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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따러 댕겨왔음...


 

경남 하동 악양면으로 지난 연휴와 그 이후 쭉~~ 해서 머물다 왔다. 들녘에는 모내기가 한참인데 아직 보리타작을 하지 않은곳이 많아 묘하게도 황금들판과 어울어져 있다. 내가 머문곳은 매실농사를 짓는 농가.. 78살이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분이 매실농사, 차밭농사에 나물도 엄청 심으셨고, 논에 밭에... 두사람이 절대 할 수 없을 만큼의 농사를 짓고 계신다. 잠시 머물다가려던 내가 그곳에 조금 더 오래 있었던 이유는 두 노인만을 두고 오기가 싶지 않아서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잔차가 있는 덕에 읍내까지 다녀오는 심부름을 독차지 했다. 덕분에 할머니 할어버지의 수고가 많이 덜어지신것 같아 마음은 편했다. 농약을 치지 않는 매실에 대한 할아버지의 애정은 남달랐다. 가지치기 하나에도 정성에 정성을 기울이신다. 하지만 문제는 인력부족... 청매실을 따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해서 한주만 넘겨도 매실은 누렇게 익을지도 모르고.. 세벽 4시부터 저녁 8시까지의 고된 노동으로 잠시도 쉴 겨를 없이 몸을 놀리신다. 천하의 게으름뱅이는 왜이리 벌레에 잘물리는지 결국에는 텐트를 치고 잘 수 밖에 없었지만 낯선 나에 대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배려가 참 고마웠다.

 

매실을 따다가 나무위에서 할머니의 음성이 들려온다.."살구사소~~살구! 살구사소~~ 살구!" 엥? 무슨 소리지? 할머니께 여쭈었더니 "응.. 옛날에 살구장수가 살구를 파는데 너무더워 살구사고~ 살구 소리를 질렀더니 바람이 불었대" 하는 거다. 근데 할머니의 외침이 3번쯤 지나서 매실나무 사이로 바람이 분다. 그 후로 동네 아주머니들도 매실나무 위에서 흠뻑 젖은 땀에 겨울땐 이 소리를 외친다..

 

농촌!! 곧 농촌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흙과 농촌의 희망을 죽이는 농업정책이 농민들의 분노를 끌어내고 만것이다. 평생 흙에 묻혀 사신 분들의 희망의 끈이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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