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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도 '빈익빈 부익부' --- 서민 '한숨'

<부동산 가격도 `빈익빈 부익부'…서민 `한숨'>

강남 급등, 강북 보합세…계층간 위화감 확산 우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최근 서울 강북지역 등 서민층이 많이  사는  지역의 집값은 보합 상태인 반면 중산층 이상이 밀집한 강남과 분당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크게 올랐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겨냥해 고강도 처방을 계속 내놓고는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부동산 시세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집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이 깊어지는가 하면 집  없는 서민들은 내집 마련의 희망이 점점 옅어지면서 계층 간 위화감이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12일 "재건축 붐이 이는 서울 강남권 일대와 판교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를 받는 분당의 집값은 폭등하고 있으나 강북의 중소형 아파트는 대부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 =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경기 성남 분당 등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2000년대 초 재건축 열풍을 타고 크게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판교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로 또 다시 폭등하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년 상반기 6억3천만원이던 잠실  주공5단지  35평형의 평균 매매가는 올 상반기 9억5천500만원으로 뛰었다. 2년만에 3억2천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이 기간에 분당 시범단지 삼성ㆍ한신 32평형은 판교 개발에 따른 후광을 입고 3억9천만원에서 5억6천만원으로 올랐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재건축 허가가 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5억6천만원에서 7억2천만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는 `더 오를지 모른다'는 기대심리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잘 나오지 않고 있고 사려는 사람들도 너무 높은 가격에 질려  선뜻  사려고 하지 않아서 실제 거래는 없이 호가만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작년 11월 중과세 문제 등으로 5억5천만∼6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등록세율을 내린다는 발표에 다시 가격이  올랐다"며 "최근 한달새 호가가 급상승해 8억원 이상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올 상반기 평균 매매가는  9억5천500만원이었으나  최근 호가는 11억5천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주변지역이 상업지구로 전환돼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올 3~4월 많이 올랐고 한달 전부터는 판교 영향으로 호가가 더 올랐다"며 "시세가 더 이상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강북권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03년 상반기 1억9천만원이던 상계동 주공14단지 30평형의 평균  매매가는  올 상반기 2억500만원이었다. 2년만에 1천5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33D형 역시 2억3천750만원에서  2억5천500만원으로 1천750만원 오르는 데 그쳐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 변화가 없다"며 "강남과 분당은 엄청나게 오르는데 강북은 계속 제자리인 데다 내놓아도  잘  팔리지도 않아 지역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상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정부가 대책이라며 내놓는 것은 무작정  억누르는 것 뿐인데 강남과 신도시의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며 투기꾼 주머니만 불려주고 있는 반면 서민층 주거지역 집값은 그대로여서 융자에 따른 부담과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세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강북 안에서도 나타난다.

    이촌동 등 이른바 `고급 주택가'의 큰 평형 아파트의 인상 폭은 강북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51평형은 1년 전  15억2천500만원에서 지금은 16억2천500만원으로 올랐다"며 "그러나 집을 사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은 종종 있지만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호가만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끝)
2005/06/12 0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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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2조원 매입

삼성전자 자사주 2조원 매입

 

삼성전자가 주가 안정을 위해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1조9000억원어치를 매입한다.

삼성전자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380만주, 우선주 30만주 등 총 410만주의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4% 오른 49만15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매입 규모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 1조8240억원, 우선주 960억원 등 총 1조9200억원에 달한다. 매입기간은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3개월이다.

삼성전자 자사주는 이로써 총 보유 규모가 1764만주(11.97%)로 늘어난다.

이는 기존 단일 최대주주인 씨티그룹 지분 1515만주(10.29%)를 넘는 규모다. 씨티그룹은 삼성전자가 해외 DR를 발행할 당시 주식예탁기관으로 예탁물량을 포함해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1066만주(7.23%)를 보유했다. 계열사인 삼성물산은 592만주(4.2%)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건희 회장도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플래시메모리 부문 시황 악화 전망과 2분기 실적 악화 전망 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보통주 706만주, 우선주 26만주 등 총 3조7919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주들의 이익 제고 차원에서 매년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했던 물량을 매입하는 것"이라면서 "추가 매입 여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구희진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외국인 지분율이 54%대로 높지 않아 자사주를 매입해도 과거와 달리 대량의 매도물량은 없을 것"이라며 "연이은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주식이 줄어드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2분기 실적 목표치 하향 조정은 없으며 올해 실적은 흔들림 없이 당초 시나리오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고있는 '위기론'을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 전무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당초 예측했던 시나리오대로 흔들림 없이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전무는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 다소 악화되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고 2분기를 저점으로 바닥을 찍은 뒤 3분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로접어들 것"이라고 밝혀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김명수 기자 / 백순기 기자]

매일경제 200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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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냄새 맡았다&quot; 부동산 손빼기 시작

"부자들 냄새 맡았다" 부동산 손빼기 시작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전세계적인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부자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부동산을 `위험자산`으로 분류, 보유비중을 대폭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은 주식비중도 함께 줄인 반면, 채권과 현·예금 비중은 늘리는 등 자산운용을 보수적인 태도로 선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공동으로 발표한 `2005 세계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0만달러(10억원) 이상 보유한 전세계 830만명의 부자들은 부동산에 평균 13%의 자산을 배분, 전년에 비해 비중을 4%포인트 줄였다.

보고서는 "부자들은 대체로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시장 추세에 앞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단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부자들이 이제 부동산을 위험한 투자로 인식,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말 439억달러에 달하던 미국의 부동산 뮤추얼펀드 잔액은 지난 4월말 437억달러로 0.5% 줄어들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직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투기활동도 확대되고 있지만, 다수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소득이나 임대료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는 등 과대평가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 리츠(REITs: 부동산 투자신탁) 수익률이 전년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또 하나의 부동산 경기 둔화 신호로 제시했다.

부자들의 투자행태는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은 지난해 들어 주식보유 비중도 34%로 소폭 줄였다. 앞서 지난 2003년에는 주식보유 비중을 20%에서 35%로 대폭 확대했었다.

 

대신 지난 2003년 30%에서 25%로 줄였던 채권보유 비중은 27%로 다시 늘렸고, 30%에서 25%로 낮췄던 현금 및 예금 비중도 27%로 다시 높였다. 원유같은 상품이나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PEF), 헤지펀드 등 대체자산에 대한 비중 역시 14%로 1%포인트 키웠다.

부자들이 헤지펀드에서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로 옮겨타는 등 대체자산 내부의 변화양상도 두드러졌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탓. 지난해 미국의 프라이빗 에쿼티 지수가 23.5% 급등한 반면, 헤지펀드 수익률은 전년(17.2%)의 절반도 안되는 7.5%에 그쳤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를 향한 부자들의 자금이동이 두드러졌다고 밝히고, 대신 헤지펀드는 이제 부자들에게 고수익 원천이 아닌 포트폴리오 다양화의 한 경로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06.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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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행' 탄생 물건너 가나

'삼성은행' 탄생 물건너 가나
보헙업 중장기혁신방안에서 제외

 

김정민 기자 jmkim@stockdaily.co.kr

 

최근 금융권의 논란이 되고 있는 어슈어 뱅크 도입은 상당기간 보험업계의 '희망사항'으로 그칠 전망이다.

 

8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감독당국은 어슈어뱅크를 추진할 의사가 없으며 어슈어뱅크는 어디까지나 보험사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밝혀  그동안 어슈어뱅크 도입과 관련된 논란에 못을 박았다.

 

이에 금감원은 이달말경 발표될 예정인 보험업중장기혁신방안에서도 어슈뱅크 도입안은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어슈어뱅크 도입이 실제 실현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과 규정변경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경부 등 해당 정부부처에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법적인 걸림돌로 인해 어슈어뱅크의 실현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투는 보험사의 은행업 허용은 지급결제기능을 업무영역에 포함시키거나 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하는 두가지 방안이 있으나 둘 모두 허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지금결제기능을 허용할 경우 금융기관의 지불불능 사태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증권사에도 이를 허용해야하는 부담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은행을 자회사로 두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비율 규제를 따라야 하지만 삼성, 대한 교보 상위 3사중 삼성과 대한생명은 은행법에 의해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돼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으며 또한 교보생명의 규모로는 시중은행 중 자본 규모가 가장 적은 외환은행 지분의 20%도 채우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법은 물론 은행업법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현재 보험사중 은행업 겸업이 가능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계에서는 정부의 금융정책이 대형은행 육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공산이 큰 새로운 은행의 탄생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는 명목상의 이유일 뿐"이라며 "금융정책의 중심이 대형은행 육성에 있는 한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이 허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은행권은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이 허용될 경우 삼성그룹이 가장 선두에 설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금융시장에서 경쟁이 보다 격화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량고객으로 분류되는 수십만명의 직원과 가족을 거느리고 있다"며 "특히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지니는 파괴력을 감안하면 삼성의 은행업 진출은 중소은행뿐만 아니라 대형은행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탁데일리 2005년 06월 09일 0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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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연구원도 '삼성생명지분 회계처리' 답변 포기

회계연구원도 '삼성생명지분 회계처리' 답변 포기
에버랜드 금융지주사 논란 벗을듯
"이해관계자들간 해결을"…참여연대선 "새 대응방법 준비"


현상경 기자 hsk@sed.co.kr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 회계처리 방식 변경과 관련, 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회계연구원도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 논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회계연구원은 지난 5월23일 참여연대가 금감원ㆍ회계연구원 등에 “삼성생명 지분을 원가법으로 적용한다는 에버랜드의 회계처리 방침이 적정한가”라고 공개 질의한 데 대해 3일 참여연대에 최종회신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회신에 따르면 회계연구원은 “기업회계기준서 제15호의 ‘지분법’ 문단 6에 따라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으나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회계연구원의 해석에 기대지 말고 이해 관계자들끼리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포기했음을 시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원으로서는 더 이상의 해석이나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16일 1ㆍ4분기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 지분 19.34%에 그간 적용해오던 지분법 대신 원가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자회사 실적에 따라 지분가치가 늘어나는 지분법 대신 원가법으로 바꾸면 지분가치가 고정된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총자산 중 금융계열사 지분가치 50% 이상’인 금융지주회사 규제기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새로 적용되는 회계기준서에는 지분율이 20% 미만이라도 재무ㆍ영업정책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 지분법을 적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삼성의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의 주장대로 원가법이 아니라 지분법이 수용되면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가 되면서 삼성중공업 등 비금융 계열사 주식을 전부 매각해야만 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타격이 된다.

그동안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금감원과 금융지주회사법 주무부처인 공정위는 삼성의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적정성 판단을 회계연구원에 떠넘기면서 “연구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회계연구원마저 최종적으로 적정성 여부 결정을 포기함에 따라 모든 관계부처가 에버랜드 지주회사 문제 처리에 손을 놓은 형국이 됐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의 한 관계자도 “회계연구원의 답변을 기다린 우리도 골치 아프지만 당장 어쩔 방도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참여연대는 연구원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입장과 함께 “모든 문제를 고려해 새로운 대응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2005/06/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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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콩나물에서 컴퓨터까지.. 전부 '삼성'이네!

두부·콩나물에서 컴퓨터까지.. 전부 '삼성'이네!

[단상] 한 전업주부의 일상으로 본 '삼성공화국'

 

양옥분 기자

 

나와 삼성은 무슨 관계?

삼성 임원들이 삼성을 '공화국'으로 생각하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 대책회의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여러 매체가 삼성을 요모조모 다루고 있다. 아무튼 그 회의에서 나왔다는 대책들을 뒤집어보면 결국 삼성이 국가 경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전제 위에 그저 겸손한 언어로 몇 마디를 늘어놓은 것에 불과한 듯했다. 더 커지려는 욕망을 줄이겠다는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삼성 붐'을 보며, 나와 내 식구는 삼성 또는 삼성 패밀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사는가를 새삼스레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말해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내 소비 생활의 결과물, 그리고 내 일상적 소비 생활의 패턴을 반추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식구는 삼성 또는 삼성 패밀리라고 통칭되는 기업들에 깊이 매여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보고 그 매임은 날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먹고 입고 놀고... 다 그 집안 덕택

우리집 아침을 소개함으로써 삼성 패밀리와의 깊숙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보려 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냉장고를 연다. 과일을 깎고, 두부를 4분의 1모쯤 잘라 양념간장을 곁들인다. 그리고 지난 밤 냉동고에서 꺼내 녹여놓은 빵을 한 조각 굽는다. 고등학생인 아이는 씻고 나와 교복을 입고 아침상에 앞에 앉는다. 귀에는 MP3가 꽂혀 있다. 아이의 엄지 손가락은 핸드폰의 자판 위를 더듬고 있다. 아이가 늦게 일어난 날은 차로 5분정도 걸리는 학교까지 자동차로 태워다 준다. 집으로 돌아오면 세탁기에 빨래를 털어넣고 세제를 보태 돌린다. 그 다음 청소기를 돌린다.

삼성 가전제품이 우리 부엌을 점령한 지는 이미 오래다. 세탁기에 넣은 세제와 내 아들이 먹은 빵은 이병철씨의 장손이 하는 CJ의 제품이며, 우리 아이의 교복은 삼성 제일모직의 아이비이다. 그리고 내 아들의 귀를 점령한 MP3도 삼성제. 당근 아이의 핸드폰도 삼성제.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아이는 아마도 학교에서 삼성 에버랜드나 CJ나 이병철씨 막내딸의 기업인 신세계, 그 셋 중의 하나가 배급하는 급식을 받아먹을 가능성이 크다. 생각하면 내 아이들은 어려서는 에버랜드(자연농원이었다)에 놀러 다녔으니까, 삼성 패밀리의 손에서 놀고 먹고 입고 자라고 있는 셈이다.

CJ의 고등어구이... 이제 두부·콩나물까지

우리집 부엌에는 CJ의 설탕과 콩기름, 올리브유, 밀가루, 식초, 요리당이 상비되어 있다. 나는 사지 않지만 그 기업에서는 고추장, 된장, 쌈장 장사도 하고, 찌개에 넣는 다대기도 판다. 때때로 나는 아이에게 CJ의 햄을 뚜레쥬르의 빵에 끼워 샌드위치를 해주며, 반찬이 없으면 CJ의 즉석국에 햇반을 말아먹게 한다. 편의성의 유혹이 아질산염, 보존제 등을 포함한 첨가물에 대한 한없는 의심과 찝찝함을 이긴 날이다. CJ의 동그랑땡과 너비아니는 도시락을 싸지 않기 때문에 안 산다. 이 역시 육가공품이다. 그 밖에도 끝없이 많다.

지금도 있을 테지만 그 기업은 고등어도 구워 팔았다. 반찬 장사를 하는 것이다. 재벌회사의 제품 목록으로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고등어구이는 내가 민망하여 아직 시식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CJ의 제품 목록에 공연히 내가 민망해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우리집 냉장고 속으로 들어온 적은 없지만 CJ가 두부 장사를 시작했다는 것은 안다. 콩나물도 곧 나온다고 들었다. 좋게 말해 CJ의 '티끌 모아 태산'의 '철학'은 가히 극치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한해 매출이 수조원에 이르는 재벌 반열 대기업의 사업적 상상력이 하필이면 두부, 콩나물로 뻗쳐 갔는지 나 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풀무원에 도전하여 두산이란 대기업도 들어가 있는 두부, 콩나물 시장에 CJ라고 못 들어가란 법은 없다. 그러나 아직은 영세업자들이 주로 하는 업종이라서 그런지 "재벌이 두부, 콩나물까지 해야 해?"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다.

게다가 무첨가 두부, 뭐 그런 소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토피 아이를 둔 덕분에 첨가물의 도사가 된 내 친구 하나가 스프링처럼 튀며 내뱉었다.
"아니, 다른 데도 아니고 CJ가 무첨가 제품을 만든대?"

'제일제당 미풍', '제일제당 다시다'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은 CJ와 무첨가는 영원히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삼성 패밀리를 통해 만끽하라, 소비 카타르시스!

우리집은 삼성 래미안도 타워팰리스도 아니다. 그러나 차는 삼성 자동차이며, 삼성화재에 보험이 들어 있다. 남편은 가끔 제일모직 갤럭시 세일 제품을 입고 출근하며, 회사에서는 삼성 컴퓨터로 일한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 남편은 삼성 의료원에서 종합 검진을 받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가끔 제일모직 빈폴의 옷을 사입힌다.

그런가 하면 우리 식구들은 언감생심 걸칠 엄두를 못내는 조오지 아르마니, 캘빈 클라이언, 세인트존, 돌체 가바나 같은 세계의 명품들을 신세계가 한국인들에게 첫선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청담동 길거리를 빛내는 그 가게들도 신세계의 것이라고 한다.

나갈 식구들이 다 나가면 잠깐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동시에 켜두고 귀로는 텔레비전 소리를 들으며 눈으로는 컴퓨터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대강 훑어본다. 다 삼성 제품이다. 가끔 우울한 날에는 CJ홈쇼핑을 하염없이 보다가 미친 듯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기도 한다. 소비의 카타르시스라고 혹시 아는지? 삼성 패밀리를 통하면 이것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삼성 애착증이 있는가? 아니다. 삼성을 특별히 사랑하여 삼성 제품만을 찾아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일상과 신변을 둘러보면 본의 아니게 나와 같은 '삼성 동호회'가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리움'에는 못 가도, 스타벅스에는 간다

나도 이따금 친구들과 점심을 바깥에서 먹는다. 우리는 수수한 불고기집이나 아주 드물게 일식집에서 점심 정식을 먹는다. 생선회에는 아마도 CJ의 양어 사료를 먹고 자란 광어 살점도 있었을 것이다. CJ의 사업에는 사료도 있다.

나는 또 친구들과 일년에 한두 번 영화를 본다. CJ가 경영하는 극장에서 CJ가 들여온 헐리우드 영화를 보며 줄리아 로버츠가 되어 로맨틱한 기분에 젖는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는 극장 가까이 있는 신세계의 스타벅스에서 까페라떼를 마시는 '사치'를 즐긴다. 삼성의 신라호텔과 신세계의 조선호텔은 내게 '너무나 먼 당신'이어서 구경한 적이 없다.

"리움에 예약하면 얼마나 기다려야는데?"
스타벅스에서는 스타벅스에 어울리는 화제여야 한다는 듯이 이렇게 교양을 떤다. '리움'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이 관장인 미술관이며, 그 건축과 소장품이 대단하다더라는 정도에서 우리의 화제는 더 나아가지 못한다. 미술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만한 문화적 여력이 없이 그저 평범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재테크도 노후도 삼성 식구들에게 다 맡기고

화제가 재테크나 노후 대책으로 옮겨가도 삼성패밀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CJ투자증권, CJ자산운용이라는 회사만을 나열하겠다. 아, 최근에는 삼성이 은행을 가지려 했다던가? 나는 놀랍지 않았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 무한 경쟁, 사업 다각화 이런 말들과 삼성 또는 삼성 패밀리가 이루는 기막힌 조화를 생각할 때, 그동안 삼성에 은행이 없었던 것이야말로 부자연스런 일이 아니었던가! 맙소사, 여론에 밀려서 대삼성이 이 계획을 밀어붙이지 못하고 접어두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삼성 패밀리 '덕분'에 잘 노닥거리느라면 반드시 우리 중 누군가의 핸드폰이 울린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엄마를 찾는 전화다. 삼성애니콜 휴대폰이 반드시 주종을 이룬다. 그때쯤 우리는 저녁 쇼핑을 어디서 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신세계와 이마트 그리고 홈플러스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사는지 알려면 강남 신세계의 식품관을 한바퀴 돌아보라고 하던가? 나도 거기 가보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사지는 않았다. 그 풍요로움에 기가 꺾여서 만원짜리 한장 쓸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패밀리는 계층 불문하고 다 만족시키는 울트라 기업군을 거느리고 있는 점에서 일면 고맙기 그지없다.

신세계의 이마트나 삼성의 홈플러스가 모두 내 지갑을 활짝 열게 하는 대형할인점이다. '최저가'가 아니면 돈을 얹어서 물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곳을 두고 어디로 가랴. 거기서도 우리는 '덤'을 더 많이 주는 곳을 찾아 부지런히 수레를 끈다. '덤'과 최저가 등쌀에 동네 수퍼가 한숨짓는 사정까지는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알고 보면 그 덤과 최저가의 최종적 보상은 결국 소비자가 치르게 되어 있음을 생각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삼성 패밀리의 물건은 공산품 매장에도, 식품 매장의 상온 매대에도, 냉장 매대에도, 냉동 매대에도 넘쳐난다. 이 매장에서, 그 집 핏줄의 회사가 만든 컴퓨터에서, 마침내는 두부, 콩나물까지를 소비하는 구조를 생각해 보라. 영세하면 영세할 수록 최저가와 '덤'에 멍들어 이 매장에서 퇴출당하고 큰 것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피는 물보다 진하니까, 피의 끌림에 따라 이 삼성 식구들이 그 거대한 기업군락을 움직인다면…. 가슴이 답답하고 섬찟하다.

삼성 패밀리의 브레이크 없는 욕망

내 필요보다 늘 더 많이 사도록 유도하는 할인점 매장에서 쇼핑 보따리를 끌다시피 하고 나오는 것으로 나는 삼성 패밀리와 헤어질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해는 지고 다시 뜨기 때문에 나와 내 식구는 매일 아침을 삼성 또는 삼성 패밀리의 제품과 함께 시작할 수밖에 없다.

내 일상만을 대강 훑어보아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삼성과 함께 하지 않고 어떻게 살까 싶다. 삼성 패밀리의 막강 대군이 두부, 콩나물에서 반도체까지 이렇게 무차별로, 파죽지세로, 끝없이 진군하게 그냥 두어야 하나?

시장에 맡겨두어야 경제가 제대로 된다고 한다. 그러나 작은 것이 발붙이고 살 자리조차 앗아가는 큰 것 중심의 시장 경제가 과연 누구를 위해 좋은 것인지 묻고 싶다. 작은 것은 모두 삼성이 "현금 결제"의 은전을 베풀어주기로 한 것에 기뻐하며 하도급업체로 전락하여 납짝 엎드려서 살라는 말일까.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 큰 것에게 그 무한 식탐을 멈추라고 하는 것이 쇠귀에 경읽기인 줄 안다면, 큰 것이 넘을 수 없는 경계와 영역이 엄격히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삼성 패밀리의 욕망에는 브레이크가 없나 보다.
  2005-06-10 17:5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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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원하청 구조, 근로조건 양극화 부추긴다

"철강 원·하청구조, 근로조건 양극화 부추긴다"
노동연구원 주최 '하도급 구조와 고용관계' 토론회

 

추연만 기자

 

경제적 양극화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INI스틸 등 주요 철강회사가 사내 하도급 구조 확대로 원-하청간 임금, 근로조건 격차를 부추기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8일 여의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주최한 '하도급 구조와 고용관계 토론회'에서 철강업 분야 발제를 맡은 손정순(비정규노동센터 정책국장), 강혜영(포스코 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송민수(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 연구팀은 "철강 하도급 구조는 일반적인 원·하청 관계의 사외 하도급 구조와 달리 광범위한 사내 하도급 구조를 띤 점이 특징이며 근로의 규모도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장치산업인 철강업이 24시간 공장가동이 가능한 연속생산 공정이란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주로 자동화된 공정을 감시하는 오퍼레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생산과정의 간접적, 부수적 직무인 원료 운반, 적치, 보전보수, 제품 포장 등 육체적 부담이 큰 간접업무를 맡는 조건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이러한 '직접-주변' 구분을 통한 사내하도급 역사가 매우 오래됐고,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따른 외주 용역화 추진으로 형식적인 하도급을 확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INI스틸 또한 정규직 업무의 사내 하도급화를 촉진한 결과로, 철강 하도급은 수직적 구조가 더욱 심화돼 중소기업의 고용불안정과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확대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IMF 전후 철강 하도급 확대로 상대적 고용불안 확대

실제 2003년 통계로 본 포스코의 경우, 정규직은 1만9419명인데 비해 사내하청 노동자는 총 55개 업체 소속 1만3114명(정규직 대비 67.5%)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정기적 정비나 보수 등을 원청업체가 요청할 때, 하도급 거래관행으로 포스코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하청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69개사 1만4915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임금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원·하청간 동일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비교분석을 하지는 않았으나 "정규직 임금(성과급 제외)은 연 평균 3981만원인 데 반해 하청 노동자 초임은 55.1% 수준인 2194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근속년수를 감안하지 않은 하도급 근로자 전체임금액 평균으로 하더라도 72.1% 수준"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INI스틸도 임금격차가 비슷했다. 연구팀은 "전체적으로 원청사의 정규직에 비해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경우에는 임금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상대적 열악함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차별적 임금격차라 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철강 사내하청, 정규직의 67.5%...차별적 임금격차 여전

이런 근거로 연구팀은 임금격차를 점진적으로 해소할 대안으로 "철강업종 차원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임금 교용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스코와 INI스틸 사용자들도 격차개선 필요성을 공감한다"며 현재 구성된 철강노조협의회(19개 노조 소속. 공동대표 INI스틸 조택상, 동국제강 김재업)서 개선방안과 내용을 논의한 뒤 이를 철강업종 사용자협회(철강협회)를 통해 규범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필요성에 대해 연구팀은 "철강산업의 직무분야와 생산과정이 표준화돼 있어 업체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상당부분 유사해 최저 처우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더불어 철강업종의 지역적 편재성(포항, 당진 등)이 높다는 것도 감안한 것이라 밝혔다.

이에 "사회적 대화 틀의 지역 업종별 협의구조 형성이란 방향에서 추진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 형식적 모임화된 사내하도급 업체협의회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해 하도급 근로자 처우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상호 배제적인 종속관계에서 생산적인 협업관계로 전환해야"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사내하청 구조개선은 기업내부의 생산성 향상과 이해관계 당사자 관점으로 전환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원·하청 관계가 상호 배제적인 종속관계에서 생산적인 협업관계로 전환을 모색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근로조건 격차해소와 관련해 최근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은 외주 파트너사 등 하청업체와 상생차원에서 이미 시행해 온 성과공유제를 확대하고 외주업체와 임금격차를 줄일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실무진에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 방침을 지난 5월 청와대 대·중소기업 상생회의 때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진행상황을 연말에 다시 보고하기로 알려져 포스코의 최종 보고서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마이뉴스 200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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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슈어방크와 방크슈랑스/ 정홍주

어슈어방크와 방크슈랑스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정홍주   

 

  어슈어방크(Assurbank). 보험회사가 은행업에 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의 보험업 진출을 의미하는 방카슈랑스(Bancassurance)의 반대말이다. 방카슈랑스는 국내에서 연전에 실시됐고 어슈어방크는 최근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방카슈랑스로 뼈아픈 외침을 당한 보험업계가 이번에 어슈어방크로 반격을 도모하고 이에 은행권이 반발중이다.
  
  국내에서 금융산업에 관한 정책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장기적이고 발전지향적인 것보다는 단기의 문제 해결 성격이 더 강하다. 방카슈랑스는 금융 이용자의 편익 증대와 금융산업의 중장기 발전보다는 부실해진 은행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도입됐다. 어슈어방크 논의는 방카슈랑스 도입의 후속탄이다. 방카슈랑스로 위축된 보험업계의 실지 회복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검토중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이런 정책은 동북아 허브를 추진하는 우리 금융업의 청사진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언론은 이 문제를 은행과 보험업계의 힘겨루기 내지 밥그릇 싸움으로 표현하는 한편, 정부와 감독당국은 양 업계의 수익성 및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정도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더욱 더 중요한 일반적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
  
  방카슈랑스나 어슈어방크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소위 양날을 가진 칼이다.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및 비효율적 자금배분 문제 외에도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및 금융시스템 불안 등의 여러 문제가 있다. 특히 금융 겸업화로 금융기관의 부실 파급 및 연쇄도산 가능성을 의미하는 시스템 리스크 증가에 대해 외국에서는 매우 주목한다.
  
  물론 외국에도 방카슈랑스와 어슈어방크는 있다. 다만 우리와는 몇 가지 다른 여건의 차이가 있다. 첫째, 금융산업의 경쟁구조다. 은행,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의 수가 많고 지배적인 사업자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처럼 국내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은행이나 보험회사를 외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은행이 보험업에 진출하건 반대로 보험회사가 은행업에 진출하건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둘째, 정부와 감독당국의 태도다. 금융기관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타 업종 진출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매우 우량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만 타 업종 진출을 허용한다. 왜냐하면 은행의 보험회사 소유 및 보험회사의 은행 소유는 모두 시스템 리스크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해당 금융기관의 규모가 큰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또한 과점적 구조가 아닌 한 본업도 아닌 타 업종에서 이익을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셋째, 금융기관의 태도다. 수익성과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타 업종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규모와 지배력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로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경제적 부가가치(EVA)가 판단기준이 될 뿐이다. 지난 99년 미국의 씨티은행이 트레블러스 보험그룹을 합병한 후 최근 보험사업을 모두 매각한 것도 그런 배경이다. 수익성을 경시하는 국내 금융기관의 방만한 태도는 재무건전성 감독이 엄정하지 않을 때 형성, 유지된다.
  
  넷째,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와 감독당국의 통제력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산업내 금융기관의 수가 증가할수록 공권력의 힘은 커진다. 반대로 금융기관의 수가 적고 집중될수록 정부와 감독당국의 통제력은 제한된다. 대형 금융기관의 인력 및 정보력에 의존하거나 유사시 대마불사의 원리가 통용된다. 공무원과 감독자들이 퇴임 후 금융기관에 재취업할 필요성이나 가능성이 크면 그들은 더욱 위축된다.
  
  다섯째, 금융기관의 재무상태와 경쟁력이다. 국내 은행과 보험회사들은 대체로 선진 금융기관에 비해 재무상태와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다. 국내 최대 은행도 국제화전략을 재검토할 정도라고 한다. 고유 업종에서도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금융기관이 다른 업종으로 사업 확대를 시도하고 이를 정부가 방관, 조장하는 것은 무모하다. 고유의 핵심 역량을 확보한 후 타 사업이 아니라 타 국가로 진출하는 것이 선진국 금융기관의 일반적 경영전략이다. 어슈어방크와 방카슈랑스. 국내 금융산업의 더 큰 그림과 구도에서 검토하고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파이낸셜 뉴스 200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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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우리 지지율 격차 '더블 스코아'

  한나라-우리 지지율 격차 '더블스코아'
 

[R&R 여론조사] 盧 지지도 올들어 최저, 호남서 '與이탈'

 

프레시안 2005. 6. 9

 

열린우리당의 6월 정당 지지도가 10%대로 곤두박질치면서 한나라당과의 격차가 '더블스코아'까지 벌어졌다. 우리당 지지도는 거의 모든 지역 및 연령층에서 하락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 역시 전월대비 6.3%포인트가 빠진 32.8%로 낮아지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남-20~30대 등 전통 지지층에서 '이탈' 뚜렷
  
  리서치앤리서치(R&R, 대표 노규형)가 지난 2일 실시해 9일 발표한 월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당 지지도는 17.4%를 기록, 33.3%를 기록한 한나라당보다 15.9%포인트 뒤쳐졌다.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해 열린우리당은 8.3%포인트가 하락했으며, 한나라당은 3%포인트가 상승했다.
  
  우리당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지기는 지난해 12월(16.9%)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4.30 재보선 이후 양당의 지지도 격차는 R&R 여론조사 결과 3.7%포인트(4월)→4.6%포인트(5월)→15.9%포인트(6월)로 급속하게 벌어져가는 추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정당 지지도 추이 ⓒ리서치앤리서치

  열린우리당은 모든 지역에서 지지도가 하락했으며, 특히 인천/경기, 부산경남은 물론 호남 지역에서 10%포인트 이상이 급락했다. 핵심지지층이던 20대와 30대도 한나라당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우리당 26.5%, 한나라당 29.1%였으며, 30대는 우리당 24.6, 한나라당 25.7%였다.
  
  R&R측은 "최근 연이어 터진 유전게이트, 행담도 개발 의혹 등의 악재가 지지층 이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서울과 대전/충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도가 상승했으며, 특히 호남에서 3.4%포인트가 높아져 8.1%로 조사됐다. R&R측은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당 차원의 '서진정책' 노력이 일정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호남 지역에선 또 민주당의 꾸준한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지난 3월 5.8%로 바닥을 친 이후 8.7%(4월)→12.2%(5월)→13.6%(6월)로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려 열린우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조사에서 2.4%포인트가 상승한 10.8%를 기록,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서 벗어났다.
  
  노대통령 지지도 올들어 최저치, 호남서 긍-부정 '역전'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수행 대한 '긍정' 평가 역시 전월 대비 6.3%포인트가 하락한 32.8%로 떨어졌다. 4월(47.9%)이후 두달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다. 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8.3%였다.
  
  '부정' 평가가 높은 응답층은 40대(65.2%), 고졸(64.7%), 자영업(71.0%), 주부(64.3%), 서울거주자(66.3%)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현황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추이 ⓒ리서치앤리서치

  특히 호남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46.6%로 '긍정' 평가 42.9%보다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기관 역대 조사에서 호남에서 부정이 긍정을 앞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정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노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지지도는 전월대비 7.3%포인트가 빠진 64.9%로 나타났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지지도 역시 2.9%포인트가 빠진 53.3%로 나타났다. R&R측은 "4월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박 대표의 지지도 역시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R&R이 전국(제주도 제외)의 성인남녀 8백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46%포인트였다.
   
 
  임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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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의 횡포가 초래할 파국

 

‘삼성공화국’의 횡포가 초래할 파국


장상환(진보정치연구소장, 경제학)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에 대한 고려대의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를 둘러싼 갈등을 계기로 삼성의 힘이 너무 커진 것이 아닌가, 이제는 ‘삼성공화국’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여기에 대해 삼성그룹도 부담을 느껴 지난 6월 1일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이상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 경영'에 박차를 가하자"고 발표했다. 그러나 ‘무노조 경영’ 이나 경영권 세습과정에서의 불법․편법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런 것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오만한 자세이다.


삼성그룹 문제의 핵심은 삼성이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경제를 지배하고 있는데도 자신은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기업의 성장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첫째, 삼성전자가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이윤을 올리는 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기술과 함께 첨단 정보기술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과다한 부담과 삼성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다. 자녀들이 수십만원 짜리 휴대폰 신제품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부모들은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삼성에서는 수익을 많이 올리는 부서 노동자들에게는 보너스를 넉넉하게 주지만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너스도 없으며, 심한 경우에는 부서를 아예 없애버리고 노동자를 내쫓아 버린다. 노조가 없으니 회사 마음대로 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삼성재벌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승계하도록 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 이재용에게 헐값으로 에버랜드 주식을 양도하여 이재용이 삼성의 실질적 지배자가 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맡겨 놓은 삼성생명의 돈으로 삼성전자의 주식을 갖고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서 재벌 금융사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했을 때는 반드시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는데도 삼성카드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어떤 승인도 받지 않았다. 지금 금융당국은 은행의 보험업 겸영(방카슈랑스) 허용에 잇따라 보험회사에 은행 업무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은 보험업계의 패권자 삼성생명에다가 삼성은행까지 가지게 되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와 국민경제에 대한 삼성의 지배는 완성될 것이다.      


셋째, 삼성재벌은 무노조 경영을 위해 온갖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노조 결성을 시도하는 노동자를 납치하고 휴대폰을 복제하여 감시하기까지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감독당국이 확보한 서류를 탈취하고 컴퓨터 자료를 파기하는 등 법을 버젓이 위반하면서 문제가 되면 벌금을 내고 하급자가 처벌받으면 된다는 자세이다. 노동법을 이렇게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가. 법이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행위의 상하한선을 규정한 것으로 지배세력이 이것을 아예 무시하면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고 결국에는 재벌총수의 목숨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노조 탄압에 대응하여 세계 각국 노동자들이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삼성은 노동자의 원한이 쌓여가는 것을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넷째, 삼성재벌은 중소기업을 압박해서 최대한 이윤을 짜내고 있다. 삼성 계열사 경영진은 수익을 올리라는 그룹 회장의 무자비한 요구에 부응하여 납품 중소기업에게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하고 중소기업은 이러한 부당거래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 세계 각국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정규직과 동일한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데는 정규직 조직노동자들의 집단적 이기주의가 아니라 바로 이러한 삼성그룹과 같은 재벌 대기업의 무자비한 초과착취 행위가 있는 것이다. 


다섯째, 삼성재벌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돈으로 자행하고 있다. 고려대의 이건희 회장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를 둘러싼 소동은 소중한 가치인 대학의 자유를 돈으로 사버리려고 시도한 것이다. 사법계 인사를 고액 연봉으로 채용해서 탈법 불법을 방어하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삼성의 영향력은 단순히 경제적 차원을 넘어 행정과 정치, 사법의 영역에서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가의 사돈인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비리에 대한 처벌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삼성과의 특수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삼성재벌은 국회에 상주하는 임직원과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는 친지를 통해 개별 국회의원을 접촉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삼성의 요구를 전달하여 손아귀에 넣고 있다. 최장집교수가 현재의 정부에 대해 재벌이 중심이 되고 하위 파트너로서 국가의 정책이 재벌에 봉사하게 되었다고 비판한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삼성재벌은 세계 경제사와 미국 경제사를 잘 연구해보기 바란다. 미국에서도 1870-1900년 사이에 이른바 ‘금도금한 시대’(gilded age)가 있었다. 대륙횡단철도가 개설되고 산업화가 급진전되던 시대로서 돈벌기 위해서는 부정직이 당연했고, 정직하면 바보가 되는 시대였다. J. P. 모건의 전신인 루이지에나 시민 은행은 1850년대에 노예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자본가들은 노조 파괴에 온갖 수단을 동원했고, 심지어는 살인청부업자를 동원해 노조 지도자를 살해하기까지 했다. 매튜 조셉슨은 산업계의 거물들을 강도귀족(Robber Barons)이라고 부르는 책을 썼다. 이 시기에 J. P. 모건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같이 경영하고 기업에 이사를 파견해서 지배했다. 결국 미국 경제 전체가 모건의 지배 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불황기에 기업과 금융기관을 살리고 죽이는 힘을 사적 금융자본가인 모건이 장악하고 대통령이 모건에게 호소하는 꼴이 되었다. 


그 결과 빈부격차와 불황이 심화되었다. 미국 정부는 1913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설립하여 사적 금융자본에 의한 금융산업 조정을 공적 규제로 대신했다. 1929년의 주가폭락과 그에 이은 경제대공황의 배경의 하나로 금융업간의 통합이 지적됨으로써 개혁조치로 1933년 글래스 스티걸법이 제정되었다. 연방예금보험제도의 창설, 예금금리의 상한 설정, 연방준비제도의 강화 등과 함께 기업이 발행하는 유가증권 인수업무는 투자은행에만 허용되고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일체 금지되었다. 또한 노조 탄압이 대공황을 초래한 원인의 하나라고 지적되어 1935년에 와그너법이 제정되어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무거운 처벌을 하도록 했다. 


삼성은 시대착오적인 1970년대의 무노조 경영을 글로벌 경영의 시대에 들어온 지금에는 확실하게 그만두어야 한다. 고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고집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다. 그리고 리스크를 키우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와 금융산업간 통합 시도를 정부의 정책과 관계없이 중단해야 한다. 정부도 이 점을 확실히 해서 삼성의 불법, 탈법과 국민경제에 대한 지배 강화를 막아야 한다. 공룡 재벌 삼성이 시대에 맞지 않는 행태를 고집하면 결국 삼성 자체의 몰락은 물론이고 국민경제 또한 빈부격차 확대와 대공황이라는 파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이것을 용납할 수 없다. 

 

진보정치연구소 홈페이지(http://policy.kdlp.org/index.html) 200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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