시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있는 것 같고 불황에 대한 아주 기발한 해결법 같은데요. 그대로 대입하기 어렵다고 보시는 것은 기존 시스템에서 기득권을 쥔 1%가 반대하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이 방법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인가요?

  • profile
    [레벨:17]틴톰 2017.10.23 22:41
    그 시절에는 각 도시들이 지금처럼 연결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정보교환도 매우 느렸고 서로 상호 영향이 제한적이었죠. 
    만약 100년전의 순천에서 쌀 한되를 800원에 팔고 서울에서는 500원에 팔았다 한들 비싼지 싼지 비교할수도 없었고 안다고 하더라도 싼곳에서 가져올 수단도 없었죠. 그러니 그냥 동네에서 패쇄된 경제권이 형성되었을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통신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취득이 쉬워져서 패쇄된 경제생태계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지역 화폐를 만든다 하더라도 제한된 상품에만 접목한다던지 (문화 상품권처럼?) 다른 형태로 접근을 해야 유지될수 있을겁니다.

    일부 실험적으로 도입한다고해도 지금은 전자화폐가 일상화 되어 있어서 어떻게 전자화폐에 접목을 해야 할지 어떻게 생태계를 형성할지 많은 부분을 고민해보아야 할것입니다.
  • ?
    [레벨:2]rainmaker 2017.10.24 22:52
    '개방된 경제권'이면 쓸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좀 더 쉽게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정확히 이해가 안되서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위의 경제학자가 제시한 대로라면 개방된 경제권에서도 사용자들이 그 화폐를 일정한 기간 이상 쌓아둘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결국 순환할 수 밖에 없으니까 재화의 교환을 정상적으로 매개할 것 같은데요. 제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profile
    [레벨:17]틴톰 2017.10.25 00:28
    개방된 경제권은 지역화폐의 영향력이 너무 작아 집니다.
    위의 도시들은 해당 도시의 지배적 역할의 직종과 기업이 대부분의 급료를 지불하는 구조였고 해당 도시의 생산력은 해당 업종에 집중되어 있었죠. 그로 인해서 대부분의 소득은 동일한 곳에서 얻을수 밖에 없었는데 그곳에서 대안 화폐를 지급하게되면 그 도시는 그 지역화폐 말고는 다른 화폐가 거의 유통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방된 경제권은 타지역과의 교류가 많고 타지역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지역화폐로 통용이 않되기 때문에 국가화폐나 국제 화폐가 필요하게 되죠. 그리고 타지역에 판매대금은 당연히 국가화폐를 사용하게 되고 그렇게되면 지역화폐는 소외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화폐는 빨리 유통될수는 있지만 특정한 상점에서 아예 지역화폐를 원하지 않을수도 있는것이죠.
    폐쇠된 경제에선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않으면 망하지만 오픈 경제에선 대안이 있고 오히려 타지역과 교류가 더 많은 업체들은 꼭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지역상업 활동을 포기해버릴수 있는 문제가 생깁니다.
  • ?
    [레벨:2]rainmaker 2017.10.25 23:23
    무슨 말씀인지 이해되었습니다. 판매자가 감가화폐를 거부하고 비감가화폐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군요. 자기 물건을 비감가화폐를 받고 다 팔 수 있다면 틴톰님의 말이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 팔지 못하고 남는 재고는 많습니다. 그게 불황이지요. 그럼 그 재고를 어떻게 할까요? 예를 들어서 어느 빵집이 있는데 그 빵집은 비非감가화폐만 받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빵이 다 팔리지 않고 남는 게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썩을 겁니다. 손해 보는 거죠. 그러면 그대로 썩게 놔두는 것과 감가화폐라도 받고 파는 것, 둘 가운데 어느 게 이익일까요? 당연히 후자가 이익입니다. 

    그리고 그 빵집은 결국 감가화폐만 받게 될 겁니다. 그레셤의 법칙 때문이죠. 비감가화폐와 감가화폐가 경쟁하면 무조건 감가화폐가 이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액면가가 불변하는 화폐는 통장이나 금고에 쌓아두고 감가화폐만 사용하게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그 도시는 감가화폐가 지배하게 됩니다. 그 도시를 A라고 합시다.

    도시A는 감가화폐를 쓰고 도시B는 비감가화폐만 쓰는데 이제 두 도시가 거래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A가 B에 물건을 팔면 비감가화폐를 받고, 그건 쌓아둘 수 있습니다. B가 A에 물건을 팔면 감가화폐를 받고, 그건 쌓아둘 수 없습니다. 그 돈은 다시 A의 물건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A는 강해질 것입니다. B는 A한테 영향을 받고 감가화폐를 쓰게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도시가 연쇄적으로 서로를 모방하면서 결국 감가화폐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국가화폐를 감가화폐로 개혁하겠죠.

    지금까지 전개된 논리에 허점이 있으면 짚어주십시오.
  • profile
    [레벨:17]틴톰 2017.10.26 01:16
    빵집이나 청과물 가게 처럼 지역 경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점은 위 논리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죠. 그렇지만 신발을 판매하는 사람이라던지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재화를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타지역으로 팔수 있는 방법도 있고 가격만 싸게 낮추면 어디서든 물건을 팔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물론 비교를 하겠죠. 지역화폐를 받는 것이 이득이면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언제나 타지역으로 판매해 버릴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레셤의 법칙은 불황에는 크게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법칙이 적용되려면 일단 사람들이 저축할 돈이 있을정도로
    어느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불황으로 돈이 없어서 밥먹고 살기도 힘들어 지면 좋은 화폐라도 따로 저장할 여유가 없어지니까요. 하다못해 사용하던 물건들 까지 팔아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사실 경제학은 심리학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상황이 수치상 예측한대로 항상 움직이는것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여러각도 에서 상상하고 예측하면다보면 그 과정에서 뛰어난 사상이 태어나기도 하지요.
  • ?
    [레벨:2]rainmaker 2017.10.27 00:13

    신발도 보관료가 들고 보석은 보관료 뿐 아니라 보험료까지 들죠. 팔리지 않으먼 시간이 흐를수록 비용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빵과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을 내리면 다 팔릴 거라는 생각은 '세이의 법칙'이라는 고전파 이론. 하지만 실제 경제현상과 괴리가 있음이 밝혀졌죠. 그게 맞다면 애초에 실업이나 공황이 생길 수 없으니까요.

    가격을 내려도 다 팔리지 않는 것은 화폐 액면가가 감가상각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저축매개물로 화폐가 유리하니까 재화와 100프로 교환이 안 되죠. 감가화폐를 써야 틴톰님 말대로 되죠.

    그레셤의 법칙은 불황에도 적용됩니다. 불황에도 다수의 가난한 사람과 소수의 부자가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저축하지 못하고 소비해버린 비감가화폐는 부자한테 흘러가서 금고에 쳐박힐 겁니다.

    경제학이 심리학에 가까운 까닭도 화폐 액면가가 감가상각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화폐의 순환이 그 소유자 마음대로 결정되는 것이죠. 감가화폐를 쓰면 그렇지 않죠.

    따라서 위의 경제학자가 내놓은 해법은 반드시 그대로 적용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전개된 논리에 허점이 있으면 짚어주십시오.

  • profile
    [레벨:17]틴톰 2017.10.27 03:15
    현재에 적용하면 어떤 현상이 생길지 정확히는 아무도 모를껍니다. 물론 저도 몇가지 이런 저런 점때문에 어려울것 같다 라는 추측은 하지만 현실에 적용이 되었을때 어떤 움직임이 벌어질지 솔직히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rainmarker 님의 말씀대로 소규모 지방 마을이라던지 공동체에 도입을 해서 실험을 해보는 것이죠. 

    그렇지만 현재의 중앙 집권화폐 시스템의 분권화를 우려해서 그런 시도조차 막으려 할 가능성이 99% 입니다. 법적으로도 유사화폐의 발행은 유사 수신 행위에 해당 됩니다. 만에 하나 성공하면 지배층의 기득권에 영향을 받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현대의 대안 화폐 실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비오 게젤의 대안 화폐는 아니지만 지역화폐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가 브라질의 파우마 화폐, 캐나다의 렛츠 화폐 등이 있습니다. 현재 사용중에 있지요.

    저도 화폐경제학에 관심이 많아 항상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안화폐에 관하여 자료가 정리되면 짧
    게 글을 하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문: 공짜돈의 가장 낮은 단위 이하의 거스름돈은 어떻게 주나? (20171226)

답: 거스름돈을 줄 일이 없어질 것이다. 공짜돈을 쓰면 애초에 소액거래를 안하게 되니까. 소액거래는 돈을 저축매개물로 쌓아두는 것이 가능한 지금의 관습일 뿐이다. 구매자들의 행위 패턴이 바뀔 것이다. 구매자는 좀 더 많은 양의 재화를 미리 꾸준히 충분히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문: 공짜돈 개혁을 하면 무이자대출이 가능해진다고 했는데, 돈을 빌린 사람의 먹튀는 어떻게 방지하나? (20180617)

답: 신용대출의 경우 한도를 정하고 계약기간 안에 갚지 않으면 거래를 못 하게 한다. 담보대출의 경우는 담보를 취하면 된다. 즉, 기존 제도에서 유익한 부분은 그대로 남겨두고 쓸 것이다. 무이자대출은 당신이 부도덕해져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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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톰 2018/03/10 06:50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실비오 게젤의 저서를 번역하신분 맞죠?
우연히 인터넷 돌아다니다 들러 봅니다.

부끄럽게도 부족한 제가 다른분들과 대화해던 내용이 여기 있군요.
좋은 책을 한글로 볼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종종 들리겠습니다.
$low | 2018/03/11 23:40 URL EDIT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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