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재구성

from 아무그리나 2006/09/27 23:51
지난 8월에 포천에서 발생한 단속과정에서의 이주노동자 부상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포천에 갔다. 엔진에 이상이 생긴 차를 끌고 언덕을 오르다가 차가 멈춰버릴 것 같은 두려움을 겪으며 2시간이 넘게 차를 달려 도착했다. 처음 찾아간 곳은 피해 이주노동자가 일하던 공장. 40대 아주머니가 사장님이셨는데 아주 인정많고 친절하셨다. 그 분의 도움으로 주변상황에 대해 대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었다. 그 분이 알려준대로 근처 가게집 앞에 가니 주민 몇 분이 앉아계셨다. 그 분들께 여쭤보니 대번에 사건을 안다고 하신다. 게다가 우리가 그토록 찾던 병원까지 옮겨준 한국인의 부인도 바로 그 자리에 계셨다! 우연치고는 너무 잘 들어맞아서 마치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신 분들 같았다. 목격자인 남편분은 일하러 나가셔서 자리에 없는 관계로 연락처만 받았다. 그것만해도 큰 어려움이 해결되어 너무 기뻤다. 그리고 단속이 벌어진 주변과 부상사건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의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 병원에 가서 현장 사진을 보여주고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오늘 하루는 마치 형사가 되어 범인을 추적하는 기분이었다. 가게집 앞에 계시던 주민들은 너무 순박하고 착하셔서 그날 사건을 이야기하며 우리보다 훨씬 흥분하셨다. 그리고 우리보고 좋은 일한다며 음료수까지 주셨다. 그 분들 말에 의하면 피해이주노동자는 이 동네에서 한 3년쯤 살았는데 아주 딱한처지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다. 이 분들에게는 그 이주노동자가 외지인이 아니라 같은 동네사람으로 여겨지는 듯이 보였다. 왕복 4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하느라 무척 피곤했지만 보람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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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7 23:51 2006/09/27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