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트 가드너

from 아무그리나 2006/08/17 00:22

영상이 참 아름다우면서도 아프리카의 잔혹한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영화. 남녀 주인공도 너무 멋지고 예쁘다. 특히 레이첼 바이즈. 미이라 같은 영화만 찍는 줄 알았더니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 이어 이런 심각한 영화에도 출연할 줄이야. 레이첼 짱이야!

 

아래는 'nkino'에 실린 김건우 기자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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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지상 최후의 낙원'도 아니다. 이제 사람들은 '아프리카' 하면 굶주림과 에이즈를 떠올린다. 남아프리카의 경우 인구 4,270만 명 가운데 약 15%가량인 600만 명이 에이즈를 앓고 있고, 통계상으로 성인 4명 중 1명이 에이즈에 걸려 있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가 전 세계 1,300만 명인데 그 중 1,200만 명이 아프리카에 산다. 아프리카가 점점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는 이같은 아프리카의 현실을 이용하려는 강대국 제약회사들의 야심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존 르 카레의 2004년 원작 [성실한 정원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외교관 저스틴(레이프 파인즈)이 아내 테사(레이첼 바이즈)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의 단서를 찾아가면서 알게 되는 거대 제약회사와 정부 간의 불법실험과 음모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취미가 화단 꾸미기일 정도로 세상에 큰 관심 없었던 저스틴이 목숨 걸고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한다. 연출을 맡은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담아낸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존재일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는 약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은 채 묵묵히 식량을 주는 그들에게 고마워한다. <시티 오브 갓 City of God>으로 데뷔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에피소드를 나열하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카메라를 들이댄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단순히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녀의 사랑을 둘러싼 멜로드라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현실의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케냐와 나이로비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2006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레이첼 바이즈의 연기. 그것은 레이프 파인즈가 지키고자 했던 진실을 넘어선 사랑의 힘에 대한 당위성을 심어준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레이프 파인즈의 “테사는 나의 집이었어요. 난 돌아갈 집이 없어요”라는 대사는 현실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사랑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레이첼 바이즈의 미소가 케냐의 풍광과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에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촬영 기법은 관객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시티 오브 갓>에 비해 멜로 코드가 삽입됨으로써 가벼워졌지만 무거운 것은 여전하다. 전작과 흡사한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도 <시티 오브 갓>을 본 관객에게는 식상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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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00:22 2006/08/17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