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원회에서 주최한 한미FTA관련 두번째 강좌 - 한미FTA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들었다. 강사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연출한 김경현 감독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스크린쿼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되긴하였지만 그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FTA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인들도 현재는 스크린쿼터보다 한미FTA반대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질의 응답 시간에 난 좀 공격적인 질문을 하였다. (김감독은 '전투적인 질문'이라고 표현했다.) "80년대 중반에도 UIP직배 반대운동을 영화인들이 벌이며 UIP직배가 되면 한국영화가 망할 것 처럼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한국영화는 오히려 성장했다. 스크린쿼터때문이라고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질낮은 한국영화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한국영화성장의 근본배경에는 스크린쿼터라기보다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가 확대된 것이 더 크지 않은가?"

 

사실 난 스크린쿼터 축소반대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다. 김감독도 이야기하였지만 이제 한국영화는 극장주들로부터 급전을 빌려다 찍는 시대가 아니다. 투자,제작,배급을 모두 재벌계열사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CGV를 소유하고 있고, 롯데는 롯데시네마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영화상영을 통해 얻는 수입의 80%를 이들 거대영화자본이 가져간다. 유명영화배우나 감독 심지어 무명의 스탭들까지 나서서 스크린쿼터축소반대운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과실을 가져가는 것은 이들보다는 거대영화자본들인 것이다.

할리우드자본이 미운 건 사실이지만 돈이 되면 반미영화도 찍는 그들과 돈이 된다고 늘상 조폭코미디나 찍는 한국영화자본이 과연 얼마나 다를까?

 

진정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표현의 자유를 더 확대할 것과 스탭들의 처우개선, 그리고 독립영화 및 저예산영화에 대한 지원강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하지만 김감독은 스크린쿼타가 확보해준 40%의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도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40%의 시장을 한 두편의 대작영화나 조폭코미디류의 B급영화들이 점령하는 것을 문화적 다양성이 확보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볼링포컬럼바인이나 화씨911같은 영화는 개봉관을 거의 찾지 못하고 금방 내렸다. 이런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니까 배척되어야 하나?

 

스크린쿼터 문제는 어려운 이야기이고 계속 찜찜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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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6 01:05 2006/08/26 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