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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어제 환경스페셜에서 계란공장(정확히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이란 다큐를 보았다.
알고 있던 사실을 본 것 뿐인데 보면 볼수록 끔찍하고 가슴아파 끝까지 그 영상을
지켜볼 수 없었다.

지난 3월부터 난 집에서 닭을 키우기 시작했다.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강아지 키우는 것도 결사 반대했지만,
우여 곡절 끝에 동순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고,
그다음엔 닭과 우리집 공간을 나눠쓰게 되었다.

좀 웃기긴 하지만, 난 강아지를 키우면서 강아지의 습성과 생리 혹은 생김새와 특징
하나하나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옮겨졌다. 예전 서울에 살때 같이 살던 언니가
강아지를 엄청 좋아해서 길잃은 강아지까지 포함해 집에 7마리 정도가 산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함께 살았어도 강아지에게 눈을 돌린적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의 모습을 살펴볼 마음은 더더욱 없었겠다.

근데 이상하게도 지금은 달라졌다. 그렇다고 모든 개들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지만,
개의 움직임과 소리, 동작과 시선 하나하나에 의미있는 표현들이 읽히고 느껴지는건
내가 나에게 놀란 새로움이다.

그리고..
분양해온 닭이 알을 낳고, 그 알을 품고, 그알이 병아리가 되고, 그 병아리가 중병아리가
된 지금까지 거의 매일(서울에 오는 날 빼고) 살피고, 밥주고, 청소도 해준다. 신경이 모여
있는 부리는 다리와 함께 보통 동물들의 이빨 대신 쓰이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란걸
어제 알았다. 군중심리가 있어서 한마리가 뭔가를 하면 다들 쭉 따라하는 닭의 기본 습성,
땅속에 뒹굴고 흙을 헤치고 노는것도 이들의 기본적 습성이란 것도... 말이다.

어제 본 다큐는 가히 끔찍했다. 더많은 알을 낳게 하기위해 닭에게 가하는 끔직한 학대..
가끔 지나다가 닭튀김 냄새에 군침을 삼켰던 걸 상기하다가 오바이토를 할 뻔했다.

닭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닭이랑 집을 나눠쓰면서 난 지금까지 닭에 대해 갖던 편견들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는데...
어제 본 다큐는 단지 감상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매일 보는 우리집 닭과 화면속 닭의 모습의 엄청난 차별에서 오는 분노(??)
같은게 느껴졌다..

닭이 닭답게 살고 인간은 인간답게 사는세상은 언제 오려나..
사실 지금 당장도 가능할 수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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