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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나의 로망...

그 지독한 감기는 오래도 갔다.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면서 증세는 조금씩 나아 졌지만

여전히 정상의 궤도로 돌아 오지는 않았다.

 

겨우 감기에 걸렸을 뿐인데 그 미세한 감각이 마비를 보이는게 이렇게

불편하고 괴로운 일인줄은 정말 몰랐었다.

건강한 몸으로 살아 가는게 얼마나 행복한것인가를 절실히 깨달은 며칠 동안

이었다고나 할까?

 

 



어서 빨리 감기나 낫게 해달라고 비는게 내게 맞는 주술이었다.

언제 해가 지고 해가 뜨는지, 또는 년도가 바뀌는지, 나이를 먹는지...

이제는 조금씩 무디어져 간다는 말이 맞을까?

 

궂이 새해엔 이렇게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바램도 없고, 지난날을 후회할

만한 겨를도 없다.  지나 갔으면 지나간대로 앞으로 닥칠일은 닥치는대로

살면 되는거다.  언제는 세상이 내가 바라는대로 된적이 있었던가...

 

세상 다 산것 처럼 들리는 신파라고 해도 괜찮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지 두번 살것도 아니고...

 

지난해 나는 오롯이 가지고 있었던 나의 로망을 잃었다.

구태여 로망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말하는 즉시 의미가 쇠퇴해 버릴것 같아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다. 

그 로망을 잃었다는걸 올해 들어서 비로소 알게 된거다.

어쩌면 벌써 깨졌어야 했는지도 모를 그것..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가슴 한켠이 너무너무 휑하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이 '꿈'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나도 오랫동안 품어 왔던 그 로망을 가지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로망에 대한 환상을 품지 말자고 달래본다.

아.......나의 아름다운 로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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