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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6/29
    수박(7)
    수진감자
  2. 2005/06/17
    그레질
    수진감자
  3. 2005/06/14
    매실따러 댕겨왔음...
    수진감자
  4. 2005/06/03
    비와 바람에 쓰러진 토마토(1)
    수진감자

수박

수박이 열렸다. 작년 집주인이 텃밭에 음식물쓰레기를 묻었는지 수박이 싹을 틔우더니 지금은 엄청 우거져 자라고 있다. 그리고 두주먹을 포갠것 만한 크기의 수박이 자랐다. 서리당할 만큼 아주 예쁘게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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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질

어제 처음으로 그레를 들고 바다에 나갔다. 몇년전에서 새만금에 왔을때 그레질을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잠깐 체험으로 한시간 정도 했던것 같고.. 별다른 기억은 없다. 이번에는 계화도 마을의 어머니들과 아저씨들과 함께 바다에 나갔다. 터덜 거리는 경운기를 타고 물빠진 갯벌의 가장끝까지 그러니까 바닷물이 출러이는 곳까지 나가서 갯일을 했다. 그레는 허리에 끈을 묶어 잇고, 어깨와 양손을 이용해서 갯뻘의 5-8cm 정도 되는 곳을 긁는다. 그러다 철컥하고 걸리는게 있으면 그게 바로 생합(백합)이다. 옛날에는 긁는 족족 생합이 나왔다고 하는데 지금은 100m를 끌어도 생합 한마리 잡기 힘든 상황이다. 바다가 막혀서 갯벌에 사는 넘들이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고 올해는 생합이 거의 마지막일꺼라는 예견이 적중하고 있고 갯사람들은 마지막 생합잡이에 하루하루 그레를 느리게 끌고 있는 것이다.

 

광할한 갯벌에서 그레와 내가 한몸이 되어 갯벌을 만난다. 그리곤 작은 명상을 하게 된다. 작은 생합 한마리 잡았다가 마을 아저씨한테 인간성이 나쁘다고 핀잔을 들었다. 보이는대로 다 잡으면 못쓴다는 나름대로의 쓴소리였다. 네시간을 바다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생합을 캤다. 생합이 좀더 잘 잡힌다면 신이나서 힘든줄 모를텐데 여간해서 생합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옛날에는 몇십키로씩 잡았다고 하지만 어제 내가 잡은건 고작 2kg하고 몇그램 더 추가 한정도.. 사람들 말로는 그나마도 많이 잡은것이라고 한다.

 

바다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다고 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양식도 하고 배도 사서 좀더 크게 어업을 한다는 것이고 돈이 없는이들은 맨손으로 맨손어업을 한다. 예전에 새만금을 막는다며 보상을 할때도 수십년간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사람의 보상금은 500만원을 밑돌고 양식도 하고 배도 있는 사람들은 수억원의 보상을 받은것처럼 지금도 그 모습은 비슷하다.

 

이곳 계화도 사람들은 요즘 새만금 대화마당을 준비하고 있다. 2년전 삼보일배를 끝으로 새만금 이슈는 법원 소송에만 내맡겨진채로 가라앉았다.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지는 않고 있지만 그간에 계화도 어민들은 갯벌배움터를 마련하고 체험을 위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나마 새만금 운동의 끈을 놓지않으며 이어가고 있다. 바다가 막혀 생계가 어려운것도 있지만 이들은 계화도, 그리고 어촌의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을 가장 무서워 한다. 다시금 새로운 공동체를 준비하고 건설코자 하는 꿈을 꾸며 하루하루 고된 일을 하고 있다.

 

몇일전 욕쟁이 형인 용석형(49)이 이런말을 했다. '난 계화도가 세상에서 제일루 좋아. 일하고 싶을때 바다나가 일하고, 사람들 만나 얘기하고 술마시고.. 이만치 좋은곳 없어. 바다는 바다인거여..' 이 아저씨는 새만금 티셔츠를 꼭 안에 입는다. 그건 바로 이분의 의지이고 희망인데 가끔 진득하니 취할때마다 자기 티셔츠를 보이며.. 난 바다가 좋아를 외치신다.

 

잠시 이곳에 머물면서 그레질도 하고 대화마당도 준비하고 계화도 어머니들과 아저씨들의 작은 희망에 불이 밝혀지고 있음에 가슴이 뭉클하다. 내일은 대화마당이다. 어머니들은 아침부터 김치 담그는거 준비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밤마다 몇일째 깃발작업에 고된 몸으로도 자리를 함께 하신다. 그분들이 바로 새만금의 생명이고 희망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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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따러 댕겨왔음...


 

경남 하동 악양면으로 지난 연휴와 그 이후 쭉~~ 해서 머물다 왔다. 들녘에는 모내기가 한참인데 아직 보리타작을 하지 않은곳이 많아 묘하게도 황금들판과 어울어져 있다. 내가 머문곳은 매실농사를 짓는 농가.. 78살이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분이 매실농사, 차밭농사에 나물도 엄청 심으셨고, 논에 밭에... 두사람이 절대 할 수 없을 만큼의 농사를 짓고 계신다. 잠시 머물다가려던 내가 그곳에 조금 더 오래 있었던 이유는 두 노인만을 두고 오기가 싶지 않아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잔차가 있는 덕에 읍내까지 다녀오는 심부름을 독차지 했다. 덕분에 할머니 할어버지의 수고가 많이 덜어지신것 같아 마음은 편했다. 농약을 치지 않는 매실에 대한 할아버지의 애정은 남달랐다. 가지치기 하나에도 정성에 정성을 기울이신다. 하지만 문제는 인력부족... 청매실을 따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해서 한주만 넘겨도 매실은 누렇게 익을지도 모르고.. 세벽 4시부터 저녁 8시까지의 고된 노동으로 잠시도 쉴 겨를 없이 몸을 놀리신다. 천하의 게으름뱅이는 왜이리 벌레에 잘물리는지 결국에는 텐트를 치고 잘 수 밖에 없었지만 낯선 나에 대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배려가 참 고마웠다.

 

매실을 따다가 나무위에서 할머니의 음성이 들려온다.."살구사소~~살구! 살구사소~~ 살구!" 엥? 무슨 소리지? 할머니께 여쭈었더니 "응.. 옛날에 살구장수가 살구를 파는데 너무더워 살구사고~ 살구 소리를 질렀더니 바람이 불었대" 하는 거다. 근데 할머니의 외침이 3번쯤 지나서 매실나무 사이로 바람이 분다. 그 후로 동네 아주머니들도 매실나무 위에서 흠뻑 젖은 땀에 겨울땐 이 소리를 외친다..

 

농촌!! 곧 농촌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흙과 농촌의 희망을 죽이는 농업정책이 농민들의 분노를 끌어내고 만것이다. 평생 흙에 묻혀 사신 분들의 희망의 끈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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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에 쓰러진 토마토

어제 그제 온 비로 작물들이 한뼘씩 더 커진것 같다.. 요녀석들이 커다는 속도가 제법 빠르다. 아마도 햇볕도 쨍쨍하고 날도 더워지니까 크고 싶은 만큼 클려나 보다.. 근데 어제 그제 온 비로 밤사이 토마토가 죄다 쓰러졌다... 우리집 토마토는 모두 7그루.. 5그루는 너무 일찍 심어서 몸살앓느라 비실거리며 자랐는데.. 바람에 그만 휙하고 넘어갔다.. 지지대에 끈까지 묶어줬는데 그것도 바람을 견디기는 어려웠나부다.. 녀석들중 한놈은 중간 대가 댕강끊어져서 앞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생장점이 끊어지면 수명을 다한게 아닌가 싶은데.. 토마토의 생존 본능을 믿어볼까할다.

 

다시금.. 농사와 농부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다. 얼마전에는 이십팔점무당벌레가 가지잎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가지잎이 모조리 구멍이 뚫렸는데.. 요번에는 바람에 힘없이 기울어져버리는 토마토를 보니 더욱 그렇다. 인간이 너무 목적적으로 작물을 키우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농장을 하는 농부들은 자연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에 의해 맘적으로 여러 고충이 있겠구나 하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심으면 나려니 하며 태평농법을 외쳤던 나에게 식물이 얼마나 키우는 자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하는게 농사인것 같다.

 

아침에 상추와 미나리를 뜯어와서 간장마늘 소스를 얹은 샐러드를 했는데 맛이 그럴듯했다.. 쓰러진 토마토를 거두고.. 신선한 야채를 먹는느낌은 그야말로 묘하지만.. 자연의 흐름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법.. 앞으로는 가뭄과 장마를 대비해 심어놓은 녀석들과 재미난 씨름을 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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