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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보자..

어제 아는 사람의 블로그에서 약간 자극이 되는 글을 읽었다.

우연히 알게 된 그는 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블질을 시작했는데 진보 블로거는 아니다. 나와 그가 쓰는 블로그가 같은 포털이 아니라서 약간 불편한 감이 없지 않지만 보면 볼수록 글들이 마음에 와 닿고 또 진솔하면서 현실을 꿰뚫어 보는 '힘'이 느껴진다.



'나는 왜 쓰는가, 개똥 블로그 철학'이라는 글이 있었다.  아래는 내용중 퍼온 부분이다.

 

'누차 말해왔지만 포스팅을 부담스러워 말라. 내 생각을 오해할까봐, 내가 허접해 보일까봐, 좀더 멋진 한방을 날리려고 수많은 가능성의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란 말이다. 무서운 살쾡이와 맞서는 아마존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이렇게 말한다. "기다린다는 것, 그것만큼은 네놈에게 질 수 없지"
시간은 우리 편이다. 당신의 글을 누군가 흘리듯 읽고 오해하건 말건, 시간은 당신의 편이다. 당신이 차분히 그리고 꾸준히 삶의 족적을 남길수만 있다면 누가 보아도 그것은 훌륭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적어도 아무 것도 안하고 손가락 사이로 당신의 시간과 사유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는 것 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을 것이다.

사유와 기다림은 길고 소통은 우연적이다. 음표와 음표사이의 공백이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누군가와 혹은 내가 몰랐던 나 자신과 만나는 그 잠시의 순간이 내가 남긴 작업들의 의미를 밝혀줄 것을 나는 믿는다. 기다리는 것, 그것만은 누군한테도 질 수 없는 것 아닌가. 당신과 내가 인정하지 못할 저 숭악한 것들보다 우리는 더 많이 그리고 더 즐겁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읽으면서 뜨끔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블질을 하는 이유 또한 그의 말과 다름 없음을 절실히 느끼면서 요 근래 게을러 지는 스스로를 보게 되었다.  게으름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구구절절 사소한 것들을 끄적이는것 자체가 회의 스러워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가끔가다 꼭 한번씩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직성이 풀리는것 처럼... 그래도 다시 쓰긴 쓸거면서...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  9월들어서도 여전히 꺽이지 않는 더위 때문에 무언가에 집중 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이리저리 헤메고 있는 생각의 파편들을 주워 모으기엔 역시 2% 부족한 편린들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나는 가급적 주어진 사교생활을 했으며 가족과의 친목(?)에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지지난주엔 인라인을 탄답시고 한강 둔치에 셋이서 우르르 몰려가기도 했으니깐--

 

지금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기한안에 빨리 논문 계획서를 내야 하는거다.  기한안에 내야 하는 조바심 때문에 거기에 들어갈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해도 이번엔 기필코 내야 하며 정해진 수순을 밟아 쓰고야 말것이다.  허접스런 그것이라도 일단 '졸업'을 하면 땅에 뭍어버릴 지언정...

 

발등에 불이 떨이지니 역시나 안되는 머리도 굴려가야 한다.  그래도 온갖 잡동사니에 눈을 돌리는짓은 그만두지 못하겠더라... 거기다 낼 모레면 명절이 아닌가..젠장~ 이제 좀 맘잡고 공부좀 해보려고 하니 명절이 낄게 뭐람...

하튼 분발해야 한다.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포스팅하는것 까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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