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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29
    수진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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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했던 불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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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09/05
    이웃집 아저씨의 죽음(3)
    수진감자

2007/09/29

오랫만에 ebs를 보다가
지식채널 e를 보았다.

시골서 가끔 아주 멍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내 머리를 톡 건드려주는게 있는것 같다.
'너지금 뭐하냐'며...

지식채널e - somewhere 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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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근황..

아는 친구가 자신의 근황을 적어놨길래.. 나두 따라서 근황 몇가지..

1. 엿기름 공장 일
8시-6시.. 일당 3만원.. 한살림으로 납품하는 엿기름..
식혜도 만들고 하는 재료를 만드는일..
엄청 힘들지만 그럭저럭 하고 있음..  이돈 벌어 겨울에 동남아로 뜰 계획으로다가~~

2. 김장준비
배추를 밭에 옮겨심은지 3주정도?? 벌레도 잡고 풀도 메주고..
무 북돋아주기 등등 나름 열심^^

3. 이런저런 작물들 추수하기
참깨털기, 고추말리기에 완전 주력..
참깨는 내년 일년 볶은깨 먹을정도.. 고추는 고추장 담그고 한동안 먹을정도 마련된것 같음..뿌듯^^

4. 마지막 판매작물-고구마..
고구마를 이제나 캘까?? 저제나 캘까?? 고민중..
혹 원하는 사람은 댓글 팍팍!! 판매가능..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음.맛은 완전 보장

5.  베트남 새댁 한국어 공부 다시시작..
그녀가 임신했다.. 하던일 다 중단하고 공부하겠단다..
그간 2번의 배신??!! 이번에는 시부모께 확답받고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다시시작~~ 살짝 마음이 술렁거리나.. 다시 공부하기로~~

6. 친구의 결혼식 준비
울 동네로 이사올 친구가 울 동네에서 담달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다..
얼떨결에 준비에 나서긴 했는데..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뭐 해보지..

7. 드뎌~~ 서울 나들이...
에코토피아 이후 동네밖 외출음 첨!!~~
우왕 설렌다.. 친구의 전시회도 가고 그리운 이들과의 하룻밤을 뽀지게 놀계획^^ 생각만해도 흥분..

적고보니 별것 아닌것 같은데..
내가 요즘 하고 있는것들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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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불편??

시골에 온지 9개월..
나름 농부의 포지션으로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팔기도 했고.. 나눠먹기도 했고..
작물을 심고, 자라는거 지켜보고,
가뭄일 때는 가뭄대로, 장마때는 장마대로 농부의 마음을 아주아주 쬐끔은
헤아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하늘을 탓해야 하는지, 인간을 탓해야 하는지 여전히 헷깔리지만
자연에 겸허해져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배운점 중 하나다..

요즘 엿기름 만드는 농장에서 잠시 알바를 뛰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대부분은 귀농 혹은 유기농사를 짓는 이들이다..
근데 묘하게 어색하고, 살짝 무기력하고, 솔직히 지루하기 짝이없는 시간이라 느껴진다.

한동안 잊고 있었을까?
난 까막눈이 50%에 육박하는 마을에, 귀농자도 없고 젊은이도 없는 마을에
살면서 다른 세상을 살피게 되고 만나게 되고, 오래된 농부들의 얼굴과 마음결에
새록새록 감동을 받고 지내왔는데..

엿기름 공장을 가니 귀농자들이 많더라구.. 우리동네는 모두 농약치는 관행농 농부들인데
그곳에는 유기농짓는 농부들이 대다수...

근데 왜?? 공감이 더 갈것 같은 곳이면서도 그렇지 않는 이유는 뭘까??

1) 이들은 고민은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별로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2) 자연이니, 땅이니 하는 말들이 너무도 관념적으로 들린다.
   (마치 생명평화, 화해와 상생이라는 말이 진부해진것과 같이.. 그저 진부하다.)
3) 관행농 짓는 농부들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폄하 발언이 자꾸 거슬린다.
4)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보다는 귀농자들끼리 끼리끼리.. 그래서 폐쇄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사람마다 감동의 정도가 다르고, 감동의 지점이 다르며, 삶의 원칙과 방향이 다르겠지만..
뭔가 그속에 끼어들어 불편함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내면의 욕구...

흠...

귀농이라는 큰테두리 안에 살아있는 다양성을 만나고 싶었던건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인
성향에 조금은 지루해지려고 한다. 물론 뭐~~ 그냥 상관없이 살면되는건데..
맨날맨날 알바에서 만나니.. 당분간 이런 지루함이 지속되지 않을까?? 그안에서도 또다는
재미를 보게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뱀발> 완전 소심하니깐.. 그만일하겠다고 말도 못하고..
(요건 내 고질병.. 부탁하는거 거절못하기><) 당분간 계속해야하는 엿기름 만들기..
2007 한*림 엿기름에는 내 손길이 모두 닿아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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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아저씨의 죽음

오늘은 울 동네 아저씨의 장례식...
고추다듬다 갑자기 뒤로 넘어가더니
이내 저세상으로 가셨다고 한다.

며칠전에도 자전거 타고 가다 뵈었는데...
"안녕하세요? 고추 많이 따셨어요?"하고
인사를 하고 그냥 아무말 없이 웃기만 하시던
양반이 돌아가셨다.

나의 슬픔은 마을 분들만큼 애닳거나 가슴저리진 않지만,
오늘하루 장례일 도와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 봤던 사람이 갑자기 상여에 실려가더니 땅속에 묻히고
마을에선 더이상 볼수 없는 이가 되었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그렇게 잘 알지도 못했고, 가깝지도 않았으며, 대화한번 제대로
해본적 없는 분이 돌아가셨는데 왜이리 마음 한구석이 휑한지 모르겠다.

올해 우리마을에서 4분이 돌아가셨다.
50대조차도 눈씻도 찾아볼래야 찾기 힘든 그런 시골마을...
그나마 젊다는 분들이 마을 일을 봐주셨다. 상여도 메고, 장지에서 음식도
나르고...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실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휑해질것 같다.
그렇담 나중엔 시골에 누가 남을까? 해가 뜨면 들에서 일하고 뼈가 다 삵고
주름이 패이다 못해 질긴 가죽으로 변하는 농촌의 농부들..
온몸은 만신창이 종합병원, 죽는날까지 농사일하다 가는 이분들을 행복하다고
해야할지, 불행하다고 해야할지....

사무치는 한으로 울다울다 뒤로 넘어가 쓰러지는 그분의 부인과 여동생을 보았다.
그분들 속에 차있는 한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런지...

하루종일 비가온다. 열흘 가까이 내리는 이 비가 오늘은 유난히도 얄밉고 속상하다.
농부는 죽고, 쉬지않고 오는 비는 남아있는 농부들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고
고추 딸걱정, 말릴 걱정, 배추심을 걱정, 심은 배추 녹을까봐 걱정..
하늘이 무심한건지, 사람이 욕심이 많은건지...

밖을 보니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는 것 같다.
하늘은 무엇 땜에 노했을까? 그만 퍼부었으면 좋으련만...
농부의 가슴이 덜 메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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